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공영방송은 정체성 위기와 함께 지배구조 개선 논의에 직면해 있다. 공영방송의 위기 원인을 분석하기 위해 공영방송 종사자와 미디어 관련 전문가의 인식을 바탕으로, 공영방송의 거버넌스 구성요인에 대해 유형화를 시도하였다. 연구 결과는 다음과 같이 요약된다. 첫째, 공영방송 거버넌스는 시장 영향력, 정치적 영향, 전문직주의, 공영방송 제도보장 등 4개 요인으로 유형화되었다. 둘째, 공영방송 거버넌스 요인 중 정치적 영향만이 공영방송의 위기 인식에 유의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분석되었다. 셋째, KBS이사회를 구성하는 방식과 인원 비율이 정치적 영향 요인에 유의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분석되었다. 이러한 연구결과는 한국 공영방송이 정당성과 정체성 확보를 위해 정치적 영향으로부터 떨어진 공영방송 지배구조 개선이 필요함을 확인해 준다.
한국에서 공영방송의 재원은 주로 라디오와 텔레비전을 보유한 가구의 수신료와 광고수입으로 충당해 왔다. 이 논문은 수신료뿐만 아니라 공영방송의 대안적 재원을 모색하는 데 있다. 이를 위해 공영방송에 적절한 인센티브를 줄 수 있도록, 자치(정부로부터의 독립)와 균형(재원의 효율성과 지속가능성), 통합(이원방송체제에서의 재원 분배의 형평성)의 관점에서 기존의 방송재원의 특징을 분석하고, 이를 바탕으로 대안적인 방송재원을 탐색해 보았다. 그 결과 공영방송의 재원은 효율성과 지속가능성, 형평성 측면에서 세금이나 특별 부담금이 수신료보다 더 안정적이라고 할 수 있지만, 추가적인 가계 부담과 국가권력으로부터의 영향력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는 측면에서 한계가 있었다. 이러한 이유로 향후 공영방송의 재원은 수신료와 보조금을 기본재원으로 하고, 광고와 후원금, 부대수익을 보조재원으로 제도화하는 구조개편이 필요하다.
이 연구는 변화하는 미디어 환경 속에서 한국 공영방송의 자리 찾기에 대한 논의의 단초를 제시하기 위해 진행되었다. 이를 위해 이 연구는 현상 분석을 통해, 현대 사회에서 공영방송이 지니는 위기의 본질과 위기에 대한 각국의 대응 방식을 유형화하고, 그에 비추어 한국 공영방송의 대응방식을 진단해보았다. 한국의 주류 공영방송은 비차별적인 편성으로 시청 점유율을 높이려고 하고 있으며, 그 재원으로 광고 비중을 현상태로 유지 또는 확대하는 기조다. 또한 다소 독특한 형태의 전략으로서 실제 방송 내용을 이용해 사회 내 영향력을 확대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마지막으로, 한국의 공영방송은 국가, 자본, 시민 사회 모두에서 독립된 방송인들이 자율적으로 운영하는 방송의 형태를 지향하고 있다. 이상의 네가지 전략(또는 지향성)은 단기적으로는 기존의 공영방송이 가지고 있는 특혜를 유지하는 데는 효율적일 수 있으나, 장기적인 면에서는 공영방송의 전통적 개념에서 너무 멀리 유리되어 나가는 것이기 때문에 사회 내 위상을 불안정한 상태로 만들 것이다. 한국의 공영방송은 스스로의 생존을 위해서, 또한 절박한 사회적 기능의 수행을 위해서 비차별화로 단기적 생존을 보존하기보다는 보다 현실적인 장기적 선택지를 찾아가야 할 것이다.
공영방송의 지배구조는 국내 미디어 정책과 관련한 가장 뜨거운 논쟁거리이다. 본 연구는 디지털 환경으로 전환되는 시점인 지난 2000년 통합방송법 이후 국내 공영방송 지배구조에 대한 연구 문헌을 종합하여 그동안 국내에서 진행되어온 논의의 흐름을 시기별로 나누어 살펴보았다. 그 결과, 공영방송의 지배구조에 대한 논의가 활발하게 나타난 것은 2008년 이후 이명박 정부와 박근혜 정부로 이어지는 보수정부의 시기 이후의 현상이며, 이는 '공영방송의 위기론'에서 비롯된 것임을 확인하였다. 이후 연구에서, 공영방송 지배구조에 대한 논의는 공영방송의 공적가치와 제도 개선의 방향성을 중심으로 진행되었으며, 이 속에서 공영방송의 정치적 독립성과 이사회 구성, 그리고 사장 선출 제도에 대한 논의가 가장 많이 다뤄졌음을 확인하였다. 본 연구는 향후 공영방송 지배구조에 대한 논의는 기존 정치적 독립성 논의를 확장하여 시민의 참여를 전제하는 공영방송의 가치와 책무, 그리고 제도를 포괄하는 논의가 되어야 한다고 제언하였다.
이 연구는 뉴미디어를 통한 영상콘텐츠 이용이 증가하고 있는 상황 속에서도 어린이 이용자가 전통매체인 TV를 통해 방송프로그램을 소비하는 비중이 여전히 가장 높다는 점에 주목하였다. 방송은 방송법에 의거하여 상대적으로 소수이거나 이익추구의 실현에 불리한 집단이나 계층의 이익을 충실하게 반영하도록 노력해야 하며, 사회교육기능을 신장해야 한다는 책무를 지닌다. 이 연구는 TV수신료를 주요 재원으로 운영되는 공영방송 KBS가 어린이 시청자의 이익 추구와 가치 실현을 위해 어떠한 어린이 프로그램을 제공해야 하는지 실증적으로 살펴보았다. 분석 결과 어린이 자녀를 둔 부모가 추구하는 공영방송 어린이 프로그램의 특성으로 교육·규범 요인, 내용 다양성·어린이 흥미 요인, 문화적 다양성 요인, 프로그램 접근성 요인이 도출되었다. 이 연구는 국민이 원하는 어린이 프로그램을 공급하는 공영방송의 노력과 결실이 공영방송의 존립 당위성을 높이고 나아가 수신료 정상화를 실현시키는 핵심 기제로 작동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였다.
디지털 미디어 플랫폼이 확장되면서 유럽 국가를 중심으로 디지털 시대 공영방송의 공적 기능에 대한 재개념화가 이뤄졌다. 국가별 차이는 있지만 영국과 프랑스에서는 디지털 시대 공영방송의 공적기능 수행 중에 스마트 미디어를 포함한 인터넷 미디어에 대한 보편적 서비스 기능을 강조하고 있다. 하지만 국내에서는 공영방송사의 공적기능에 대한 논의에서 인터넷과 스마트 미디어 플랫폼 서비스 전략에 대한 공적인 논의가 부족한 상황이다. 따라서 본 논문에서는 수용자 인식조사를 통해 인터넷 및 스마트 미디어 영역에서 공영방송사가 어떠한 공적기능을 수행해야 하는 지를 밝혀보고자 하였다. 이를 통해 국내 공영방송사들이 사회적으로 공익성을 확보하면서 인터넷 및 스마트 미디어 플랫폼에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 보고자 하였다. 연구결과 스마트폰 이용자들은 디지털 시대 공영방송이 추구해야 할 공적기능 중에서 TV를 통한 무료서비스와 더불어 인터넷 및 스마트 미디어 플랫폼을 통한 실시간방송서비스와 VOD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능이 매우 중요하다고 평가하고 있었다. 또한 무료 실시간 방송 서비스가 제공된다면 이용자들은 높은 이용의사를 보이고 있었다. 따라서 국내 공영방송사들은 인터넷 및 스마트 미디어 플랫폼을 대상으로 무료 실시간 방송 서비스 제공을 통해 공영방송사의 공익성과 필요성에 대한 사회적 인식을 제고하고 이를 기반으로 디지털 시대에 중요한 방송기구로 기능할 수 있고 경쟁력을 갖출 수 있는 정책 수립이 필요하다.
시청자의 공적가치에 대한 기대 및 평가, 인구사회학적 속성을 기준으로 시청자 세분화를 시도하였으며, 도출된 네 가지 군집별로 공영방송 제도 및 수신료에 대해 어떠한 태도 차이를 보이는지 분석하였다. 분석 결과, 집단에 따른 태도의 차이를 확인할 수 있었다. 특히, 20-40대 젊은 여성층이며 '다양성' 차원에서만 공영방송에 대한 높은 기대 수준을 보이고 모든 차원에서 KBS가 수행한 공적가치에 대해 낮은 평가를 보인 집단이 여타 시청자 집단보다 공영방송 제도에 대한 태도가 상대적으로 부정적임을 확인할 수 있었다. 군집별 태도 차이 분석 결과에 대한 확증 및 부연을 위해 공영방송 제도 및 수신료에 대한 태도에 영향을 미치는 변인이 무엇인지 분석하였다. 그 결과, 시청자의 성별, 연령, 소득수준을 비롯하여 '사회적 가치'와 '개인적 실용가치' 차원의 기대, '품질'에 대한 평가 변인이 공영방송 제도에 대한 시청자 태도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수신료에 대한 태도는 시청자의 성별과 연령, '개인적 실용가치'에 대한 평가 요인의 영향을 받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공영방송 제도 및 수신료에 대한 태도는 공영방송사가 제시하는 미래 비전에 대한 약속뿐만 아니라, 기존 역할에 대한 평가 요인의 영향을 받아 형성된다는 사실이 본 연구에서 확인되었다.
이 연구는 2013년 KBS가 국회에 제출한 TV 수신료 인상안의 여론조사를 바탕으로 시청자의 공적 가치 인식이 공영방송에 대한 필요성과 TV 수신료 지불의사에 미치는 영향을 탐색해보자 하였다. 이를 위해 KBS가 제시한 7대 주요 수행과제를 품질, 다양성, 보편성, 사회적 가치, 글로벌 가치 등 5개의 공영 방송의 공적 가치로 분류하였다. 연구결과는 다음과 같다. 첫째, KBS가 제시한 공적 가치 가운데 무료 지상파 다채널방송을 통한 디지털 복지 확대를 선택한 집단이 공영방송의 필요성을 가장 높게 인식한 것으로 조사되었다. 둘째, 수신료 1,000원 인상은 72.4%, 1,500원 인상은 43.9%가 긍정한 것으로 조사되어 KBS의 1,500원 인상안은 시청자의 수신료 지불의사를 반영한 것으로 나타났다. 셋째, 조사자의 84.6%가 공영방송의 필요성을 인식하고 있으며 공영방송의 필요성은 수신료 지불의사와 상관관계가 있는 것으로 분석되었다. 이런 연구 결과는 보편성, 사회적 가치, 품질과 같은 공영방송의 공적 가치를 성실히 수행할 때 공영방송과 수신료제도의 정당성을 확보할 수 있는 가능성을 확인해 주고 있다.
독일 공영방송은 80년대 중반 이원방송 제도 도입 시 연방헌법재판소에 의해 국민 각계각층의 의견을 반영하여 다양성을 보존해야 하는 방송의 '기본적 공급과제'(Grundver-sorgungsaufgabe)를 부여받았고 이 과제수행을 위해 수신료에 의한 재정 지원과 발전이 보장되어 있다. 90년대 독일 공영방송은 디지털 전문채널의 확대와 적극적 온라인 서비스 활동으로 융합 환경에 대응해왔고 이는 지속적 수신료 인상의 주요 동인으로 비판의 대상이 된 것이다. 법적 근거가 있는 공영방송의 디지털 전문채널에 비해 매스커뮤니케이션인 방송을 대상으로 하는 기본적 공급과제의 연계기능으로서 온라인 서비스는 법적 한계가 있는 것이다. 대외적으로는 유럽연합의 공영방송 수신료에 대한 국가보조 금지 통제와 타협, 국내적으로는 공영방송 수신료 인상폭의 축소 결정과 이 과정에 대한 국가의 개입으로 2007년 위헌으로 판결된 제9차 수신료 판결을 거치며 결국 공영방송 온라인 서비스는 TV와 라디오에 이어 기본적 공급과제에 속하는 제3의 미디어로서 위상이 확립되었다. 2009년 6월 1일자로 공포된 제12차 개정 방송국가협약에서 수신료 판결, 공익성 검증 도입, 유럽연합 시청각미디어서비스 지침의 독일국내법 전환 등 3차원의 법제화가 단행되었다. 유럽연합의 영향으로 독일 방송계의 지각변동기 일어난 이 과정은 융합시대에도 변할 수 없는 독일 고유의 공익적 방송환경 유지 의지를 현재의 상황에서 법적으로 관철한 것이며 이는 신자유주의 확신추세 속에서 융합 환경에 상응하는 우리나라의 공익적 규제체계 마련에 이론적, 법적 논거가 될 수 있다.
이 연구는 방송사의 조직문화와 가치지향성이라는 관점에서 한국 방송의 공공성 제고 문제를 검토하였다. 방송은 그것을 만드는 사람의 정신과 무관하지 않고 프로그램 제작자는 자신이 속한 방송사가 지향하는 가치를 벗어나기 어렵다는 연구결과를 바탕으로 설문조사와 면접조사를 통해 한국방송공사 프로듀서들의 문화적 특성과 가치지향성을 살펴보았다. 그 결과, KBS 프로듀서들은 부서에 따라 친밀성과 연대성의 정도가 달랐고, 담당하고 있는 프로그램 장르와 방송 채널에 따라 프로그램의 기획과 제작에서 중요하게 고려하는 가치가 달랐다. KBS는 공공성 확보를 표명해왔지만 실질적인 운영의 원칙으로 삼지 않아 왔고 구성원들의 주요한 가치로 내면화되지 못하면서 공익성과 시청률이라는 두 개의 가치지향성을 갖게 되었다. 이 연구는 우리 공영방송의 공공성 확보가 법과 제도의 차원에서 뿐만 아니라 조직문화와 가치지향성의 측면에서도 접근해야 해결될 수 있다고 제안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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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시일 2004년 10월 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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