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자가 보기에 조선시대 기록관리는 무엇보다도 국가이념으로 채택된 성리학의 세계관을 실현시키는 수단으로 발전되었다. 그것은 국가구성원들을 성리학적 세계관의 담지자로 구성시키는 방법과 과정이었다. 즉, 필자는 당시의 기록관리가 후대를 위한 생산과 보존의 목적보다도 우선적으로 성리학적 세계관의 사회를 작동하게 하는 핵심 기제(mechanism)로 작용하였다는 측면에서 본 논문의 논의를 시작하였다. 본 논문에서 필자는 업워드 (Frank Upward)가 그의 컨티뉴엄 이론에서 제시한 '개념적 구성물(conceptual constructs)'로서의 기록이라는 관점을 가지고 조선시대의 기록과 기록관리의 특징에 대해 설명하였다. 조선시대의 성리학 세계관과 그에 기초한 상징 기호 체계를 당시 기록의 개념적 구성을 위한 맥락으로서 파악했다. 이러한 연구를 위해 본 연구에서는 각 시대의 가치체계를 나타내주는 푸코의 에피스테메(epist?m?) 개념과 지식의 고고학 방법론을 차용했다. 이를 통해 조선시대의 성리학 세계관의 맥락 속에서 개념적으로 구성되는 기록들이 정치 사회적으로 커다란 역할을 수행하는 것을 확인했다. 예를 들어, 개념적 구성을 통해 자연 재해 기록물이 왕의 부덕을 나타내주는 증거가 되고 이는 왕권 견제의 중요한 제도적 수단의 역할을 할 수 있었다. 사관의 기록 행위도 단순한 기록 행위가 아니라 개념적 구성을 통해 성리학 질서를 지키기 위한 행위로 인지되기에 지엄한 왕의 권력도 자신을 통제하는 사관의 행위를 막을 수 없었다. 사고(史庫)의 기록은 개념적 구성을 통해 '후손의 평가를 생각하면서 오늘의 삶을 성리학 세계관에 맞추어 수양하면서 잘 살라는 메시지'를 담았다. 그리하여 이 사고의 기록은 당대의 성리학 질서를 지키는데 중요한 역할을 수행했다.
기록을 둘러싼 업무환경의 변화, 조직의 변화, 시스템의 변화 등은 기록에 대한 개념을 변화시켰다. 2001년도에 제정된 기록관리 국제표준인 ISO 15489 역시 이에 조응하기 위해 15년 만에 개정을 이루었다. 본 연구는 2016년에 개정된 기록관리 국제표준인 ISO 15489를 통해 급변하는 디지털 혁명 속에서 기록을 바라보는 개념의 변화를 살펴보고자 하였다. ISO 15489의 개정 배경 및 개정 전 후의 조항을 검토하고, 확장된 기록의 개념을 살펴봄으로써 구체적으로 개정판이 추구하는 바를 알아보고자 한다.
이 연구는 디지털 환경에서의 기록의 본질과 개념적 정의를 탐구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이 연구는 크게 두 부분으로 나눌 수 있다. 첫째, 기록에 대한 정의(definition)가 어떻게 전개되어 왔는지를 살펴보았다. 기록의 정의를 증거, 정보, 활동의 재현물이라는 세 가지 측면에서 정리하였다. 특히 각 정의의 근거가 되는 개념과 이론적 배경을 중심으로 살펴보았다. 둘째, 기록의 개념과 본질을 파악하기 위하여 제프리 여의 "활동의 지속적 재현물"이라는 정의를 중심으로 네 개의 분석 영역을 도출하고 각 영역을 둘러싼 논의를 분석하였다. 기록이 활동의 고정적 재현이라는 개념에 입각하여 고정성(fixity)을 도출하고, 고정성이 물질에 기반한다는 점에서 물질성(materiality)을 설정하였다. 또한 활동은 어떻게 기록이라는 재현물로 표현되며 그러한 재현물을 통해 활동을 이해할 수 있는 메커니즘을 무엇인지 짚어보기 위하여 활동과 맥락을 분석대상으로 설정하였고, 그렇게 존재하는 재현물을 신뢰한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하는지 신빙성(trustworthiness)을 중심으로 살펴보았다.
이 연구는 디지털 환경에서 데이터가 중심이 되는 전자기록의 출처에 새롭게 접근하기 위해, 데이터 출처 개념과 출처 모델을 검토하고 수용하여, 어떻게 전자기록을 대상으로 새롭게 출처 개념을 적용할 수 있을지의 가능성을 살펴보았다. 이어서 데이터 중심의 전자기록을 대상으로 한 출처 표현 모델을 개발하기 위해 기초 연구를 진행하였다. 특히 소급형 출처와 전망형 출처 개념으로 전환할 것과, 기록관리 메타데이터와는 별개의 모델을 통해 출처를 표현하고 기록과 연결할 수 있는 모델을 개발할 것을 제안하였다. 기록과 동적 관계를 맺으면서도 독립적으로 출처를 표현할 수 있는 모델을 개발할 수 있다면, 오히려 기록의 유동성을 보장할 수 있으면서도, 기록의 속성과 이를 지원할 출처의 역할을 더 충실히 수행할 수 있을 것이다. 결국, 이 연구가 제안한 기본적인 모델 개발 방향을 수용하는 출처 모델은 기록의 고정성과 활동의 재현성, 재현의 신빙성을 뒷받침할 수 있을 것이며, 디지털환경에서 적합한 출처 모델로서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다.
본 논문은 한국에서 기록사진의 개념이 어떻게 형성되었고, 어떻게 인식했으며, 현재는 어떤 개념들이 혼재하고 있는지를 추적한 결과이다. 또 우리가 직, 간접적으로 기록사진의 개념과 형식, 내용 등을 수입한 미국에서의 기록사진의 역사와 개념 논의를 살피고, 한국에 이식되는 과정을 살펴보았다. 한국에서 기록사진은 다큐멘터리사진의 번역어이면서, 미국의 1930년대 다큐멘터리 사진의 전통에 근거해서 개념화되어 있다. 이를 정리하면 한국에서 기록사진은 주제의식이 뚜렷해야 하고, 정확한 시대인식에 근거해야 하며, 정보를 충분히 전달해줄 수 있어야 하고, 마지막으로 인간의 감정을 움직이고 감동을 전달해야 한다. 이런 조건을 갖추었을 때 작가의 관점이 극명하게 드러나며 사회적 및 사적 의미를 갖는다고 보고 있다. 하지만 기록사진은 대상을 정확히 기록하려는 사진가의 의도도 중요하지만, 사용자가 그 사진에서 무엇을 얻을 수 있고 또 어떻게 사용하는가의 문제도 역시 중요하다. 한국의 기록사진이 사진사적으로만이 아니라 기록학적인 의미를 갖기 위해서 꼭 보완해야할 일이 정확한 맥락정보의 생산과 기록화 전략의 강화라는 결론에 이르렀다.
이 연구에서는 공신력 있는 기록이 가져야 할 품질 중 진본성과 신뢰성의 개념을 분석하여 이를 실제 법적으로 관리해야 할 공신력 있는 기록의 판단 기준에 적용해 보고자 하였다. 신뢰성은 기록의 생산단계에서의 완전성과 통제의 정도에 의해 확보되는 품질인 반면, 진본성은 기록의 생산이 종료된 이후 발생하는 조작, 변조 등을 방지함으로써 보장 가능한 품질이라 할 수 있다. 공공기록물법상 기록의 정의는 매우 포괄적이므로 법률에서 대상으로 하는 기록과 현실 속에서 실제 생산되는 기록 사이에는 차이가 존재한다. 생산단계에서 신뢰성이 확보된 기록은 공신력 있는 기록으로 생산된 것이므로 이러한 기록이 함부로 폐기되었을 때에는 처벌의 대상이 될 수 있다. 따라서 기록이 획득되기 이전부터 통제된 절차와 방식에 의해 완결성 있는 형태로 기록이 생산되어 신뢰성을 확보하고, 생산 이후 지속적으로 진본성이 보장될 수 있도록 하는 적극적 조치가 필요하다. 다만, 그러한 증거능력이나 4대 속성을 갖추지 못했다고 해서 그것이 기록이 아닌 것은 아니며, 그러한 기록역시 현실에서 생산되고, 시스템에서 관리되며, 사회적 기억의 담지물과 활동의 재현물로서 다음 세대에 지속적으로 전달된다.
본고에서는 레코드 컨티뉴엄 이론 속에 내재된 평가 논리를 기반으로, 전자기록 환경 속에서 기록이 지닌 의미 및 기록관리의 역할을 모색해 보고자 한다. 레코드 컨티뉴엄 이론에서 의도하는 평가 논리는 최근의 다원화 된 사회에서 기록의 의미 및 기록관리의 역할을 모색하는 데 유용한 이론적 기반을 제시해 줄 수 있다. 아울러 레코드 컨티뉴엄의 평가 논리를 통해 모색된 증거성을 지닌 가치 있는 기록의 의미 및 활용성 확대를 위한 방안으로 '기록콘텐츠'의 개념화를 시도하였다.
본 연구에서는 전자기록의 신뢰체계 확보를 위해 증거로서 신뢰할 수 있는 전자기록의 품질 개념을 분석하고 기록관리 영역과 사법영역의 요건을 비교·분석하여 증거력 확보 방안 마련에 필요한 시사점을 도출하고자 하였다. 이를 위해 기록관리 절차, 기록 메타데이터, 기록시스템의 요건, 공공기록물법령을 상호 연계하고 사법영역의 요건을 비교하여 기록관리 영역에서 요구되는 요건을 조사·분석하였고, 전자기록과 디지털 증거의 품질개념간 관계 분석을 통해 법적 증거력 확보를 위해 기록 생산 및 획득 단계에서 기록의 신뢰성 확보를 위한 조치가 요구된다는 점을 도출하였다. 또한, 디지털 증거의 진정성 입증은 전자기록의 진본성 입증과 밀접한 관련성을 가지므로 진본성 입증을 위한 기록 프로세스와 기록 메타데이터, 기록시스템이 가지는 중요성과 이를 위한 조치의 필요성을 제시하였다.
최근 기록이 지닌 정보로서의 속성에 주목해야 한다는 논의가 활발히 제기되고 있다. 이는 전자기록 환경을 맞아 행위에 대한 증거로서의 속성에만 초점을 맞추어 온 동향에 대한 반향이다. 하지만 아직까지 기록이 지닌 정보로서의 속성에 대한 명확한 개념은 정립되지 않은 상태이다. 이에 본고에서는 기록과 정보 간의 관계 정립을 위한 일환으로 정보 컨티뉴엄 모델을 분석하고자 한다. 정보 컨티뉴엄은 레코드 컨티뉴엄을 기반으로 레코드키핑 관점에서의 새로운 정보 개념을 정립하기 위해 고안된 이론 체계로, 레코드키핑 내에 존재하는 정보관리를 위한 요소들을 파악할 수 있는 하나의 개념적 틀을 제공해준다. 이에 2장에서는 레코드 컨티뉴엄 개발 이후 정보 컨티뉴엄이 개발된 배경 및 과정을 살펴본 다음, 구조주의 이론 등 정보학 이론을 차용해 정립한 정보의 개념을 레코드 컨티뉴엄과 연계하여 고찰하였다. 이어 3장에서는 정보 컨티뉴엄의 개념적 구조와 함께 정보의 활용 목적 및 방식을 고찰한 후, 레코드키핑 내에 존재하는 정보관리를 위한 요소들을 구조적으로 도식화한 정보 컨티뉴엄 모델상의 4개 차원 및 속성을 분석하였다. 이러한 분석을 기반으로 4장에서는 정보 컨티뉴엄이 지닌 의의 및 한계를 제시하고자 하였다.
최근 다수의 지자체에서 민간기록 대신 시민기록이라는 용어를 사용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이에 본고는 구체적으로 민(民)을 포함한 여러 단어들이 현대 한국 정치 및 사회에서 어떻게 이해되고 사용되었는지, 그 개념적 변천에 대해 한국 사회의 사회적 변화와 연관 지어 살펴봄으로써 우리가 민간기록이 아닌 시민기록으로 명명하는 것에 대한 개념적 함의를 알아보고자 한다. 이를 위해, 첫째 역사적으로 민(民)과 대비되는 의미로서 시민(市民)의 개념에 대해 이해하고, 둘째 시민권의 일부로 시민기록관리가 가지는 의미에 대해 살펴본다. 나아가 결사체 시민운동의 관점에서 마을 만들기와 공동체 운동을 살펴보고 이러한 활동을 통해 시민이 일상에서 생산한 시민기록의 정치·사회적 의미에 대해 고찰해보기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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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시일 2004년 10월 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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