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억압의 보상, 기녀(妓女)와 기녀시조(妓女時調) (The Compensation of Oppression, Ginyeo(妓女) & Ginyeo-sijo(妓女時調))

  • 김상진
    • 한국시조학회지:시조학논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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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43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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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pp.95-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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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5
  • 본 논문은 문학의 보상성을 기초로 한다. 즉 기녀(妓女)와 기녀시조(妓女時調)를 대상으로 그들 집단이나 작품의 중심에 있는 애정의 문제를 문학의 보상성에 근거하여 파악해 보려는 것이다. 구체적으로는 기녀라는 집단의 특성에서 야기되는 모성(母性)의 억압과 이에 대한 보상의 관계에서 기녀시조를 조망하였다. 본격적인 논의에 앞서 여성과 모성의 관계를 고전시가 전반을 통하여 살펴보았다. 그 결과 향가에서부터 고려속요, 규방가사와 개화기 가사 및 민요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장르의 작품에서 모성이 발현되거나 모성을 주지로 삼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하지만 여성이면서도 여성의 지위를 온전히 획득할 수 없는 기녀들은 모성 표현의 기회를 상실했거나 억압하며 살 수 밖에 없는 처지였다. 이것은 기녀시조 창작에도 일정부분 영향을 미쳤을 텐데, 이러한 억압의 보상으로 말미암아 기녀시조는 몇 가지 특징을 지니게 된다. 억압의 보상이란 측면에서 봤을 때 기녀시조가 지니는 특성은 세 가지로 범주화 할 수 있다. 애절한 사랑의 헌신, 대담한 욕망의 표현, 재기발랄한 언어유희가 그것이다. 애절한 사랑의 헌신은 기녀시조에서 일반적으로 찾아볼 수 있는 모습으로, 현실에서의 애달픔으로 인해 그만큼 간절하게 사랑을 희구하는 것이다. 대담한 욕망의 표현은 사랑을 주지로 삼는다는 점에서는 전항과 일치하지만 전자가 소극적인데 반하여, 내재된 욕망의 대담함을 드러내며 적극성을 띈다는 점에서는 상반된다. 재기발랄한 언어유희는 수사적 표현과 관련되는 것인데, 중의적 표현이나 동음이의어가 여기에 포함된다. 요컨대 기녀집단에게 모성의 억압은 발분(發憤)의 계기가 되었을 것으로 추측할 수 있다. 그래서 사대부의 유배체험이 유배문학으로 발전하였듯이 이 또한 기녀시조의 발전에 일조하였을 것이라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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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끄러움[치(恥)]'의 역설, 감성의 동역학 - 단종복위운동과 임병양란기 시조를 중심으로 - (The paradox of 'Shame[恥]', the dynamics of emotions)

  • 조태성
    • 한국시조학회지:시조학논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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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44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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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pp.255-2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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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6
  • '부끄러움[치(恥)]'이라는 용어는 대개 '수치(羞恥)'라는 용어와 혼용되며, 보통 부정적이며 고통 받는 정서를 가리키는 용어로 사용된다. 이런 감정의 촉발 요인은 매우 다양하며, 그 영역 또한 지극히 개인적인 것에서부터 국가적인 것에 이르기까지 광범위하다. 이 글이 주목하는 것은 이러한 양상을 지닌 '부끄러움[치(恥)]'이 문학적 측면에서 어떤 방식으로 대사회적인 역동성을 획득하느냐는 것이다. 이러한 방식들을 살펴보기 위해 이 글에서는 우선 '부끄러움[치(恥)]'을 기저로 제작된 시조 텍스트를 분석 대상으로 삼았다. 그리고 그 '부끄러움[치(恥)]'의 배경은 '사회' 혹은 '국가'와 관련한 것들로 한정하였다. 구체적으로는 조선 초 '단종복위운동'과 조선 중기 '임 병 양란'으로 인해 촉발된 시조들이 주요 분석 대상이었다. 전자의 경우, 사육신이 남긴 시조를 통해 그들이 가진 '부끄러움[치(恥)]'이 숨겨지지 않고 드러남으로써 공감을 형성해 갈 수 있는 여지를 확인할 수 있었다. 대개 '사육신 시조'들을 두고 공통적으로 내세우는 가치가 바로 절의 혹은 충임은 주지의 사실이다. 그러나 이러한 가치들을 촉발하는 매개가 무엇인지에 대해 설명하는 경우는 드물다. 이 글에서는 그 매개를 '부끄러움[치(恥)]'으로 보았다. 후자의 경우엔 '사무친 치(恥)'와 그로 인해 촉발하는 '분(憤)'의 양상을 임 병 양란기를 거치면서 제작된 시조를 통해 살펴보았다. 이를 통해 치욕 혹은 모욕이 직접 세상을 바꾸는 것은 힘들지만 그럴 수 있는 심적 계기가 될 수 있는 가능성도 충분함을 알 수 있었다. 홍익한의 시조가 대표적인 사례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결론적으로 '부끄러움[치(恥)]'은 명백히 사적인 마음 행위로 치부되는 경향이 크긴하지만, 그것은 결국 대사회적이며, 대국가적인 것으로의 전환이 가능한 마음상태이자 행위임을 알 수 있었다. 즉, '부끄러움[치(恥)]'의 부정적 영역이 긍정적 영역으로 전환될 수 있는 것이며, 이때 '부끄러움[치(恥)]'의 전제는 언제나 정의로운 것으로의 지향이어야 한다. 따라서 이때의 '부끄러움[치(恥)]'은 드러내야 의미 있는 행위가 된다. '드러난 치(恥)'야말로 집단의 공감을 이끌어 낼 수 있으며, 이러한 공감이 어떤 장(場), 이른바 '공감장(共感場)'으로 형성될 때 그 사회적 효용성을 다할 수 있게 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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