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뇨병은 이제 하나의 사회적 유행병으로 우리에게 다가오고 있다. 지난 30여년간 당뇨병으로 인한 유병률이 6-7배 증가하였는데, 이 증가 속도는 선진국들의 그것 보다 훨씬 빨라 조만간 우리나라의 당뇨병 유병률이 OECD 국가 중 최고 수준에 이를 수도 있음을 보여준다. 또한 우리나라 당뇨병의 합병증은 무척 흔해 새로 신대체요법을 받는 환자들의 70.5%에서 당뇨병이 동반되어 있을 정도이다. 당뇨병으로 인한 사망도 급속히 늘어 최근 20년간 3배가 증가하였으며 이제 우리나라 사망원인의 4위를 차지하게 되었다. 그 결과로 당뇨병으로 인한 의료비용 지출도 늘어 최근 10여년간 당뇨병 관련 총 진료비가 7배 증가하였으며, 전체 건강보험 총 진료비의 5분의 1을 점유할 정도가 되었다.
당뇨병과 정신건강은 어떤 관련성이 있을까? 당뇨병이 스트레스나 우울증과 관련이 있다는 것은 비교적 잘 알려져 있는데 다른 정신건강 문제와도 관련이 있을까? 당뇨병을 꾸준히 관리하는 것만도 수월하지 않은 당뇨병 환자에게 정신건강 관리를 하라는 것은 또 다른 부담을 가중시킬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효과적인 당뇨병 관리를 위해서는 정신건강에 관심을 기울이고 함께 관리하지 않을 수 없다. 건강하고 안정적인 정신건강 상태는 당뇨병 관리의 뒷받침이 되므로 당뇨병의 효과적인 관리를 위해 선행되어야 할 요소이다. 종종 정신건강 문제는 당뇨병 관리의 방해요인이 되기 때문에 이를 방지하기 위해서도 정신건강 관리는 당뇨병 관리와 함께 이루어져야 한다. 스트레스, 우울, 불안 등 정신건강 문제들이 어느 정도 해결될 때, 비로소 당뇨병 자가관리를 지속할 수 있으며 그 효과를 거둘 수 있는 것이다. 대부분의 당뇨병 환자는 진단기준을 충족시키지는 않더라도 적어도 가끔은 정신장애 증상을 경험할 수 있다. 일부 환자는 진단기준에 부합하는 장기간의 심각한 정신과적 증상으로 고통을 받기도 한다. 당뇨병 진단 후 당뇨병을 심리적으로 수용하고 관리하는 과정에서 정신장애를 경험하게 될 가능성이 높아진다. 정신장애도 만성질환의 속성을 가지므로 정신장애를 동반한 당뇨병 환자는 만성질환 관리의 부담이 가중될 수 있다. 따라서 정신장애를 최대한 예방하고 적시에 적절한 치료를 통해 심화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를 위해 당뇨병과 관련 있는 정신장애에 대한 이해와 지식을 갖추는 것이 필요하다.
지난 30여년 동안 급속한 경제 성장과 생활 양식의 변화는 우리 사회에 많은 변화를 초래하였고 한국인의 질병 양상에도 많은 영향을 주었다. 동물성 식품과 지방질 섭취의 증가, 신체활동 감소,노령인구 증가, 생활양식의 서구화 및 도시화 등은 한국인에서 만성질환의 발생과 이환을 증가시키고 있다. 통계청의 2001년 사망원인통계를 보면 1위가 암, 2위가 뇌혈관 질환, 3위가 심장질환, 4위가 당뇨병, 5위가 간질환으로 모두 잘못된 생활습관으로 인한 만성질환이다. 이중에서도 당뇨병은 지난 1991년 이후 암 다음으로 많이 증가한 질병으로 인구 10만명 당 23.8명이 당뇨병으로 사망했으며 하루 평균 당뇨병으로 31명이 사망한다. 2002년 4월, 대한당뇨병학회의 "한국인의 당뇨병 발생 현황 보고"에 따르면 우리나라 성인의 당뇨병 유병률은 10%선으로 최소 3백만명에서 최대 5백만명 정도가 당뇨병을 앓고있다. 우리나라는 식생활의 서구화, 고령화 등으로 당뇨병 환자가 급증하고 있어 생활 양식의 개선이 이루어지지 않을 경우 앞으로 10년 안에 전체 국민의 1/4정도인 1천2백만명 가량이 당뇨병으로 고통을 받게 될 것이라 한다. 당뇨병은 당뇨뿐만 아니라 그에 따른 만성 합병증이 매우 무서운 병으로 일단 발병하면 적극적인 치료에도 불구하고 정상으로 회복되기 어렵다. 따라서 합병증의 효과적인 예방을 위해서는 특별한 임상 증상이 없더라도 당뇨병을 처음 진단 받은 날부터 주기적인 검진을 통하여 조기에 발견해 낼수 있도록 노력하여야 한다. 이와 더불어 주기적인 혈액 검사와 주치의 면담을 통하여 정상 혈당을 유지할 수 있는 혈당 조절 방법과 함께 만성 합병증을 예방할 수 있는 생활 습관 개선(금연, 금주,표준체중 유지,규칙적 운동,정상 혈압 유지,정상 혈중 지질 유지등)을 반드시 실천하여야 한다.
1997년 미국당뇨병학회에서는 당뇨병을 그 원인과 병태생리에 따라 크게 세가지로 분류하였다. 그에 따르면 제 1형 당뇨병과 제 2형 당뇨병 그 외에 이 두 부류에 속하지 않는 기타 부류의 당뇨병으로 구분되는데, 약물에 의해서 유발되는 당뇨병이 이 세번째 부류에 속한다. 현대사회에는 여러 가지 약물들이 개발되어져서 더 많은 질병의 치료에 사용이 되어지고 있으며 그에 따르는 치료효과의 증대와 같은 많은 긍정적인 결과가 야기되었으나 이러한 약물의 사용에 필연적으로 동반될 수밖에 없는 문제 중의 하나가 약물에 의한 부작용이라 할 수 있다. 그러한 약물 부작용 중에서 당뇨병을 유발시키거나 악화시킬수 있는 약제들에 대해 간단히 살펴보기로 한다.
당뇨병은 유전적인 영향을 많이 받는다. 부모가 당뇨병에 걸린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당뇨병에 걸릴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실제로 당뇨병환자 중 약 50~60% 이상이 자기 가족이나 친척 중에 당뇨병환자가 1명 이상 있는 것이 보통이다. 그러나 당뇨병의 원인 유전자를 찾기 위한 노력에도 아직 뚜렷하게 밝혀내지 못한 상태이며 여러 유전자가 함께 작용하는 복합 유전질환으로 인식되고 있다. 또한, 이들 유전자가 다른 유전 인자나 환경 인자와 동시에 겹치면 당뇨병으로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 세계적으로 당뇨병을 앓는 사람의 수가 매우 증가해 현재 전 세계인구의 약 6.4%인 2억 8,000명이 당뇨병을 앓고 있으며 비만 인구 급증과 함께 당뇨병환자의 수가 더욱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그럼에도, 아직 다 파헤쳐지지 않아 더욱 궁금한 당뇨병의 원인 유전자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자.
당뇨병 맞춤 치료는 포괄적이고 과학적인 증거에 의해 당뇨병환자에게 각자 맞는 치료 관리 방법을 적용하는 것이다. 당뇨병 전문의들은 혈당치를 기준으로 환자들의 치료방법을 선택하고 인슐린의 분비상태와 효과에 대한 평가를 하지 않는 기존의 당뇨병 치료 모형을 보완하고, 한국인 당뇨병의 특성에 적합한 제 2형 당뇨병의 치료 모형을 개발하고자 시도해 왔다.
당뇨병 환자의 암 발병율이 높다는 연구결과가 주목을 받고 있으며, 당뇨병과 암의 관계는 이미 학계에서 어느 정도 컨센서스(consensus)가 이뤄져 있다. 미국 암학회(ACS)와 미국 당뇨병학회(ADA)는 당뇨병과 암발병 사이의 연관성을 인정하였고, 당뇨병과 암에 관한 공동성명(Diabetes Care 2010)에서, 당뇨병이 일부 암의 위힘증가와 관련성이 있음을 발표하였다.
당뇨병환자가 10만명을 육박해 당뇨 대란이 예상되는 가운데, 당뇨병 예비자 또한 그 수가 만만치 않다. 당뇨병 예비자에는 생활습관이 불규칙하거나, 운동을 전혀 하지 않는 사람, 비만한 사람 등이 포함이 되는데, 당뇨병 전단계라 불리우는 내당능장애와 공복혈당장애 환자도 마찬가지이다. 당뇨병 전단계는 확실하게 당뇨병으로 진단을 받은 것은 아니지만 당뇨병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충분한 상태로써 공복, 식후혈당이 이상이 있는 경우를 말한다. 이러한 환자도 당뇨병환자와 똑같은 치료법으로 관리를 해야 훗날 당뇨병으로 발전하거나, 그로 인한 합병증의 피해를 줄일 수 있다.
당뇨병과 췌장암은 어떠한 관계가 있을까? 제2형 당뇨병의 경우 췌장암의 발생 위험은 1.8배 높다. 우리나라 췌장암 환자의 당뇨병 유병률은 28~30%로 일반인의 당뇨병 유병률이 7~9%에 비하여 3배 이상 높다(중앙암등록본부, 2012). 또한 일반인의 췌장암 유병률이 10만명 당 7명(0.007%)인데 비하여 당뇨병 환자의 췌장암 유병률은 1.6%이고, 췌장암 환자에서 당뇨병이 있을 확률은 40.6%라 한다(대한소화기학회지, 2009).
당뇨병으로 인한 태아의 위험은 당뇨병의 유전요인보다는 임신부의 대사 장애에 의한 것으로 당뇨병 형태에 따른 태아의 위험 차이는 없는 것으로 추축할 수 있다. 그러나 제 1형 당뇨병임신부는 케톤산혈증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고 케톤산 혈증이 발생하면 태아 사망의 가능성도 높아진다. 또 제 1형 당뇨병임신부는 당뇨병성 혈관합병증이 동반될 가능성이 많아 자기의 주 수 보다 체중이 미달되는 경우와 조산 및 임신 중 고혈압질환이 발생할 위험성이 높아진다. 제 2형 당뇨병임산부는 임신부가 비만일 경우 거대아 출산 및 임신 중 고혈압질환이 발생할 위험이 높아진다. 그러나 대부분의 합병증은 임신 전과 임신기간 동안 양호한 혈당조절로 감소시킬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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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시일 2004년 10월 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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