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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륜전비기(五倫全備記)》의 창작과 전파에 관한 재고찰 (A Study on the creation and dissemination of Wulunquanbei-ji through new materials)

  • 오수경
    • 중국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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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98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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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pp.127-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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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9
  • 새로운 자료의 발굴을 통해 《오륜전비기(五倫全備記)》의 창작과 간행, 각색 그리고 전파의 문제를 재구해 보았다. 이로부터 중국희곡의 조선 수용의 독특한 사례를 살필 수 있었고, 그 창작, 개작 및 전파 과정을 통해 중국연극사의 인식을 더할 수 있었으며, 특히 명초 연극사의 공백을 채워가는 의미가 있었다. 《오륜전비기(五倫全備記)》는 구준이 삼십 세 때 과거에 낙방하고 여의치 않게 남경에 머물다가 민간의 공연을 보고 연극의 감화력에 대해 느낀 바 있어 민간에 유행하던 남북곡의 체제로 창작한 작품이다. 대부분의 희곡 작품처럼 과거부터 전해오던 민간의 이야기를 근거한 것이 아니라 그가 스스로 구상한 창작극이라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 나름 연극적 효과를 고려하였으나, 당시 문단이나 극단의 평가는 그리 좋지 않았다. 그의 생전에 이미 그의 자서와 범례를 포함하는 판본이 간행된 것 같다. 주변에서 이미 성리학의 대가였던 그의 명성에 영향을 끼칠까 봐 염려하는 기사도 보인다. 그러나 일부 곡들은 인정을 받아 전파되고 희곡 선집에도 수록되었으나, 공연을 위해서는 각색의 필요가 있었다. 이미 구준은 이 세상에 있지 않았을 것이며, 청전부(青錢父)가 골계적인 내용을 보완하여 수정 간행했음을 발문을 통해 알 수 있다. 이로써 《오륜전비기(五倫全備記)》는 민간에서 남희연출본으로 유통되고 공연되며 조선에 전파된 것 같다. 그 공연을 본 장정(張情)이 재간행하면서 서문을 썼고, 그 판본이 다시 조선에 전파되었다. 규본 서에서는 그 판본이 널리 공연되는 것을 목격하고 서문에 그 내용을 담았다. 한국에서도 몇 차례 간행되었는데, 구준 자서와 범례만 수록한 것이 계본이고, 두 편의 서와 1편의 발을 수록한 것이 중도본이며, 규본은 현재 1편의 서와 범례 일부만을 수록하고 있으나 불완전한 판본이기 때문일 가능성이 있다. 중도본은 19세기 말에 간행되어 프랑스에 보존되어 있는 선본이다. 중국희곡이 조선에서 중국어교과서로 수용되면서, 독특한 체례로 간행되어 여전히 이른 시기 남희 연출본의 면모를 보존하고 있어 큰 의미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