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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오도어 대 크리십 - 대가의 논변 II와 III의 엇갈린 패러독스를 중심으로 -

  • 배선복
    • 논리연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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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4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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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pp.63-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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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0
  • 내일 눈이 올 것이다. 이 명제의 모순적 반대는 '내일 눈이 오지 않을 것이다'이다. 오늘 이 둘 중의 어느 한 명제가 참일 경우, 그 명제는 이미 오늘 참이고 그리고 그의 모순적 반대의 다른 한 명제는 오늘 이미 거짓이다. 만약 오늘 둘 중의 어느 명제가 참인지 이미 결정되어 있다면, 그러한 결정된 사태가 내일 발생되지 않을 조바심에 안달이 날 것이다. 만약, 둘 중의 어떤 한 명제가 참인지 결정되어있지 않으면, 그 역시 내일의 사태가 어떠한 결정적 태도로 주어지고 있지 않은 현재가 찝찔한 것이다. 전자를 결정론, 후자는 비결정론의 입장인데, 에피쿠어의 절충적 의견에 따르면, '눈이 온다'와 그리고 '눈이 오지 않는다'는 둘 다의 결과들이 가능하다. 그에 따르면 실제로 일어나는 것만 가능하므로, 세계의 전 과정에서 결코 일어나지 않았던 것은 언제라도 가능하지 않았다. 전자를 대표하는 디오도어는 현존하는 한 언명은 시간의 질서 안에서 가까운 훗날에나 먼 훗날에도 명제 논리적으로 결정되어있다고 주장한다. 이에 후자를 표방한 크리십은 한 언명의 결과는 그의 모든 조건들이 채워진다면 가능하고, 그의 필연적인 조건들이 결코 충족적으로 채워지지 않으면 다른 한 결과는 결코 일어나지 않는다고 주장한다. 여기서 벌어진 논쟁에서 본고는 명제의 가치를 선형적 구조의 시간에서 해석한 디오도어의 결정론에 대하여 흐트러진 시간의 구조에서 해석한 크리십의 숙명론의 논의의 대비를 보여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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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하지 않는 현자(賢者)? 플로티누스의 비-숙고적 행동 모델 (An Unthinking Sage? Plotinus' Model of Non-Deliberative Action)

  • 송유레
    • 철학연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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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125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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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pp.63-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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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9
  • 본 논문의 목적은 플로티누스에게 귀속된 소위 '자동적 행동 이론'을 비판적으로 검토하는 것이다. 이 이론에 따르면, 플로티누스적 현자(賢者)는 추론이나 숙고 없이 자동적으로 행동할 수 있다. 이 이론은 현자의 행동을 외부 자극에 대한 기계적인 반사 작용으로 축소함으로써 행위자를 자동기계로 만들 위험이 있다는 우려를 불러 일으켰다. 우리는 플로티누스가 묘사한 현자의 비-숙고적인 행동이 자동적이지 않음을 논증함으로써 플로티누스가 '자동적 행동 이론'을 주장하지 않았음을 보이려고 한다. 우선, 플로티누스가 인간 행동의 이상적 모델로 제시한 세계이성(즉, 세계영혼의 이성)의 비-숙고적 행동 방식에 주목할 것이다. 사실, 플로티누스는 세계이성이 세계를 '마치 자동적인 것처럼' 통치한다고 언급한다. 이 언급은 세계 통치의 자발적이고 자연스러운 방식을 가리키기 위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런 측면에서 세계이성의 작동 방식은 자연(즉, 세계영혼의 생산 능력)의 그것에 비교된다. 하지만 플로티누스는 세계이성은 자신이 무엇을 하는지 알면서 하지만, 자연은 모르면서 한다는 점을 지적한다. 이와 관련해서, 플로티누스는 세계이성이 무엇을 할지 이미 알기 때문에 추론하거나 숙고하지 않는다고 밝힌다. 이 점을 규명하기 위해 우리는 플로티누스가 제시한 슬기와 기술의 유비를 살펴 볼 것이다. 플로티누스는 세계이성을 아무런 의혹과 망설임, 어려움 없이 자신감 있게 작업하면서, 숙고의 매개 없이 자신의 지성을 표현하는 고도의 숙련 기술자 또는 예술가에 비유한다. 이런 시각에서 슬기에 따른 비-숙고적 행동은 숙고적 행동보다 우월한 것으로 나타난다. 플로티누스는 항상 상황 전체를 통제할 수 있는 세계이성과 달리 숙련 기술자에게는 계산이나 숙고가 필요한 어려운 상황들이 있음을 인정한다. 그렇지만 그는 숙련 기술자라면 쉽게 해결책을 찾을 수 있다고 확신한다. 이것은 현자가 보통 때에는 거장이나 대가처럼 숙고 없이 행동할 수 있지만, 비상 상황에는 숙고를 사용하되, 수월하고 창의적으로 도전에 대응할 것임을 암시한다. 나아가, 우리는 칙센트미하이의 '몰입' 개념과 그것을 적용한 안나스의 덕과 기술의 유비 논변을 사용하여 플로티누스적 현자의 행동 모델을 설명하려고 시도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현자의 유덕한 행동은 습관화된 행동이지만, 수동적이고 판에 박힌 자동적인 행동이 아니라, 능동적이고 유연하며 지적인 행동임을 보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