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론
최근 대심도 시추는 석유 가스정 뿐 아니라 심부 지열 및 지하수 개발, 이산화탄소 지중저장 분야 등으로 확장되어 가고 있으며, 각종 심부 탐사 및 모니터링 등 그 기술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대심도 시추에서 지질 및 지하수 부존 조건은 성공적인 시추를 위해 우선적으로 고려해야 할 중요한 요소이다. 지하에 존재하는 피압대수층(confined aquifer)은 시추정이 도달해야 할 목표인 지하수 자원으로서 주목받아 왔으나, 최종 시추 심도에 도달하기 이전에 발달하는 피압대수층은 상대적으로 높은 피압지하수위(piezometric level)로 인하여 시추 중 지하수의 급격한 공내 유입을 지시하는 킥(kick) 등의 시추 문제를 야기할 수 있어 성공적인 시추 완결을 위해서 극복해야 할 대상이 된다.
에어햄머(air hammer) 방식의 DTH 시추(down the hole drilling)로 대수층을 통과하여 시추할 경우(Fig. 1a), 공내 지하수 유입을 시멘팅 등으로 통해 차수할 수 없다면 공저압(bottom hole pressure)이 크게 증가하여 압축공기압력(compressed air pressure)으로 시추 암편을 지상으로 배출할 수 없는 상황에 처할 수 있다(Halco Rock Tools, 2008). 이 경우 더 이상 에어햄머로는 시추를 지속할 수 없으므로 시추 공법을 변경하여야 하며, 피압대수층은 자유면 지하수위보다 높은 피압지하수위를 형성하므로 그 위험성이 더욱 크다. 이러한 조건에서 채택할 수 있는 시추 공법은 이수(mud) 등 시추액(drilling fluid)을 사용하는 회전식 시추(rotary drilling)가 대표적이다. 회전식 시추에서 이수는 시추 암편의 원활한 배출과 시추 비트의 냉각 등의 기능과 함께 시추공벽의 안정성을 유지하는 중요한 역할을 수행한다(Bourgoyne et al., 1986). 이수를 사용하는 회전식 시추로 피압대수층을 통과하여 시추할 경우에도 피압대수층의 높은 공극압(pore pressure)에 비해 이수압(mud pressure)이 작다면 예기치 않은 지층 유체의 공내 유입으로 인한 킥 발생으로 시추 안전성을 위협할 수 있다(Figs. 1b and 2a). 공극압에 비해 이수압이 클 경우에는 이수 손실(mud loss)이 발생하여 투수성이 좋은 피압대수층내로 이수가 침입하고 이를 오염시킬 수 있을 뿐 아니라, 암편을 지표로 배출시키지 못하여 정상적인 굴진이 불가능한 상황을 초래할 수 있다(Figs. 1c and 2a)(Moore, 1974; Bourgoyne et al., 1986). 따라서 피압대수층을 안전하고 안정적으로 통과하기 위해서는 공극압과 이수압력이 균형을 이루는 시추(balanced drilling)가 가능하도록 적정한 이수밀도(mud density)가 적용되어야 하며, 이를 위해 시추 안전성을 보장하는 범위 내에서 적용할 수 있는 이수밀도의 최소값을 결정하는 것이 관건이 된다.
Fig. 1. Drilling problems through a confined aquifer. a) DTH (down the hole)air hammer drilling, b)&C) rotary drilling using mud, BHP, bottom hole pressure; PP, pore pressure.
이 논문은 에어햄머 방식의 DTH 시추로 통과가 불가능한 피압대수층을 이수를 사용하는 회전식 시추를 이용하여 최종 시추 심도에 도달하고자 할 때, 시추 안정성을 확보하기 위한 적정이수밀도(suitable mud density, SMD)를 결정하기 위한 방법을 제시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이를 위하여 시추 중 이수밀도를 결정하는 데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이수창(mud window) 분석 방법을 검토하고 이에 기초하여 피압대수층 조건에서 적용할 수 있는 방법을 새롭게 제안하였으며, 가상의 지질 및 지하수 조건과 실제 사례 적용을 통하여 제안한 방법의 적용성을 검토하였다.
전통적 이수창 분석의 최소이수밀도 결정 방법
전통적으로 이수를 사용하는 회전식 시추에서 이수밀도는 공극압 구배(pore pressure gradient)와 파쇄압 구배(fracture gradient) 사이의 범위로 정의되는 이수창 내에서 결정된다(Bourgoyne et al., 1986). 전통적 이수창 분석에서 각 시추 심도의 최소이수밀도(minimum mud density)인 이수창의 하한은 해당 심도의 공극압 구배 또는 공극압 구배에 이송마진(trip margin)을 더한 값으로 산정한다(Zhang, 2011). 최대이수밀도(maximum mud density)인 이수창의 상한은 파쇄압 구배 또는 파쇄압 구배에 킥마진(kick margin)을 감하여 산정하며, 파쇄압은 상재하중(overburden pressure)과 공극압을 이용하여 구할 수 있다(Matthews and Kelly, 1967; Eaton, 1969, 1972; Zhang and Yin, 2017). 2000년대 이후 시추공 안정성(borehole stability)에 대한 연구 성과(Haimson and Chang, 2002; Al-Ajmi and Zimmerman, 2006; Zoback, 2007, Kang et al., 2009; Zhang et al., 2010)는 전통적 이수창 개념과 구분하여 시추공벽 붕괴와 관련된 안정 이수창(stable mud window)을 정의하고 있다. 이에 따라 최근에는 전통적 이수창을 Fig. 2a와 같이 안전 이수창(safe mud window)으로 재정 의하여 사용하고 있는 추세이다(Rasouli and Evans, 2010; Le and Rasouli, 2012; Abdideh and Fathabadi, 2013).
Fig. 2. Mud window bounded by minimum and maximum mud density. a) comcept of safe mud window modified form Le and Rasouli (2012), b) pressure and mud window chart modified from Bourgoyne et al. (1986). Min. MD, minimum mud density; Max. MD, maximum mud density; hP, hydrostatic pressure; PP, pore pressure; FP, fracture pressure; OBP, overburden pressure; PPG, pore pressure gradient; FG, fracture gradient; TM, trip margin; KM, Kick margin.
이 논문에서는 킥 발생 등 피압대수층 내 지층 유체의 공내 유입과 피압대수층으로의 이수 손실 문제를 주로 다루고 있으므로 안전 이수창에 해당하는 전통적인 이수창 개념을 채택하여 시추 중 이수밀도를 분석하였다. 킥 발생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Fig. 2a와 같이 시추 중 이수밀도가 공극압 구배 또는 최소이수밀도보다 커야 하며, 고투수성 대수층으로의 이수 손실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가급적 공극압 구배와 이수밀도가 균형을 이루어야 한다.
이수창 분석에서 공극압 구배(PPG)는 식 (1)과 같이 해당 심도 지층의 공극압(PP)을 중력가속도(g)와 시추 심도(D)로 나눈 값으로 정의되며(Bourgoyne et al., 1986), 지하수위에 의해 공극압이 결정되는 조건에서는 지층 유체의 밀도(d), 공저에서 지하수위까지의 높이(H) 및 시추 심도(D)의 관계식으로 전환될 수 있다.
\(\begin{align}P P G=\frac{P P}{g \cdot D}=\frac{d \cdot H}{D}\end{align}\) (1)
식 (1)에 따르면 육상 시추 환경에서 정상압력(normal pressure)을 가지는 지층의 공극압 구배는 지하수위가 지표에 놓일 경우 심도(D)와 높이(H)가 동일하여 지층 유체의 밀도와 일치하며, 지하수위가 지하에 분포한다면 유체의 밀도보다 작은 값이 되어 심도가 증가할수록 유체 밀도에 근접한다. 따라서 지층 유체가 담수(fresh water)이고 지하수위가 지표에 위치할 경우, 공극압 구배는 이수밀도 단위를 비중(specific gravity)으로 할 때 1.0의 값을 가진다. 그러나 비정상 압력(abnormal pressure) 조건, 특히 과압(overpressure) 조건에서는 공극압은 정수압보다 크게 되어 공극압 구배는 지층 유체의 밀도를 상회하게 된다. 이러한 과압 상태는 공극압 구배를 1.0 이상으로 증가시켜 킥 발생 등 시추 중 심각한 안전의 위협 요인을 제공하며, 석유 가스전의 사례에서 과소압밀(undercompaction)된 지층의 분포 등으로 인하여 과압 조건이 형성되는 것으로 보고되었다(Bowers, 2002).
Fig. 2b는 지층의 겉보기 밀도가 일정하고 수평주응력이 최소주응력이며, 상부에 정상압력 상태의 지층이 분포하고 그 하부에 공극압 구배가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과압 상태의 지층이 분포하는 조건에서 이수창의 범위를 개념적으로 도시한 것이다(Bourgoyne et al., 1986). 최소이수밀도와 최대이수밀도는 정상압력 조건에서 시추 심도와 상관없이 일정한 값을 보이지만 과압 조건의 지층에서는 시추 심도가 증가할 수록 커진다. 최종 시추 심도의 최소이수밀도(A지점)가 그 상부 심도의 최대이수밀도(B지점)를 초과할 경우, 그 심도에서 지층 파쇄 및 이수 손실이 발생할 수 있으므로 B지점 심도까지 케이싱을 설치하여야 한다(Byrom, 2015). B지점 심도까지 케이싱을 설치하고 A지점 심도로 시추를 재개할 때, 심도가 깊어질수록 공극압 구배가 증가하는 Fig. 2b의 과압 조건에서는 시추 중인 공저 심도의 최소이수밀도가 상부 나공 구간의 최소이수밀도보다 항상 크므로 공저의 최소이수밀도값이 시추 중 허용되는 최소이수밀도가 된다. 즉 시추 심도가 증가할 때 최소이수밀도가 일정하거나 지속적으로 증가한다면 시추 중 적용될 수 있는 이수밀도의 하한은 공저 심도의 최소이수밀도와 동일하다.
그러나 Fig. 2b와 달리 케이싱이 설치되지 않은 나공 구간에서 공극압 구배의 변화로 인해 시추 중인 공저 심도의 최소이수밀도가 그 상부 심도의 최소이수밀도보다 작을 수 있다. 이러한 경우 공저 심도의 최소이수밀도를 시추 중 이수밀도로 적용한다면 상부 나공 구간에서는 최소이수밀도보다 순환되는 이수밀도가 작게 되므로 나공 구간에서 킥 발생 등의 위험이 있다. 즉, 공저 심도에서 적용되어야 할 시추 중 적정이수밀도(suitable mud density while drilling, SMD)는 공저 심도의 최소이수밀도가 아닌 이보다 큰 값을 가지는 상부 나공 구간의 최소이수밀도가 적용되어야 한다. 따라서 킥 발생을 회피하기 위한 SMD는 시추 굴진 중인 공저 심도로부터 그 상부 나공 구간 전체의 심도별 최소이수밀도 중 최대값으로 정의할 수 있다.
피압대수층의 시추 중 적정이수밀도 결정 방법
피압지하수위와 공극압 구배
자유면 대수층 하부에 발달하는 피압대수층은 Fig. 3a와 같이 그 상하부의 불투수성 지층으로 인하여 수리적으로 격리되어 상부 대수층의 지하수위보다 높은 피압지하수위(piezometric level, PL)를 보인다(Bear, 1979). 피압대수층의 시추시 공저로부터의 피압지하수위까지의 높이(H)는 시추 심도(D)와 지표 기준(ground level, GL)의 피압지하수위(PL)의 합으로 정의할 수 있으므로, 식 (1)의 공극압 구배(PPG)는 피압대수층의 시추에서 식 (2)로 전환된다. 식 (2)에서 피압대수층의 공극압 구배는 시추 심도와 피압지하수위의 비에 의해 결정되며, 지층 유체가 비중이 1.0인 담수 조건의 공극압 구배 (PPGw)는 식 (3)으로 단순화할 수 있다.
Fig. 3. Drilling model through confined aquifers. a) pizometric level of flowing wells modified from Bear (1979), b) conceptual medel for mud window analysis. PL, piezometric level; D, drilling depth; H, heighr from D to PL; PHBH, pressure head at bottom hole; WHP, well head pressure PHWH, pressure head at well head; h, height from GL to well head; Sv, vertical stress; SH, maximum horizontal stress; Sh, minimum horizontal stress; k, Sh/Sv.
\(\begin{align}P P G=\frac{d \cdot(P L+D)}{D}=d+\frac{d \cdot P L}{D}\end{align}\) (2)
\(\begin{align}P P G_{w}(S G)=1+\frac{P L}{D}\end{align}\) (3)
식 (3)에서 PPGw는 육상에서 지표로부터 0 또는 (-)의 값을 가지는 지하수위를 가지는 자유면 지하수정(water table well)뿐 아니라, 피압정(artesian well)이라 하더라도 자분 조건에 도달하지 못했다면 피압지하수위(PL)는 0 또는 (-)의 값을 가지므로 비중 1.0을 초과할 수 없다. 그러나 피압정 중 자분정(flowing well) 조건인 피압대수층을 시추하는 경우, 피압지하수위(PL)는 지상에 놓여 (+)의 값을 가지므로 PPGw는 비중 1.0을 초과하는 과압 상태에 이른다.
식 (3)에서 공극압 구배는 피압지하수위에 비례하고 시추 심도에 반비례한다. 자분 상태의 피압대수층에서 공극압 구배는 시추 심도가 피압대수층에 도달한 순간 급격히 증가하여 최대값을 보이며, 시추 심도가 깊어짐에 따라 점차 감소하여 비중 1.0에 근접하게 된다. 따라서 피압대수층을 통과하는 대심도 시추에서 피압대수층에 진입한 이후 SMD는 피압대 수층 최상부 심도의 최소이수밀도이다.
자분정에서 피압지하수위를 직접 측정하기 어려울 경우, 정두압(well head pressure)을 측정하여 피압지하수위를 산정할 수 있다(Fig. 3a). 지하수정에서 전 수두(total head)는 위치 수두(elevation head), 압력 수두(pressure head, PH), 속도수두(velocity head)의 합으로 정의되며, 속도 수두가 0이라면 식 (1)의 높이(H)는 공저의 압력 수두(PHBH)와 일치한다. 시추 중 지표에서 정두(well head)를 설치하고, 이를 폐쇄(속도 수두=0)한 후 정두압(WHP)을 측정하였다면, 피압지하수위(PL)은 지표 기준 정두 높이(h)와 정두에서의 압력 수두(PHWH)의 합이므로 식 (2)의 공극압 구배(PPG)는 식 (4)로 재정의할 수 있다. 이 때 정두의 압력 수두(PHWH)는 정두압(WHP)과 공내 유체 밀도(dh) 및 중력가속도(g)를 이용하여 식 (5)로 구할 수 있다(Fetter, 1988).
\(\begin{align}P P G=\frac{d \cdot\left(P H_{W H}+h+D\right)}{D}\end{align}\) (4)
\(\begin{align}P H_{W H}=\frac{W H P}{d h \cdot g}\end{align}\) (5)
피압대수층 구간 이수창 분석
시추 중 최소이수밀도에 대한 피압대수층의 영향을 검토하기 위하여 Fig. 3b의 가상 지질조건을 대상으로 이수창 분석을 실시하였다. 분석 모델은 지표로부터 수직으로 1 km심도를 시추하는 모델로서 지하수위가 지표면인 담수 포화 상태에서 지하에 두 조의 피압대수층이 발달한다. 심도 300~600 m구간의 피압대수층 CA1의 피압지하수위를 GL(+)50 m, 그 하부 피압대수층 CA2의 피압지하수위를 GL(+)25 m로 가정하고, CA1 지층의 겉보기 밀도(bulk density)를 2.3 g/cm3, 상부 지층과 CA2 지층의 겉보기 밀도를 2.5 g/cm3로 가정하였다. 또한 최소주응력을 최소수평주응력(Sh)으로 하고 최소 주응력과 수직응력(Sv)의 비인 최소측압계수(k)를 0.5로 가정하였다.
Fig. 4a는 분석 모델의 압력 분석 그래프로서, 정수압과 비교하여 피압대수층 CA1과 CA2의 피압지하수위를 식 (3)에 대입하여 구한 공극압(PP)을 도시하였다. 파쇄압(FP)은 겉보기 밀도를 이용하여 상재하중(OBP)을 구하고 Matthews and Kelly(1967)의 식 (6)으로 계산하였다.
Fig. 4. Suitable mud density while drilling (SMD) for Fig. 3b model. a) pressure chart, b) mud window chart of no casing condition, c) of 0~600 m casing setting condition. SG, specific gravity. For key to other abbreviations, see Fig. 2.
FP = k(OBP - PP) + PP (6)
Fig. 4b and c는 공극압 구배와 파쇄 구배를 비중을 단위로 한 등가이수밀도로 도시한 그래프로서 이송마진과 킥마진을 각각 비중 0.06로 적용하였다. 이 그래프에서 이수창 범위는 지표에서 300 m 심도 구간의 상부지층에서 비중 1.06~1.69이며, CA1 피압대수층에 도달하는 300 m 구간에서 공극압 구배와 파쇄압 구배가 급격히 증가하여 비중 1.23~1.77의 범위를 보인다. CA1 피압대수층 내에서 시추 심도가 증가함에 따라 공극압 구배와 파쇄압 구배는 점차 감소하여 600 m 심도에서는 비중 1.14~1.68의 이수창 범위를 보이며, CA2 피압대수층에 진입하게 되면 이수창의 범위는 비중 1.10~1.66로 변화한다.
Fig. 4b와 같이 지표에서 심도 1,000 m까지 케이싱의 설치없이 전 구간을 나공 시추한다면 심도별 최소이수밀도값 중 최대값인 SMD는 상부 지층이 분포하는 심도 300 m 구간까지 비중 1.06으로 일정하다. 또한 피압대수층을 통과하는 300 m 심도 하부 구간을 시추할 때, SMD는 CA1 피압대수층 최상부의 최소이수밀도인 비중 1.23이므로 피압대수층 진입 이 후 최종 심도까지 이수밀도는 이를 유지하여야 한다.
피압대수층은 투수성이 큰 지층 또는 파쇄대인 경우가 많으므로 공극압 구배보다 이수 밀도가 크다면 지속적으로 이수가 손실되고 대수층의 오염이 발생할 수 있다(Canson, 1985; Baker Hughes Company, 1999; Wang et al., 2008; Feng and Gray, 2017). 따라서 피압대수층을 통과하는 시추에서는 가급적 공극압 구배 또는 이에 근접하여 상회하는 낮은 이수밀도를 적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를 고려하여 Fig. 4c와 같이 CA1 피압대수층을 통과한 600 m 시추 심도까지 케이싱을 설치하고 다시 600~1,000 m 구간을 시추한다면, SMD는 0~300 m 구간에서 비중 1.06을 적용하고, 300~600 m 구간에서 비중 1.23을 유지한 후, 케이싱 설치 하부 구간인 600~1,000 m 구간을 시추할 때는 비중 1.10로 이수밀도를 낮추어 적용할 수 있다.
적용 사례: C1-M 심부 복합지구물리 모니터링정
시추 현황
한국지질자원연구원에서 기본사업으로 수행 중인 TELLUS(The Earth Login Leverage for Underground Signal, 한반도 동남권 심부 복합지구물리 모니터링 시스템 구축 사업의 영문명) 과제에서는 한반도 동남권 일대에 분포하는 주요 단층대 주변으로 다양한 지구물리 변화를 계측하기 위해 총6개소의 1 km 급 심부 대구경 모니터링정 시추가 시행되었다(Jo et al., 2022; Lee, 2022). 그 중 경상북도 경주시 문무대왕면 장항리의 시추 부지 C1은 Fig. 5a의 Son et al.(2013, 2015)의 지질도에 따르면 울산단층 및 연일구조선(Yeonil tectonic line, YTL) 동편에서 북동 방향으로 형성된 신생대 제 3기 분지인 와읍분지(Waup basin)의 남서측 경계에 위치한다. 시추부지 C1에 분포하는 지층은 북동 주향의 분지 경계 단층으로 기반암과 접하고 있는 신생대 제3기의 용동리 응회암층(Yongdongri tuffs)이다. 시추 부지에서는 Fig. 5b와 같이 2021~2022년간 약800 m의 C1-E 탐사공이 시추되었으며, 이 후 이에 인접하여 C1-M 모니터링정이 서북서 방향으로 31 m 이격 시추되어 2023년 약 1,000 m 심도의 대구경 시추정으로 완결되었다.
Fig. 5. C1 drilling site and C1-M monitoring well. a) site location on geological map modified from Son et al. (2013), b) C1-E exploration borehole and C1-M monitoring well on C1 drilling site, c) flowing event during C1-M drilling.
C1-E 탐사공에서는 지표로부터 심도 812 m까지 HQ(코어 직경 68 mm) 규격의 시추코어를 회수하였다. C1-M 모니터링정 시추는 에어햄머 방식의 DTH 시추로 착수되었으나, 시추 중 심도 149 m에서 대규모 단층 파쇄대를 동반한 피압대수층이 출현하여 급격한 지하수의 공내 유입과 자분 현상이 발생하였다(Fig. 5c). 시추 현장에서는 시멘팅 등 차수 작업을 진행하였으나 기대한 성과를 얻을 수 없었으며, 자분 규모와 지질 상태를 고려하였을 때 에어햄머 시추의 진행이 더 이상 불가하다고 판단하고 154 m 심도 이후 이수를 사용하는 회전식 시추로 공법을 변경하였다.
C1-M 모니터링정은 지표로부터 37 m 심도까지 공경 13 3/8인치로 시추하여 12인치 및 14인치 직경의 케이싱(conductor casing)이 설치되었으며, 심도 37~159 m 까지 공경 11 7/8 인치의 DTH 시추, 154~484 m까지 공경 11 5/8 인치의 회전식 시추가 적용되어 지표에서 심도 484 m까지 8 5/8인치 직경의 중간 케이싱이 설치되었다. 중간 케이싱이 설치된 심도 484 m 이후 최종 심도인 1,010 m까지 회전식 시추로 7 7/8인치 공경의 시추공이 굴착되어 4 1/2 인치 직경의 모니터링 케이싱이 설치되었다(Fig. 6b).
Fig. 6. Characteristics of C1-E and C1-M. a) core geology of C1-E, b) drilling and mud logging data of C1-M. TCR, total core recovery; RQD, rock quality designation. For key to other abbreviations, see Figs. 2 and 3.
시추 지질
Fig. 6a는 C1-E 시추 코어 분석 결과로서 지표로부터 40 m까지의 토사층 하부에 용동리 응회암에 해당하는 응회암류가 분포하며, 이를 관입하는 수조의 맥암류와 단층대가 발달하는 것이 확인되었다. 심도 190~713 m의 약500 m 구간에서 단층 점토 및 각력과 파쇄대가 다수 출현하며, 코어회수율(TCR)과 RQD가 극히 불량한 상태를 보이고 있다. 특히 305~558 m 심도의 약250 m 구간은 코어 손실(core loss)이 빈발하며 RQD가 0인 구간이 폭넓게 연속적으로 발달하는 등 190 m 심도 하부에 대규모 단층대가 발달하고 있음을 지시한다.
C1-M 모니터링정에서는 Fig. 6b와 같이 149 m 시추 심도 이후 154 m, 159 m, 173 m 시추 심도에서 지속적으로 자분하는 지하수를 대상으로 지표에서 정두압을 측정한 결과, 0.2~0.3 MPa의 정두압을 보이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회전식 시추로 공법을 변경한 후 이수 로깅(mud logging)을 실시하여 시멘팅 구간인 159 m 심도 하부 구간에서 약3 m 간격으로 이수 내 암편이 채취되었다. 주로 응회암 및 맥암류의 암편으로 구성된 시추 암편은 심도 185~600 m 구간에서 단층 점토 및 각력 등 단층 물질을 포함하고 있으며, 특히 300~450 m 구간에서 집중적으로 단층 물질이 관찰되었다. 심도 823.7~826.4 m 구간에서는 시추 코어를 회수하였으며, 비교적 양호한 안산암질 응회암이 확인되었다.
대규모 지하수 자분이 발생한 C1-M의 심도 149 m 하부에서 600 m까지 약450 m의 구간에서 파쇄대 또는 단층 물질이 다수 확인되고, 300 m 심도 하부 약 150 m 구간에서 집중적으로 단층 물질이 확인되는 등 단층대 발달 특성이 인접한 C1-E의 코어분석 결과와 유사한 결과를 보인다. 이러한 양상은 C1-E의 코어에서 확인되는 단층대가 심도의 차이를 보이며 C1-M으로 연장되는 것을 지시하며, 이 단층대의 영향으로 C1-M 시추 중 149 m 심도 하부에서 대량의 지하수 자분을 발생시킨 피압대수층이 형성된 것으로 판단된다. 이와 같이 심부까지 연장되는 단층대는 시추 심도가 깊어지는 동안 피압대수층의 영향을 지속적으로 받게 하므로 피압대수층 상부에서 시추 공법을 에어햄머 방식의 DTH 시추에서 이수를 사용하는 회전식 시추로 변경한 것은 적절한 대응으로 평가된다.
시추 중 적정이수밀도
C1-M 시추 중 적용된 순환이수밀도는 Fig. 6b와 같이 중간케이싱 설치 심도인 484 m를 경계로 상하 구간으로 뚜렷이 구분된다. 자분 현상의 발생은 적용된 이수밀도가 공극압 구배에 비해 낮은 것을 지시하며, 심도 154~484 m의 상부 구간 시추 중 자분 현상이 발생한 이수밀도의 최대 비중은 167 m 심도의 1.12이다. 167 m 심도 하부에서 비중 1.23의 이수밀도가 적용된 이후 상부 구간에서는 더 이상 자분 현상이 발생하지 않았으며, 시추 진행 동안 자분 현상이 없었던 순환이수밀도의 비중은 1.21~1.32 범위로서 심도가 증가할수록 순환이수밀도가 증가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중간케이싱이 설치된 이후 심도 484 m에서 비중 1.06의 이수 밀도가 적용되었을 때, 자분 현상이 다시 발생하였으며, 비중 1.08의 이수 밀도가 적용된 이후 하부 구간 시추 동안 자분 현상 없이 정상적인 시추가 가능하였다. 하부 구간에서 최종 시추 심도인 1,010 m까지 적용된 순환이수밀도의 비중은 1.08~1.31의 범위로서 변동성은 있으나 상부 구간과 같이 대체로 심도가 증가할수록 이수밀도가 증가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피압대수층 상부 시추 중 자분하는 지하수의 최대 정두압 0.3 MPa을 중력가속도를 10 m/sec2으로 근사하여 식 (5)에 대입하면 피압지하수위는 GL(+)30 m로 계산된다. 자유면 지하수위가 GL(-)15 m이고 피압지하수위(PL)가 GL(+)30 m 조건의 공극압 구배(PPG)를 식 (2) 또는 식 (4)로 구하여 Fig. 6b의 이수밀도 그래프에 도시하였다. C1-M 모니터링정의 자분 현상은 시추 파이프의 이송과 관련 없이 발생하여 별도의 이송 마진을 고려할 필요가 없으므로 이 공극압 구배는 그대로 심도별 최소이수밀도이다. 최소이수밀도는 피압대수층에 도달한 심도 149 m에서 비중 1.20으로 최대값을 가지며, 케이싱 설치 심도인 484 m에서 1.06, 최종 심도인 1,010 m에서 1.03으로 시추 심도의 증가에 따라 점차 감소한다. 이 공극압구배를 이용하여 SMD를 구할 수 있으며, 피압대수층에 진입한 149 m에서 케이싱 설치 전 484 m 심도까지의 시추 중 적정이수밀도는 나공 구간의 최소이수밀도 중 최대값이므로 피압대수층 최상부의 공극압 구배인 비중 1.20이다. 또한 케이싱을 설치한 이후 최종 심도에 이르는 나공 구간에서의 시추 중 적정이수밀도는 케이싱 설치 심도인 484 m 심도의 공극압구배인 비중 1.06이다.
이러한 공극압 구배를 이용한 SMD 분석 결과는 중간케이싱 설치 심도를 기준으로 구분한 상 ‧ 하구간에서 자분이 발생한 최대이수밀도값 및 자분 발생없이 순환된 이수밀도의 최소값과 잘 일치하고 있어 이수창 분석을 통한 시추 중 이수밀도 결정 방법이 효과적임을 확인할 수 있다. 또한 이수창의 공극압 구배선 또는 최소이수밀도선을 이용하여 적절한 심도에 케이싱을 설치한다면 시추 중 적정이수밀도를 낮추어 피압대수층 하부에서 과도한 이수밀도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대수층 오염 또는 손상의 위협을 감소시킬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특히 이 사례는 피압대수층에 도달하여 자분하는 지하수의 정두압 측정 등으로 조기에 피압지하수위를 분석하여 시추 중 적정이수밀도를 결정하는 절차의 유용성을 보여주고 있어 이후 피압대수층을 통과하는 대심도 시추에서 적절한 공법 선정과 시추 안정성 확보에 중요한 자료로 활용될 수 있다.
결론
피압대수층을 통과하는 대심도 시추에서는 높은 피압수위로 인한 지하수의 급격한 공내 유입 또는 자분 등으로 에어햄머 방식의 DTH 시추 공법의 적용이 불가능할 수 있다. 이수를 사용하는 회전식 시추 공법은 피압대수층 통과를 위한 우선적인 대안이 될 수 있으나, 이 역시 적절한 이수 밀도가 적용되지 않는다면 시추의 안정성과 안정성이 훼손될 수 있다. 이 논문에서는 이수창 분석을 통하여 피압대수층을 통과하는 대심도 시추에서 적용할 수 있는 시추 중 이수밀도 결정 방법을 제시하였으며, 실제 사례에 적용한 결과 SMD 결정 뿐 아니라 합리적인 케이싱 설치 심도 결정 등에 효과적으로 적용될 수 있는 것으로 분석되었다.
피압대수층을 통과하는 시추에서 공극압 구배는 피압지하수위에 비례하고 시추심도에 반비례한다. 시추 심도가 피압대수층에 진입하는 순간, 공극압 구배는 급격히 증가하여 최고값을 보이고, 시추 심도가 증가할수록 점차 감소한다. 자분조건의 피압대수층에서는 공극압 구배가 지하수의 밀도를 상회하는 과압 조건이 발생하여 킥 발생 등의 시추 문제를 야기할 수 있으므로 사전에 또는 조기에 피압지하수위를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며, 자분하는 지하수의 정두압 측정은 현장에서 피압지하수위를 산정할 수 있는 효과적인 방법이다.
피압대수층 내에서는 하부의 공극압 구배가 상부의 공극압 구배보다 낮기 때문에 피압대수층 하부에 공저가 이르렀을 때, 공저 심도의 이수창 하한인 최소이수밀도를 시추에 적용한다면 피압대수층 상부의 나공 구간에서 킥 발생 등 지층 유체의 공내 유입이 발생할 수 있다. 따라서 피압대수층에 진입한 이후 킥 발생을 회피하기 위한 SMD는 시추 진행 중인 공저심도와 그 상부 나공 구간의 최소이수밀도 중 최대값인 피압대수층 최상부의 최소이수밀도이다. 또한 피압대수층을 통과하는 시추의 심도가 깊어질수록 점차 감소하는 공극압 구배 곡선을 이용하여 적절한 심도에 케이싱을 설치한다면 설치심도 하부에서 SMD를 낮출 수 있으므로 과도한 이수밀도로 인하여 투수성이 좋은 대수층 내로 이수의 손실이 발생하거나 대수층의 오염 및 손상을 일으킬 위험을 감소시킬 수 있다.
사사
이 연구는 한국지질자원연구원 기본사업‘한반도 동남권 지진 ‧ 단층 활동 평가를 위한 심부 복합지구물리 모니터링 시스템 구축’ 과제(GP2018-009)의 일환으로 수행되었습니다.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시추 및 이수 작업과 자료취득에 노고를 아끼지 않아 주신 (주)테라이지와 (주)어스이엔지의 현장 임직원 여러분께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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