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ee, Kwee-Ock;Jun, Jong-Sup;Park, Hye-Won;Ahn, Jung-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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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논문은 한국어-중국어(=KC) 이중언어자의 문장 처리 전략을 실험적으로 연구하여 한국어 단일언어자의 문장 처리 전략과 비교함으로써 (1) KC 이중 언어에 나타나는 문장 처리 전략의 전반적 특징을 밝히고, (2) 제 1 언어 처리 전략과 제 2 언어 처리 전략 간의 간섭이 이중 언어 발달에 영향을 줄 수 있음을 보이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이를 위해 우리는 중국 연변 조선족 집거촌의 만 3세부터 성인에 이르는 다양한 연령 집단에서 166 명의 피험자를 모집하여 실시간 주어/행동주 판정 실험을 실시하였다 (cf. Liu, Bates & Li, 1992). 실험 결과를 한국어 단일언어자 대상의 이전 연구와 비교하여 다음 결론에 도달하였다. 첫째, 한국어 단일언어 아동은 3-4세 경 생물성 (animacy)에 근거해 문장의 주어/행동주를 판별하는 반면, KC 이중언어 아동은 생물성 전략 이외에도 어순 전략을 많이 활용한다. 둘째. KC 이중언어자가 주어/행동주 판별에 형태소를 활용하는 시기는 10세 이후로 한국어 단일언어 아동의 5세 경과 비교하여 많이 늦다. 셋째, 한국어 단일언어자 성인은 형태소 전략을 최우선적으로 활용하는 반면, KC 이중언어자는 성인이 되어서도 형태소 전략 이외에 생물성 전략과 어순 전략을 적극적으로 활용한다. KC 이중언어자의 언어 수행은 생물성과 어순이 중요한 중국어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이며, 이는 Liu, Bates & Li (1992)가 제안하는 조기이중언어자의 전략 후행 전이를 지지하는 결과라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