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서론
저압주조법 (Low Pressure Casting, LPC)은 보다 넓은 범위에서는 역중력주조법 (Counter Gravity Casting)의 일종으로 1910년대에 처음 개발되어 베어링 금속 등의 주조에 처음 적용되었고, 이미 1917년에 프랑스에서 알루미늄 주조에도 적용되었다. 그 후 세계 제2차 대전 중에 항공기 엔진용으로 적용된 긴 냉각 핀이 달린 알루미늄 실린더 헤드 주조에 본격적으로 적용되면서 기계가공 등을 크게 줄일 수 있었다 [1]. 1950년대부터는 비교적 수량이 많고, 복잡한 형상의 알루미늄 합금에서 아연 합금 등의 비철합금 주물 주조에 주로 적용되어 왔다. 현재도 차량 등의 알루미늄 휠 및 부품 양산에 활발히 적용되고 있다. 저압주조법에서는 통상 0.02MPa에서 0.1MPa 이하의 저압 공기 혹은 불활성 가스를 이용하여 용탕 표면에 압을 가해서 밀폐된 용탕보온로에서 급탕관을 통하여 용탕을 중력방향과 반대로 밀어올려서 주형에 주입한다. 일반적으로 다이캐스팅에서는 50MPa 이상 가압력이 적용되는 것에 비하여 낮은 기체압으로 용탕을 충진시키기 때문에 저압주조법이라 불리게 되었다. 산업현장에서는 저압금형주조법 (Low Pressure Die Casting)이 주로 사용되고 있으나, 특수한 목적으로 저압 사형주조법 (Low Pressure Sand Casting)도 다양한 용도의 주물에 적용되고 있다.
2. 본론
2.1 저압금형주조법과 저압사형주조법
저압금형주조법은 그림 1과 같이 보통 주철 혹은 금형강 소재의 금형에 공기 혹은 불활성기체 압력을 이용하여 용탕을 주입하는 주조법이다 [2]. 일반적으로 중력을 이용하여 용탕을 금형에 충진하는 금형주조법과 비교했을 때 저압금형주조법에서는 충전과정이 보다 용이하면서 정확히 제어될 수 있다. 도가니가 위치한 내압밀폐용기에 저압을 가하여서 급탕관을 통하여 용탕이 상부로 충진되며 금형 공간을 채우게 된다. 하부금형에 위치한 상대적으로 좁고 짧은 주입구 부분의 용탕이 응고될 때까지 압력을 유지하다가 응고되고, 압력을 제거하면 탕구 및 급탕관 내의 용탕은 다시 도가니로 회수된다. 탕구방안이 매우 단순하여 회수율이 매우 높고 주입구 절단 등이 간단하여 후처리가 용이한 장점이 있다. 자동차용 알루미늄 합금휠은 저압금형주조법을 통하여 전 세계적으로 가장 많이 생산되는 대표적인 주물 제품이다.
그림 1. 저압금형주조 공정 개략도 [2].
종래의 사형 및 금형주조에서는 일반적으로 중력에 의해서 용탕이 주입된다. 그래서 용탕 충진과정은 탕구방안의 형상 및 치수에 의해서 제어된다. 이에 사형을 이용하는 저압주조법도 개발되어 대기압보다 약간 높은 압력을 이용하여 주형을 충진하여 보다 복잡한 형상의 치수정밀도가 우수한 주물을 생산하고 있다. 그림 2에 저압사형주조법의 사례를 나타내었다 [2]. 그림과 같이 비교적 낮은 가스압에 의해서 사형 내부로 용탕이 충진되고, 금형주조와 비교하여 응고에 시간이 더 걸리기 때문에 적절한 때에 슬라이딩 핀을 이용하여 주입구를 폐쇄하여 용탕의 역류를 방지한다.
그림 2. 저압사형주조에서의 용탕 충진과정; (a) 수직형, (b) 수평형 [2].
2.2 저압주조 장치 구성
저압주조법은 밀폐용기 내에 설치된 도가니 내의 용탕면에 0.1Mpa 이하의 낮은 압력으로 압축공기 등을 가하여 용탕 내부에 일부 잠겨있는 급탕관을 통하여 용탕을 중력방향과 반대 방향으로 상승시켜서 급탕관과 연결되어있는 주형에 주입되도록 하는 주조법이다. 일반적으로 주입완료 후에 일정시간 가압을 유지하다가 압력을 제거하고, 응고 완료 후에 취출하면 주조공정이 완료된다. 그림 3에는 전형적인 저압금형주조 장치의 단면도를 나타낸 것으로 도가니, 급탕관, 압축공기주입구, 열전대, 하형금형, 상형금형, 상하부 플레이트, 취출핀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1]. 저압주조법에서는 용탕에 가해졌던 압을 제거하면 급탕관과 탕구 및 탕도 부분에 미응고된 용탕이 다시 도가니로 역류하기 때문에 회수율이 80-95%인데, 이는 복잡한 탕구방안과 압탕이 필요한 중력주조법의 회수율이 50-75%인 것과 비교할 때 매우 높은 값이다. 따라서 다른 주조법에 비하여 용해비 및 후처리비를 절감할 수 있다.
그림 3. 저압금형주조 장치 단면도 [1].
특히 용탕이 급탕관을 따라 조용히 상승하여 주형 공간에 주입되며 주입 속도를 0.5㎧ 임계속도 이하로 조절하기가 쉽고, 산화물의 혼입을 최소화할 수 있어서 품질이 우수한 주물을 얻을 수 있다. 이러한 이유로 저압금형주조법은 휠이나 실린더 헤드와 같이 무결성과 가공 혹은 연마 후에 우수한 표면이 요구되는 자동차용 알루미늄 주물 부품 제조에 널리 사용되고 있다 [3].
금형 냉각 기술 등을 적용하면 비교적 쉽게 방향성 응고를 유도할 수 있어서 기공 및 수축 결함 발생이 적고 기계적 성질이 우수한 주물을 얻을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복잡한 형상이나 박육주물을 주조할 수 있으며, 보통 무압탕 형태로 주조하기 때문에 후처리 작업이 단순하다. 또한, 장치를 자동화하여 기술자가 여러 대의 장비를 동시에 운영하거나 그림 6과 같이 취출 로봇을 설치하여 라인을 전자동화할 수 있다 [4]. 다만 주조 사이클이 다이캐스팅에 미치지 못하여 생산성이 높지 않으며, 주물품질 확보를 위해서는 지속적인 장치 관리가 필요하다.
가장 널리 사용되는 저압주조장비는 그림 3, 그림 4(a)와 같이 보온로 직상부에 주형을 설치하고 주입하는 방법이다. 그러나 전술한 바와 같이 그림 2(b)와 같이 주형 측면부에서 주입하는 방식도 개발되어 양산에 적용되고 있으며, 그림 5의 르노 방식의 장비는 별도의 주형 냉각장치를 갖추고 있는데 승용차용 엔진의 실린더 헤드 대량 생산에 대응하기 위하여 개발되었고, 용탕 보급과 유지 보수가 유리하며 대형 용해로가 주조장비와 거리가 떨어진 곳에서 운영하기에 유리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1].
그림 4. 다양한 저압주조장치 개략도; (a) 밀폐용기를 사용하는 전통적인 저압주조장치, (b) 전자기 펌프를 적용한 개방형 용해로를 갖춘 저압주조장치.
그림 5. 이동 가능한 보온로를 갖춘 르노 방식의 저압주조장치.
그림 6. 취출 로봇을 통한 전자동화 저압주조라인 [4].
용탕을 충진하고 가압하는 다른 방법으로는 그림 4(b)와 같이 전자기 펌프 방식이 있다 [3]. 여기서는 개방형 용해로에 전자기 펌프를 설치하여 보통 예열된 세라믹 급탕관을 통하여 용해로 하부에서 주형으로 용탕을 보급한다. 펌프에 가해지는 전압을 조정하여 가압력을 조절할 수 있고, 용해 및 보온에 별도의 밀폐용기를 사용하지 않아도 되는 장점이 있으며, 용해로와 주형 장비 부분을 거리를 두고 설치할 수 있어서 금형 부분에 미치는 용해로의 열영향을 줄일 수 있다.
2.3 주형
저압주조에서 사용되는 주형과 중자는 중력주조에서 사용되는 것과 재질 면에서는 거의 같다. 다만 주입구가 하부나 측면에 위치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주조방안이 단순하다. 일반적으로 산업현장에 적용되고 있는 저압금형주조공정의 경우에 그림 7와 같은 형태의 주조방안이 사용된다. 그림 8에는 대표적인 형 분할법을 나타내었다.
그림 7. 저압주조공정에서의 대표적 주조방안 [5].
그림 8. 저압금형주조에서 사용되는 전형적인 금형분할법 [5].
금형 재료로는 비철주조의 경우에 주철이나 공구강이 주로 사용되고 있으며 안내 핀 및 압출 핀 등은 탄소강이나 다이스강 등이 사용된다 [5]. 금형의 재질은 보통 사용 시간과 형상 복잡성에 따라서 결정된다. 공구강으로 금형을 제작할 경우 수명이 길고 보수도 쉽지만, 금형 사용 기간과 생산 수량 그리고 제작 비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결정하여야 한다.
금형의 동작 기능과 품질은 저압주조공정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다. 이는 기존의 금형주조법과 크게 다르지는 않지만, 금형의 반복동작 사이클에 필요한 기구부를 반드시 고려해야 한다. 이 공정은 주조 사이클 시간 변화에 매우 민감하며, 중력 금형주조와는 달리 몇몇 하부 공정변수들을 변경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중력금형주조의 경우에는 주입구가 여러 개인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저압주조에서는 주입구가 한 개인 것이 일반적이다. 이것이 그다지 중요하지 않은 것처럼 여겨질 수도 있지만, 공정 사이클 중에 금형 온도가 급격히 변화되는 경우에는 주입구가 제한되어있는 경우 주물 내에서 용탕 보급이 효과적으로 이루어질 수 없게 된다 [1].
주형의 특정 부위에 냉각이 필요하다면, 지정된 지역만으로 냉각을 제한하고 제어하기 위해서 공구강 단열 인서트(isolated insert)를 사용하기도 한다. 공구강은 냉각 매체로 물을 사용할 때 크랙 민감도도 낮다. 공구강 단열 인서트를 사용하면 금형 국부냉각 시에도 주물에 용탕이 지속적으로 보급될 수 있도록 적절히 높은 온도를 유지해야 하는 금형 부위의 냉각을 막을 수 있다. 또한 저압주조공정에서는 최적의 방향성 응고를 유도하기 위하여 주입구가 주물의 가장 후육부에 설치되도록 금형을 설계하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
2.4 중자
저압주조법에서 사용되는 중자는 금형주조공정에서 사용되는 것과 거의 같아서 금속 중자 외에도 쉘형, 후란계, CO2계 등 다양하다. 가능하다면 강 재질의 중자 사용이 권장되지만, 불가능할 때는 사형 중자도 사용하는데 이때 적절한 가스빼기가 필수적이다.
중공형 사형 중자의 경우는 주조공정 중에 사형 중자에서 방출되는 가스를 수용할 수 있는 공간이 있다. 사형 중자에서 발생한 가스에 기인하는 기포결함은 이런 형태의 중자를 사용하여 줄일 수 있는데, 이는 주입 공정 중에 가해지는 압력이 중자에서 발생한 가스 압력보다 높기 때문이다 [1].
그러나 콜드박스 중자처럼 속이 가득찬 중자를 사용하는 경우에는 가스빼기가 매우 중요하다. 어떠한 경우에도 품질이 우수한 사형 중자를 사용해야하며, 중자 표면으로의 용탕침투 결함을 방지하기 위해서 도형제도 반드시 사용한다.
2.5 주입 과정
알루미늄 합금의 경우 금형온도는 300~400℃가 적당한데, 금형 하부에 도가니가 설치되어있기 때문에 열원이 가까워 지향성 응고가 가능한 온도구배가 형성된다. 이때 용탕의 온도는 670~750℃ 정도이다 [5].
금형을 결합하고 가압을 시작하면 밀폐용기 내부압력이 상승하면서 용탕이 급탕관을 통하여 조용히 상승하여 주형 내에 충진된다. 정해진 시간을 가압하다가 압력을 제거하면 주물 부분에서 탕구부까지는 응고되어있고 탕구부 이하 급탕관 내부는 응고되어있지 않기 때문에 급탕관 내의 용탕은 다시 도가니로 돌아온다. 금형 체결 상태를 유지한 체 주물이 냉각되기를 기다렸다가 취출 시에 변형이 일어나지 않는 시점에서 금형을 개방하여 주물을 꺼낸 후에 금형을 청소하면 한 사이클이 종료된다. 이후 다시 금형을 폐쇄하고 주조작업을 반복한다.
그림 9은 1 사이클의 가압곡선을 나타낸다 [5]. 보통 가압력은 15~70kPa 정도이며 가압속도는 2.5~5.9kPa/sec이다. 가압시간, 유지온도, 냉각시간 등은 각 제품의 형상에 따라 실험적 혹은 시뮬레이션 결과를 바탕으로 결정할 수 있다. 가압 방법으로는 1단 가압, 제품에 따라서는 2단 가압을 채택하는 사례도 있다.
그림 9. 주조 1 사이클의 가압곡선도 [5].
저압주조장비에서 도가니 용탕면 위로 올릴 수 있는 용탕의 높이는 아래의 식을 이용하여 계산할 수 있다.
H = p / γ
여기서 H는 도가니 용탕면 위로 올릴 수 있는 용탕 높이, p는 용탕면에 가해지는 압력, γ는 용탕의 밀도를 나타낸다. 밀폐용기 내의 도가니 용탕면에 압력이 가해져서 발생되는 압력 차이를 Δp라 하면, 용탕면 위로 급탕관을 통하여 상승할 수 있는 용탕의 높이는 다음과 같이 나타낼 수 있다.
H = Δp / γ
예를들어 알루미늄 용탕의 밀도가 2,550kg/m3이고, Δp가 0.5bar라면,
H = 0.5bar / 2,550kg/m3
H = 50,000Pa / 2,550kg/m3
여기서 1kg = 9.81N이므로 50,000Pa = 5,096.8kg/m2이고 이를 위의 식에 대입하면 아래와 같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
H = 5,096.8kg/m2 / 2,550kg/m3
H = 2.0m
2.6 주물의 품질
저압주조법에서는 가압조건이 적절히 조정되면 도가니 하부의 용탕이 공기와의 접촉이 최소화된 상태에서 급탕관을 통과하여 조용히 상승하기 때문에 난류 발생을 최소화할 수 있다. 용탕 선단의 일부 산화물도 급탕관 및 주형 벽면 등에 흡착될 수 있기 때문에 주물 내부로 산화물 혼입이 거의 없다. 또한, 용탕에 가해지는 후가압으로 용탕에서 미세 가스 결함의 발생 등도 억제되어 금형주조 대비 우수한 물성의 주물을 얻을 수 있다. 치수정밀도는 금형주조 수준이고, 외관은 보통 금형주조 이상의 결과를 얻을 수 있다.
2.7 기타 합금의 저압주조
저압주조법은 자동차 및 항공용 Al-Si계 합금 부품 양산에 대부분 적용되어왔다. 경량화를 위하여 차량 부품 분야에 마그네슘합금 적용이 급증하면서 대부분의 경우에 다이캐스팅 공법이 사용되었지만, 저압주조법에서도 불활성가스를 사용하여 가압하고, 주형 내부를 불활성 가스로 미리 충전하면 용탕의 산화를 방지할 수 있어서 최근 10년간 다양한 적용 가능성이 연구되고 있다 [6].
동합금의 경우 유럽에서는 황동(Cu-Zn 합금) 소재의 주물 수전 양산에 다양하게 적용되고 있다. 독일의 경우에 일 년에 약 3만 톤 정도의 황동 주물 수전이 저압주조법으로 양산되고 있으며, 이는 전체 구리합금 주물 생산량의 1/3을 차지한다[6].
주강에 대한 저압주조법의 적용은 미국에서 철도용 주강 차륜 양산에 적용된 사례가 있다. 차륜의 중량은 320kg 이상이었으며, 흑연 주형을 사용하였는데, 주형수명은 약 1,000회 정그림 도였다 [5].
3. 결론
저압주조법이 주조공정 중에 발생하는 다양한 문제를 피할 수 있는 최적의 공법이라고 말할 수는 없지만, 주조기술자에게 다른 공법을 통해서는 건전한 주물을 얻기가 매우 어려운 난해한 형상의 주물을 양산할 가능성을 제공해준다. 이를 위해서는 주조기술자가 각 공정 제어 변수가 전체에 미치는 영향을 정량적으로 정확히 이해하고, 용탕 관리는 물론 금형의 온도 제어와 가압조건 변경 등이 공정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 시뮬레이션 및 실무를 통하여 경험을 축적하여야 한다.
참고문헌
- American Foundry Society, "Aluminum Permanent Mold Handbook", AFS, Illinois (2001) Chapter 6.
- VDG, "Giessereitechnik Kompakt", Giesserei-Verlag, Dusseldorf (2003) 98-108.
- Campbell., J., "Complete Casting Handbook", Elsevier, Oxford (2011) 960-967.
- https://www.fill.co.at/de/produkte/niederdruck-giesslinie
- 강낙원, "주조공학", 보성각, 서울 (1998) 176-181.
- Buhrig-Polaczek., A., Michaeli., W. and Spur., G., "Handbuch Urformen", Carl Hanser Verlag, Munchen (2014) 293-29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