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목/요약/키워드: 보편 철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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칸트의 정언명법과 주자(朱子)의 도덕철학 (Kant's Categorical Imperative and Chu Hsi's Moral Philosophy)

  • 임헌규
    • 동양고전연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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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35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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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pp.297-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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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9
  • 18세기의 칸트는 당시의 자연과학은 올바른 방법론의 정립으로 말미암아 눈부신 발전을 거듭하고 있지만, 형이상학(제일철학)은 엄밀한 학적 토대를 구축하지 못하여 '독단론'과 '회의론'이 전제하는 분쟁이 그치지 않은 싸움터에 불과하다고 인식하였다. 따라서 칸트는 엄밀한 이성의 자기비판을 통해 형이상학 및 인식의 가능성 문제를 제기하였으며, 이성의 월권적 사용에 의해 성립된 전래의 형이상학과 존재론은 선험철학으로 변형되어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나아가 그는 도덕의 형이상학을 정초하기 위한 세 가지 정식, 즉 1) 보편법칙의 정식, 2) 목적 자체의 정식, 그리고 3) 자율의 정식을 제시하였다. 보편법칙의 정식은 도덕 혹은 윤리학이 '상대주의' 혹은 '회의주의'에 빠지지 않게 하기 위한 필요요건이라고 할 수 있고, 목적 자체의 정식과 자율의 정식은 탈형이상학의 시대에 유일한 도덕의 원천이라고 할 수 있다. 이 점에 착안하여 주자의 도덕철학이 칸트의 이 정식을 어느 정도 충족시키고 있는 지를 논구함으로써 그 현대적 의의를 탐구하려고 하였다. 여기서 우리는 주자의 도덕철학 또한 보편성의 정식을 충족시키고 있으며, 나아가 그 도덕 주체 또한 그 자체 내에 도덕법칙과 그것을 실행할 수 있는 능력을 지니고 있는 목적 존재라는 것, 그리고 도덕법칙을 자각하고 자기정립(위기(爲己))을 통해 그 도덕 법칙에 자율적으로 따르는 존재라는 것을 제시하였다. 따아서 주자의 도덕철학은 여전히 형이상자인 리(理)에 의해 정당화되는 형이상학적 윤리학이라는 점에서 이른바 '물자체'에 불가지론의 입장에서 '구성주의'를 주장하는 칸트의 입장과 구별된다. 그리고 주자 도덕철학의 핵심개념인 리(개념상 초월이자 현실상 내재)의 형이상학은 전래의 '초월적 이원론'과 현대의 '물리일원론'을 비판하는 제3의 입장으로 새로운 도덕의 가능성을 제시해 줄 수 있다고 제안하였다.

식민주의의 기초 : 존 로크와 아메리카, 인디헤나의 수난사 (The Foundation of the Colonialism: John Locke, America, and the tragic History of the Indigenous)

  • 허재훈
    • 철학연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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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130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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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pp.381-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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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4
  • 이 논문은 로크의 자연법 이론과 인디헤나의 절멸에서 비롯된 식민주의의 기초를 밝히려 한다. 로크는 자연법을 철학적 전제로 설정하여 자신의 정치이론을 전개하는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로크는 북아메리카 지역의 식민지 건설에 참여한 경험을 바탕으로 자연법 이론을 전개했다. 로크의 '소유적 개인주의 입장'은 자연상태와 자연법의 상호관계를 토대로, 배제와 절멸의 논리를 펼친다. 소유권을 지니지 않은 사람을 배제하고, 토지를 효율적으로 경작하지 않는 사람들의 소유권을 빼앗고, 이를 토대로 노예제를 정당화하고 절멸의 논리를 펼친다. 부르주아의 문화가 아닌 모든 문화를 파괴하는 식민주의는 바로 여기에서 비롯된다. 로크는 이를 처음으로 세속적으로 전개한 최초의 사상가이다. 로크 이후에 식민주의는 18세기에는 인종주의로, 헤겔에게는 보편사의 착종으로, 다종한 문화권에서는 '오리엔탈리즘'으로 계속 판형을 거듭했다. 18세기 서양의 '철학사'가 보편사로 확고하게 자리잡으면서 사상과 이론은 서구 일변도의 식민주의와 제국주의의 보편사가 상식으로 통용되었다. 그러나 그 이면에는 제노사이드를 비롯한 인종의 절멸이라는 역사적 과정과 그 철학적 정당화가 잠복해 있었다.

노자의 가치 절대주의 (Laozi's Perspective on the Value)

  • 정달현
    • 철학연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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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141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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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pp.203-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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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7
  • "노자"에서 도(道)는 존재의 법칙이면서 완전한 가치이다. "노자"에서, 존재의 법칙으로서의 도는 우주의 유기적 질서를 의미하고, 완전한 가치로서의 도는 모든 가치 평가의 절대 근거이다. "노자"에서는 도를 가치 평가의 절대 근거로 하는 가치 절대주의 이외의 가치론들도 수용되지만, "노자"의 가치론의 이상은 도를 가치 평가의 절대 근거로 하는 가치 절대주의의 보편화이다. "노자"에서 성인(聖人)의 존재와 현존재들의 덕(德)의 내면화는 가치 절대주의의 보편화를 가능하게 하는 두 가지 주요 조건이다. 이러한 조건들을 구비한 현존재들은 도를 체현하게 되고, 그 결과 가치 절대주의가 보편화된다. 이 과정에서, "노자"의 가치 절대주의 이외의 다른 가치론들은 소멸하게 되어, "노자"의 도를 가치 평가의 절대 근거로 하는 가치론만이 존속한다. "노자"의 가치 절대주의가 보편화되면, 현존재들은 무위(無爲)하게 되어, 현동(玄同)이 이루어진다.

상생의 의미와 자기 내면으로 회귀하는 정신 - 헤겔의 생명과 정신개념을 중심으로 - (Mutual Beneficence and Spirit's Return from Nature unto Itself: Daesoon Thought Appraised via the Hegelian Notions of Life and Spirit)

  • 최일규
    • 대순사상논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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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28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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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pp.133-1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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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7
  • 본 논문은 대순사상에서 중요한 상생 개념을 헤겔 철학 체계에서 생명과 정신의 관계를 규명함으로써 그 의미를 학문적 체계의 입장에서 조명해 보는 것이다. 대순사상에서 상생은 천·지·인 삼계가 서로 소통하지 못하여 생긴 상극과 원통함이 해소되어 지향해야 할 중요한 원리이다. 상생하기 위해서 우선 원통한 마음을 풀어야 하고, 원통한 마음을 풀기 위해서 우선 척을 풀어야 한다는 삼계의 내적 관계를 규정하는 이러한 범주들을 헤겔 체계 내부의 조밀한 개념들과 비교하는 것은 두 사상이 어느 정도 보편적인지 평가할 수 있는 가치 있는 시도이다. 본 논문은 헤겔의 생명, 자기 내면으로 회귀하는 정신, 인정투쟁을 대순사상의 천지신명, 해원, 상생과 비교하며 두 사상의 유사한 점과 차이를 해명하고 있다. 대순사상에서 천지는 인간 존재의 물질적이고 생태적인 토대이고 신명은 천지만물의 생명성과 인간존재의 정신성의 토대를 이룬다는 점에서 헤겔이 자연철학과 정신철학에서 생명을 다루는 의도와 유사점을 가지고 있다. 헤겔은 자연철학에서 자연을 여러 단계들로 이루어진 체계로 그리고 자연 전체를 생동하는 것으로 이해하고 있다. 헤겔은 자연적 생명을 외적으로 전개된 자연의 최고의 구체적 단계로 간주하며 정신과 관계하는 정신의 생명과 구별하여 다룬다. 하지만 헤겔은 천지자연에 속하는 모든 것이 신명의 세계로 환원되어질 수 있다고 간주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학적으로 논리적 생명을 자연적 생명과 정신의 생명과 구분하여 다룰 수 있다고 주장한다. 두 번째로 본 논문은 헤겔 철학에서 자연의 진리이며 자기 내면으로 회귀하며 자신을 인식하는 정신의 자기 전개 과정을 대순사상에서 인간의 본질인 원을 해소하는 것뿐만 아니라, 천지에 누적된 원 역시 해소하여 새로운 세계를 만든다는 해원사상과 비교하여 그 공통된 기반과 차이점을 제시하고 있다. 공통점은 천지자연과 정신으로서의 혼 또는 신명의 이중적 관계에서 찾을 수 있다. 이 이중적 측면은 동물적 유기체의 주관적 생명을 포함한 천지자연이 한편으로 수단으로 있으면서 정신으로서의 혼과 대립하는 측면과 다른 한편으로 정신과 일체를 이루며 정신의 토대를 형성하는 측면을 의미한다. 이 이원성은 대순사상에서 천·지·인의 근원적 실체를 마음으로 간주하는 것과 관련된다. 헤겔도 영혼을 자연의 보편적 비물질성으로 간주하며 자기 내면으로 회귀하는 근거를 정신에서 찾고 있다. 하지만 두 사상의 차이는 헤겔이 자기 내면으로 회귀하는 정신을 서술하는 정신철학에서 인간 개체가 가지고 있는 원의 해소에 전혀 관심을 기울이지 않는다는 데에 있다. 세 번째로 헤겔 철학에서 두 주체가 상호 인정 투쟁을 통해 각자가 가지고 있는 개별적이고 주아적인 의지를 지양하고 보편적 자기의식에 도달하는 과정을 대순사상에서 두 주체의 상생으로 해석할 수 있는지 논하였다. 상생이 주체와 타자가 공통적으로 잘 될 수 있는 실천적 원리라는 의미에서 다른 자기 속에서 자기 자신을 긍정적으로 파악하는 보편적 자기의식과 공통점을 볼 수가 있다. 하지만 헤겔이 상호인정과 상호인정을 위한 투쟁과 승인의 과정을 각 주체가 보편적 자기의식에 도달하기 위한 필연적인 계기로 간주한다는 점에서 두 사상의 차이를 조명하였다.

급진자유주의~현대한국사회철학 (Radical Liberalism~Contemporary Korean Social Philosophy)

  • 윤평중
    • 철학연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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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84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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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pp.5-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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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9
  • 신자유주의의 광풍이 21세기 초의 경제공황을 가져왔다는 인식이 지배적인 상황에서 자유주의를 철학적으로 옹호하는 것은 갈수록 힘들어지고 있다. 그런 의미에서 이 논문은 '반시대적 고찰'일 수 있다. 그러나 현대 자유민주주의의 복권은 자유주의의 외부가 아니라 내부로부터 가능할 것이다. 자유주의의 급진적 재구성 작업에서 시장에 대한 철학적 성찰이 필수적이다. 시장의 철학은 시장의 본성을 해명한 다음, 시장질서와 민주질서의 복합 상관성에 대해 논구한다. 자본주의적 시장경제가 민주주의의 논리와 적대 관계에 서 있다는 입장이나, 시장이 민주질서와 선순환관계에 있다는 입론 모두 일면적이라는 사실을 논증한다. 나아가 시장질서와 민주질서의 대립구도에 '정치적인 것'의 이념을 대입시킬 때 급진자유주의의 기획이 명료화됨을 입론한다. 결론적으로 급진자유주의가 자유주의의 보편적 적실성과 한국사회에서의 구체적 타당성을 나눠가질 수 있는 하나의 사회철학적 기획임이 입론된다.

근대 유학 지평에서 박은식의 진아론(眞我論) 읽기 (Definition of Real Me(眞我論) through the philosophy of Yang-Ming Studies(陽明學) - Formation of Modern Korean Principal)

  • 박정심
    • 한국철학논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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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52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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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pp.157-1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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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7
  • 근대는 서구 문명이 보편으로 자리잡은 시기였지만, 유학적 자산에 대한 근대적 성찰은 한국적 근대, 주체적 주체를 물을 수 있는 토대가 되었다. 박은식은 양명학적 사상 전환과 진아론을 통해 근대적 맥락에서 유학문명을 재건하였다. 특히 진아론은 주체의 역사성을 강조했던 신채호의 '아(我)'와 함께 이성적 주체란 보편타자에 매몰되지 않은 한국 근대 주체를 정립했다는 측면에서 매우 중요한 철학적 진전이었다. 타자화된 주체성으로는 보편타자의 폭력성을 넘어서 제국주의침략을 극복하고 새로운 삶을 전망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자강기에는 서구 근대문명 수용이 불가피하다고 인식되었고 박은식 역시 신학(新學) 및 그 정수인 물질학(物質學[과학(科學)])의 필요성을 인정하였다. 그러나 박은식은 신학 수용이 곧 유학의 전면적 부정으로 귀결되어서는 안 된다고 보았다. 그는 유학을 기존의 성리학적 메커니즘에서 벗어나, 양지(良知)를 사상적 기축으로 근대사회에서 유학본지를 구현하고자 하였다. 그는 유학이 평등시대를 구현해야 한다고 전제하고, 유학이념을 실현할 주체로서 민중 혹은 무문자(無文者)를 제시하였다. 무문자는 성리학적 구습에 얽매이지 않고 양지를 그대로 발현할 수 있다는 점에서 진아(眞我)이기도 하였다. 진아는 개인적 영욕화복을 계교하지 않고 시비판단과 실천을 능동적으로 할 수 있는 근대주체였으며, 한국 독립은 물론 세계 평화를 구현할 주축이기도 하였다. 지금 우리는 탈식민주의적 관점에서 전근대 및 근대적 유산을 새롭게 성찰할 필요가 있는데, 박은식의 진아론을 통해 이 두 가지 문제에 대한 실마리를 얻을 수 있다. 진아는 서구적 보편성에 대응할 유학적 보편성[인(仁), 양지(良知)]과 함께 민족적 주체성[자가정신(自家精神)] 및 문화적 정체성[국혼(國魂)]을 담지한 근대적 주체였다. 그러나 진아는 이성적 주체와 달리 타자에 대한 배제와 차별의 원리는 아니었다는 점에서 근대적 경계를 향유하면서도 근대 너머를 지향했다고 하겠다. 또 하나는 유럽중심주의적 근대 인식의 '밖'을 사유하는 전략 중의 하나로써 유학적 자산을 재음미하는 것이다. 특히 박은식이 유학을 민중 중심의 평등시대 평화이념으로 체계화한 것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의식철학의 비판과 새 정립: 하이데거의 실존론적 분석론 및 아펠의 선험화용론과 에벨링의 기초화용론에 대한 연구 (Kritik und neue Aufstellung von Bewußtseinsphilosophie: Eine Untersuchung über Heideggers existenziale Analytik bzw. Apels Transzendentalpragmatik und Ebelings Fundamentalpragmatik)

  • 김정주
    • 철학연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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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99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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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pp.69-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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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2
  • 현대는 근본적으로 폭력의 근본사실들에 직면해 있다. 본질적으로 파괴적인 기술들은 종으로서의 인간의 집단적 죽음을 산출할 수 있다. 이러한 기술들의 파괴성은 회의주의에 의해 정신사적으로 정당화되고 있다. 에벨링의 기초화용론은 인간의 보편적 자기파괴에 대한 현대적 전망에서 죽음을 낳는 폭력의 사회화에 반대하는 저항적 이성의 반성 이론이다. 이성의 좌절에 저항하는 칸트에게 자기의식(통각)은 대상의식에서의 자기의식이다. 칸트의 비판적 해석과 함께 하이데거는 결국 죽음은 세계-내-존재로서의 구체적 현존재의 고유한 자기관계에 속한다는 것을 보여준다. 그러나 그의 실존론적 분석론은 개별적 현존재의 죽음만을 고려하면서, 인간적 죽음의 보편성 및 보편적 몰락에 저항하는 이성을 등한시한다. 아펠은 칸트의 선험적 의식철학의 독아론적 유산을 비판하면서 또한 회의주의를 극복하는 최후정초 논거를 제시한다. 그러나 그의 선험화용론은 인간의 유한성을 등한시하면서 이성과 죽음의 기초화용론적 통합을 결여한다. 에벨링의 실존화용론은 하이데거의 죽음해석을 변형한 현대적 죽음의식을 근거로, 하이데거의 현존재를 실존주관으로 재구성한다. 그의 기초화용론은 죽음의 실존화용론적 종말정초와 이성의 선험화용론적 최후정초를 매개하는 도덕적 시초정초를 수행하면서, 이성을 죽음에 대한 저항의식으로 규정한다. 이 저항의식의 이론적 측면은, 의사소통적 이성과 비의사소통적 죽음 사이의 차이를 인정함과 동시에 이 양자의 모순에 반대하는 반대의식으로서 사변적 이성이다. 이에 따라 기초화용론은 이성의 새로운 자기규정과 함께 전개된 새로운 의식철학, 즉 선험철학적 의식화용론이다.

안확의 '조선' 인식과 '조선철학' (An Hwak's Recognition of 'Joseon' and 'Joseon Cheolhak')

  • 이행훈
    • 한국철학논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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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50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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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pp.17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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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6
  • 1910년대에 들어서면서 본격화한 일제의 '조선' 연구가 식민 정책의 일환이었다면 그에 대항하는 조선 연구는 국권 회복과 자주 독립의 염원을 담고 있었다. 이는 당대 '조선'이라는 개념이 발화주체에 따라 그 안에 내포된 의미와 지향이 상이했음을 의미한다. 대한제국의 소멸과 함께 근대 국가 건설은 좌절됐지만 민족의 이념 지형 안에서 '조선'은 새롭게 발견되었다. '조선'은 과거의 경험을 응축하면서 미래에 대한 기대를 담아내는 역사적 기본개념이 되어갔다. '조선학'은 학술의 장에 국한된 지식인들 사이의 담론이었으나, '조선'은 그 내 외부의 보다 다양한 사회 주체들의 발화를 포괄한다. 더욱이 개념과 담론의 상호 연관을 고려한다면 '조선학'은 '조선'의 역사적 의미론 속에서 독해되어야 마땅하다. 1920년대 문화운동의 흥기 속에서 안확은 "조선문명사"를 통해 고대 신화의 시대로부터 당대까지를 '조선'이라는 기표 아래에 묶어낸다. 역사 실증주의의 미명 아래 자행된 일제의 역사 왜곡에 맞서 조선의 역사를 서양 민주주의 정체에 비견해도 뒤지지 않는 문명으로 이상화한다. 안확은 '조선' 연구를 문화 전반으로 확장하는 가운데 조선의 미술과 문학을 넘어 조선철학의 탄생을 예고했다. "조선철학사상개관"은 '조선철학'을 하나의 독립적 학문영역으로 사고한 최초의 기술로써, 조선의 학술과 사상의 특수성을 인류의 보편적 문명사의 관점에서 파악하려했던 작업의 일환이었다. 안확은 철학을 조선의 3대 발달 가운데 하나로 제시하고, 조선 철학사의 특색을 서양과 비교하여 특정함으로써 조선철학의 고유성과 독자성을 주장했다. '종(倧)'을 조선철학의 시원이자 근세에까지 이르는 사상적 근저로 파악하면서 불교와 유교의 수용도 조선철학의 발전으로 인식했다. 전통 지식체계의 근대적 전환과정에서 탄생한 '조선철학'은 전통 지를 근대적 학문 분류 체계에 적용하여 재해석하고 재구축하는 지적 실험이었다.

20세기 전환기의 '아방가르드' 예술집단의 근대 '보편주의' 사상-표현에 관한 연구 -근대 예술적 자각을 향한 지적 융합, 보편철학의 발전적 전개- (A Study on the Modern 'Universal Philosophy' Idea-Presentation of 'Avant-garde' Art Groups at the Turn of the 20th's Century - On the Progress of the Philosophies, 'Universalism' as a Intellectual Synthesis toward Awakening for Modern Art -)

  • 오장환
    • 건축역사연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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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17권6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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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pp.87-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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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8
  • The purpose of this study is ultimately subjected to the Orientalism, even though this deals with some positive effects in the realm of art and architecture as the scope of study, because through which the relationship between two different cultures will be discussed. That is to say, this research focused not only on how the presentation of 'avant-garde' visual art, which is explained as formal 'purity' and 'abstraction' as the characteristics of modern arts, could be made in the transition to the 20th's World, but also on what is the role and meaning of Eastern thoughts, which is popular in that time, for the new philosophical background of the artistic revolution. As a result, this study found that a lot of 'avant-garde' architects such as F. L. Wright, M. Mahony in Prairie School and L. Sullivan, D. Burnham, J. Root in Chicago School, and Lauweriks, H. P. Berlage who introduced Wright's works into the Europe, had possessed the 'Universal Philosophy' including Unitarianism, Transcendentalism, Deism, and Theosophy which are all influenced by Oriental religions and thoughts through historic western philosophers, although it is generally well-known that W. Kandinsky and P. Mondrian were belong to that. Furthermore, they gave attention to the Oriental religions and thoughts in that time, eventually made a historical progressive process of unification of thoughts between East and West. In a word, the new universalism was the philosophical background that made the artist's idea and presentation on 'from Being into Becom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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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恕)의 두 형태와 그 윤리학적 의미 - 주자(朱子)와 대진(戴震)의 윤리학에서 서(恕)의 위상 - (The Two Forms of Confucian Golden Rule and Their Ethical Meanings)

  • 홍성민
    • 철학연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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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129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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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pp.341-3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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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4
  • 이 논문은 서(恕)에 관한 주자(朱子)와 대진(戴震)의 상반된 두 입장을 분석하고 그 윤리학적 의의를 탐색한 글이다. 논문에 따르면, 주자는 서(恕)가 단순한 동질화의 형식일 뿐 구체적인 윤리적 행위 지침을 제공하지는 못한다고 보고, 서(恕)가 오용될 경우는 오히려 부도덕의 상호 용인과 악의 동질화라는 비윤리적 행위를 양산할 수 있다고 우려하였다. 이러한 점 때문에 그는 주체의 도덕적 충실성(忠)을 반드시 서(恕)의 선결요건으로 삼아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그래야만 서(恕)가 주관적이고 자의적으로 오용되는 것을 막고 윤리의 보편타당성과 도덕의 지고한 가치를 견지할 수 있다고 생각하였다. 그러나 대진은 주자의 생각이 도덕 주체를 필연적으로 주관성의 늪에 빠져버리게 할 것이라고 비판하였다. 만일 타자와의 관계성을 괄호에 넣고 우선 도덕성을 연마해야 한다면, 그렇게 완성된 도덕성 역시 주체 내부의 것에 불과하게 되므로 보편타당한 윤리가 될 수 없다는 것이다. 이러한 점에서 대진은 서(恕)의 가치를 다시 부활시킨다. 그는 욕망의 실정(實情)에 입각하여 서로를 헤아리는 서(恕)의 과정을 통해, 구체적이면서 사실적인 그리고 보편타당한 윤리 준칙이 마련될 수 있다고 생각했다. 이 논문은 주자와 대진의 입장에 현격한 차이가 있지만, 양자가 지향했던 윤리학적 목표는 동일했다고 주장한다. 그들의 윤리학적 목표는 공히 주관주의의 폐단을 극복하고 윤리의 객관성과 보편타당성을 확보하려는 것이었고, 이를 통해 약자의 생존을 보장하고 사회적 균등을 실현하고자 했기 때문이다. 결론적으로 이 논문은, 서(恕)의 보편화 가능성을 정립하고 공정과 평등의 가치 실현을 지향하고자 했다는 점에서 두 사람이 같은 길을 걷고 있다고 주장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