그림과 더불어 인간의 역사와 함께한 것은 이야기이다. 문학, 영화, 연극 등 시간의 흐름을 다룬 예술의 경우 서사에서 자유로울 수 있는 장르는 없다. 만화 또한 그러하다. 만화는 짧게는 한 칸짜리 카툰에서부터 길게는 수십 편에 이르는 장편만화까지 그림으로 서사를 진행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만화에서 서사를 다루는 연구는 미비한 실정이다. 어쩌면 문학이라는 장르에서 이미 연구되어진 바가 있기 때문에 소홀히 다루었을 지도 모른다. 하지만 같은 시각적 이미지를 가지고 서사를 풀어가는 영화는 영화서사에 대하여 심도 있는 고찰을 하고, 그것을 또다시 실험적으로 변형, 확대하여 그 층위가 다양하게 형성되어 있는 것을 보면 한편으로는 부럽기도 하다. 따라서 부족하나마 만화의 서사적 접근을 시도해 보려고 한다. 이 연구논문에서 다루게 될 서사는 비(非)서사 이다. 서사를 다루는 연구논문에서 비서사를 다룬다는 것이 아이러니 해 보일 수도 있겠지만 비서사 없이는 서사물이 존재할 수가 없다. 서사물 안에서 비서사는 다양한 방식으로 나타나며 서사를 구성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II장에서 이론적 배경으로 문학이론 즉 서사이론에서 서사와 비서사에 대하여 어떻게 구분하고 있는지 살펴볼 것이다. 그리고 그것을 토대로 III장은 김한조의 "기억의 촉감"속에서 나타나는 비서사의 양식들을 분석하면서 만화의 비서사가 어떻게 이루어지고 있는지 알아 볼 것이며, IV장은 제시했던 연구들에 대하여 정리하고 마무리를 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서사는 만화에서 빠질 수 없는 구성요소이므로 그에 대한 연구가 활발히 이루어 져야 될 것이다. 이 연구논문이 만화의 서사에 대하여 심도 있는 논의가 이루어 질 수 있도록 하는 초석이 되길 바란다.
본 연구는 기존 RPG에서 주요한 재미 요소로 기능하던 성장 모티프가 MMORPG(Massive Multi-user Online Role Palying Game)에서 어떤 식으로 변형되어 나타나는 지 살펴본다. 성장과 역할 수행을 통해 재미를 얻는 게임인 MMORPG는 성장 서사에서 많이 나타나는 구조인 여정형 혹은 탐색형의 구조를 보편적으로 차용하고 있다. 그러나 기존 서사물에서 성장 모티프가 정체성 찾기와 같은 내면적인 변화를 나타내기 위해 구조를 차용하는 반면, 게임에서는 위의 구조를 통해 얻은 성장의 결과물을 수치의 증가나 외적 형태의 변화를 통해 나타낸다. 즉, 경험치나 아이템을 통해 성장이 수치화되어 나타나는 것이다. 이는 여정형 탐색담이라는 성장 서사의 보편적 구조에서 게임적인 특수성이 더해진 것이라 할 수 있다. 성장 소설만의 서사적 유형이란 바로 주인공의 변화 양상이 미숙에서 성숙으로, 불완전에서 완전으로, 결핍에서 충족으로 변화하는 과정을 담고 있는 이야기적 특질을 의미한다. 그러한 미숙하고 불완전한 존재가 변화하게 되는 계기와 과정, 그리고 그 결과로 구조화된 유형적 특질을 갖고 있는 소설 양식이 성장소설이라 할 수 있는 것이다. 이러한 구조화된 유형적 특질은 신화나 민담에서는 탐색담이나 여행담으로 나타난다. 게임에서의 성장은 캐릭터의 성장과 직결된다. 본격적으로 플레이어와 동일시되어 성장을 대리 경험적으로 체험하는 것은 D&D 온라인을 거쳐, 현재 MMORPG의 형태를 구현해낸 울티마 온라인이 이후부터이다. 세부적으로 구현된 세계와 온라인을 통해 생성된 방대한 네트워크 안에서 플레이어는 자신과 동일화된 캐릭터를 플레이하면서 대리경험을 하게 된다. 즉, 플레이어가 캐릭터의 성장에 작용하는 여러 가지 변수를 선택하고, 조작해가면서 자신만의 캐릭터를 생성해 나가면서, MMORPG가 구현하는 게임 세계에 구성원이자 일원이 되는 것이다. MORPG는 기존의 RPG의 선형적인 성장에 비해 복합적인 양상을 보여준다. 문화에서의 성장 서사에서 일반적으로 발견되는 여정형의 탐색담은 개발자 서사인 배경 스토리에서 나타나며, 레벨시스템과 이에 따른 공간의 배치에 따라 플레이어에게 직접적인 영향'을 끼친다. 영속적인 세계와 플레이어 간의 상호작용을 통해 일어나는 사용자 서사는 완결된 형태의 캐릭터를 무의미하게 만든다. 플레이어는 비선형적인 성장을 끊임없이 계속하게 되는 것이다.
네칸만화는 기승전결 구조를 가지고 이야기를 전개한다. 기승전결 구조는 연역적, 비연역적 전개를 통해 이야기를 풀어 가는데, 작품에서 서사구조는 이야기를 보다 효과적이고 재미있게 전달하기 위해 다양한 변화를 꾀하고 있다. 이에 연구에서는 네칸만화의 연역적, 비연역적 전개를 주로 다룬다. 국내외 유명 네칸만화의 서사구조의 분석을 통해 네칸만화가 가진 이야기 구조를 밝히고, 유머만화와 풍자만화에 사용되는 서사구조의 분석을 통해 비교하는데 목적이 있다.
전 세계적으로 인기를 구가하고 있는 블리자드사(社)의 "World of warcraft"의 서사구조를 살펴보았다. 서사학(narratology)과 게임학(Ludology)은 별도의 이론으로 존재하기 보다는 예술이라는 거대 담론 속에서 서로 상호적인 교류가 이루어져야 하며, 놀이의 환경 속에 게임의 룰이 접목되어 상호 융합되었을 때, 게임의 극적인 서사가 구성된다고 보았다. "와우"의 전체적인 서사구조와 퀘스트 및 PvP 혹은 일반적인 사냥에서 드러나는 부분적인 서사구조를 통해 "와우"가 지닌 폭발적인 인기의 힘을 살펴보았다. 게임에 숨겨진 선형적 오리지널 스토리와 멀티시나리오의 스토리 줄기에서 랜덤하게 드러나는 비선형적인 자유도에서 베어 나오는 이야기의 흐름은 "와우"가 지닌 서사의 특징이다.
본 논문의 목적은 영웅서사 콘텐츠의 글로컬 스토리텔링 전략을 탐색하고자 하는 것이다. 수많은 디지털 게임이 영웅서사를 기반적 틀로 활용한다. 그러나 게임 스토리텔링은 곧 영웅서사로 인식될 정도로 천편일률적인 것도 사실이다. 이에 본고에서는 웹툰 <좀비가 된 나의 딸>이 보여주는 새로운 영웅서사 활용방식에 주목했다. <좀비가 된 나의 딸>은 전형적인 영웅서사 플롯 위에 비전형적이며 한국적인 캐릭터를 창조했다. 세계적인 보편성을 가진 플롯과 함께 지역적 캐릭터를 내세움으로써 지역과 세계의 조화를 목표로 하는 대안적 글로컬 스토리텔링을 구현하고 있다.
웹 드라마는 인터넷 시대의 산물이라고 한다. 웹 드라마는 전통 텔레비전 드라마와는 다른 10대와 20대 젊은이들이 선호하는 일상적인 내용을 통해 인기를 끌고 주목을 받았다. 스낵 컬처로 인하여 많은 온라인 영상 플랫폼이 웹 드라마를 제작하기 시작했다. 웹 드라마는 스낵 컬처의 영향으로 서사가 종결되는 단막극 형태를 사용하고, 전통 텔레비전 드라마의 선형구조와 다른, 줄거리와 서사가 종결되는 단막극 형태의 영향을 받아 전통 텔레비전 드라마와는 다른 특성을 가진다. 본 연구는 한국에서 가장 큰 청춘 웹 드라마 제작회사 《플레이리스트 오리지널》의 청춘 웹 드라마를 통하여 서사가 종결되는 단막극 형태로 구성되는 청춘 웹 드라마의 특성을 살펴보고 청춘 웹 드라마의 서사가 종결되는 단막극 형태와 비선형 내러티브로 인해 나타나는 서사구조를 분석하고자 한다.
한국의 대표적인 코미디 프로그램인 <개그콘서트>는 기존의 웃음 생성전략인 의미와 비의미 사이의 경계를 가로지는 말장난에서 벗어나, 서사를 통해 웃음을 만드는 방식을 선택하고 있음을 발견했다. 이른 바, 디지털 서사라고도 불리는 서사를 통한 웃음은 시대적 흐름을 치밀하게 반영한 결과로 보인다. 이외에도 디테일을 통한 핍진성의 획득, 세태풍자 리얼리즘, 말 몸 맨몸의 위계구조, 영향력에 대한 갈망 혹은 스타 활용 역시 주요 전략으로 보인다. 이러한 치밀한 리얼리즘적 전략에서 디지털 시대에 부합하는 웃음의 새로운 생성방식이 싹트고 있음을 발견할 수 있다.
본 연구는 셔레이드에서 발견되는 비언어 기호의 서사적 상관성을 살펴보는 것에 목적이 있다. 셔레이드는 비언어 기호들을 사용해 인물의 심리 변화, 타인과의 관계, 인물이 머무는 장소 등에 대한 정보를 제공한다. 이때 셔레이드에 관한 연구는 비언어기호를 통한 메시지의 전달뿐만 아니라 의미작용 또한 고려하여 접근해야 한다. 본 연구에서는 영화 <캐롤(Carol)>(2015)에 대한 서사기호학적 접근을 통해 내러티브를 분석하고, 주체의 행동을 촉발시키는 주체의 형성 과정을 살펴보았다. 이때 여성의 지위는 미장센을 통해 드러난다는 점에서, 미장센 영역에 속하는 셔레이드를 통해 이를 살펴보고자 하였다. 본 연구에서는 비언어 커뮤니케이션 이론을 토대로 하여 셔레이드에서 사용되는 비언어 기호들을 도출하였다. 이에 근거해 텍스트를 분석한 결과, 특히 여성 주체들의 지위를 표현하는 과정에서는 실내 장식의 활용이 돋보였다. 여성 주체들의 권력의 획득을 나타내는 과정에서는 응시의 사용이 두드러졌다. 그 외에도 액세서리, 영역, 제스처와 같은 비언어 기호의 사용도 주목할 만한 것이었음을 밝힌다. 이러한 비언어 기호들은 주체의 형성과 서사적 변형을 구상화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우리시대에 '괴물'은 다시 전성기를 맞고 있다. 좀비, 휴머노이드, 바이러스, 외계인, 연쇄살인범 등을 다루는 수많은 '괴물서사'들이 대중을 사로잡고 있다. 이 논문은 '괴물서사'가 도대체 무엇인지를 질문하면서 괴물서사의 양상들을 점검한다. 괴물이라는 단어는 유일하고 명확한 정의를 빠져나가는 하나의 개념적 원형범주로 사용되며, 그런 의미에서 '은유'로, 아마도 오늘날 가장 익숙한 은유 중 하나로 활용된다. 괴물이 정의를 빠져나가는 이유는 수많은 괴물 형상들을 공통적으로 묶는 요소가 '기이하다, 의심스럽다, 정상이 아니다'라는 추상적 의미일 뿐이기 때문이다. 정상성과 기준을 뛰어넘는 괴물이라는 존재는 몸에서 떨어져 나오고 배설된 것을 뜻하는 비체(abjection)와 통해있다. 혐오와 공포를 생산한다는 점에서 괴물과 비체는 서로를 참조한다. 이 비체적인 것은 인간 범주 바깥의 '다른 것들'(others)을 의미하는 포스트휴먼적인 것과 일맥상통한다. 인간주의가 확립한 경계를 무너뜨리는 포스트휴머니즘이 경계의 무너짐을 나타나는 괴물에 관심을 갖는 것은 이런 점에서 당연하다. 좀비, 휴머노이드, 사이보그, 로봇 등 포스트휴먼적 존재들은 오늘날 가장 대표적인 괴물의 표상들인 것이다. 요컨대 괴물은 인간적, 인간주의적 범주를 뒤흔드는 모든 존재들이고, 괴물서사는 근대적-인간중심적-남성중심적 범주 바깥의 타자에 대한 이야기들이다. 프로이트가 '낯설은 두려움'(Das Unheimliche)이라는 용어로 말하듯이, 괴물이라는 낯선 존재들은 사실 우리에게 원초적으로 낯익고 익숙했던 것들의 회귀이기도 하다. 괴물서사가 결국 인간주의를 뒤흔들고 비판하고 극복하는 서사라는 점에서 볼 때, 오늘날 괴물서사는 '파국서사'에서 가장 전형적으로 나타난다. 파국서사가 인류 현재 문명의 몰락과 그 이후 상황을 서술하는 이야기라고 할 때, 파국서사의 이야기들은 필연적으로 현재의 가치들을 회의하거나 재사유하거나 배제하는 경향을 보인다. 파국서사와 괴물서사는 공히 인간주의적 현재를 비판하면서 그 이후를 사유하며, 이는 오늘날 생태학의 가장 중요한 개념인 인류세와 자본세가 파국서사와 연관된다는 점에서도 중요하다. 파국서사는 기존의 인간주의적 리얼리즘 서사를 넘어서는 곳에서 시작하고, 그런 점에서 그 자체로 괴물서사이며, 현재의 주요한 서사양식과 사유방식을 뒤흔든다는 점에서 괴물적 서사이기도 하다.
국내 TV자연 다큐멘터리의 에필로그 시스템은 기존의 TV 다큐멘터리에서 볼 수 없었던 제작진의 모습을 기록한다. 이는 관조적 시선으로 본편의 제작과정을 다루던 메이킹 필름(makingfilm)과는 달리 제작진의 오지 촬영 과정에 서사성을 부여한다. 이러한 에필로그 시스템은 다큐멘터리의 본편에 비해 서사성이 강조되어 있으며 특히 제작진 개인의 미시적 서사를 다루면서 등장인물을 일종의 캐릭터로 기능하게 만들었다. 이에 본 논문에서는 에필로그 시스템의 서사적 특성을 살펴보기 위해 노스럽 프라이의 원형비평이론을 중심으로 <남극의 눈물>의 서사구조와 등장인물의 특성을 분석했다. <남극의 눈물>은 희극적 로망스의 서사구조와 희극적 등장인물의 특성을 통해 '자연과 인간의 화해'라는 주제를 이끌어냈으며, 이는 비극성을 중심으로 전개되던 자연 다큐멘터리 본편의 내용을 아울러 희극성을 통해 비극성을 극복한다고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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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시일 2004년 10월 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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