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림사지 정비사업은 사찰을 구성하는 건물의 원형복원을 목표로 하였으나 점차 사역의 경관을 조성하는 조경 정비로 이행되었다. 본 연구는 이러한 사실에 주목하여 다음과 같은 정림사지 문화재 조경의 특성을 정리하였다. 첫째, 문화재 조경은 문화재보호법상 지정된 문화재와 주변에 지정된 문화재 보호구역을 공간적 범위로 하여 경관을 조성, 유지, 관리하는 조경 행위로서 유구 보호 및 정비, 기능별 공간 배치와 동선계획, 문화재 보호를 위한 구조물 설치, 방문자 편의를 위한 시설물 도입, 식생경관 조성을 포함하는 작업이다. 둘째, 정림사지 문화재 경관은 일제의 문화재 지정과 발굴조사로 사찰명이 밝혀진 '고적조사사업', 광복 이후 '백제탑공원 조성', 사적으로 지정된 '백제문화권 개발사업', 고증의 어려움으로 전각의 복원 대신 공원과 박물관 건립으로 이행된 '백제문화권 특정지역 종합개발사업', 백제 창건 당시 가람 배치를 회복하고 세계유산으로 지정된 '정림사지 복원사업'으로 전개되었다. 셋째, 부여신궁(扶餘神宮) 외원(外苑)과 연계된 기념공원 조성, 일제강점기의 시가지계획 실현, 발굴 유구와 사역의 보호환경 조성, 가람 배치의 원형복원, 문화재의 진정성 회복과 활용이라는 정림사지 경관 변화의 배경을 확인하였다. 넷째, 정림사지 경관은 문화재 지정대상과 범위, 토지이용, 동선·포장, 유구정비 수법, 구조물, 시설물, 식생으로 결정되는데 이들의 정비 양상을 고찰한 결과, 문화재 영역의 시각적 차별화로 위계성 부여, 문화재 지정 범위 확장을 고려한 과정적 경관 조성, 가역성을 고려한 유구 정비로 진정성 확보, 역사문화경관에 어울리는 식생경관 조성, 오픈스페이스 제공으로 문화유산 향유가치 증진이라는 정림사지 문화재 조경의 특성을 도출하였다.
본고에서는 일제강점기부터 현재까지 진행된 백제 왕릉(공주 무령왕릉과 왕릉원, 부여 왕릉원, 익산 쌍릉)의 조사 현황을 종합·정리하고, 이러한 조사 내용들이 실제로 유적 정비에 반영되었는지 살펴보기 위해 정비 현황을 검토하였다. 먼저 백제 웅진~사비기 왕릉의 조사 내용을 시기별·유구별로 정리하고 조사 성과를 함께 살펴봄으로써 해당 왕릉들의 구조, 규모, 특징 등의 양상을 파악하였다. 특히 최근 몇 년간 진행되고 있는 재발굴 조사를 통해 일제강점기 조사 내용을 검증하고 보완하는 등의 추가적인 성과를 거두고 있음을 확인하였다. 다음으로 정비 현황을 살펴보기에 앞서, 정비 기준을 정립하기 위하여 법령과 규정 등에서 명시한 정비 관련 내용을 발췌하였다. 주요 내용을 발췌한 결과 정비의 가장 중요한 부분은 문화재의 진정성이 훼손되지 않는 '원형 유지'임을 확인하였다. 이에 따라 이러한 기준을 기반으로 정비 현황을 검토하였다. 고분이라는 유적의 특성상 매장 주체부가 지하에 위치해서 정비는 주로 상부 구조인 봉분을 중심으로 이루어진다. 다만 현재 봉분은 대부분 유실 또는 훼손되어서 원형이 어떠했는지 파악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실제로 공주 무령왕릉과 왕릉원, 부여 왕릉원에서 일제강점기부터 현재까지 지속적인 봉분의 규모 변화와 위치 이동 등이 확인되어 현재 정비된 모습이 문제를 가지고 있음을 파악하였다. 한편 쌍릉의 경우 봉분이 비교적 잘 남아 있을 뿐만 아니라 기록상으로도 개변이 적은 편이어서 비교적 원형에 가깝게 정비가 이루어졌음을 파악하였다. 정리하면 향후 고분의 정비는 '원형 유지'를 기본으로 하되 조사·연구 결과를 충분히 반영하여 원형이 훼손되지 않는 범위에서 복원 여부 및 복원 정도를 결정한 뒤 '교육·활용' 방안을 마련하는 것이 필요할 것이다.
본 연구는 경주 양동마을을 대상으로 경주 양동마을 건축물의 외관 변화를 살펴보기 위해 그간 수행되었던 조사사업 및 정비계획을 토대로 1970년대 이후 지붕재료의 변화과정을 분석한 결과 다음과 같은 결론을 도출하였다. 첫째, 1970년대 양기와를 사용한 가옥의 비중이 와가와 유사하게 나타나며, 슬레이트 지붕이나 슬라브집 등이 확인되는 것으로 보아 이미 근대화 도시화에 의한 근대적 재료의 사용으로 마을 경관이 변화한 것으로 판단된다. 둘째, 1977년 민속자료 보호구역 지정, 1984년 중요민속자료 지정에 따른 초기단계 정비 사업이 진행되었으나 보수정비 예산 부족, 무분별한 보수 공사로 그 실효성은 높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그 결과, 이전시기 초가의 감소, 양기와 슬레이트 등의 재료 사용 증가 추세가 지속되고 있었다. 셋째, 1990년대에 들어서면서 문화재관리국에서는 대대적인 보수사업을 통해 전통방식으로의 회복을 추진하여 양기와 지붕의 감소, 함석 지붕의 제거, 초가의 증가 등 전통소재의 환원에 노력을 기울였다. 넷째, 2000년대 이후는 이전시기 다양한 정비 사업들이 완료되는 시기로 와가와 초가의 비율이 대폭 증가하고 슬레이트 지붕을 얹은 가옥이 절반 가량 감소하는 등 이전시기와 구별되는 특성을 지니며, 세계유산 등재(2010) 이후 마을의 퇴락가옥 보수정비, 경관 개선사업 등 유지관리 수준의 정비가 이루어졌다.
본 연구는 근대경관이 병존하는 창경궁을 대상으로 조경 복원정비 양상의 타당성을 해석하였다. 연구의 결과는 다음과 같다. 첫째, 전담관리 조직에 따른 조경 복원정비 태도 변화를 이해하였다. 1908년 어원사무국의 황실재산 국유화와 환경미화, 1961년 문화재관리국 출범과 1963년 사적 지정에 따른 문화재 보존, 1983년 창경궁사무소의 복원 후속처리로서 환경정화, 1999년 문화재청 승격과 2019년 궁능유적본부 발족 이후 전문적 조경관리와 관람환경 제공이 포함된다. 둘째, 해방 이후 '창경원 환경정화기(1954~1977)'에는 유원지 시설의 기능 복구, 벚꽃놀이를 위한 시설 설치, 국립동물원 도약을 위한 환경정화가 이루어졌다. '창경궁 중건기(1983~1986)'에는 도시공원 기능을 포함한 복원정비 공사, 완충기능의 유보녹지 설정, 외부공간의 전통적 재조성, 산림지역 통합 정비가 진행되었다. '전통조경공간 보완기(1987~2009)'는 소나무로 획일화된 녹지 경관조성, 화계 중심의 다양한 식생 경관이 도입되었고, '관람환경 개선·정비기(2010~2022)'는 활용을 전제로 한 기본계획 수립되었으나 단위 공간에 집중된 소극적 정비가 고수되고 있다. 셋째, 조경 복원정비의 타당성과 관련하여 문화재 보존원칙의 '고유성' 측면에서 권역별 궁제의 회복이 전각이 밀집한 구역에서 40여 년간 확장되지 않음을 파악하였다. 또한, 다층위의 역사를 존중하는 여부로서 '시대성'은 두 차례 창경궁의 복원기준연대를 설정하는 과정에서 고려되지 않았다. 조선과 근대의 원상이 병존하는 후원 권역의 대온실 일원은 자수화단, 춘당지가 하나의 영역으로서 '완전성'을 만족시키지 못하였다. 문화재 공간의 활용 실태로 파악한 '효용성'은 내·외전 권역과 다른 프로그램들로 집중된 대온실과 춘당지의 장소성 확립을 시사한다.
본 연구는 지속가능성을 고려한 명승의 종합정비계획 요소를 발굴하고 필요성을 분석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였다. 이에 따라 명승의 지정이 확대되기 시작한 2006년부터 2017년 사이에 수립된 35건의 종합정비계획 보고서를 토대로 '조사 분야'와 '계획 분야'에 사용된 항목을 검토하여 전국 60개 지자체의 명승 실무 담당자를 대상으로 "리커트 5점 척도"로 필요성에 대한 설문을 실시하였다. 전국 60개 지자체로부터 회수된 45개 설문지에 대한 실무 담당자 48명의 의견을 분석하였다. 응답에 대한 일관성을 검증하기 위해 "신뢰도 분석(Reliability Analysis)"를 수행하였으며 크론바흐 알파계수(Cronbach's Alpha)가 조사 분야에서 0.968, 계획 분야에서 0.970으로 나타나 높은 신뢰성을 보였다. 설문조사결과, 종합정비계획의 6개 조사 분야에 대한 항목의 필요도에서도 전반적으로 필요하다는 의견이 다수를 이루었다. 특히, '역사환경'과 '자연환경', '인문환경', '경관'에 대한 조사의 필요성이 높게 평가되었다. 또한 '일반환경'과 '이용자'부문에서도 주요 문화재 및 유적의 분포(4.04), 지역주민 및 이해관계자의 의견 수렴(4.15) 등 특정 항목에 대한 필요성도 보통 이상으로 나타났다. 한편, 계획 분야에 대한 항목의 필요성에서도 대체적으로 필요(4.0)의 수준으로 평가 결과가 나타났다. 그 중에서도 '역사환경'의 지정가치 및 위상강화(4.26), 문화재 지정구역 및 역사문화환경보존지역의 정비계획(4.25), 그리고 '인문환경'의 명승 내 역사적 건축물에 대한 수리(4.28), '경관'부문의 경관탐방로계획(4.28)에 대한 항목들은 필요도가 높았다. 이처럼 명승의 종합정비계획 수립에 필요한 것으로 확인된 조사와 계획 항목들은 새로 마련된 "명승 종합정비계획 수립 및 시행에 관한 지침"과 함께 종합적 차원에서 명승의 효율적인 보존과 관리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본 연구는 13개 마을 옛 담장의 국가등록문화재 지정 당시 사용된 재료와 축조법을 파악하고, 현장조사를 중심으로 정비에 따른 옛 담장의 구조별 변화 양상을 고찰하였다. 연구의 결과는 다음과 같다. 첫째, 옛 담장은 토석담 10개소와 돌담 5개소로 구성되었으며, 지정 당시 자연석 메쌓기로 막쌓은 돌담은 비슷한 형태를 유지하는 비율이 높았지만, 토석담은 사용한 돌과 줄눈 및 맞댄 면 축조법에 따라서 담장별로 다양하게 변형되었다. 둘째, 옛 담장의 정비로 인해서 변화된 구간을 추출하고 재료의 대체와 첨가, 축조법의 변형 양상을 파악하였다. 지붕부는 내구성과 가격의 효율이 높은 시멘트 기와나 석면 슬레이트로 대체되고, 우수 유입을 막고자 한식 기와에 와구토가 첨가되었다. 벽체부의 자연석은 시공 편의에 따른 발파석, 마름돌, 가공 석재로 대체되고, 보수에 시멘트 블록, 시멘트 벽돌이 사용되었으며, 시멘트 모르타르가 도포되었다. 토석담의 막쌓기가 빗쌓기로 변형되고 찰쌓기는 메쌓기로 바뀌어 경관적, 구조적 문제를 야기하였다. 또한 기초부에 시멘트 모르타르층이 시공되어 자연석 메쌓기로 유도했던 우수의 흐름을 막아버렸다. 셋째, 이러한 정비 양상은 주거공간에 배치된 옛 담장의 속성상 소유주가 일상적 훼손에 대한 비전문적 보수를 반복하고, 문화재 지정으로 인하여 정비를 담당한 수리업체가 지역 재료를 수급하기 어려우며, 옛 담장에 대한 차별성있는 수리시방서가 적용되지 않는 환경에서 기인한다고 판단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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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시일 2004년 10월 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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