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연구는 광주광역시 초등학교 돌봄교사 대상 심층면접을 통해 수집한 자료를 바탕으로 초등돌봄교사의 고용형태와 노동조건에 대해 살펴보고 이들의 노동경험에서 나타나는 다양한 문제들을 고찰한다. 초등돌봄교실은 초등학교 학생들의 방과후 돌봄공백을 해결하기 위한 교육부의 정책으로 2014년에 급속하게 확대되었으며, 이 과정에서 학교 비정규직인 시간제 돌봄교사들이 대거 학교현장으로 유입되었다. 여성이 다수를 차지하는 초등돌봄교사의 비정규직화는 여성 비정규직과 관련 노동에 대한 사회적 차별, 배제와 불평등 현상이 공공영역인 학교에서도 나타나고 있음을 대표적으로 보여준다. 돌봄교실의 제도화를 통해 사적영역에서 담당해온 돌봄이 가정을 벗어나 사회화된다 하더라도 돌봄노동을 수행하는 주체는 여전히 여성이 주가 되며 공적영역의 돌봄노동은 저임금과 불안정고용으로 특징지어지며 저평가된다. 공교육에서 돌봄교실의 중요성과 수요급증에 따른 확대가 강조되는 상황에서 초등돌봄교사의 고용형태와 노동조건은 오히려 더 열악해져왔다. 교육부와 각 시도교육청은 '질높고 안전한 돌봄서비스 제공'을 위한 돌봄교실의 효율적 운영을 내세우며 돌봄교사의 시간제 계약직 고용과 돌봄교실의 외주위탁운영을 확대하고 있다. 본 연구의 사례로 살펴본 광주광역시의 경우, 최근 2년동안 돌봄교사의 주15시간미만 초단시간 근로계약 체결과 돌봄교실의 외주화가 확대되면서 돌봄교실의 공공성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 주15시간미만 초단시간 근로와 외주위탁 형태로 고용된 시간제 돌봄교사들은 상시적인 고용불안에 시달리며 열악한 노동환경과 저임금, 학교 내 차별과 배제, 업무에서의 소외 등의 경험을 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돌봄교사들의 노동은 고용의 결정권한을 가진 학교와 위탁업체에 의해 이중적으로 통제되고 있으며, 교육청과 학교는 고용형태에 따른 교사 간 서열화와 분업, 공간의 분할 및 해고 위협 등의 기제를 통해 돌봄교사들을 개별화 고립화하여 집단적 저항을 최소화하려는 시도를 하고 있다.
창덕궁 후원은 조선시대 궁궐 정원문화의 정수를 보여주는 중요한 공간이다. 후원의 경관체험에 있어서 동선의 복원은 주요 공간을 연결하는 체계를 완성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동선의 복원을 위해서는 생성과 소멸, 유지 등을 정확하게 파악해야한다. 본 연구는 조선 후기에서 근현대 시기까지 문헌과 도면자료 분석과 현장조사를 병행함으로써 창덕궁 후원에서 발생한 동선의 변화를 세밀하게 밝히는데, 그 목적을 두었다. 시계열적인 분석을 위해 조선시대 제작된 「동궐도」, 「동궐도형」와 함께 근현대시기 제작된 「창덕궁평면도」, 항공사진을 사용하였다. 시대별 동선의 변화를 중첩하여 변화를 비교하기 위해 각기 다른 좌표체계로 이루어진 도면과 사진을 지리정보시스템인 ArcGIS에서 하나의 좌표계로 변환하여 정합하였다. 연구 결과는 다음과 같다. 첫째, 일제강점기 이후 총 37개의 구간이 이용되었으며, 이 중에서 13개가 유지되고, 14개가 사라졌으며, 10개가 신설된 것을 확인하였다. 멸실구간 중에서도 능허정 북쪽 원로는 후원에 대한 공간을 연결하고 경관의 향유를 위해 시급히 회복시켜야 할 곳으로 판단된다. 신설구간에서도 대보단지~옥류천 구간에 대해서는 대체동선의 신설이나 구간의 단축 등을 통해서 영향을 최소화할 필요성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둘째, 후원에서 동선체계에 대한 변화가 가장 크고 빈번하게 시행된 것이 일제강점기와 1970년대 보수정화사업 이었음을 밝혔다. 후원에 대한 주체적 관리가 어려웠던 일제강점기보다 1970년대 이후 발생한 동선의 변화에 대해 주목할 필요가 있다. 옥류천 진입로는 1990년대까지 원형의 모습을 유지하고 있었으나 잘못된 원형 인식으로 인해 현재의 모습으로 정비되었다. 이 시기의 변화에 대해 명확한 기제와 원인을 찾고, 훼손된 원형을 복원하기 위한 사업의 전개가 필요하다. 본 연구는 근현대기 창덕궁 후원 동선 변화를 시대별로 밝혔다는 점이 가장 큰 성과이다. 다만, 조경계획이나 정비에 대한 자료를 찾지 못해 복원해야 할 위치와 형상을 명확하게 제시 못했다는 한계가 있다. 본 연구에서 밝힌 자료를 이용해서 동선을 복원하기 위해서는 현재의 공간 이용도, 관람체계, 방재 및 유지관리 등에 대한 현실적인 문제를 고려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이 연구는 창경원 야앵이 근대 도시 내부에서 일어났다는 점에 주목하여 도시사회적 관점에서 야앵을 해석하고자 했다. 야앵이 시작된 1920년대 경성의 사회적인 모습은 전근대와 근대 사이의 과도기였으며, 경성의 사회적 근대화 과정은 도시 문화로서 야앵에도 영향을 미쳤다. 이 연구는 당시 경성 사회와 야앵에 만연했던 '판타스마고리아'를 통해 다음과 같은 세 가지 시사점을 찾았다. 첫째, 경성의 판타스마고리아는 군중, 스펙터클, 체험의 양상으로 나타났으며, 야앵에서도 같은 모습이었다. 이는 자본주의에 의해 통제되는 근대 사회와 야앵이 동일한 매커니즘을 가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야앵은 축소된 경성이자 근대적 상품 세계 그 자체가 된다. 둘째, 판타스마고리아가 야앵의 경관을 구성한다는 점은 야앵에 특별한 보는 방식이 존재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근대적 주체들에게 야앵의 판타스마고리아는 근대 도시 경성과 이전부터 살아오던 삶의 공간 사이의 간극을 메울 수 있게 해 준, 근대적 보는 방식에 대한 학습 기제의 역할을 했다. 마지막으로, 야앵의 판타스마고리아는 야앵의 지속적 소비를 부추기는 환상인 동시에, 일제의 영향이 지배적인 자본주의에 의해 작동되는 도시 문화를 망각하게 하는 장치가 된다. 이 연구는 야앵을 창경원 내부의 이벤트에서 근대 도시 사회를 투사하는 도시 문화로 확장해 다루었다는 점에서 의의를 갖는다. 전통적인 상춘의 방식과 비교하여 퇴폐적이고 질 낮은 상춘 문화로 치부되었던 야앵에 도시사회적 맥락에서 새로운 시각을 투사했다는 점도 또 다른 연구의 의의라 할 수 있다.
국가무형문화재로 지정된 어살은 전통어로방식의 하나로 우리나라 연안어업을 대표하는 어구였다. 그런데 1970년대 이후 연근해 어선어업이 발달하면서 어살을 포함한 전통어로방식은 상대적으로 쇠퇴하기 시작하였다. 현재 어살은 돌살과 죽방렴 형태로 전승되고 있는데, 경상남도 남해군과 사천시에서는 죽방렴을 이용하여 멸치를 어획하고 있다. 죽방렴의 기본 형태는 물고기가 모이는 공간인 '발통'과, 조류에 의해 물고기가 발통 안으로 들어가게 도움을 주는 V자 혹은 U자 형태의 '할가지'로 구성되어 있다. 어업방식은 밀물 때 연안으로 들어왔다가 썰물 때 조류를 따라 발통 안에 갇힌 물고기를 그물이나 뜰채로 어획한다. 이 논문에서는 남해와 사천 지역의 죽방렴 구조와 어업방식의 비교분석을 통해 전통어로방식의 전승 과정을 알아보았다. 먼저 현재의 죽방렴 구조가 완성되는 역사적 과정을 분석했다. 과거 방렴과 어살의 공존 속에서 두 어구의 특성을 조합한 죽방렴이라는 어구가 지족해협과 삼천포해협을 중심으로 완성된 것으로 보인다. 다음으로는 물고기가 모이는 공간(발통)이 원형이거나 방형으로 만들어진 두 가지 형태의 죽방렴의 구조와 어업방식에 대해서 살펴보았다. 이를 통해 자연환경에 순응하고, 획득 가능한 자원(재료)을 적극 활용하면서 죽방렴 어업이라는 전통 어로기술을 변화시켜 적합한 기술로 발전시킨 어민들의 모습을 살펴보았다. 마지막으로는 죽방렴 멸치에 부여된 새로운 가치를 분석하였다. 더 좋은 멸치라는 죽방렴 멸치의 새로운 가치는 다른 멸치어업에 비해 소량 생산되는 죽방렴 멸치어업의 명맥을 유지시켜 주는 하나의 기제로 작동하고 있다. 이처럼 죽방렴 어업은 전통어로방식을 전승하고 있다는 역사성과 함께 다른 어로를 통해서 생산한 멸치보다 더 좋은 멸치라는 차별성까지 획득하면서 계승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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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시일 2004년 10월 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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