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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로스, 구원을 위한 유혹 (Eros, Seduction for Redemption)

  • 김지연
    • 심성연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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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33권1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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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pp.1-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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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8
  • 현대인은 자기(Self) 혹은 신성과의 단절로 인해 고통 받고 있다. 그러나 이 단절로 인해 고통 받는 것은 비단 인간만이 아닐 것이다. 신 역시 자신을 탄생시킬 수 있는 유일한 자궁인 인간의식과의 단절로 인해 고통 받고 있다. 인간과 신은 서로를 필요로 하며 욕망한다. 따라서 신과 인간은 서로를 구원하기 위해 서로를 유혹해야하는 운명에 처해 있다고 상상해 볼 수 있겠다. 에로스는 특유의 초월적 본질로 인해 현대인으로 하여금 종교를 통하지 않고도 자기와 접촉할 수 있게 해주는 얼마 남지 않은 방법 중 하나이다. 본 연구는 개성화 과정의 한 방법으로써의 에로스 및 에로티시즘과 더불어 이런 형태의 개성화 과정에 적합한 정신의 자질들을 고찰하고자 한다. 욕망과 신성의 속성을 동시에 가진 에로스는 그 자신의 정수인 생명력과 불멸의 감정을 엑스터시 안에서 추구할 수 있는 인간을 필요로 한다. 이에 이 신은 그 자신을 육화시킬 수 있는 자질을 가진 인간을 유혹하는 것 같다. 유혹의 대상이 되는 인간은 사랑의 체험에 있어 자기를 향해 자아를 기꺼이 포기할 수 있는 자질을 가지고 있어야 할 것이다. 개성화는 자기를 향한 자아의 철저한 포기를 통해 이루어지기 때문이다. 따라서 에로스가 가진 유혹의 목적은 이러한 잠재력을 가진 인간을 무의식 상태에서 깨움으로써 사랑 속에서 신성을 추구하도록 만들려는 것으로 볼 수 있을 것이다. 나는 이러한 에로스의 유혹을 "신의 에로티시즘"으로 명명하였다. 에로스 신의 유혹의 결과로서 자기를 체험한 개인이 개성화 과정을 끝까지 추구할 수 있기 위해서는 버림받음 역시 반드시 필요한 과정으로 보인다. 상실된 신을 유혹하고 육화해야하는 엄중한 과제 앞에서 자신 속에 무엇이 결핍되었는지에 대한 통렬한 자각보다 더 필요한 것은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연구 결과 전통적인 개념으로써의 멜랑콜리아적 성향을 가진 개인이 이러한 개성화과정에 적합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들은 사랑에 탐닉하는 경향이 있으며 생명의 덧없음과 무한성의 결핍에 대한 예리한 자각으로 인해 쉽게 고통 받는다. 결핍을 자각한 자만이 결핍된 대상을 추구할 수 있다는 사실을 고려하면 왜 멜랑콜리아를 가진 개인이 신성에 속하는 존재의 영속성을 동경하고 추구하는 운명에 처해지는지가 설명될 수 있을 것이다. 에로티시즘에 내재한 신의 계획을 놓칠 때 우리는 결코 성을 이해할 수 없으며 우리의 정신에서 본능과 영성이 왜 그토록 가까운지 체험할 수 없을 것이다. 사랑의 신은 강렬한 섹슈얼리티를 가지고 영적 위기를 도발함으로써 우리의 미지근한 영혼을 구원하러 온다. 에로스는 우리를 파괴하러 온 궁극의 구원자인 것이다.

전주 시민의 일상사와 자기의식 『혼불』과 공유지(Commons)의 사례 (The Daily History and Self-consciousness of Jeonju Citizens: Two Examples of Reading Groups)

  • 오항녕
    • 기록학연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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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81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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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pp.5-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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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4
  • 본고는 전주 시민들의 활동에 대한 체험 및 관찰 보고이다. 이를 위해 시민들의 당대사이자 '작은 사람들(kleine Leute)'의 일상사(Alltagsgeschichite)를 보여주는 일기, 단체카톡방, 메모, 인터뷰 등 텍스트 또는 본디지털(born-digital) 자료를 활용하였다. 이들 시민 모임은 독서모임이자, 등산, 영화 같은 취미도 함께 즐기고 있다. 회원은 평범한 동네 사람들이다. 한 팀은 최명희(崔明姬)의 《혼불》을 약 1년 반 동안 읽으면서 답사를 겸하였고, 또 한 팀은 '공유지(commons)'를 주제로 몇 권의 책을 읽으며 답사, 전시나 영화를 함께 보고 누렸다. 본문은 모두 세 부분 구성하였다. 첫째, 지역민의 일상사를 살필 수 있는 방법과 관점을 살펴보았다. 이를 위해 일상사의 전망과 이론의 가능성을 포착한 포이케르트(Detlev Peukert)와 뤼트케(Alf Lüdtke), 하부정치에 통찰력을 제공한 스콧(James C. Scot)의 견해를 검토하였다. 전주 시민들의 활동을 관찰할 수 있는 일상사 연구의 관점과 방법을 찾기 위해서였다. 이를 토대로, 둘째, 《혼불》 모임의 경험을 살폈다. 코비드(Covid)19와 대결하는 시기에 이루어진 《혼불》 읽기는 강렬한 지역성과 연관되어 시작했다. '지역이 낳은 위대한 작가'에 대한 비판이 불편했던 마음을 내려놓으면서, 회원들의 비판의식은 《혼불》 3권 이후 드러나고 6권 이후 두드러졌다. 특정한 형태의 공감(상심, Betroffenheit)에 고착되기보다 역동성을 택하는 시민들의 자기의식(고집, 아집, Eigensinn)의 성격을 보여주는 것으로 보였다. 지역사의 서술과 연구에서 맞닥뜨릴 난점이자 희망을 동시에 보여주었다고 생각한다. 셋째, 공유지를 주제로 모인 시민들을 관찰하였다. 이 모임은 전주 지역 시민들의 하부정치(infra-politics) 역량의 실제와 축적 과정을 보여주었다. 공유지 읽기는 《혼불》에 비해 지역 시민으로서의 '마음 고생'을 겪지 않았다. 그보다 사유 재산의 이데올로기 속에서 살면서도, 모임이 진행됨에 따라 공유지에 대한 인식이 정교해지고 주체적으로 이슈와 논의를 서로 공유하였고, 그 실천과 문제의식을 통해 풍부한 은닉 대본(hidden transcript)을 축적해갔다. 현대의 일상은 자본주의 시대와 떼어서 생각하기 어렵다. 더 근본적으로 인간이 즐기거나 고통을 당하는 것은 일상 속에서, 지금 여기에서이다. 모든 역사는 지금 여기 있는 내 몸을 거친다. 이것이 일상사의 보편성이다. 일상을 살면서 동시에 비판의 거리를 유지하는 것은 일상사를 만드는 시민의 역량에 달려 있다.

통풍과 차양이 하절기 옥외공간의 평균복사온도에 미치는 영향 (The Influence of Ventilation and Shade on the Mean Radiant Temperature of Summer Outdoor)

  • 이춘석;류남형
    • 한국조경학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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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40권5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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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pp.100-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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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2
  • 통풍과 차양이 하절기 옥외공간에서 인간이 느끼는 온열쾌적성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객관적으로 검증하기 위하여 통풍과 차양을 달리한 실험구를 조성하고 흑구온도와 기온 및 풍속을 측정하여 평균복사온도를 환산하여 비교 분석하였다. 미기후 측정을 위하여 개방된 잔디밭에 철제 각관을 이용하여 가로${\times}$세로${\times}$높이가 각각 $3m{\times}3m{\times}1.5m$인 프레임을 구성하고, 투명 폴리에틸렌 필름과 농업용 차광막을 이용하여 통풍과 차양의 조건을 달리한 네 가지의 실험구를 조성하였다. 각 실험구 내 중심부 지면으로부터 1.2m 높이에서 베인형 풍속계와 흑구, 측온저항체(PT-100)를 이용하여 2011년 5월 1일부터 동년 9월 30일까지 풍속과 기온, 흑구온도를 매 분 단위로 계측하였다. 기상조건과 계측자료의 유효성 등을 고려하여 총 44일 동안의 13,262건의 자료를 바탕으로 실험구별 일중 시계열적 변화를 분석하였으며, 낮 시간에 해당되는 오전 7시부터 오후 8시까지의 7,172건의 자료를 바탕으로 실험구에 따른 통계적 차이를 해석하였다. 아울러 햇볕이 가장 강렬한 시간대인 오전 11시부터 오후 4시까지의 자료를 바탕으로 평균복사온도와 풍속 및 일사량과의 관계를 분석하였다. 평균복사온도를 기준으로 해석했을 때, 통풍이 차단된 노지에서의 측정기간 중 최고값이 $58.84^{\circ}C$까지 상승한 반면, 차양이 적용되고 통풍이 원할한 실험구의 최고값은 $42.94^{\circ}C$였다. 시험결과를 종합하면, 하절기 옥외공간에서 낮 동안의 평균복사온도에 있어서 차양에 의해서는 최대 $13^{\circ}C$, 평균 $9^{\circ}C$의 냉각효과가 발생한 반면, 방풍에 의해서는 반대로 평균 약 $3^{\circ}C$의 가열효과가 있는 것으로 정리되어, 통풍이 되지 않는 태양직사광 지역은 바람이 원활하게 통하는 그림자 지역 보다 최대 $16^{\circ}C$까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결론적으로 본 연구를 통해서 하절기 옥외공간의 열쾌적성을 개선하는데 차양이 가장 중요하며, 그 다음이 통풍이라는 사실을 파악할 수 있었다. 따라서 옥외공간에 더 많은 녹음수와 숲을 조성하여 그림자 지역을 증가시킴으로써 인간의 하절기 옥외활동에 많은 제약을 주고 있는 불필요한 열에너지를 현격하게 저감시켜 쾌적한 미기후를 효과적으로 조성할 수 있으며, 나아가 정교하게 조성된 바람길이나 통풍 시스템을 적용한다면 도시 전체의 열환경도 효과적으로 개선할 수 있을 것이다.

성인코호트에서 고혈압 발생률 (Incidence of Hypertension in a Cohort of an Adult Population)

  • 감신;오희숙;이상원;우극현;안문영;천병렬
    • Journal of Preventive Medicine and Public Healt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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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35권2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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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pp.141-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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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2
  • 고혈압 발생률을 조사하기 위하여 1996년 경상북도 청송군의 20세 이상의 지역주민 중 정상 혈압자 2,580명(남자 1,107명, 여자 1,473명)을 연구대상자로 선정하였다. 매년 혈압을 측정하였으며 2년간 추적하였다. 2년 동안 중도탈락률은 남자가 24.7% 여자가 19.6%이었다. 이 연구에서 사용한 고혈압의 정의는 수축기혈압이 140-159 mmHg 이거나, 이완기혈압이 90-99 mmHg 이상이면 경증 이상(above mild) 고혈압, 수축기혈압이 160 mmHg 이상이거나 이완기혈압이 100 mmHg 이상이 면 중등도 이상(above moderate) 고혈압으로 하였으며, 항고혈압 약물치료를 받고 있는 경우 측정 혈압 치에 관계없이 모두 중등도 이상 고혈압으로 하였다. 남자에서 경증 이상 고혈압과 중증 이상 고혈압의 연령표준화 발생률(rate)은 각 각 100인년 당 6.0과 1.2였다. 여자는 각 각 5.7과 1.5였다. 그런데 이를 연간발생률(risk)로 환산하면 남자가 4.8%와 1.0%, 여자가 4.6%와 1.2%이었다. 남녀 모두 연령은 고혈압 발생률과 유의한 관련성이 있었다. 즉, 남자에서 중증 이상 고혈압 발생률은 20-39세가 100인년 당 0.5, 40-49세 0.7, 50-59세 1.7, 60-69세 3.6, 70세 이상 5.8로 연령이 증가할수록 유의하게 증가하였다. 여자에서도 중증 이상 고혈압 발생률은 20-39세가 100인년 당 0.6, 40-49세 1.8, 50-59세 1.3, 60-69세 3.3, 70세 이상 5.6으로 연령이 증가할수록 유의하게 증가하였다. 그리고 연령별 고혈압 발생률은 남녀 모두에서 60세 이후가 되면 급격하게 증가하였다. 이 연구결과 얻어진 고혈압 발생률은 지역사회의 고혈압 일차예방을 위한 보건사업의 영향을 평가하는 기초자료가 될 것이다.코발트에서 거의 비슷한 부화특성을 보이나, 크롬에서는 남해지역보다 화개지역에서 보다 큰 부화특성을 보인다. 납은 연구지역 모두에서 상당히 부화되어 있었지만, 토양 및 퇴적물의 환경오염 허용 한계치(tolerable level)을 이용하여 살펴본 결과에서는 환경유해원소의 오염에 특별히 노출되지 않는 것으로 판단된다. 이루었고 그가 남긴 시대정신의 이념과 가치를 Miesianism이라고 부른다. 실용성과 도덕성을 근본으로 하는 Miesianism은 대중에 호소하는 미적 표현주의를 부정하고 지역정서를 중시하는 문맥적 접근방식을 경시함으로써 보편화라는 현상을 불러일으킨 국제주의 양식의 한 부류로 비판을 받아왔다. 즉, Miesianism의 단순하고 강렬한 외형적 요소는 그것이 내포하는 기술적 합리성이나 공간적 완결성을 무시한 채 전 세계에 영향을 미쳤고 동시에 지역적 저항을 받게 되었다. 시카고 및 전 세계의 Miesian들, 즉 Mies van der Rohe의 제자들이나 그로부터 영향을 받은 수많은 건축가들은 이러한 저항과 비판에 직면하게 되며 새로운 사고의 시대적 요구 앞에 고뇌하게 된다. 한국에서는 1978년 Mies van der Rohe의 제자인 김종성이 미국에서 서울로 돌아와 '서울건축컨설탄트'를 설립하며 본격적으로 Miesianism의 규범적 건축론을 설파하기 시작하였다. 이른바 시카고 국제주의학파의 건축전수라고 할 수 있는데 '서울건축컨설탄트'를 통하여 배출된 김종성의 제자들은 명쾌하고도 간결한 건축해법의 경험을 토대름대로의 정체성을 갖고자 노력하였으나 결국 다원적 가치를 요구하는 시대적 흐름 속에 혼란을 겪고 있는 것 또한 사실이다. 본 연구는 Miesianism의 기원을 밝히고 그것의 실수와 오류를 밝힘과 동시에 현대의 여러 가지 건축유형들과 비교하여 봄으로써 Post-Miesianism의 실체와 그

혁명시기 중국공산당의 문서당안관리 (Chinese Communist Party's Management of Records & Archives during the Chinese Revolution Period)

  • 이원규
    • 기록학연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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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22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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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pp.157-1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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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9
  • 중국공산당의 창당과 함께 문서와 당안 관리 조직이 출현한 것은 아니었다. 1926년 중앙 비서처가 설립된 이후 문서과와 그 소속 문건열람처, 문건보관처 등이 설립됨으로써 본격화되었던 것이다. 1930년대 초 비서조직의 업무개선이 집중적으로 논의되었는데, 비판의 핵심은 정치적 역할을 자각하지 못한 채 단순히 "기능적 조직"으로 전락하고 말았다는 것이었고, 이의 해결 방안은 곧 "비서처 업무의 정치화"였다. 나아가 1940년대에는 "정풍운동"의 영향으로 문서만이 아니라 각종 주요 정보자료를 수집하여 정리, 제공하는 재료과의 임무가 강조되었다. 한편, 문서의 작성에 있어서 인물이나 기관의 명칭을 다르게 표기한다든가 약물을 사용하여 문서를 작성하는 등 보안의 유지가 줄곧 강조되었으며, 또한 업무활동과 지역의 상황에 대한 정기보고를 통해 중앙과 지방간의 소통이 강조되었다. 비서장은 중요 공문의 초안을 작성하는 것은 물론, 모든 문건의 열람과 심사를 담당하여 문서처리의 중심적 역할을 수행하였다. 문서의 처리가 끝나면 당안이라고 불리우며 보관되었는데, 중앙 비서처 문서과의 "문건보관처"가 이러한 역할을 담당하였다. "중앙문고"라고 불리기도 한 문건보관처는 1930년대 초부터 더 이상 당안을 이관받을 수 없었지만, 1940년대에는 재료과가 문서와 간행재료를 보존하고 제공하는 역할을 강화해갔다. 특히 조사연구를 위한 재료의 수집이 실행되었고, 일본의 통치 아래에 있던 지역을 회복하면서 대량의 당안과 문헌 자료를 수집하기도 하였다. 1931년 당안의 분류방법과 목록작성방법이 규정된 이후 특히 1940년대에 본격적으로 제도화되었는데, 기본적으로는 주제분류법이 유지되었고 기초적인 목록표기법이 채택되었다. "중요성"과 "기밀성"을 관리의 기준으로 삼는 원칙은 비교적 초기부터 나타났지만, 문서의 보존과 폐기를 구분하는 평가의 개념이나 절차는 명확치 않았다. 비밀의 보안관리와 접근제한의 제도를 실행하는 한편, "보존과 이용의 통일"이라는 구호에서도 알 수 있듯이 당안재료의 이용제공에 대한 문제의식은 매우 강렬하였다. 혁명운동과 전쟁의 와중에서도 중국공산당은 문서당안의 관리와 보존을 강화해가는 노력을 지속했다. 그 성과가 항상 바람직한 것도 아니었고, 그 경험을 안정적으로 발전시켜갈 수 있었던 것도 아니었다. 그것은 필경 중국공산당이 처해 있던 역사적 여건에서는 불가피한 일이었을 것이다. 이 과정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난 특성은 단지 기능적인 수준에서 문서당안관리의 효율화를 추진했던 것이 아니라 것이 아니라, 오히려 중국공산당의 혁명운동에 미치는 정치적 의의에 대한 자각을 강화해가며, 혁명 정책 연구의 실증적 근거이자 또한 중국공산당 역사의 증거로서 당안재료가 갖는 가치에 주목하였던 것에서 찾을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