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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어 학습자 대상 관형격 조사 '의'의 교육 내용 재고: 학습자 말뭉치에 나타난 오류를 바탕으로

A Study to Rethink the Components of Teaching Korean Genitive Particle '의': Based on the Errors in Korean Learners' Corpus

  • 투고 : 2023.04.26
  • 심사 : 2023.06.09
  • 발행 : 2023.06.30

초록

The purpose of this study is to reveal the Korean learners' usage pattern of '의', the genitive particle, according to semantic classification, so that it can be referred to in determining the contents and methods of related education. The method of this study adopts a quantitative analysis using learners corpus established by National Institute of Korean Language. As a result of the analysis, as proficiency increases, the overall frequency of '의' increases and the number of meaning senses used increases. However, the frequency of errors also increases with it. As for the usage pattern of each sense, the meaning of 'ownership, belonging' is the most frequent, and followed by 'acting entity', 'kinship, social relations', and 'relationship(area)'. In conclusion, the meanings of 'acting subjects' and 'relationships(area) need to be supplemented with explicit education. Other meanings need to be discussed, and decisions should be made in consideration of learning purpose and proficiency.

키워드

1. 들어가기

한국어 교육을 비롯한 언어교육에서 어떤 문법 항목을 얼마나 혹은 어떤 순서로 다룰 것인가를 결 정할 때는 여러 가지 요소를 비교, 고려해야 한다. 교재 및 교육과정에는 한정된 시간과 분량이 있고 그 안에서 목표한 교육을 이루어 내야 하기 때문에 다룰 수 있는 문법 항목의 양에 제한이 있기 마련 이다. 따라서 각 문법 항목의 의미 기능 및 난이도, 해당 항목의 사용역, 사용빈도, 학습자 요구 등 다 양한 측면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가장 긴요한 것 들부터 선정해서 교육하게 된다. 그런데 본고는 이 런 요소 외에도 학습자 오류를 빠트려서는 안 될 중요 요소로 간주한다. 다른 조건이 충족할 경우 학습자 오류율이 높은 항목을 우선적으로 교육 대 상으로 삼아야 마땅할 뿐 아니라 기존에 많은 비중 을 할애하여 교육해 온 문법 항목이라 하더라도 학 습자 오류율이 높다면 그에 대한 교육내용과 방식 을 출발점부터 재고해 봐야 할 것이기 때문이다.

어떤 문법 항목이 다의적이고 다기능적일 경우 에도 이러한 고려가 필요하다. 대표적이거나 중심 적인 의미 한두 개만 다룰 것인지 아니면 상대적 으로 주변적인 기능까지 다룰 것인지를 판단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때에도 오류 분석은 중요한 기 준으로 작용할 수 있다. 다른 조건이 동일하다면 오류가 많이 나타나는 요소를 교육 내용으로 선정 해야 할뿐 아니라, 어떤 학습자군에서 어떤 오류 가 많이 발생하는지를 살펴 그 처방을 마련해야 할 것이기 때문이다.

물론 이상적인 상황이라면 해당 문법 항목의 다의적이고 다기능적인 요소를 나선형으로 차근히 다루면 되겠으나 실제로는 그렇지 못하고 선형적 제시에 그치는 경우가 많다. 이런 이유로 학습자 오류가 개선되지 못하는 문법 항목은 여럿 있겠으 나 본고에서는 관형격 조사 ‘의’에 주목하여 그 오류 양상을 분석하려 한다.

표준국어대사전의 기술에 따르면 조사 '의'는 그 의미가 21가지나 됨에도 불구하고 대부분의 교재 에서 초급에서만 다루어지고 중급, 고급에서는 명 시적인 문법 항목으로 등장하지 않는다. 교재에서 다루는 것은 ‘의’의 첫 번째 의미, 즉 ‘뒤 체언이 나타내는 대상이 앞 체언에 소유되거나 소속됨을 나타내는 격조사’라는 의항에 한정된다.1)

그렇다고 '의'의 습득이 용이한 것은 결코 아니 다. ‘의’의 전후에 나타나는 선행 명사와 후행 명사 의 관계가 매우 복잡 다양할 뿐 아니라 상황과 조 건에 따라 생략을 해야 하는 경우, 생략을 하지 않 아도 되는 경우, 생략을 하면 안 되는 경우 등 변 수가 많기 때문이다. 또 대부분 학습자 모국어에 대 응되는 문법요소가 있지만 세부적인 쓰임에서 다른 점이 있기 때문에 이 역시 오류로 이어질 수 있다.

따라서 본고에서는 한국어 학습자 말뭉치를 통 해 학습자들이 관형격 조사 ‘의’와 관련하여 어떤 오류를 범하고 있는지 그 양상을 확인해 보고자 한다. 우선 ‘의’의 의미를 유형화한 후, 기준에 따 라 형태 주석 말뭉치에서 관형격 조사가 쓰인 문 장을 추출하여 학습자 등급별 오류를 분석해 볼 것이다. 그 결과는 향후 관형격 조사 ‘의’에 대한 교육 내용 재구축에 참고할 만한 정보가 될 것으 로 기대한다.

2. 관형격 조사 ‘의’에 관한 선행 연구 및 ‘의’의 의미 분류

본고와 같이 말뭉치를 활용하여 관형격 조사 '의'의 오류 양상을 파악하고 방안을 제시한 연구는 기존에도 이루어져 왔다. 예를 들어 안경화ㆍ양명 희(2005)에서는 일본어권 학습자를 대상으로 그들 이 생산하는 관형격 조사의 오류를 분석한 후 이 에 따라 교육 방안을 설계하였다. 동 연구에서는 ‘의’를 생략하는 경우, 수의적으로 사용하는 경우, 반드시 사용하는 경우로 나누어 교육해야 하며, ‘의’의 의미 기능도 수준에 따라 달리 교육해야 한 다고 하였다. 또한 학습자들의 언어와 한국어의 차 이에 대해서도 언급할 필요가 있음을 밝혔다.[1]

최은지(2017)에서는 중국어권 고급 학습자들의 관형격 조사의 첨가, 누락 오류를 살펴보았다. 발 표라는 상황 맥락에서는 첨가의 오류는 나타나지 않았고 주로 누락의 오류가 나타났는데, 그 원인 은 학습자들의 모어가 부정적으로 간섭하였기 때 문인 것으로 보았다. 동 연구에서는 조사가 반드 시 실현되어야 하는 경우에 대한 교육의 필요성을 주장하였다.[2]

Hao Xin(2021)에서는 한국어 학습자 말뭉치에 서 중국인 학습자들이 보인 관형격 조사 ‘의’의 누락 오류를 대상으로 분석하여 이에 대한 원인을 논하고 교육 방안을 설계하였다. ‘누락’ 오류와 관 련하여 ‘의’의 실현에 대해 논하고 이러한 실현과 누락이 학습자들의 말뭉치에서 어떻게 나타나는지 분석하였다. 학습자의 등급이 높아질수록 누락 오 류가 높아졌으며 의미적으로는 ‘소원적 관계’에서 가장 많이 누락되었고 ‘소유 관계’일 경우가 그 다음이었다. 이러한 누락 오류를 모국어 전이와 중간 언어 체계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았다. 교육 방안 설계와 관련하여서는 학습자의 발달 단계에 따라 각각 다른 의미 관계를 다룰 것을 구체적으 로 제안하였다.[3]

홍고은(2021)에서는 한국어 학습자 말뭉치에서 나타난 학습자들의 오류의 원인을 교재에서 관형 격 조사 ‘의’가 속하는 문법 범주와 문장 성분으로서의 역할을 제대로 설명하지 못했기 때문이라 고 밝혔다. 그리고 이에 대한 개선 방안을 논의했 으나 논의된 바가 다소 추상적이며 이해하기 어려 워 교사가 있는 교실에서든 혼자 공부하는 상황에 서든 교육 현장에서 적절하게 사용되기 어렵다는 아쉬움이 있다.[4]

위의 예를 비롯한 관련 선행연구들은 관형격 조사 ‘의’의 의미와 쓰임을 정리하고 학습자들에게 서 나타나는 오류들을 바탕으로 교육 방향을 제언 하는 등 일정한 성과를 이루었다. 하지만 단일 언 어권이나 특정 숙달도의 학습자 오류만을 다룸으 로써 전체적 현황 파악에 한계가 있었다. 본고에 서는 언어권의 제한을 두지 않고 학습자들이 생산 한 문장을 분석의 대상으로 삼고자 한다. 또, '의' 가 가지는 여러 의미를 유형별로 분류하여 각각에 대해 오류 양상을 살펴볼 것이다.

관형격 조사의 의미 분류에 대해서는 여러 논 의들이 존재하나 의미의 세분이라는 점에서는 이 희자·이종희(2006)의 (cid:2)(전문가용)어미·조사 사전(cid:3) [5]을 주목할 만하다. 전문가용 사전이기에 ‘의’의 의미를 상하위 의미로 분류하여 다른 사전들보다 훨씬 더 자세하게 제시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 만 너무 자세하여 분류 항목이 지나치게 많아지기 도 할 뿐 아니라 몇몇 의미들에서는 중복되는 경 향이 발견되기도 한다. 이에 비해 한국의 대표적 인 범용 어학사전인 (cid:2)표준국어대사전(cid:3)에서는 관형 격 조사 ‘의’의 의미를 아래 Table 1과 같이 21 가지로 나누어 제시하고 있다. 이는 이희자·이종 희(2006)의 과도한 세분과 중복을 피하는 동시에 다른 학습용 사전에 비해서 다양한 분류를 제공하 기에 각 세부 의미(sense)를 기준으로 오류를 구 분하여 살피려는 본 연구의 의도에 적합하다고 판 단된다. 따라서 본 연구는 Table 1과 같이 (cid:2)표준 국어대사전(cid:3)[6]의 의미(sense) 구분에 따라 이후 논의를 전개할 것이다.

Table 1. the meaning senses of genitive particle ‘의’, presented in (cid:2)표준국어대사전(cid: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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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학습자 말뭉치에 나타난 관형격 조사 ‘의’ 오류 분석

한국어 학습자 말뭉치는 국립국어원에서 2015년 부터 2020년까지 300만 어절 규모 이상의 학습자 말뭉치를 수집 및 구축한 사업의 결과물이다. 이 말뭉치의 모든 자료는 국립국어원 한국어 학습자 말뭉치 나눔터 페이지에서 검색이 가능하다. 말뭉 치는 139개국의 학습자의 표본으로 삼고 있으며 이들이 구사하는 언어는 92개이다. 한국어 학습자 말뭉치는 원시, 형태 주석, 오류 주석 말뭉치가 있 는데 현재까지의 구축 규모는 다음 Table 2와 같다.

Table 2. the scale of construction of Korean learners corpu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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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중 형태 주석 말뭉치와 오류 주석 말뭉치에 서 나타나는 관형격 조사 ‘의’의 빈도와 등급별 오류의 양상은 Table 3과 같다. 여기서 누락, 첨가, 대치, 오형태의 네 가지 오류 유형은 오류 주 석 말뭉치의 주석을 따른 것이다.

Table 3. Frequency and error patterns of '의' in the morph analysis learners corpu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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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학습자 말뭉치에서 나타나는 관형격 조사 ‘의’의 사용 빈도는 급이 올라갈수록 사용 빈도가 높 아지는 양상을 보인다. 형태 주석 말뭉치는 원시 말 뭉치와 같이 급에 따라 표본 어절수 차이가 크지 않 기 때문에 정규화를 하지 않아도 크게 달라지지 않는 다. 따라서 관형격 조사의 사용 빈도는 급이 올라갈 수록 높아진다고 볼 수 있다. 또한 오류 주석 말뭉치 에서 나타나는 관형격 조사와 관련되는 오류도 학습 자의 등급이 올라가면 그 오류 빈도가 높아지는 것으 로 보인다. 이를 통해 관형격 조사는 학습자의 단계 가 올라갈수록 사용도 많이 하고 오류도 많이 나타나 는 것을 알 수 있다. 즉, 학습자들이 많이 사용을 하 기도 하나 그 사용법 자체를 제대로 익히지 못해 오 류 자체도 늘어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등급별 오류 유형의 변화를 살펴보아도 1급에서 4급까지는 전체적 으로 늘어나고 있는 경향을 보이고 5,6급에 와서 다소 줄어드나, 주석된 말뭉치의 어절 수 자체가 5, 6 급의 어절이 4급보다 많지 않은 것을 생각해 보았을 때는 5, 6급의 오류 자체가 적다고 볼 수 없다.

오류 주석 말뭉치에 나타난 '의' 관련 오류를 분석하던 중 오류의 분류와 오류의 수정에서 다수 의 잘못이 있음이 발견되었고 정확한 오류의 분석 을 위해서 이러한 경우는 모두 제외하였다. 제외 후 집계된 결과는 Table 4와 같다.

Table 4. The error pattern of ‘의’ in error annotation corpus (after correc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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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형격 조사에 대한 오류로는 누락이 가장 많이 나타나며 그 다음으로 대치, 첨가, 오형태 순으로 나타난다. 이중 학습자가 관형격 조사 ‘의’의 의미 를 제대로 파악했는지 아닌지와 관련된 오류는 누 락, 첨가, 대치 오류이다. 그중 누락과 첨가는 ‘의’ 의 의미별 쓰임을 제대로 익히지 못해 생기는 오 류로 생각된다. 대치 오류의 경우에는 어떤 표현을 잘못 사용하여 대치하게 되었는지 그 문장을 살펴 볼 필요가 있다. 그런데 오형태의 오류는 단순히 ‘내’, ‘제’, ‘[명사]의’를 잘못 쓴 경우가 대부분이므 로 분석의 대상에서 제외하고자 한다. 오형태 오류 로 나타난 문장의 예는 다음과 같다.

(1) 재(✓제) 꿈은 돈 많이 버래서 부에 살아고 싶어요. (네팔어, 3급)

(2) 그다음에는 사회믜(✓사회의) 문제를 알아 보고 이해해야 합니다. (베트남어, 4급)

3.1 학습자 말뭉치에 나타난 ‘의’의 사용 양상

학습자들의 오류를 살펴보기에 앞서 사용 양상 을 파악하기 위해 형태 주석 말뭉치에 주석된 관형격 조사를 분석하여 보았다. 학습자들이 사용한 관형격 조사를 모두 분류할 수는 없었기에 1급에 서 6급 학습자들이 사용한 관형격 조사 중 각 급 에서 300씩의 어절을 Table 1의 의미 분류대로 분석하였다3). 그 결과는 Table 5와 같다.

Table 5. the patterns of use of ‘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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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의 의미별 사용 빈도는 예문 (3)과 같은 '소 유, 소속’의 의미에서 가장 높게 나타났다. '소유, 소속'은 예문 (4)의 ‘친족, 사회관계’ 의미와 함께 초급 교재에서 가장 먼저 나타나는 의미인데 학습 자들도 이를 가장 친숙하게 구사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친족, 사회관계’ 의미의 사용 빈도는 '작 용 주체'에 이어 세 번째로 나타난다. 예문 (5)의 ‘작용 주체’와 예문 (6)의 ‘관계(해당분야)’ 의미는 각각 두 번째, 네 번째로 높은 빈도를 보이는데, 이들은 한국어 교재에서 명시적으로 다루지 않지 만 읽기나 듣기 텍스트에서 자연스럽게 제시되는 경우가 많다. 학습자들은 이러한 의미들도 일부 구사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아래 예문은 학습자 들이 쓴 문장을 그대로 가져온 것이며 참고를 위 해 학습자의 모국어와 한국어 숙달도를 괄호 안에 표시하였다.

(3) 나라마다 문화가 달라서 그 나라의 언어를 배우기나 여행을 가면 문화, 생활과 음식을 알려고 싶다. (타이어, 3급)

(4) 한국 음식하고 제 친구들을 많 보고 싶을 거예요. (영어, 2급)

(5) 21세기 현제는 우리 생활에 인터넷의 보급으로 장보화 사회이다. (중국어, 4급)

(6) 현재 사회에서는 빈부의 격차가 학력의 격 차에 이루어지는 예가 많다. (일본어, 5급)

3.2 관형격 조사 누락 오류

이제 본격적으로 관형격 조사 ‘의’의 오류 양상 을 살펴보기로 하자. 우선 오류 주석 말뭉치에서 나타난 관형격 조사 누락 오류를 의미 분류에 따 라 제시하면 다음 Fig. 1과 같다.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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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g. 1 Omission Errors of ‘의’

의미 분류별로 나누어 본 관형격 조사의 누락 오류는 ‘소유, 소속’의 의미 관계를 가지는 경우가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어서 ‘작용 주체’ 의미와 예문 (7)과 같은 ‘정도’ 의미가 각각 10% 를 넘었다.

(7) 우리 집에는 네 명(✓명의) 가족 있어요. (중국어, 2급)

가장 기본적으로 교육하게 되는 ‘소유, 소속’의 의미가 누락 오류에서 높은 비율로 나타났다는 것 은 학습자들이 가장 친숙하게 쓸 수 있는 의미이 기 때문에 많이 사용하였을 것이고 이에 따라 오 류도 많이 나타난다고 볼 수 있다. 또한 이 의미 의 관형격 조사는 수의적으로 생략되는 경우가 많 아, 이것을 지나치게 적용하여 누락 오류에서 많 이 드러나는 것으로 생각해 볼 수 있다. ‘작용 주 체’나 ‘정도, 수량’에 대하여서는 앞서 논의한 바 있듯이 학습자들이 익숙하게 사용하는 의미이다. 그러나 이에 대한 명시적 설명이나 구체적인 예를 잘 접할 수 없다는 점이 오류를 많이 발생시키는 원인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따라서 관형격 조사의 수의적 생략이나 ‘소유, 소속’ 외의 의미에 대해서 교재에서 명확하게 다루어야 할 것으로 생각된다. 상황적으로 교재에 싣는 것이 어렵다면 적어도 중, 고급 단계에서 한 번 이상, 교실 상황에서 반 드시 다루어야 할 필요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누락 오류에서 10% 이하의 비율을 보이는 의미 들 중에서는 ‘친족, 사회관계’, ‘관계(해당영역)’, ‘정보, 속성(예문8)’ 등이 상대적으로 많았고 다른 조사와 함께 쓰이는 경우의 오류도 비교적 높은 비율로 나타났다. 이들 세 가지의 의미는 (cid:2)표준국 어대사전(cid:3) 이외의 분류에서는 모두 ‘소유, 소속’과 같은 범주로 분류되고 있어 결국 가장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의미에서 가장 높은 오류를 보이고 있다 는 것을 알 수 있다.

(8) 현대 사회 광고가 물건(✓물건의) 성능보다 더 중시하는 것이 판매량인 것 같다. (중국 어, 5급)

(8) 현대 사회 광고가 물건(✓물건의) 성능보다 더 중시하는 것이 판매량인 것 같다. (중국 어, 5급)

Table 6. Omission errors of ‘의’ according to proficiency in error annotation corpu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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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ble 6은 관형격 조사 '의'의 누락 오류를 등 급별로 제시한 것이다. 이에 따르면 ‘소유, 소속’ 이나 (9)와 같은 ‘대상’ 의미, 그리고 ‘친족, 사회 관계’에 해당하는 의미는 등급이 높아질수록 오류 가 적게 나타난다5).

(9) 이것은 남녀 역할(✓역할의) 구별이 없어지 는 것에 따라 나타난 가족 현태라고 생각한다. (일본어, 5급)

오류의 빈도 자체가 매우 적게 나타난 ‘대상’을 제외하고, ‘친족, 사회관계’의 경우 사용 자체가 급격하게 줄었기 때문에 오류도 줄었을 것이라고 생각해 볼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소유, 소속’은 사용과 오류가 큰 폭으로 줄지는 않았는데, 이를 통해 고급으로 올라가도 ‘소유, 소속’의 ‘의’는 사 용하기도 많이 사용하지만 제대로 사용하지 못하 는 경우도 여전히 적지 않음을 볼 수 있다. 이와 는 반대로 ‘작용 주체’, ‘관계’, ‘정보, 속성’, ‘정 도, 수량’의 의미에서는 급이 올라갈수록 오류도 많아진다. 해당 의미들은 일차적인 소유 관계를 벗어나는 의미로서 중급, 고급으로 갈수록 더 많 이 사용하는 의미이기 때문에 누락 오류도 중고급 학습자들에게서 더 많이 나타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따라서, 해당 의미를 가진 관형격 조사가 실현되는 환경에 대해 중고급 과정에서 더 명시 적으로 논할 필요가 있음을 알 수 있다. 다른 의 미 관계와 다르게 초급에서 고급에 이르기까지 오 류가 비슷하게 나타나는 것은 예문 (10)과 같이 관형격 조사가 다른 조사들과 함께 사용되는 경우 이다. 한 개의 조사만 사용하는 것도 어려워하는 학습자들에게 명사구의 의미를 잘 살릴 수 있는 이중 조사 사용은 쉽지 않을 것으로 생각된다.

(10) 성공 체험을 쌓이고 앞으로(✓앞으로의) 일에 대한 활력이 될 것이다. (일본어, 5급)

‘만’과 '도' 같은 조사들도 경우에 따라서는 다른 조사와 함께 사용해야 하는 때가 있는데 이런 점을 강조하여 교육해도 그 쓰임을 어려워하는 학습자들이 많다. 따라서 ‘의’가 포함된 이중조사에 관한 내용 또한 명시적으로 언급할 필요가 있음을 알 수 있다.

3.3 관형격 조사 첨가 오류

누락 오류에 이어서 다음으로 살펴볼 것은 첨 가 오류이다. 아래에 첨가 오류 분석 결과를 Table 7과 Fig. 2로 제시한다.

Table 7. Addition errors of ‘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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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형격 조사의 첨가 오류는 누락 오류에 비해 서 많이 발생하지 않았다. 즉, 생략을 해서 오류 를 일으키는 경우가 사용해서 오류를 일으키는 경 우보다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들의 오류를 자 세히 살펴보면 먼저 첨가 오류에는 ‘의’를 사용하 였으나 의미 분류가 불가능한 경우가 있었다. 첨 가 오류의 빈도는 ‘소유, 소속’, ‘관계’, ‘때(예문 11)’, ‘특성’, ‘정도, 수량’ 순으로 높게 나타나 누락 오류와 전체적으로 비슷한 양상을 보였다. 그 리고 흥미로운 것은 실제로 학습자들이 많이 사용 하기도 했고 누락 오류에도 많이 나타났던 ‘대상’ 과 ‘친족, 사회관계’에 대해서는 첨가 오류가 전혀 나타나지 않았다는 점이다. 이 결과로 미루어 볼 때 해당 의미 관계에 있는 명사구들의 경우에는 관형격 조사를 반드시 사용해야 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렇게 ‘의’를 언제 반드시 사용해야 하 고, 언제 사용해도 되고 사용하지 않아도 되며, 언제 사용하지 말아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명시적 인 교육이 반드시 필요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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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g. 2 Addition errors of ‘의’

(11) 두 점째는 한국 옌날의(✓옛날) 생활을 좋아한다. (타이어, 3급)

3.4 관형격 조사 대치 오류

대치 오류는 관형격 조사 대신 다른 어휘를 써 야 하는데 그렇지 못한 경우, 혹은 관형격 조사를 써야 하는데 그렇지 못한 경우이다. Table 8에서 두 경우를 대별하여 보인다.

Table 8. Substitution errors of ‘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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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형격 조사로 잘못 쓴 경우에서는 주격 조사 의 오류가 가장 많았다. 보조사 ‘는/은’도 다음 예 문과 같이 주어의 역할을 하는 체언 뒤에서 사용 되는 경우에 오류가 많이 나타났다.

(12) 사회의(✓사회가) 발전함에 따라 남자가 전업주부가 되는 경우가 점점 많아지고 있다. (중국어, 5급)

(13) 내(✓나는) 한국 시골에 가본 경험을 잘 기억한다. (영어, 5급)

이러한 오류는 관형격 조사의 두 번째 의미인 ‘앞 체언이 뒤 체언이 나타내는 행동이나 작용의 주체임을 나타내는 격조사’라는 의미를 너무 넓게 적용시켜 대치 오류를 일으킨 것으로 보인다. 이는 학습자들이 많이 사용하기도 하는 의미이니만큼 자 세한 분석을 통해 학습자들에게 알맞은 단계에서 명시적으로 교육되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다음으로 대치 오류가 많이 일어난 것은 부사 격 조사 ‘에’이다. 단순하게 보면 발음상의 오류로 볼 수도 있겠으나 부사격 조사 ‘에’는 의미가 다 양하니만큼 그중에서 어떤 의미에서 혼동을 많이 일으켰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Table 9. the meaning of adverbial particle ‘에’ which substitutes genitive particle ‘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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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id:2)표준국어대사전(cid:3)에 나오는 부사격 조사 ‘에’의 의미 16개 중 ‘의’로 대치오류가 일어난 것은 Table 9에서 제시한 10개 의미에서였다. 학습자 들이 가장 많이 오류를 보인 의미는 ‘행위나 작용 이 미치는 대상’, ‘처소’, ‘시간, 때’, ‘특정한 대상 (대한, 관한 등)’ 순이었다. 이 중에서 먼저 ‘특정 한 대상’의 의미는 ‘[명사]에 대한’, ‘[명사]에 관 한’에서 사용되는 ‘에’이다. 이와 관련하여서는 한 국어 교육에서 이미 문법 항목으로서 제시되고 있 으므로 따로 논의가 필요하지는 않을 것이다. 다 음으로 ‘처소’나 ‘시간, 때’의 의미는 관형격 조사 의 의미에서도 같은 의미 관계를 가지기 때문에 오류를 일으켰을 가능성이 있다. 학습자들은 ‘에’ 를 ‘처소’나 ‘시간’과 함께 쓰이는 조사로 가장 먼 저 배우기에 이처럼 굳이 ‘의’를 쓴 것은 ‘의’가 ‘처소/시간’의 의미로 쓰이는 경우에 대해 명확히 습득하지 못했기 때문일 것이다. 마지막으로 가장 많은 오류를 보인 ‘행위나 작용이 미치는 대상’에 대한 오류는 다음과 같은 문장에서 드러나는데 이 는 선행 명사와 후행 명사의 관계를 제대로 파악 하지 못했기 때문인 것으로 생각된다.

(14) 입시 위주의 교육으로 인해 우열반을 생겼 는데 과열 경쟁의(✓경쟁에) 영향을 미치 면서 등급별 이동 수업으로 편하고 있다. (중국어, 6급)

(15) 결혼 난 결혼 단계로 올라가는 것이 인생 의(✓인생에) 커다란 변화를 줘요. (타이 어, 3급)

주격, 목적격 조사를 제외한 다른 조사들은 문장에 서 뚜렷한 ‘격’을 만들어 내지 못하기 때문에 학습자 들은 이러한 관계에서 혼란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따라서 다른 격조사와의 쓰임에 혼란을 느끼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서라도 관형격 조사는 명사구 내에서 쓰인다는 점을 강조하고 그 내에서 담당하는 성분 및 의미 관계 등을 잘 교육해야 할 것으로 생각된다.

4. 결 론

본고에서는 한국어 학습자 말뭉치에서 나타난 관형격 조사 ‘의’의 사용 양상과 오류의 양상을 살펴보았다. 분석 결과 학습자들은 학습 단계에서 가장 먼저 명시적으로 배운 의미를 많이 구사하고 있으며, 교재를 통해 명시적으로 배우지 않은 의 미도 상당히 구사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학 습자들에게 익숙한 의미 관계로는 ‘소유, 소속’, ‘친척, 사회관계’가 있는데 이 두 가지의 의미 분 류는 제대로 사용이 된 경우도 많으며 누락 오류 에서도 빈도가 높게 나타났다. 첨가 오류에서는 ‘소유, 소속’에 대한 오류가 많았고 ‘친척, 사회관 계’에 해당하는 오류는 전혀 드러나지 않았다. 또 한 이외에 ‘작용 주체’, ‘관계’의 의미도 사용과 오류 양쪽에서 많이 나타났다.

이러한 결과를 통해 알 수 있는, 관형격 조사와 관련된 오류의 특징은 많이 사용하는 의미 분야에 서 오류를 많이 범한다는 것이다. ‘소유, 소속’의 의미는 명사구 내의 명사들의 관계에 따라 생략을 해도 되고 하면 안 되는 경우도 있어서 누락과 첨 가 모두에서 오류가 나타나는 반면 상대적으로 생 략이 되는 경우가 많은 ‘친척, 사회관계’의 의미에 서는 누락 오류만 나타나고 첨가 오류가 나타나지 않았다. 이를 통해 친숙한 의미라고는 하여도 학 습자들은 이러한 의미 관계가 있는 관형격 조사를 실현시켜야 하는지 생략해도 되는지 잘 알지 못해 오류를 많이 생산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따라서 관형격 조사와 관련하여서는 실현과 생략에 대한 교육이 반드시 필요할 것이다.

이렇게 친숙한 의미 외에 학습의 단계에서 자연스럽게 노출되어서 알게 되는 의미들에 대해서 도 교육이 필요하다. ‘작용 주체’나 ‘관계’, ‘정도, 수량’의 의미 관계는 듣기나 읽기 지문을 통해 많 이 제시되므로 학습자들이 자주 접할 수 있는 내 용이라고는 하나, 사용이 많았던 것에 비해 오류 도 많았다는 점에서 명시적인 제시가 필요하다고 생각된다. 이 의미들과 관련된 오류에서는 명사와 명사의 관계를 잘 알지 못하여 생긴 것으로 생각 되는 오류들이 많았는데, 둘의 관계를 잘 안다고 하더라도 관형격 조사를 쓸 것인지 그렇지 않을 것인지, 혹은 관형격 조사와 다른 조사 중 어떤 것을 써야 하는지 잘 몰라서 발생한 오류가 많이 보였다. 다른 의미들에서보다 ‘작용 주체’의 의미 에서 이러한 예들이 많았고, 이와 관련하여 대치 오류에서는 주격 조사인 ‘이, 가’를 ‘의’로 대치한 오류가 많았다. 이러한 오류들은 학습자들이 명사 와 명사 사이의 의미적 관계가 어떻게 되는지 안 다고 하더라도 어떤 상황에서 ‘이/가’를 쓰고 어떤 상황에서 ‘의’를 써야 하는지 잘 모른다는 것을 증명하는 것이다. 이러한 오류를 줄이기 위해서는 명사절이나 명사구에 대한 교육이 우선되어야 할 것이며, 이와 관련된 충분한 논의가 반드시 이루 어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다른 의미 범주들에 관해서는 학습자들 이 많이 사용했다고 보기 어렵고 오류도 많이 나 타나지 않았다. 그러나 이러한 의미 범주에 속한 관형격 조사도 그것의 교육적 가치에 대해서 논의 가 필요하며 이를 어떤 단계에서 교육을 시킬 것 인지에 대한 합의가 이루어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다만 이러한 논의를 통한 결과가 교재에 모두 제시되어야 한다고 보지는 않는다. 교재나 교육적 상황에는 반드시 시간과 물질적 제한이 따르기 때 문이다. 그러나 학습자들의 목적이 다양해지고 고 급 학습자들도 늘어나고 있는 지금과 같은 상황에 서 이처럼 다의성을 가진 항목을 어떻게 분류하고 어느 단계에서 제시할지에 대한 기준을 다시 구체 적으로 논의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본 연구가 앞 으로 그러한 연구 문제들에 기초가 되기를 바라며 글을 마친다.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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