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논문의 목적은 프랑스 사회학자 피에르 부르디외가 보여준 '참여적 지식인‘으로서의 독특한 면모를 재조명하고 평가해보는 데 있다. 논문의 전반부에서는 '사회학적참여'의 개념과 방법에 대한 부르디외 나름의 입장을 설명하고, 그 특징들을 제시하였다. 논문의 후반부에서는 부르디외가 프랑스 학계와 시민사회의 공론장에 효과적으로 개입하기 위해 구사했던 일종의 대안미디어 전략들을 검토하였다. 부르디외의 '사회학적 참여' 논리는 다음과 같이 요약될 수 있다. 첫째, 특정한 분야에서 전문성을 축적한 '특수한 지식인들'은 이른바 '보편적인 것'의 실현과 전파를 위해 서로 연대해야 하며, 그럼으로써 '집단적 지식인'을 구성해야 한다. 둘째, '집단적 지식인'은 무엇보다도 '문화생산의 장'의 자율성을 성취하고 증진시키기 위한 조합주의적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문화생산의 장'의 자율성이야말로 '보편적인 것'의 생산을 가능하게 만드는 조건이기 때문이다. 부르디외는 일생동안의 연구활동과 다양한 미디어 전략을 통해 이러한 논리를 실제로 구현하고자 했다. 이 논문에서는 부르디외의 사회학적 논의와 다양한 참여 활동에 나타난 일관성과 독창성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그것이 보여주는 몇 가지 논리적, 현실적 문제점들 역시 비판적으로 성찰해보았다.
다품종 소량생산이 보편화 되면서 하나의 생산라인에서 여러 종류의 제품을 교대로 생산하는 혼류생산방식이 보편화 되었다. 하지만 흐름라인 방식의 혼류생산에서는 필연적으로 작업장 간의 공정시간 불균형이 존재한다. 따라서 이러한 공정불균형에 의한 대기의 낭비를 최소화하기 위하여 기존의 흐름생산방식에서 셀생산방식으로 전환하는 시도가 빈번하게 발생한다. 본 논문에서는 굴삭기 부품을 생산하는 혼류흐름라인 방식의 자동화 로봇 용접라인을 FMC 개념의 직선형 셀방식으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타당성 검토를 위해 시뮬레이션을 수행한 사례연구 결과를 소개한다. 분석결과 26.7%의 생산량 증가와 55% 이상의 리드타임 감소효과가 예상되었다. 또한 향후 제품 생산비율의 변화에 따른 민감도분석을 수행하였다.
이 논문은 풍우란(馮友蘭:1895~1990)의 신리학적 철학과학관을 해명하는 것이다. 풍우란은 과학의 역할과 중요성을 긍정하면서도, 철학의 독자적인 역할을 인정한 철학자이다. 그에 따르면 과학은 실제세계에 대한 구체적 적극적 지식을 추구하고, 철학은 '인생경지(경계(境界))의 고양'을 추구하며 나아가 정신의 '자유와 불멸'을 목표로 하는 학문이다. 과학과 철학은 학문의 대상 방법 목표가 상이한 별개의 학문이다. 그는 신실재론의 논리분석방법을 빌어 중국전통철학을 재해석하여 신리학적 철학체계를 수립함으로써 그 혼동을 정리하려했다. 과학은 구체적 객관세계[기(器)] 즉 실제(實際)에 관한 학문이고, 철학은 추상적 보편세계[이(理)] 즉 진제(眞際)에 대한 학문이라는 것이다. 그래서 과학은 구체적인 실제세계에 대한 적극적[긍정적] 지식의 축적을 목표로 하고, 철학은 보편적 세계에 대한 이지적 분석 종합 해석을 목표로 한다. 가장 철학적인 철학인 형이상학은 인생의 경지를 드높이는 것을 추구한다. 철학은 최고의 인생경계 즉, 천지경계(天地境界)의 도달을 목표한다. 이를 위해 철학은 진제에 대한 개념적 논리적 분석을 통해 실제를 초월하는 네 가지 형이상학적 관념을 얻어 천지경계에 도달할 수 있다. 천지경계에 도달하는 형이상학적 방법은 두 가지이다. 하나는 정(正)의 방법으로 논리분석법인데, 경험에 대해 논리적 분석 종합 해석을 하는 것이다. 다른 하나는 부(負)의 방법으로 중국화(中國畵)의 '홍운탁월(烘雲托月)'처럼 말할 수 없는 것을 말하는(불가사의(不可思議), 불가언설(不可言說)) 방법이다. 형이상학은 이를 통해 인간의 삶에 자유와 불멸을 가져다줄 수 있다. 이런 형이상학적 활동은 과학이 목표로 하지도 않고 할 수도 없다는 것이 풍우란의 견해이다. 이로서 풍우란은 참과 거짓을 밝힐 수 없는 무의미한 명제의 추방을 주장한 논리실증주의와 대립되는 철학관에 도달했다.
재정의 지속가능성 확보는 보편적 의료보장(UHC)을 달성하기 위해 필수적이며, 전 세계적으로 재정관리체계 구성요소 중 하나인 전략적 구매기능에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본 연구에서는 전략적 구매의 개념과 기능을 고찰하고, 한국 건강보험제도에 있어서의 구매기능과 관련 기관을 Preker(2005)가 제시한 전략적 구매 모형에 근거하여 검토하였다. 이를 위하여 관련 문헌을 고찰하였다. 전략적 구매는 주어진 예산의 범위 내에서 국민이 필요로 하는 보건의료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전략적 활동으로 정의된다. 구매관리자는 정부 혹은 국민들을 대신하여 구매 활동을 수행하며, 정부, 구매자, 의료공급자의 관계는 주인-대리인 이론으로 설명될 수 있다. 우리나라에서의 '구매'는 '한정된 재정 내에서 국민이 필요로 하는 보건의료를 제공하기 위한 전략적 활동으로 급여 범위와 대상 설정, 상급종합병원 지정이나 정보 공개 등 양질의 의료서비스 공급자 선정 활동, 급여기준과 가격 설정, 진료비 지불방법의 설계와 운영, 심사와 평가, 모니터링 활동을 포함'하는 것으로 설명할 수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과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정부의 위임을 받아 주된 구매활동을 수행하며, 의료기관평가인증원과 한국보건의료연구원 등이 일부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이 글은 인구고령화에 대응하는 복지 과학기술의 잠재적 기여와 역할을 고찰한 시론이다. 이 글에서 복지 과학기술은 복지 중진을 위해 적용되거나 체화된 지식의 체계를 가리키되 신체기능의 저하나 손상에 대한 예방, 보조, 지원을 통해 삶의 질을 향상하는 기술을 의미하고, 단순히 손상되거나 저하된 신체기능의 보상과 대체만이 아니라 사회적 기술적 환경과 지원 시스템의 확충을 포함하는 개념이다. 복지 과학기술은 종래 장애인이나 노인 등 특정 집단의 사람들을 위한 제품이나 서비스에 초점을 맞추었으나 연령이나 장애에 관계없이 모든 사람이 사용할 수 있는 보편적 디자인제품이나 서비스를 강조하는 방향으로 중요한 변화가 일고 있다. 이러한 복지과학기술의 개념 변화는 복지 과학기술이 일차적으로 노인복지를 증진하는 잠재력을 주목할 뿐만 아니라 우리 사회의 삶의 질을 전반적으로 높이는 가능성을 직시하고 나아가서 사회경제적 활력을 증진하는 데 기여할 가능성을 포착할 수 있도록 한다. 인구고령화에 대응하는 복지 과학기술 또는 제론테크놀로지(GT)는 '개인적 지체'만이 아니라 '구조적 지체'에도 대응해야 한다는 것이 본고의 중요한 주장 가운데 하나이다. 이것은 노인들을 단지 사회적 보호나 개호의 대상자 집단으로 객체화하는 것이 아니라 나이가 들어서도 독립적으로 살아가고자 하는 주체적 존재이며 정상적 시민으로 바라보는 관점의 전환을 함축한다.
촘스키는 우리 인간은 특별한 언어적 하드웨어를 보편적으로 가지고 있다고 주장한다. 따라서 각자가 가지고 있는 실제적인 문법은 이러한 하드웨어의 점진적인 발달의 결과이다. 그러나 피아제에 따르면, 우리에게 선천적으로 주어진 하드웨어는 없다. 일체의 하드웨어는 보다 하위의 구조에서 점진적으로 구성된 결과이다. 따라서 피아제의 관점에서는 그 자체적으로 고정된 구조는 없다. 이렇게 하여 양자의 언어 이론에서 근본적인 차이는 언어 능력의 형성에 있어서, 환경이 갖는 지위 문제에 있다. 촘스키에 따르면, 언어 능력의 획득에 있어서 환경의 역할은 '격발요인'(triggering role)에 한정된다. 그러나 피아제에 있어서 환경은 언어 능력을 구성하게 하는 근본적인 '형성요인'(shaping role)이다. 양자의 입장 중에 누구의 입장이 정당한가를 판단하기 위해서는, 쟈크 모노(Jaques Monod)가 제안하듯이, 형이상학적 논의가 아니라, 하반신 불구인 아동(환경적 경험을 전혀 갖지 못하고 누워 있는 아동)을 실험군으로 삼고 정상적인 아동을 대조군으로 하는 실험을 통하여, 환경이 언어능력형성에 미치는 영향을 탐구해야 할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작업을 수행하기 이전에 보다 더 중요한 문제는 양자의 언어이론이 사용하는 개념들에 대한 보다 정확한 분석이다. 달리 말하면, 양자가 사용하는 용어들의 사용법에 대한 보다 정확한 개념적 명료화가 이러한 실험적 연구 이전에 주어져야 할 것이다. 즉 성숙과정을 구성하는 요소는 정확히 무엇인가? 또한 이러한 성숙과정에 환경이 미치는 요소와 유전적인 요소를 구분할 수 있는 정확한 기준은 무엇인가? 그런데 우리가 잘 알고 있듯이, 우리들의 인성 및 특히 언어적 능력의 형성에 있어서, 유전적인 요소와 환경적인 요소를 구분할 수 있는 정확한 경계를 긋는 것은 불가능하다. 이런 점에서 양자의 대립은 이론상의 차이라기보다는 언어 사용의 차이에 기인하는 측면이 더 크다. 따라서 언어 능력의 본성을 정확하게 해명하기 위해서는, 언어 능력의 근원이 선천적인 것인가 구성적인 것인가와 같은 비생산적인 탐구를 지양하고, 촘스키의 통사론적 접근과 피아제의 인지론적 접근을 통합하면서 우선 언어 현상을 정확하게 기술하는 데 몰두해야 할 것이다. 이에 본 연구는 양자의 언어이론의 장단점과 통합 가능성을 해명하고자 한다.
18세기의 칸트는 당시의 자연과학은 올바른 방법론의 정립으로 말미암아 눈부신 발전을 거듭하고 있지만, 형이상학(제일철학)은 엄밀한 학적 토대를 구축하지 못하여 '독단론'과 '회의론'이 전제하는 분쟁이 그치지 않은 싸움터에 불과하다고 인식하였다. 따라서 칸트는 엄밀한 이성의 자기비판을 통해 형이상학 및 인식의 가능성 문제를 제기하였으며, 이성의 월권적 사용에 의해 성립된 전래의 형이상학과 존재론은 선험철학으로 변형되어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나아가 그는 도덕의 형이상학을 정초하기 위한 세 가지 정식, 즉 1) 보편법칙의 정식, 2) 목적 자체의 정식, 그리고 3) 자율의 정식을 제시하였다. 보편법칙의 정식은 도덕 혹은 윤리학이 '상대주의' 혹은 '회의주의'에 빠지지 않게 하기 위한 필요요건이라고 할 수 있고, 목적 자체의 정식과 자율의 정식은 탈형이상학의 시대에 유일한 도덕의 원천이라고 할 수 있다. 이 점에 착안하여 주자의 도덕철학이 칸트의 이 정식을 어느 정도 충족시키고 있는 지를 논구함으로써 그 현대적 의의를 탐구하려고 하였다. 여기서 우리는 주자의 도덕철학 또한 보편성의 정식을 충족시키고 있으며, 나아가 그 도덕 주체 또한 그 자체 내에 도덕법칙과 그것을 실행할 수 있는 능력을 지니고 있는 목적 존재라는 것, 그리고 도덕법칙을 자각하고 자기정립(위기(爲己))을 통해 그 도덕 법칙에 자율적으로 따르는 존재라는 것을 제시하였다. 따아서 주자의 도덕철학은 여전히 형이상자인 리(理)에 의해 정당화되는 형이상학적 윤리학이라는 점에서 이른바 '물자체'에 불가지론의 입장에서 '구성주의'를 주장하는 칸트의 입장과 구별된다. 그리고 주자 도덕철학의 핵심개념인 리(개념상 초월이자 현실상 내재)의 형이상학은 전래의 '초월적 이원론'과 현대의 '물리일원론'을 비판하는 제3의 입장으로 새로운 도덕의 가능성을 제시해 줄 수 있다고 제안하였다.
본 연구는 대순사상에서 '스스로 마음을 속이지 않음'이라는 무자기(無自欺) 개념을 칸트의 의무론적 윤리학과 밀의 공리주의 및 베르그송 윤리학과 비교하여 그 상생적 의미를 탐구한다. 칸트 윤리학은 정언명령을 통해 도덕적 행위를 규정하며, 이는 보편적 법칙에 따라 행동해야 한다는 원칙을 강조한다. 반면, 밀의 공리주의는 행복과 쾌락을 목표로 하여 좋은 결과를 산출하는 행위를 선으로 본다. 대순사상의 무자기는 '사심을 버리고 양심을 되찾는 것'으로 정의되며, 거짓을 행하지 않는 것을 기본으로 한다. 자기기만과 관련하여 칸트와 밀의 윤리사상은 상이한 해결책을 제시한다. 칸트는 정언명령에 따라 자기기만을 보편 법칙으로 삼을 수 없다고 주장하며, 밀은 전체의 공리를 증진하는 경우 거짓말 등의 자기기만을 허용할 수 있다고 본다. 무자기는 그 원리상 칸트 윤리학에 가깝지만, 정언명령과 같은 윤리적 형식뿐만 아니라 인륜이나 상생 등의 윤리적 내용을 중시한다. 또한 특정 상황에서는 방편이나 침묵이 상생심이 체화된 도덕적 정서의 표현으로 간주될 수 있다는 점에서, 무자기는 지성주의나 형식주의에 치우칠 수 있는 칸트 윤리학의 단점을 보완한다. 나아가 이와 같은 상생윤리의 열린 특성은 본능과 지성을 인류애와 같은 사랑의 정서로 승화시키는 베르그송의 '열린 도덕' 개념과 맥을 같이 한다. 이러한 맥락에서 무자기의 실천적 윤리성은 음양합덕, 해원상생이라는 포용적 이념이 체화된 새로운 도덕원리의 기초로 이해할 수 있다.
이 연구에서는 개발한 설문지를 통해 공기 중의 수증기량이 증발과 끓음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고등학생과 화학 전공 교사들의 인식을 조사하였다. 교과서의 서술에서 증발과 끓음은 기화라는 개념으로 연결되어 제시되고, 끓음은 증기압과 대기압의 관계로 설명되며, 증기압은 증발로 형성된 공기 중의 수증기 개념으로 연결되어 제시되어 있다. 이러한 개념간의 연결 사이에서 일어나는 다양한 인식들을 고등학생들의 경우와 화학 전공 교사들의 경우로 구분하여 비교하여 보았다. 또한 다양한 인식들이 형성된 배경을 알아보기 위하여 교과서의 관련 내용을 분석하였다. 연구 결과, 많은 학생들이 공기 중의 수증기량과 증발 및 끓음은 관련이 있다고 생각하였다. 그러나 이들은 거시적인 수준에서 설명되는 증발 현상과 미시적인 수준에서 이루어지는 물 입자들의 증발을 구분하지 못하였다. 또한 공기 중의 수증기가 증기압과 끓음에도 영향을 미친다고 생각하였다. 교사들의 경우에는 과학적 개념의 형성 비율이 학생들보다 높았으나, 많은 교사들이 학생들과 유사하게 증발과 끓음에 대해 다양한 인식을 하고 있었다. 교과서에서는 보편적으로 거시적인 관점에서 증발과 끓음의 현상을 설명하였으며, 미시적인 관점을 제시하는 경우에도 개념들간의 연결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다.
본 연구의 목적은 인지 수준에 따른 고등학생들의 지구와 달의 운동에 대한 생각을 알아보는 데 있다. 연구를 수행하기 위하여 경기도 수원시에 소재한 일반계 고등학교 10학년 학생 73명을 선정하여, 인지 사고 수준이 상, 중, 하인 학생 5명을 표집, 질적 분석의 대상으로 삼았다. 연구 결과, 학생의 인지 수준이 높을수록 지구와 달의 공전과 자전에 대한 개념이 비교적 논리적이고 과학적으로 정립되어 있었다. 인지 수준이 중간인 학생의 경우, 보편적으로 수업 시간에 학습한 내용을 비판 없이 무조건 수용하고 암기하려는 수동적인 학습 태도를 가지고 있었으며 파지된 개념이 확장되지 못하고 쉽게 망각되었다. 또한, 지구와 달의 운동을 설명하는 과정에서 유년적 개념 및 직관과 오인이 나타났으며 논리적 오류를 범하는 경우도 있었다. 특히 달의 위상 및 계절 변화의 원인에 대한 설명에서 학생들의 오개념이 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인지 수준이 낮은 학생들은 대체로 과학을 비롯한 학업 성취도가 낮음을 이유로 의욕적인 논리적 사고를 하려고 하지 않았으며, 개념을 인지하고자 하는 태도에서도 소극적이었고, 수동적인 ‘학습된 무기력’이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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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시일 2004년 10월 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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