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화에 따라 언어 기능은 다르게 변화한다. 의미 처리에서는 청년과 노인의 수행이 유사하지만 언어산출에서는 노인이 청년에 비해 기능이 감퇴한다고 보고되어 왔다. 설단현상은 음운 정보 산출에서의 실패를 잘 드러내주는 현상이다. 노인은 청년에 비해 설단현상을 더 빈번하게 보고하는데, 이에 대한 설명으로 차단 가설과 전달손실 가설이 제안되었다. 본 연구는 설단현상을 유도하는 질문을 사용하여 음운 정보 산출에서 노화의 영향을 살펴보았다. 실험에서 두 변인이 조작되었다. 첫 번째 변인은 연령조건으로, 참가자는 청년과 노인 집단으로 구성되었다. 두 번째 변인은 단어범주 조건으로, 자극은 총 5가지의 단어 범주로 구성되었다. 참가자는 표적단어에 대한 설명을 듣고 '안다', '모른다', '설단현상'의 세 가지 상태를 보고하였다. 실험 결과는 다음과 같다. 첫째, 청년에 비해 노인에게서 설단현상이 증가하였다. 둘째, 단어범주에 따른 설단현상의 차이가 있었다. 설단현상은 인물 이름, 장소 이름과 같은 고유명사에서 더 자주 발생하였다. 셋째, 설단현상이 더 자주 발생하는 단어범주에서 연령 차이는 더 크게 나타났다. 넷째, 설단현상을 겪는 동안 대안단어의 보고는 청년에 비해 노인이 적었다. 다섯째, 설단현상을 겪는 동안 표적단어에 대한 부분 정보는 글자 단위로 유지되는 경향을 보였다. 본 결과는 한국어 음운 산출에서 노화의 영향을 확인하고, 그 기제에 대해 전달손실가설의 설명을 지지한다. 또한, 한국어의 음운 및 표기 특성이 설단현상 동안의 정보처리과정에 반영되고 있음을 시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