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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atial Configuration of Education Area in Do-dong Seowon

도동서원의 강학영역의 공간구성

  • 강태중 (대구한의대학교 대학원 건축.소방방재환경학과)
  • Received : 2022.12.14
  • Accepted : 2023.01.20
  • Published : 2023.02.28

Abstract

A new type of private education institute appeared starting from the 16th century, called Seowon consist of educational spaces and Jesa(a form of memorial ritual for the family's ancestors) space. Seowon Architecture is representative Confucian Architecture. Seowon is a kind of private school and it is a higher educational institute. the time of establishment was from the middle of 16th century to the end of 19th century, but the famous Seowon which remains up to now had been mainly built from the end of 16th century to the beginning of 17th century. Seowon was built on a quiet place far from the town for Students and Scholars to concentrate on their study. and it has beautiful surrounding scenery. Seowon has a place for study in the front and a place for sacrifice at the back regardless of configuration of ground. Gangdang is a building in the place for study in which teacher and students study. It is smilar place to Myongryundang of Hyanggyo. As a plan composition, there is a wide Daechong and two rooms at the both sides. Infront of Cangdang, there are Dongjae and Seojae on the right and the left side which are student' dormitory. This study argues that the Confucianist ideas and topography are the factors that determine the hierarchy Seowon. In light of this, A Study on Spatial Configuration of Education Area in Do-dong Sewon attempted to conduct an analysis by applying such backgrounds, and therefore studied the arrangement rules and construction methods for Seowons.

Keywords

1. 서 론

조선시대 서원건축의 공간구성은 제향공간, 강 학공간, 유식공간으로 크게 나뉘어져 건축물의 배 치 및 형식적인 면에서 성리학의 기본 질서체계와 규범을 따르면서 각각의 서원은 입지하고 있는 자 연환경과 장소성에 따라 특징적인 공간구성을 나 타내는 경우가 많다.

조선시대 서원건축의 공간구성은 자연환경과 인문환경 및 그 시대의 사상적 배경 등이 밀접한 상호작용 속에 조영(造營)되었으며, 따라서 당시 시대의 사상적으로 사회의 근원이 되었던 유교가 공간구성에 깊이 작용하였던 것은 당연한 일일 것 이다. 유학사상(儒學思想)은 단순히 조선시대의 윤 리 규범이나 사회제도의 역할을 하였을 뿐만 아니 라 건축 공간구성에 기본 틀의 역할을 하였을 것 이다.

유학사상은 조선시대의 사상적 기본 질서체계 (秩序體系)를 이루어 서원을 통해 도덕적 가치관과 성리학의 천인합일(天人合一)의 세계관을 내재한 공간구성을 이루고, 입지조건이나 장소성은 그 의 미를 가지고 건축형식의 결정에 직·간접적인 영향 을 미쳤을 것이며, 특정한 요구사항은 건축공간 구성요소 간 상관관계와 함께 그것을 수용하기 위 한 특징을 가진 건축유형 및 공간구성 형식을 만 들어지는데 작용하였을 것이다.

본 연구는 도동서원을 통하여 성리학의 기본 질서체계와 규범 그리고 성리학적 세계관 속에서 그들에게 주어진 자연환경과 장소성 및 조건들을 서로 어떻게 작용하고 수용하면서 해결해 나갔으 며, 16세기 경북지방의 전형적인 서원건축의 공간 구성 특성과 강학공간 구성적 계획기법과 건축적 특성을 살펴보고자 한다.

2. 서원의 강학공간

2.1 서원의 공간구성

서원을 구성하는 공간은 선형을 배향하고 제사 를 지내는 제향공간, 유생들의 장수를 위한 강학 공간, 유식을 위한 유식공간으로 구분된다.

2.1.1 제향공간

강학공간 뒤에는 별도의 담이 둘러싸인 사우 일관이 있는 제향공간이 형성되어 있다. 제향공간 은 신문, 사우, 전사청 등으로 구성되었다.

1) 신문(神門)

신문은 사우로 통하는 제향공간의 정문으로서, 서원의 강학공간과 제향공간 영역을 경계 짓는다. 신문은 서원 정문인 외문(外門)에 대하여 서원배치 중 가장 안쪽에 있는 문이기 때문에 내문(內門)이 라 하고, 세 칸으로 이루어져 있기 때문에 내삼문 (內三門)이라고도 한다.

2) 사우(祠宇)

사우는 제향공간의 중심 건물로서 사림의 정신적 인 지주가 되는 선현의 신위(神位)나 영정을 모시고 춘추로 제향을 베푸는 곳이다. 서원 경내에서 가장 깊숙한 곳에 자리잡고 있는 가장 존엄한 것이다.

사우 건물은 규모가 정면 3칸, 측면 2칸으로 이루어진 경우가 가장 많다. 건물 기단에는 전면 좌우에 계단을 각각 설치하였고, 건물 전면에는 툇칸을 설치하여 제향 때 의례공간으로 사용토록 하였으며, 지붕은 주로 맞배지붕으로 지었다. 사우 건물은 신위를 모시는 곳이기 때문에 정면에만 출 입문을 내고 나머지 세 벽에는 두터운 벽을 둘러 내부를 어둡게 하여 유현(幽顯)한 분위기가 감돌도 록 하였다.

2.1.2 강학공간

외문이나 누문을 지나면 그 다음에 나오는 공간 이 강학공간이다. 강학공간은 유생들이 강독하고 수양하는 공간으로서 강당과 재사로 이루어졌다.

1) 강당(講堂)

강당은 유생들이 유교 경서를 공부하는 중심 건물이며, 원장과 원이(부원장)의 숙소이기도 하다. 강당은 원장이 유생들에게 정기적으로 강회(講會) 를 베푼 곳이었으며, 유회(儒會)나 제사 때는 유림 들의 회의 장소가 된다.

강당은 정면이 다섯 칸이 되는 규모의 건물이 가장 많고, 서원에 따라 규모의 증감이 있다. 강 당이 다섯 칸일 경우, 중앙의 세 칸은 대청이고, 그 양측 각 한 칸은 온돌방이다. 이와 같이 강당 은 건물의 가운데에 집회를 위한 대청을 두고, 그 좌우에 온돌방인 협실을 두는 ‘중당협실’형식이 주 를 이룬다. 건물 앞에서 건물 쪽으로 봐서, 오른 쪽 온돌방에는 원장이, 왼쪽 온돌방에는 원이가 기거한다.

강당은 기단 위에 세워지는데 강학공간이 전재 후당의 배치를 한 강당의 기단보다 높게 조성된 것이 일반적이다. 강당 기단은 막돌바른층이나 다 듬은돌허튼층쌓기로 되었고, 기둥은 방주보다 원 주가 더 많이 사용되었다. 강당의 대청은 연등천 정을 하여 구조체가 노출되도록 지었고, 구들을 놓은 협실은 천장을 설치하였다.

2) 재사(齋舍)

재사는 원생들이 기거하며 독서를 하는 생활공 간으로 마루와 온돌방으로 구성되어 있다. 재사는 일반적으로 동재와 서재, 두 건물로 구성되며, 마 당을 사이에 두고 동재와 서재가 서로 마주보고 있다.

재사는 대개 정면을 2∼5칸으로, 측면을 1∼3 칸으로 하여 그 규모가 일정하지 않다. 재사는 강 당 건물보다 지면 높이가 한 단 낮은 곳에, 강당 보다 규모가 작은 건물로 세워 성리학적 위계를 반영하였다.

3) 장판각(藏板閣), 장서각(藏書閣)

장판각은 서적을 만들 때 사용하는 목판을 보 관하는 곳이며, 장서각은 판본이나 서적들을 보관 하던 곳으로 강학공간의 부속되는 건물이다. 장판 각이나 장서각은 일반적으로 맞배지붕을 한 건물 로서, 정면 가운데 칸이나, 각 칸마다 출입을 위 한 판문을 달았고, 내부는 마루를 깔았다. 습기는 종이와 목판을 상하게 하므로 공기가 잘 통하도록 벽에는 환기구나 살창을 설치하였다. 대부분의 벽 체는 흙벽에 비해 통풍 효과가 큰 판자벽으로 하 였으며, 건물 바닥은 지면에서 띄워 올려 마루를 깔아 건물 안으로 들어오는 습기를 방지하였다.

2.1.3 유식공간

서원의 유식공간은 외문(外門), 누문(樓門) 및 누(樓)로 이루어져 있으며, 정문인 외문은 일반적 으로 세 칸으로 구성되어 외삼문이라고도 한다. 외삼문은 솟을삼문으로 된 것도 있고, 지붕 용마 루가 수평으로 하나로 이어진 평삼문으로 된 것도 있다.

서원이 산수가 좋은 곳에 입지하게 되는 요인 으로는 성리학자들은 자연 속에 은둔하며 심신을 수양하고, 천인합일을 할 수 있는 자연을 찾았던 것이 중요한 이유였다. 자연과 함께 하며 유식하 기에 가장 적합한 건축은 누(樓)형식의 건물이다. 누는 서원이 자연과 접하는 위치인 서원 진입부에 배치되었으며, 선비들이 긴장된 학문의 길에서 벗 어나 자연을 바라보며 휴식을 취하고 심신을 고양 하는 유식공간으로 사용되었다. 서원의 누는 사방 으로 트인 건축으로서 주변 자연 속에 건축공간이 그대로 스며들게 하여 그 속에 자신을 투영해 세 계를 관조하게 만든다. 이러한 건축은 건물 자체 를 밖에서 바라보는 감상의 대상물이 되게 하지 않고, 오히려 건물 안에서 밖을 내다보며 자연을 흠상하는 것을 더 중요하게 여긴다. 이와 같이 자 연을 의인화(擬人化), 인간화(人間化)함으로써 세계 속에서 개체의 가치를 확인하며 천인동구(天人同 構)하는 차원의 건축 공간을 서원의 누는 만들었 으며, 이러한 건축은 한국 서원건축의 중요한 특 성을 이루는 공간이 되었다.

2.2 강학공간의 구성

강학공간은 강학과 재사의 위치에 따라 전재사 후강당과 전강당후재사의 두 형식으로 나뉜다. 전 재사후강당의 형식은 묘(廟)와 학(學)의 두 영역을 거의 독립적으로 구성하게 하며 전강당후재사 형 식은 학(學)의 영역이 묘(廟)의 영역을 향하여 개 방된 형식이다.

이 두 형식은 지방별로 상당한 편차를 보이고 있는데, 즉 영남지방은 전재사후강당 형식이 거의 일반적인 형태로, 거기에 비해 전강당후재사 형식 은 거의 예가 없는 상황이며 반대로 호남지방은 전강당후재사가 전재사후강당 보다 우세한 것으로 나타난다. 이러한 상황은 Table 1을 보면 영남지 방에서는 전재사후강당 형식이 호남지방에 비해 약 3배 정도 비율로 많은 것을 알 수 있다. 또한 경기도 지방의 경우 모두 전강당후재사 형식이 우 세하게 나타나 서원에서의 강학공간은 경기도, 호 남지방은 전강당후재사, 충청도, 영남지방은 전재 사후강당 형식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Table 1. Spatial configuration of education area in sewon by regional group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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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전재사후강당 및 전강당후재사의 지역적 인 편차는 사상적, 종교적 요인에 의한 현상으로 보는 견해도 있지만, 보다 복합적인 사회문화적 요인에 의한 지역적 특성으로 볼 수 있다.

2.3 강학공간의 평면 유형

2.3.1 강당의 평면 유형

강당의 평면은 강학과 숙소(원장)의 두 기능으 로 만족하기 위해 대개 대청과 온돌방이 조합된 형태를 갖게 된다. 강당의 평면을 유형별로 보면 크게 세 가지로 분류된다.

1) 가형은 온돌방이 평면의 양측에 형성되고 중 앙에 대청이 짜여진 형태로서 4개 형식 중 가장 많이 채택되고 있다. 서원의 초창기인 16세기 중 엽부터 20세기 초까지 지속적으로 나타난다.

2) 나형은 평면의 한쪽은 온돌방이 형성되고 다 른 쪽은 대청으로 형성된 평면으로 16, 17, 19세 기에 나타나 가형에 비해 상당히 사용빈도가 적은 평면이다.

3) 전체 평면이 온돌방 또는 대청으로 형성된 평 면으로 16세기부터 18세기에 걸쳐 나타나고 있다

서원 강당의 평면에서 가장 보편적인 형태로 보이는 것은 가형으로서 특히 양측의 온돌방이 형태가 대칭적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대청 전면을 개 방 또는 창호로 개폐하게 되어 있어 평면의 정제 성이 강조된 형태를 보인다. 특히 전면이 개방된 경우는 대부분 영남지방(특히 경북) 서원에서 나타 나며, 전면이 개폐식으로 되어 있는 경우는 호남 지방(특히 전남)에서 나타난다.

Table 2. Gangdang plan typ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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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면이 온돌과 대청으로 양분된 나형은 영남지 방만 나타나며, 전 평면을 대청 또는 온돌로서만 구성한 다형이나 변형적인 형태는 영남지방 서원 강당들이 제외된 것도 큰 특징 중의 하나이다. 이 들 영ㆍ호남지방 이외의 지방에서는 충남지방을 제외하고 일정한 특징적 규범이 없이 여러 형태로 다양하게 분포된 것으로 나타난다.

2.3.2 재사의 평면 유형

원생들이 숙식과 독서를 하던 곳으로 정면은 2 ∼5칸, 측면은 1∼3칸 정도로 그 규모가 다양하 다. 서재의 평면을 유형별로 보면 크게 세 가지로 분류되며 대분류 방식은 강당과 동일하다.

1) 가형은 온돌방이 양측에 형성되며 중앙에 마 루방이나 대청이 끼어 있는 형태이다. 이 형태는 16세기 중엽부터 20세기 초까지 19세기를 제외한 모든 기간에 나타나며 특히 초창기(16세기)에 많 이 이용되었고 전체적으로 약 27%의 분포도를 보 이고 있다.

2) 나형은 한편은 온돌방, 한편은 마루방 또는 대청으로 구성된 것으로 16세기 중엽부터 18세기 에 걸쳐 나타나며 주로 16, 17세기에 많은데 전 체적으로 약 34.6%의 분포도를 보이고 있다.

3) 다형은 전체 평면이 온돌방으로만 구성된 형 식으로 전체적으로 약 32.7%의 분포를 나타내고 있다. 16세기 중반부터 20세기 초까지 지속적으로 나타나나 17세기에 집중적으로 분포되어 있어 특 이하다. 재사의 전면에 툇마루를 설치한 경우가 많다.

Table 3. Jesa plan typ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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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사 평면에서는 가, 나, 다형이 큰 편차 없이 고르게 사용되었으며, 동재와 서재의 형태가 다른 경우가 상당수 발견되고 있다. 가형 중 전면 개방형 은 영남지방에 편중되어 있고, 전면 개폐형은 호남 지방에 편중되어 있다. 그리고 강당에서 다양하게 나타나던 양측 온돌의 불균형한 형태는 전혀 없이 평면이 모두 대칭 형식으로 정연하게 짜여 있다.

온돌방과 대청이 양분된 나형도 강당에서와 마 찬가지로 거의 영남지방에 국한되어 나타나고 있 는데 평면 형태는 강당에 비해 상당히 다양하게 짜여 있다.

다형에서는 재사가 숙소로서의 기능이 강한 이 유로 하여 온돌방으로만 짜여진 경우만 나타나며 각 지방에서 편차 없이 고르게 사용된 것으로 보인다.

3. 도동서원의 강학공간 구성

3.1 현황 및 입지

도동서원은 대구광역시 달성군 구지면 도동리에 위치한 한훤당 김굉필(寒暄堂 金宏弼)을 제향하는 서원으로 1568년(선조 1)에 현풍현 비슬산 기슭 쌍계동에 쌍계(雙溪書院)이라는 이름으로 건립되었 고, 1573년(선조 6)에 사액서원이 되었다. 정유재 란으로 불탄 후, 1604년(선조 37)에 현풍현 서쪽 (烏舌面戴尼山) 아래 지금의 자리에 사우를 건립하 여 ‘甫老洞書院’라는 이름으로 중건되어, 1607년(선조 40)에 도동서원으로 다시 사액 되었다.

한국서원을 대표하는 도동서원은 서원 중에서 가장 급경사지에 입지하고 있으며, 서원의 건축 공간구성에 있어서 전저후고의 지형조건을 활용한 전형적 서원 건축공간의 위계적 질서를 효과적으 로 표현하였다.

‘천리의 발현으로서 예를 사람들이 자연스럽게 실천할 수 있다. ‘禮는 天理의 節文이며, 人事의 儀則’은 주자의 말처럼 이를 표현하기 위해 장수공간을 대표하는 수월루, 강학공간을 구 성하는 강당과 동서재, 제향공간인 사당이 전저후 고 지형에 상승적 중심 축선을 중심으로 좌우대칭 으로 정연하게 배치되어 위계적으로 분절하여 건 축공간을 구성한 것이다.

도동서원을 오르는 첫 번째 관문은 환주문(喚主 門)이다. ‘마음의 주인을 부른다’는 의미을 가진 환 주문은 다른 서원에서 보는 외삼문(外三門)과는 전혀 다르다. 강학공간을 두르고 있는 담 사이에 수월루 에서 중정당으로 진입하는 작은 공간을 터서 만든 사모지붕 형식을 갖춘 낮은 문으로 갓을 쓴 선비들 은 출입을 위해 고개를 숙여야만 되고, 두 사람이 함께 들어올 수 없을 정도로 폭이 좁게 만들어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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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g. 1 Site Plan of Do-dong Seowon

좁은 환주문을 통해 보이는 서원은 강당의 도 동서원 현판과 중정당 현판 부분만이다. 좌우의 동·서재와 정면의 강당으로 둘러싸여 있는 안마당 (中庭)은 하나의 비석도 한그루의 수목도 없이 텅 비어 있다. 빈 마당 가운데로 역시 한 사람만이 다닐 수 있는 돌길이 강당 중정당 가운데를 향해 곧게 나 있다. 사당을 오르는 돌계단도 내삼문까 지 급경사 외길로 일관되었다.

중정당은 우러러 보이도록 세 겹의 기단으로 높게 조성되었다. 기단 면석은 다듬어진 돌을 서 로 물리도록 한길 높이로 쌓았다. 중정당은 정면 5칸의 큰 건물이지만 간결한 맞배지붕을 하고 있 다. 강당뿐 아니라 도동서원의 강학공간과 제향공 간의 모든 건물들이 맞배지붕이다. 맞배지붕은 그 간결함으로 인해서 엄숙정제(嚴肅整齊)의 예가 두 드러지게 표현된다. 단청도 없고 아무런 장식도 하지 않은 강당 정면 여섯 개 기둥에는 흰 한지를 둘러 동방오현 가운데 수현(首賢)을 모신 서원임을 나타냈다. 그러나 환주문의 꽃봉오리 문지방돌과 절병통을 얹은 사모지붕, 중정당 지대석 중앙의 거북 모양의 돌과 면석 기단의 용머리·세호(細虎), 사당 내삼문 계단석에 조각된 석물, 축문을 태우 는 사당 담장의 감(坎), 그리고 보물로 지정된 서 원 담장 등의 디테일은 다른 서원에서 찾아볼 수 없는 미학이고 여유이다. 도동서원 내부공간은 예 가 엄숙 정제한 절도와 위계만으로 불충분하고, 건축적 디테일과 해학을 더하여 조화를 추구함으 로써 자연적 질서처럼 아름답게 실현될 수 있다는 점을 잘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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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g. 2 Longitudinal Section of Do-dong Seowon

3.2 강학공간의 구성

3.2.1 중정당

도동서원 강당인 중정당은 정면 5칸, 측면 2칸 이익공 맞배지붕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중정당의 기단은 지대석, 면석, 갑석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면석은 정렬되지 않은 돌을 자연스럽게 배치하여 마치 장식품을 보는듯하며, 갑석 바로 아랫단 면 석 사이에는 다람쥐 모양의 길(吉)함을 나타내는 동물상과 물고기와 여의주를 물고 있는 용머리 4 개 등을 조각한 석재를 끼워 장식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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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g. 3 Facade View of Gangdang

강학공간의 중정당은 사당과 함께 서원의 주요 한 기능을 갖는 건물이며, 건축 공간구성에 있어 서도 달성 도동서원의 중심부에 가장 돋보이는 위 치에 세워져 있으며 동·서재와 함께 더불어 장판 각과 더불어 그 일곽은 서원의 주기능인 강학공간 을 형성한다.

중정당의 배치는 전면에 장방향 대지 위에 기 단인 석축을 쌓고 세워졌고 좌우에 동재(거인재)와 서재(거의재)를 대칭되게 배치하였다. 중정당 기단 석축 하부에는 자연석 기단이 한단 더 있고 하부 기단 중앙에는 석수가 있으며 이들 앞마당 중앙까 지 판석으로 포장된 길이 나있다. 중정당 전면에 는 환주문이 서있고, 중정당은 수월루 너머 전면 전체를 내려다보는 위치에서 멀리 낙동강과 주변자연을 바라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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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g. 4 Front View of Gangdang

중정당 공간구성은 기단 위에 덤벙주초를 놓고 그 위에 원기둥을 세워 구성하였다. 공간의 구성 을 살펴보면 중앙 3칸은 정면에 벽체와 창호를 설치하지 않고 우물마루로 처리하여 통칸으로 트 인 공간을 이루고 양측 툇칸은 전면에 반칸 마루 를 둔 온돌방으로 구성하고 있으며, 정면 툇마루 하부에 함실아궁이가 설치되어 있으며, 이 공간은 스승의 기숙공간으로 우측 온돌방 배면에 반침을 설치하여 수장공간으로 이용하고 있다.

그 외 좌·우 온돌방의 측면으로 기단의 구성하 는 방법과 동일한 석재로 가공한 툇마루 형태로 형성된 것 외에도 독특한 양식과 기둥, 창호, 등 에 나타나는 형태는 다른 건물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소박한 형태들로 어우러져 조화를 이루고 있 다. 중정당 기둥의 하부에 하얗게 탈색된 부분이 있는데 이는 습기를 방지하기 위해서 소금을 사용 한 것으로 인한 것이며, 중정당의 기둥 윗부분에 흰 창호지를 발라 놓은 의미는 이는 오현 중에 한 훤당 김굉필이 가장 으뜸이라는 상징을 뜻한다. 또한 도동서원은 ‘도학지종’이라는 김굉필선생의 학통을 이어받은 종으로서의 수위서원(首位書院)임 을 나타낸다.

동재 거인재와 서재 거의재는 유교의 5상을 표 현한 현판으로, 돌거북에 그 의미를 싣고 있다. 동은 인(仁), 서는 의(義), 남은 예(禮), 북은 지 (智), 중앙은 신(信)을 뜻하고 있으며 기단 아래에 는 제법 무서운 모습의 거북이 있으며 배움을 뜻하는 강학공간인 중정당 마당에서는 뛰어다니지 말고 조용히 하라는 경계, 또는 스승이 다니는 길 을 침범하지 말라는 의미의 형상물이 그것을 알려 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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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g. 5 Floor Plan of gangd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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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g. 6 Elevation of gangdang

또한 기단의 네 마리 용머리는 서원 앞 낙동강 물이 회돌이 쳐서 범람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비보책으로 물의 신(神)인 용을 상징하는 것으로 이 상징을 이용한 화재 예방의 의미도 담고 있다. 이곳의 정면 기단부 우측계단에는 위로 오르는 다 람쥐가, 좌측 계단에는 아래로 내려오는 다람쥐가 각각 표현되어 있는데 이유는 서원과 향교, 사당 등 삼문이 설치된 곳에서는 ‘동입서출’의 기본 질 서를 지키라는 의미를 띄고 있다.

3.2.2 동재(거인재)

동재는 정면 3칸, 측면 1칸 맞배지붕으로 평면 은 좌측부터 2칸은 온돌방으로, 다음 1칸은 마루 방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온돌방의 전면에는 쪽마 루를 달았다. 기단은 전면과 좌·우측면으로 자연 지형으로 이루어진 경사에 따라 낮은 곳으로부터 외벌대에서 이벌대의 자연석 기단을 순차적으로 설치하였으며, 배면은 관리사 공간인 고직사의 낮 은 대지선에서 정면 높이을 기준으로 하여 편평하 도록 높은 자연석 기단을 설치하여 석축의 역할을 겸하고 있다. 담장 배면의 벽체는 담장의 역할을 겸하고 있으며 동재 배면 축과 나란히 맞닿아 이 어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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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g. 7 Facade View of Dongjae

초석은 기단 위에 자연석 덤벙주초를 놓고 그 위에 기둥은 정면 우측 2개의 원기둥을 사용하고 이를 제외하고는 모두 각기둥을 사용하였다.

대청마루에 사용된 기둥의 길이가 온돌방에 각 기둥의 길이보다 짧게 나타나는데 각기둥 상부는 기둥머리에 창방 없이 보아지를 끼우고 대들보가 기둥에 바로 결구되어 장여와 도리를 받고 있으 며, 원기둥 상부는 기둥과 기둥머리에 창방을 건 너지른 다음 기둥상부는 주두가 놓여 보아지를 받 고 있으며, 창방 상부는 소로를 놓고 장여와 도리 를 얹어 높이를 맞춘 초익공 구조이며, 익공을 돌출하지 않고 익공 살미는 보머리에 맞추어 직절하 였고, 보아지 내부는 한번 단을 주어 직절하였다.

각 도리 열의 정면과 배면에는 서까래를 걸고 맞배지붕을 구성하였으며, 지붕의 좌우 측면은 풍 판 없이 박공만 설치하였다.

온돌방의 정면과 배면에는 모든 칸마다 외여닫 이 세살문을 설치하였으며, 온돌방과 마루 사이에 는 궁판이 있는 외여닫이 세살문을 달아놓았다. 마루의 정면은 창호가 없으며, 측면과 배면은 쌍 미닫이 판문을 설치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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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g. 8 Floor Plan of Dongja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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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g. 9 Elevation of Dongjae

3.2.3 서재(거의재)

서재는 동재와 서로 대칭하여 마주하여 위치하 고 있으며, 정면 3칸, 측면 1칸의 맞배지붕으로 평면은 좌측부터 마루방 1칸, 온돌방 2칸으로 구성되어 있다.

기단은 전면과 좌·우측면으로 자연 지형 경사에 따라 낮은 쪽인 좌측면부터 이벌대에서 높은쪽으 로 외벌대로 이어지는 기단을 설치하였으며, 중정 당과 같이 면을 바르게 가공된 돌을 자연석과 함 께 허튼층으로 쌓았다.

초석은 기단 위에 자연석 덤벙주초를 놓고 그 위에 각기둥을 사용하였으며, 기둥 위에 대들보를 올리고 그 양쪽에 각각 주심도리를 올려놓고, 그 위 중앙에 판대공을 세우고 종도리를 받고 있는 삼량가 가구형식으로 동재와 동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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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g. 10 Facade View of Seojae

지붕 측면은 풍판 없이 박공만 설치하였다. 다 만 동재와 달리 서재는 배면부에 창호가 없으며, 벽체는 외엮은 다음 재사벽으로 마감하였으며, 이 는 마루 좌측과 배면의 재사벽 부분은 변형이 있 었던 것으로 판단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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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g. 11 Floor Plan of Seoja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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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g. 12 Elevation of Seojae

4. 결 론

도동서원은 16세기 서원의 입지, 배치 및 공간 구성 등 건축 유형에 속하는 그 자체의 정체성을 보이며, 산수 경관과 조화하는 건축 배치와 형식 을 취하고 그에 따른 위계적 공간구성에는 계층적 질서 내재하고 있으며, 건물들은 서로 간의 관계 를 분명히 보이는 배치를 하면서도 다양한 외부공 간을 연출하고 있다. 또, 건물들은 기본적으로 대 칭이 되는 배치를 하고 있으나, 엄격하게 기하학 적 대칭을 이루는 것이 아니라 거기에서 어느 정 도 자유로운 배치를 하여 그 속에서 자연스로움과 생동감이 감도는 공간을 연출하고 있다.

도동서원의 강학공간 구성은 묘(廟)와 학(學)의 두 영역을 거의 독립적으로 구성하게 하는 전재사 후강당(前齋舍後講堂) 배치 형태로 16세기에 나타 나 조선시대 말까지 분포되어 왔으며 경북지방의 전형적인 배치유형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강당인 중정당은 강당 평면유형의 가)형인 온돌방이 평면 의 양측에 형성되고, 중앙에 대청이 짜여진 형태 로 정면 5칸 겹처마 규모와 양식을 보여주고 있 으며 이는 16세기 중엽부터 나타나서 전체 서원 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건축적 특성을 그대로 반영된 것으로 볼 수 있다. 재사는 초장기 16세기 에 많이 나타나는 온돌방이 양측에 형성되어 중앙 에 마루방이나 대청이 있는 가)형 형태의 모습을 보이고 있다. 따라서 도동서원은 16세기에 나타난 서원건축의 강학공간 구성에 있어서 전형적인 배 치 및 유형을 이루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도동서원은 절제되고 검박함을 추구한 성리학적 미학에 바탕을 두고 있으며, 절제되고 단아한 건 축형식과 질서, 그리고 주변 자연에까지 사고를 확대케 하여 자연과 인공을 합일하려는 건축 공간 처리와 배치 형식으로 성리학자들이 추구한 이상 이 극명하게 반영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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