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OI QR코드

DOI QR Code

The Korean Military's Space Operations Strategy for Future Warfare

미래전을 대비한 한국군의 우주전 전략

  • 임관수 (대전대학교 군사학과) ;
  • 민병기 (대전대학교 안보융합학과) ;
  • 엄정호 (대전대학교 안보융합학과&군사학과)
  • Received : 2024.08.09
  • Accepted : 2024.08.19
  • Published : 2024.09.30

Abstract

Future warfare is expected to be multi-domain operations including space, based on the development of advanced information and communication technologies. Advanced space-faring countries such as the United States, Russia, China, and Japan are creating space forces based on advanced space technology to prepare for future space warfare and strengthening cooperation with private companies and other countries. The South Korean military is preparing for space warfare for each type of weapon, but it is still relatively weak in terms of integrated strategy and technology. As not only advanced space countries but also North Korea is increasing its investment in space militarisation, the ROK military needs to develop a comprehensive plan and establish a specialized organisation to prepare for future space warfare. Therefore, this paper examines the current status of the ROK military's space warfare preparedness and proposes space warfare strategies such as establishing a dedicated space warfare and space cybersecurity organization, strengthening domestic and international cooperation, research and development and training of specialized personnel, and reestablishing a training system.

미래전은 첨단정보통신기술 발전을 바탕으로 우주를 포함한 다영역전으로 전개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 러시아, 중국, 일본 등 우주선진국들은 선진우주기술을 바탕으로 우주군을 창설하여 미래 우주전에 대비하고, 민간 기업 및 다른 국가와의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한국군은 각 군별로 우주전을 준비하고 있지만, 통합적 전략과 기술수준에서 상대적으로 초보 단계이다. 우주선진국뿐만 아니라 북한도 우주의 군사화를 위한 투자를 확대하고 있는 상황에서 한국군도 미래 우주전을 대비하기 위한 종합계획을 수립하고 전문 조직을 갖추어야 한다. 본 논문에서는 한국군의 우주전 대비 현황을 살펴보고 우주억제와 감시 역량 발전을 중심으로 우주전 및 우주사이버보안 전담조직 설립, 국내외 협력강화, 연구개발 및 전문인력 양성, 훈련체계 재구축 등의 우주전 전략을 제안한다.

Keywords

1. 서론

베이컨은 “우주를 지배하는 자는 큰 자유를 누리며, 원하는 만큼 크고 작은 우주전을 벌일 수 있다.”라고 언급한 바 있다[1]. 지구의 대기를 뚫고 우주로 진입할 기술도 개발되지 않았고 천문의 움직임을 통해 항해와 경작 시기를 가늠했던 그 시절에 이미 우주의 전략적 중요성을 인식했던 것이다.

현대 인류에게도 우주는 낭만적 서사를 넘어 제5의 전장으로 규정될 만큼 군사전략적 의미가 커지는 현실적 공간이 되고 있다. 군사적 목적의 우주개발과 우주공간을 선점하기 위한 우주선진국들의 경쟁에 더해 민간의 상업목적을 위한 우주개발이 증가하고 있다. 특히 로봇공학, 인공지능, 빅데이터, 무인 자율 기술의 발전은 무기체계의 향상과 전략 및 전술의 변화로 이어졌으며, 지상, 해상, 공중에 더해 사이버 및 우주 공간의 전장화가 급속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에서 확인된 바와 같이 인공위성을 활용한 민-군 협력의 중요성과 급격히 발전하는 첨단정보통신기술의 결합으로 우주공간의 전략적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세계 각국은 우주에서 군사적 우위를 확보하기 위해 예산을 증액하면서 우주 분야 기술을 발전시키고 있지만, 한국의 우주 기술력은 우주선진국들에 비해 기술과 전략 차원에서 부족한 것이 현실이다. 우주의 환경적 특성과 한반도의 지형적 특성을 고려하여 한국에 맞는 전술 및 전략을 수립한다면 우주 강국의 기술력을 어느 정도 상쇄시켜 자주적인 우주 안보 수호가 가능할 것이다.

이에 본 논문에서는 미래전의 주요 전장으로 그 중요성이 확대되고 있는 우주공간의 안보적 의미와 우주선진국의 우주전 전략에 대해 살펴본다. 이를 바탕으로 한국군의 미래전 대비를 위한 전략의 방향을 제시한다.

2. 미래전과 우주전

2.1 미래전의 다영역전쟁 양상

미래전은 빅데이터, 생성형 인공지능 및 사물인터넷과 결합한 정보통신기술을 배경으로 유·무인 복합체계, 사이버공간을 기반으로 하는 비대칭전, 정보전, 다차원전 등으로 전개될 것으로 예상된다[2].

미래전의 주요 특징은 다음과 같다. 첫째, 지상, 해상, 공중, 사이버(전자기), 우주 영역에서 전투가 단일 영역 또는 여러 영역에서 동시 다발적으로 발생할 수 있다. 둘째, 인공지능 기술이 전장 체계, 무기 체계 등에 적용되어 지능화됨에 따라 이러한 지능을 통제할 수 있는 능력에 따라 전투 우세가 좌우되는 지능전이 될 것이다. 셋째, 적의 표적이 결정되면, 가장 신속하게 공격의 효과를 극대화시킬 수 있는 전력을 실시간으로 조합·배치·운용함으로써 적에게 공포를 주는 모자이크전이 될 것이다. 넷째, 적과 비교하였을 때, 창의적인 전술과 독자적인 무기체계 등의 비대칭 전력을 활용하는 등 불균형을 최대한 이용하는 비대칭전이 될 것이다. 다섯째, 비선형전은 상대가 예측하지 못하도록 하는 방식의 전쟁이지만, 특히 상대방에 직접 맞서는 전투보다는 간접적으로 전개되는 전투방식이다[3, 4].

다영역전쟁은 군사과학기술 발달과 첨단 ICT 기술의 급격한 발전으로 인해서 미래의 전쟁에서는 모든 공간과 체계를 전쟁에 활용되게 될 것이다. 그래서 미래전에서는 모든 영역이 전투가 발생하는 전쟁 영역으로 간주되고 단일 영역 또는 여러 영역이 겹쳐서 전투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이러한 다영역에서 군사작전을 펼치는 것을 다영역전쟁이라 한다. 특히, 미래에 가장 위협이 되는 우주와 사이버 영역에서의 전투 또는 다른 전장 영역에서의 전투를 위한 정보 지원은 전쟁의 우세권을 좌우할 수 있다.

2.2 우주전략과 우주전

우주전략은 자국이 보유한 모든 우주전력을 효율적으로 활용하여 우주에서의 목표 달성을 위한 체계적인 계획을 의미한다. 우주전략의 목적은 전·평시 천체 통신 라인에 대한 접근과 사용을 보장하는 것이며, 공격 및 방어 전략이 이 목표를 지원해야 한다. 무력 사용이 정당하고 결정적 행동이 요구될 때, 우주전략은 이용 가능한 우주 수단을 사용하여 정치 및 국가적 목적을 달성할 최선의 방법을 다루어야 한다. 우주전략의 목적 달성을 위한 최선의 방법은 클라우제비츠도 강조한 바와 같이 방어능력을 갖추어야 하며, 우주에서 방어력은 적의 의도를 거부하기 위한 다양한 장벽을 구축하는 것에서 시작한다. 우주에서 장벽을 만드는 군사적 전략은 세 가치 차원에서 이루어지는데, 적의 공격능력을 거부하는 방어적 의도, 전쟁을 확대하고자 하는 적의 능력을 제어하는 제한적 의도, 그리고 적의 항복을 이끌어 내는 무제한적 목적과 적의 무제한 우주 반격을 막으려는 의도를 들 수 있다[1, 5].

멀지 않은 미래에 우주공간은 인공위성을 활용한 정보의 전달, 정찰 및 감시뿐만 아니라 새로운 무기체계의 개발로 우주에서 지상 혹은 우주자산에 대한 공격이 이루어지는 전장 공간이 될 수 있다. 실제 미군은 우주위성망을 무력화하는 수단으로 사이버 공격, 지상 또는 우주 기반 레이저 발사, 고출력 초단파 발사 등의 방법을 제시한 바 있고, 프랑스도 2030년까지 고출력 레이저 발사장치를 탑재한 위성 발사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6].

이러한 우주에서 미래전을 대비하기 위한 방안에 대해 국가와 군뿐만 아니라 민간 차원에서도 오래전부터 논의가 이루어진 바 있다. 미국의 민간연구기관인 RAND는 1946년에 설립 후 첫 연구보고서 “Preliminary Design of an Experimental World-Circling Spaceship”을 통해 우주에서의 통신, 공격 평가, 기상 정찰 및 전략 정찰 임무를 포함하는 잠재적인 군사 임무에 대해 논하기도 했다[1, 7].

이후 1957년 소련의 위성 파괴자(Istrebitel Sputunikov, IS) 계획과 1963년 포렛(Polyot) 1호 시험발사가 이루어졌다. 최근에 러시아는 최대속도 마하 9, 최대사거리 1,000km의 극초음속 미사일 지르콘(Zircon)을 시험발사한 바 있다. 이에 대응해 미국은 1959년 최초의 위성요격 실험에 이어 다양한 기술개발을 통해 1980년대 중반 중적외선 레이저로 432km 상공에 위치한 위성의 센서를 마비시키는 요격 실험과 2008년 SM-3 탄도미사일 요격탄에 의한 위성요격에 성공하기도 했다. 또한, 최근에 우주에서 위성 해킹 기법과 방지 기술을 연구하기 위해서 해커용 테스트베드인 문라이터(Moonlighter)라는 위성을 발사한 바 있다. 이와 같이, 이미 냉전시기부터 우주 자산을 직접 공격할 수 있는 우주무기 기술개발이 이루어졌고, 첨단정보통신 기술발전이 이루어진 현재에는 우주를 위협할 수 있는 무기체계의 성숙도가 상당히 높은 수준에 이른 것으로 파악되며, 사이버 기법도 연구가 이루어지고 있다[5, 8].

미래 전장 측면에서 아래 그림 1과 같이 우주공간에서도 다양한 무기체계가 동원될 것이다. 다양한 목적의 위성들, 우주비행물체, 에너지무기체계, GPS 폭탄 등의 무기체계들은 상호 네트워크를 통해 전장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응할 것이다.

SOBTCQ_2024_v24n3_195_3_f0001.png 이미지

(그림 1) 우주전 예상무기[4]

중국과 북한 등 동북아 지역 국가들도 우주국방 역량을 증대시키고 있는 현실은 이 지역도 우주를 포함한 미래 다영역전의 공간이 될 수 있고, 최근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에서 알 수 있듯이 최근 전쟁 양상과 한반도의 지정학적 특성으로 인해 한반도에서 군사충돌은 과거와 같이 국제전으로 확대될 가능성도 있음을 시사한다. 따라서 한국군은 중요성이 커지고 있는 우주안보 환경에 대한 인식을 바탕으로 주변국가의 우주국방력 강화에 대해 신속하게 대응해야 하고, 동맹국과의 협력을 통해 우주안보 영역에서 추격국가로서 취약점을 보완해야 한다.

3. 우주선진국의 우주전 전략

3.1 미국의 우주전 전략

우주개발에서 민간뿐만 아니라 군사 부분에서도 세계 최강국인 미국은 국가우주위원회를 중심으로 우주영역에서 미국의 우월적 지위 유지 목표를 지속적으로 추구하고 있다. 이를 위해 ‘국가안보전략 보고서’에서 우주를 국가안보전략의 새로운 중점 영역으로 명시하고 2018년 국가우주전략에서 4개 핵심 전략 목표를 설정했다[9]. 미국의 이러한 지속적인 우주정책의 추진은 우주에서 위협 대응 및 공격능력 확보, 우주 전문가 양성 및 동맹국과 협력을 추진하면서 러시아 및 중국과의 경쟁에서 우위에 서고자 하는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볼 수 있다[3].

트럼프 행정부 기간에 공군을 기반으로 창설된 우주군은 우주사령부 및 우주성(Department of Space Force)과 함께 우주군사력을 구성했다. 우주성은 여섯 번째 군종으로 우주군의 조직, 훈련, 장비 등에 책임과 통합전투 사령부로서 합동군 작전을 담당한다. 우주사령부는 우주 작전사령부, 우주 훈련 및 대비 사령부, 우주 체계 사령부를 두어 우주우세 확보를 위한 기능을 부여받았다. 공군을 우주군의 모태로 삼은 미국의 전략은 효율성을 높이고 시행착오를 최소화할 수 있다는 점과 별도의 군종으로 우주군을 창설함으로써 우주군만의 명확한 임무 부여를 통해 정체성을 확립할 수 있다는 특성이 있다[9, 10].

3.2 러시아의 우주전 전략

러시아는 1957년 세계에서 가장 먼저 인공위성 발사에 성공한 이후 지속적으로 우주기술을 발전시키고, 1992년에 미국에 앞서 우주군을 창설한 우주선진국 중 하나로 볼 수 있다. 소련 붕괴 이후 경제위기와 전문가의 유출 등으로 우주국방력 투자와 기술발전이 일시 정체되기도 했지만, 푸틴 체제에서 회복을 위한 정책이 추진되고 있다. 우주군은 1997년, 2001년, 그리고 2011년에 다른 부대와 통합과 분산 과정을 거쳐 2015년 8월에 항공우주군으로 창설되었다[10, 11].

러시아는 동궤도 대위성(Co-Orbital ASAT)체계와 최고 해상도가 약 20cm에 이르는 EO위성 등을 보유할 만큼 우수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국제 우주 협력을 확대하여 우주 탐사 및 우주 기반 무기 개발 투자, 국제 우주정거장 운영, 자체 항법체계인 글라노스(GLONASS) 개발과 보급 등 우주선진국으로서 위상을 회복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3, 5, 11].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서구 진영의 민간 우주기업의 우크라이나 지원에 따른 전장의 어려움 속에서 인공위성 공격용 우주 핵무기 개발과 스타링크의 신호를 공격하는 기술을 개발하는 등 우주시스템에 대한 공격 기술을 지속적으로 발전시키고 있다[12, 13].

3.3 중국의 우주전 전략

중국은 1956년에 양탄일성(兩彈一星)이라 불리는 핵 및 인공위성 개발을 시작한 이후 21세기에 이르러 중국몽 실현을 위한 우주굴기를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우주의 군사적 이용과 관련하여 중국은 국무원 제10차 5개년 계획에서 “민간 임무와 군사 임무를 모두 위한 대용량의 내구성 있는 위성”을 개발할 것임을 제시하면서 처음으로 공개적으로 밝힌 바 있다[9].

중국은 2015년 12월에 미국보다 앞서 우주·사이버 공간 및 전자 기능을 통합한 전략지원부대를 창설했다. 이 부대는 조직 상 우주와 사이버공간을 담당하는 부분으로 나뉘어 있으나 실질적으로는 두 부분이 함께 임무를 수행하는 것으로 알려진 바 있다[10]. 전략지원부대가 우주와 사이버 영역을 포괄하는 것은 중국이 정보전을 상대의 우주활용 능력을 거부하면서 단기전이나 위기 상황에서 정보체계의 우세를 견제하는 것으로 정의한 것에 따른 것으로 볼 수 있다[14]. 중국이 독자적으로 베이더우(Beidou)와 같은 항법체계를 개발한 것도 이러한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

전략지원부대는 2024년 4월에 정보지원부대, 사이버부대 그리고 군사우주부대로 분리되었는데, 전략지원부대 체계에서 항공우주군이 군사우주부대로 전환되었다. 비록 전략지원부대가 3개의 부대로 분리되었지만, 기존의 운영체제는 지속될 것이다. 따라서, 중국의 우주군사화 전략은 처음부터 별도의 군종으로 창설해 독립성이 강한 특성을 갖는 동시에 사이버영역과 동시 작전을 수행함으로써 우주국방력의 시너지 효과를 나타낼 수 있는 특성을 갖는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 중국의 이와 같은 우주군사전략은 미국의 사례를 따라가고 있다는 미국 내 전문가와 기관의 평가가 있기도 하다[9, 10, 14].

3.3 일본의 우주전 전략

일본은 미래전 대비를 위해서 한국군과 마찬가지로 지상·해상·공중뿐만 아니라 우주·사이버(·전자기) 공간까지 군의 전장 영역으로 인식하고 있다. 특히, 미국과 중국 중심으로 우주영역을 선점하기 위하여 우주 위협이 증가하는 현 시대에 우주활동의 자주성을 확보하기 위해서 정부차원에서 우주의 군사화를 추진하고 있다[15].

우선, 2023년에 수립한 우주기본계획에는 국가안보전략과 우주안보전략이 반영되어 있어 우주 활동의 자유권과 위협의 방어권을 보장을 확보하고자 한다.

군 측면에서는 2020년 항공자위대 예하에 신규 편성된 우주작전대와 우주영역에서 자위대의 활동을 지휘하는 신설부대 등을 통합하여 약 70여 명의 규모인 우주작전군을 2022년도에 창설하였다. 주요 임무로는 일본의 인공위성에 위협을 가할 수 있는 우주 잔해(쓰레기) 감시, 적대 국가가 일본의 인공위성을 표적으로 지상 무기체계, 우주 무기체계, 사이버 공격 등을 통해서 공격하는 행위 인식, 그리고 고스트 위성, 불안전한 위성, 운석 등의 감시이다. 일본은 중국, 북한, 러시아의 우주 무기체계 개발 및 시험 발사로 인한 위협에 대응하고자 우주관련 군조직을 확대하기 위하여 노력하고 있다. 예를 들면, 항공자위대를 항공우주자위대로 확대 개편하고자 한다[16].

4. 한국군의 우주전 대비 전략

4.1 한국군의 우주전 전략 방향

한국도 우주항공청을 2024년 5월에 개청하고 정부 차원에서 세계 7대 우주강국 진입 노력 발표 등 본격적인 우주경쟁에 뛰어 들었지만, 한반도 주변 우주선진국들과 비교해 우주개발 능력과 기술이 부족한 것이 현실이다[17]. 우주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고도의 기술과 많은 자본투자를 통해 장기간 역량을 축적해야 한다. 미국 등 선진국의 우주기술이 한국보다 훨씬 앞서 있기에 짧은 기간 내에 한국이 기술적 우위를 확보하거나 전략적 리더가 되기는 어렵다.

이러한 제한적 상황에서 한국군이 우주전력 기반체계를 갖추고 우주전 무기체계 개발 및 배치하기까지 오랜 기간이 소요될 수 있다. 그래서 전 우주 영역에 대한 우주전 능력을 갖추기보다는 한반도와 주변에 대한 국지 지배권을 확보하는 방안을 고려할 수 있다. 물론, 우주전략은 가능한 한 가장 넓은 지역을 포괄하여 군사력, 우주자산 및 군수를 전개할 때 목적을 달성할 수 있다. 이런 차원에서 국지 지배권은 최대의 전략은 아니지만, 한국군과 같이 우주 역량이 부족한 국가에 적합한 수단이 될 수 있다[1, 18].

합동참모본부는 2022년에 우주전담 조직인 군사우주과를 신설하고 합동우주작전에서 중심 역할을 하고 있고, 육군, 공군, 해군도 각 군의 특성을 반영한 우주작전 개념의 수립과 우주전력 강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11, 17]. 우주를 중심으로 다영역전으로 진화하고 있는 미래전을 대비하기 위해 각 군이 경쟁적으로 정책을 수립하고 이의 이행을 위해 노력하는 것은 분명 필요하지만, 한국군은 여전히 합동성 차원에서 우주작전 개념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17].

미래 다영역전을 준비하기 위해서는 각 군간 합동성뿐만 아니라 우주성 창설을 통해 통합 우주 국방력을 준비하고 있는 미군과 합동성도 고려해야 한다. 중국과 러시아가 각국의 특성에 맞는 우주 국방력을 구축하고 이를 바탕으로 상호 협력을 추진하고 있지만, 전시작전권을 갖지 못한 한국군은 최대 동맹인 미군과의 통합적인 우주전 전략을 수립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 이를 바탕으로 우주전 전략 수립을 위한 각 분야의 세부 과제들을 해결해야 할 것이다.

4.2 한국군의 우주전 대비 과제

우주에서의 군사작전은 지상, 해상, 공중 및 사이버 공간의 작전과 상호의존적이어야 한다[1]. 즉, 다영역전으로 전개될 미래 우주전을 대비하기 위해서는 정부차원의 우주시스템 전반에 대한 정책과 이를 우주 국방력과 연계하여 체계적으로 발전시킬 종합계획의 수립이 필요하다.

우주전을 대비하기 위한 종합계획의 수립은 크게 우주 억제(Space Deterrence) 개념 차원의 접근과 우주 감시(Space Surveillance) 능력을 향상시키기 위한 방안의 접근이 필요하다. 우주 억제는 상대방의 공격으로 얻는 이익보다 비용이 더 크다는 것을 인식시켜 상대방의 공격을 거부하는 논리인 핵 억지 논리를 우주전에 적용한 개념이다[8]. 한국군과 같이 자체 우주 역량이 부족한 국가가 우주 억제를 구축하고 국지 지배권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기업 및 동맹과의 협력 강화가 필수적이다.

우주 감시 능력은 우주 억제를 위한 필요조건이라고 할 수 있다. 우주 감시 능력은 공개된 공간에서 고정 괘도를 운항하는 인공위성이 갖는 취약성 보강, 상대국 공격의 사전 탐지, 그리고 공격이 이루어졌을 경우 증거를 확보하여 군사적 공격 의도를 감소시킬 수 있는 가능성을 높인다[8]. 한국 국방부에서 개념화한 우주작전에서의 우주정보지원과 우주영역 인식이 이에 해당하는 것으로 합동작전에 필요한 감시정찰, 항법 및 통신지원 활동과 우주 위험 및 위협 식별을 위한 활동 등이 포함된다[19].

이러한 개념을 실현하기 위한 전략 방향에 대해 다음과 같이 몇 가지 제안을 한다. 첫째, 정부와 군내에 국방우주전략을 통합적으로 추진할 수 있는 전담조직인 ‘(가칭)국군우주통합사령부’ 설립이 우선 되어야 한다[3, 11, 20]. 군종간 통합성에 대해서는 효율성과 효과성 차원에서 이견이 있을 수 있지만, 우리만의 독자 우주개발 전략과 기술력이 확보되었을 때 국제협력이나 민관군 협력도 국가안보 차원의 목적 달성도 가능할 것이기 때문에 통합발전전략은 반드시 수립되어야 할 것이다. 우주성을 통해 통합 우주국방력을 구축하고 있는 미군과의 통합성을 위해서도 단일 전담조직의 창설은 미룰 수 없는 과제이다. 아울러 통합사령부를 두되, 각 군의 군사작전 특성과 우주자산의 활용 측면에서 각 군별 담당 기능을 부여하는 것이다. 예를 들면, 항공력, 정보력과 우주력을 융합한 우주자산 운용 및 정보 생산을 담당하게 하는 것이다.

둘째, 국내·외 정부 및 민간 기업과의 적극적인 협력체계를 구축하는 것이다.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에서 러시아의 조기 승전을 많은 전문가들이 예측했음에도 현재까지 지속되고 있는 이유 중 하나가 국외 기업의 우주자산을 지원받을 수 있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있다. 군사용 위성을 보유하지 못한 우크라이나는 스타링크뿐만 아니라 다수의 민간기업으로부터 정보를 제공받아 러시아와 대등한 정보력을 확보할 수 있었다[8]. 한국군도 동맹국간의 우주전력협력 협정을 체결하고 특히, 적대국의 위협에 대비한 우주방어협력체계를 구축할 필요가 있다. 아울러서 국가-민간기업, 국가-국외 민간기업, 국내 민간기업-국외 민간기업 등의 협력체계를 구축하여 유사시에 협력 국가와 기업의 모든 우주자산을 활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셋째, 우주자산에 대한 연구개발 및 전문인력 양성에 필요한 예산을 확대해야 한다. 한국의 우주 관련 예산은 미국, 중국, 러시아뿐만 아니라 일본과 인도보다 낮은 수준이다. 우주개발은 군사적 차원뿐만 아니라 첨단정보통신기술, 기계장비, 교육 등 다양한 우주 인프라에서 미래 경제의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게 될 것이다. 제4차 산업혁명시대로의 전환과정에 AI를 비롯한 첨단 ICT 기술이 주도했고 이에 대한 투자를 바탕으로 한국은 괄목한 기술 성장을 이루었다. 뉴스 페이스 시대를 대비하기 위해서는 정부차원의 투자 확대가 필요하고, 민-군 겸용기술의 대표적인 영역인 우주인프라 기술 개발에 대한 연구개발 예산을 확대하여 기술력 확보와 전문인력을 양성해야 한다.

넷째, 우주개발만큼이나 중요한 우주사이버안보 기능을 수행할 전담 조직을 마련해야 한다. 현재, 각 군의 우주조직에는 명확하게 우주사이버안보 기능에 대해서 명시하지 않고 있다. 미래의 다영역전에서 핵심 공간인 우주에서 발생하는 위협과 위험 상황에 대한 인식과 분석은 군의 우주전략의 핵심 요소라 할 수 있다. 특히, 우주영역 인식에서 최근 점증하고 있는 사이버공격은 우주시스템에 대한 심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요인으로 인식되고 있다. 앞서 제시한 ‘(가칭)국군우주통합사령부’ 설립 이전이라도 각 군에서 공통적으로 정보전달과 감시·정찰의 핵심으로 기능하고 있는 우주시스템에 대한 사이버공격에 대비할 수 있는 군의 통합 체계를 구축하는 것은 시급한 선행과제이다. 군 조직과 병력을 감축하고 있는 상황에서 우주안보 관련 별도의 조직을 창설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어렵다면, 합동참모본부나 사이버작전사령부의 유관 부서에 우주사이버안보 기능을 부여하는 방안도 고려할 만하다.

마지막으로, 다영역전에서 우주공간을 중심으로 한전투훈련체계를 구축해야 한다. 사이버작전의 중요도가 부각되면서 한국군은 사이버전훈련장, 사이버전시나리오 등 사이버전 관련 다양한 훈련체계를 구축한 바 있다. 우주전도 우주자산에 대한 물리적 공격, 에너지 무기체계를 이용한 위성 공격, 우주통신과 데이터를 대상으로 한 사이버공격 등 우주공간에서 발생 가능한 모든 위협을 대상으로 한 훈련체계를 구축해야 한다. 아울러 미래의 다영역전을 대비하여 모든 전장 영역에서의 훈련체계와 연동하여 통합훈련이 가능하도록 해야 한다.

5. 결론

본 글에서는 육·해·공·우주·사이버 영역 등에서 다영역전쟁으로 전개될 미래전을 대비하기 위한 방향에 대해 우주전 전략을 중심으로 살펴보았다.

우주는 인류의 공공재로 평화적 개발과 이용만 인정되어야 한다는 주장의 한편에서는 국가이익의 확보를 위한 안보경쟁의 공간이 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또한, 우주는 기업의 이익추구 활동의 영역으로 부상하면서 국가안보와 경제발전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는 중요한 영역으로 강대국을 비롯한 전 세계 국가들이 우주개발에 적극 투자하며 우주경쟁을 벌이고 있다.

한국도 우주항공청 설립과 군사용 통신 및 정찰 위성을 발사하는 등 본격적인 우주개발을 시작하였다. 하지만, 여전히 한국군의 우주전 대비 상황은 미래전을 대비하기 위한 통합성 차원에서 미흡한 부분이 있다. 따라서, 이 글에서는 (가칭)국군우주통합사령부 창설을 제시했고, 협력체계 구축, 우주자산의 연구개발 예산과 전문인력 확충의 필요, 우주사이버안보 전담 통합 조직 창설, 우주전 훈련체계 구축 및 다영역 훈련체계와의 연동을 과제로 제안했다. 무엇보다도 우주전의 특성을 반영한 통합적 종합전략의 수립이 우선되어야 할 것이다.

앞으로 다영역전쟁에서 우주·사이버 영역을 중심으로 한 지능화전에 대한 연구를 진행할 것이다. 앞으로 모든 전장 영역에는 인공지능 기술이 적용되거나 인공 지능 응용 기술이 나타날 수 있기 때문에 인공지능 기술이 적용된 우주·사이버 자산을 통한 작전 양상에 대해서 연구를 수행할 계획이다.

References

  1. John J. Klein 지음, 김동진 옮김, '우주전략의 이해-우주에서의 병법', 국방대학교 국가안전보장문제연구소, 2021.
  2. 손한별, "미래전 양상과 결정요인: 한반도에 주는 함의", 비교한국학, 제31권, 제1호, pp. 17-43, 2023. https://doi.org/10.19115/CKS.31.1.1
  3. 최원석, "차두현, 한국의 우주전력 발전 방향", ASAN REPORT, 서울: 아산정책연구원, 2023.
  4. 김종율, "한국군의 우주전략과 소요 전력", 군사논단, 제55권, pp. 72-74, 2008.
  5. 조홍제, 박상중, 이성훈, "한국군 군사우주전략 발전방향", 항공우주정책.법학회지, 제36권, 제2호, pp. 197-198, 2021.
  6. 뉴시스, "미 국방부, 신 우주전쟁(New Star Wars)능력 추진-NYT", https://www.newsis.com/view/NISX20240518_0002739091, 2024.05.18.
  7. RAND, https://www.rand.org/about/history.html
  8. 김광진, "우주 군사화 시대에 따른 우주억제력 개념 설정 및 강화 방안", 한국국방우주학회지, 제1권, 제1호, pp. 1-9, 2023.
  9. 모준영, "우주 경쟁과 지정학의 외연 확장: 미국과 중국의 우주 경쟁", 중국지식네트워크, 제23권, 제23호, pp. 71-104, 2024.
  10. 이강규, "글로벌 우주 군사력 경쟁과 우주군 창설", 김상배 엮음, '우주경쟁의 세계정치: 복합지정학의 시각', 파주: 한울, pp. 208-244, 2024.
  11. 박상우, 윤지원, "글로벌 우주영역인식에 대한 패러다임 전환과 한국군의 국방 우주력 발전 과제에 대한 고찰", 한국과 국제사회, 제7권, 제5호, pp. 773-802, 2023. https://doi.org/10.22718/KGA.2023.7.5.031
  12. 연합뉴스, "러, 위성 파괴해 세계 마비시킬 우주핵무기 개발중(종합)", https://www.yna.co.kr/view/AKR20240217042951009, 2024.02.18.
  13. 산경투데이, "러시아, 스타일크 신호 공격 방법 확보...우크라이나 일부 지역 접속 장애", https://www.sankyungtoday.com/news/articleView.html?idxno=46357. 2024.06.07
  14. 박상중, "주변국 우주군사전략이 한국군에 미치는 함의", 항공우주정책.법학회지, 제35권, 제4호, pp. 249-269, 2020. https://doi.org/10.31691/KASL35.4.9.
  15. Satoru Ikeuchi 지음, 한은아 옮김, '일본의 우주개발-평화에서 군사안보로', 박영사, 2021.
  16. 최충현, '미래 우주전 무기체계 개발을 위한 핵심기술 도출 연구',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 2022.
  17. 유종규, 최창국, "우주력의 지상작전 활용 방향에 대한 연구", 한국군사학논집, 제78권, 제3호, pp. 123-146, 2022. https://doi.org/10.31066/KJMAS.2022.78.3.005
  18. 박용진, 이성섭, 권기범, "뉴스페이스 시대의 한국군의 우주전력 구현방향", 전략연구, 제91호, pp. 173-200, 2023.
  19. 뉴스핌, "합참, 군사우주과 신설...'한국 군사우주력 발전' 컨트롤 타워", https://www.newspim.com/news/view/20220103000794, 2022.01.03.
  20. 박상중, "국방우주 발전체계의 개선방향", 항공우주정책.법학회지, 제38권, 제3호, pp. 264-265, 20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