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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델 이그노런스 교수프로그램이 예비화학교사의 인식 및 교수 실행에 미치는 효과

Effect of Teaching Program for Model Ignorance on the Perception and Teaching Practice of Pre-service Chemistry Teachers

  • 투고 : 2021.11.30
  • 심사 : 2022.04.01
  • 발행 : 2022.06.20

초록

본 연구에서는 예비화학교사들이 모델의 이그노런스 교육을 교육실습에 적용할 수 있도록 교수프로그램을 제공하여 교육적 효과를 알아보았다. 교수프로그램의 구성은 Odden & Russ의 연구에서 제안한 센스메이킹 개념과 Asli 등이 제안한 교사의 센스메이킹 단계를 고려하여 구성하였다. 연구 대상은 우리나라 중부 지역에 있는 교사 양성 대학의 화학교육과 4학년 예비교사 23명이었다. 교수프로그램은 모델의 이그노런스 교육에 대한 센스메이킹 형성을 위하여, 초기 생각 도출 단계, 불일치 상황에서 모델의 이그노런스 인식 단계, 모델의 이그노런스 교육을 위한 수업 전략 구성 단계, 그리고 교육실습을 통한 수업 실행 계획 및 실천 단계 등 4단계로 구성하였다. 이 프로그램의 첫 단계를 통해 산·염기 반응의 아레니우스 모델과 브뢴스테드-로리 모델, 산화·환원 반응의 전자 이동 모델에 대한 예비교사들의 초기 아이디어를 알아보았다. 두 번째 단계를 통해 모델의 지식으로 설명할 수 없는 불일치 상황을 제시하여 모델의 이그노런스를 인식하도록 하였다. 세 번째 단계로 교과서 분석과 수업 전략 구성 활동을 통해 모델의 이그노런스 교수 역량을 기르는 활동을 하였다. 마지막 단계로 교육실습 동안 예비교사들에게 모델의 이그노런스 교육 실행을 계획하고 실천해 보도록 하였다. 이러한 모델의 이그노런스 교육에 대한 센스메이킹 형성 교수프로그램을 통해 예비교사들은 모델의 이그노런스를 인식하게 되었으며, 모델 이그노런스를 반영한 수업 전략 구성 및 실천 역량을 획득하고, 모델의 이그노런스를 가르치는 것의 교육적 가치와 필요성에 대하여 인식하게 되었다.

In this study, the educational effect was investigated by providing a teaching program so that pre-service chemistry teachers could apply model ignorance education to teacher training practice. The teaching program was constructed in consideration of the sensemaking concept proposed in the study of Odden & Russ and the process of teacher sensemaking proposed by Asli et al. The subjects of this study were 23 pre-service teachers in the 4th year of chemistry education department at a teacher training university in the central region of Korea. In order to form a sensemaking for the model's ignorance education, the teaching program consisted of four stages; the initial idea generation stage, cognition of model's ignorance stage in a inconsistent situation, the lesson strategy construction stage for model ignorance education, and lesson plan & practice stage during teacher training practice. In the first stage of this program, pre-service teachers' initial ideas about the Arrhenius model and Bronsted-Lowry model of acid-base reaction, and the electron transfer model of the oxidation-reduction reaction were investigated. In the second stage, inconsistant situation that cannot be explained by the knowledge of model was presented to recognize the ignorance of the model. The third stage was to develop the teaching ability of model's ignorance through textbook analysis and lesson strategy composition activities. As a final stage, during the teacher training practice, the pre-service teachers were asked to plan and practice the implementation of the model's ignorance education. Through the teaching program to form a sensemaking for ignorance education of the models, pre-service teachers had come to recognize the ignorance of the model, acquired ability to organize and execute lesson strategies reflecting model ignorance, and acquired recognition of the educational value and necessity of teaching the ignorance of models.

키워드

서론

최근 과학 교육 분야의 연구는 단순한 사실 암기보다 모델을 사용하여 자연현상을 이해하는 모델링 교육을 강조하고 있다.1,2 모델은 자연현상을 설명하고 예측하기 위한 표현, 규칙, 추론 구조의 집합으로 과학 이론을 표현하는 도구이며3 새로운 지식이나 의미생성(sensemaking)의 도구이자 장치이다.4 모델을 만들고 평가하고 수정하면서 자신의 설명을 재구성하는 과정인 모델링은 과학의 핵심이므로,5 과학 교육에서 학생들이 이해한 것을 표현하고 의사소통하고 반성할 기회를 제공함으로써 과학적 지식을 구성하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6

학생들이 모델의 본질에 대해 명확한 이해를 하기 위해서는 모델링에 대한 메타적 접근이 필요하다.3,710 모델의 본질에 대한 학습을 강조하는 메타모델링 접근에 의하면, 모델은 인간에 의해 구성된 것이므로 실제 현상을 근사화한 것이지 실제가 아니라는 것11,12을 학생들에게 가르치는 것이 중요하다. 즉, 학생들은 예측, 추론, 평가를 허용하는 과학자의 도구로 모델을 보지 않기 때문에, 메타모델링 지식을 함양하기 위해서는 모델의 본성과 목적에 대한 교육이 필요하다.13,14 또한 교사들과 예비교사들은 모델링 교육의 가치와 의미를 이해하는 메타모델링 지식을 획득하고, 이를 실천할 수 있는 역량을 가져야 한다.

Schwarz(2002)의 연구5에서는 모델이 사물과 현상의 정확한 복제물이 아니라는 것을 이해한 교사는 표현 장치로서의 모델이 강점과 한계가 있음을 알게 되었다고 밝혔다. 이러한 모델의 한계, 혹은 모델로 설명할 수 없는 부분을 Chang은 모델의 이그노런스(Ignorance)로 명명하였다.15 과학에서 이그노런스는 많은 과학적 연구의 전제 조건이며, 특정 집단이나 개인의 관점을 반영한다. 이그노런스와 관련하여 가장 널리 연구된 형태는 모델의 불확실성(uncertainty)이며, 이러한 관점은 철학, 수학 및 인공 지능 등 광범위한 범위에 사용된다. 따라서 과학 교육에서도 과학 모델의 이그노런스를 이해하고 이용하는 것이 필요하다.16

Gross17는 어떠한 지식도 갖추어지지 않은 것(nescience)과 새로운 지식이 증가하면 함께 증가하는 것으로 지식의 경계에 대해 아는 것(ignorance)을 구분하였다. 즉, 우리는 이그노런스의 인식을 통해 알고 있는 것의 경계를 알게 된다.18 따라서 과학 교육에서 지식과 이그노런스 사이에 균형을 이루어야 하며, 이그노런스를 인식하였을 때 학생들은 질문하고 스스로 답을 찾는 방법을 배우게 된다.19 Ryu & Paik의 연구20에서는 모델의 이그노런스를 인식론적 관점과 존재론적 관점으로 설명하였다. 특히, 존재론적 관점에서는 모델이 가지는 개념적 한계에 초점을 두고 모델의 이그노런스를 인식함으로써 메타모델링 지식을 발달시킬 수 있다고 하였다.21,22

메타모델링 지식은 학생들이 과학의 전체 문화를 이해하도록 명시적으로 다루어야 한다.23 학생들이 과학 모델을 적용하고, 평가하고, 수정하는 실천의 요소와 모델의 본질과 목적에 대한 메타모델링 지식은 통합적으로 연결되며, 그룹 합의를 도출하는 실습 과정을 통해 학생들의 센스메이킹이 이루어진다(Fig. 1). 센스메이킹은 지식의 격차 또는 불일치를 해결하기 위해 설명을 구축하는 역동적인 과정이다.24 설명은 구성과 비판의 반복적인 과정을 통해 자신의 언어로 만들어지며, 인지적으로 학생들은 정신적 모델을 구축하고 개선하며, 여러 가지 표현과 외부 설명을 끌어내고 연결하게 된다. 또한 의사소통은 센스메이킹을 촉진하고 지원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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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gure 1. Modeling practice as the interaction of the elements of the practice and metamodeling knowledge.23

학생들은 과학 모델을 정확한 설명 방식으로 인식하는 경향이 크기 때문에, 모델링 실습 과정을 통해 센스메이킹을 수업에 구현하는 것이 어렵다.12 따라서 모델의 관점에 대하여 이해하는데 있어 교사의 역할이 중요하며, 특히 교사가 사용하는 언어가 모델링 수업에 많은 영향을 미친다.25,26 Li Ke의 연구27에서는 모델 기반 수업의 그룹 활동에서 초등학교 교사의 일관된 인식론적 메시지가 학생의 활동에 영향을 미친다는 결과를 얻었다. 이와 유사한 연구로 Manz & Suarez28는 실습 기반 학습 환경에서 학생들에게 과학하는 방법을 경험시키기 위해 불확실성(uncertainty)을 다룰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불확실성은 과학의 고유한 특성이며, 과학적 수행(scientific practice)은 불확실성을 관리하고 이에 비추어 결론을 도출하는 것과 관련이 있다. 과학자들은 현상을 설명하는 방법뿐 아니라 실험, 도구, 측정 및 데이터 표시 방법을 사용할 때, 가치 있는 연구 질문을 할 때 등 과학자 작업의 측면에서 불확실성이라는 용어를 사용한다. 따라서 과학 교사들이 학생들에게 과학의 불확실성 문제를 명시적으로 제시하는 것이 중요하며 이를 위해 교사들은 과학적 불확실성에 대한 보다 강력한 설명을 개발하는 것이 필수적이다.2830

Asli et al.31는 인식론적 도구에 대한 학생 참여 수업에서 교사의 센스메이킹 과정을 분석하였다. 교사가 상황에 맞는 목표로 수업을 시작하고 학생들이 그 목표를 달성하도록 교육적 전략을 사용한다. 그러나 학생들이 목표를 달성하기 어려운 모호한 상황에 직면하였을 때, 교사는 초기의 교육 전략을 수정하여 학생들이 수업 목표에 도달할 수 있게 이끌어간다. Fig. 2는 수업에서 교사들의 센스메이킹 과정을 나타낸 것이다. 앞서 학습자의 센스메이킹이 이루어지는 과정을 학습자가 지식의 불일치 상황에서 자신의 설명을 구축하는 과정으로 제시한 것과 같이, 교사의 교수전략에 대한 센스메이킹 역시 불일치를 해결하기 위해 설명을 구축하는 역동적인 과정을 통해 이루어진다. 즉, 교수전략을 실행하면서 모호하고 불확실한 상황에 직면하였을 때 수업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하여 교수전략에 대한 센스메이킹이 이루어지는 과정을 Fig. 2에 제시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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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gure 2. The process of teacher sensemaking.31

본 연구에서는 예비교사를 대상으로 센스메이킹 과정을 고려하여 모델의 이그노런스 교육을 실습하는 수업을 진행하고, 교육적 효과를 분석하였다. 이때, 예비교사라는 특수성을 고려하여, 교생실습 과정에서 실제 모델의 이그노런스 관련 수업을 계획하고 교생실습 학교의 학생들에 게 실천해 보면서 이와 관련된 수업 역량을 획득하는 과정을 알아보았다.

연구 방법

연구 대상

본 연구는 우리나라 중부 지역에 있는 교사 양성 대학의 화학교육과 4학년에 재학하고 있는 예비교사 23명을 대상으로 하였다. 이들은 모두 전공과목을 이수하면서 산·염기 반응, 산화·환원 반응에 대한 여러 가지 모델을 다루었으므로, 모델에 대한 지식은 충분히 가지고 있다고 판단하였다. 또한 4학년 교육과정 안에 교육실습이 포함되므로, 교육 실행을 계획하고 실천해 볼 수 있는 기회를 가질 수 있기 때문에 4학년에 교수프로그램을 투입하였다. 연구 대상 예비교사는 PT로 표시하고 23명의 고유번호를 부여하였다.

교수프로그램

이 교수프로그램은 한 학기 동안 진행된 화학교육과 전공필수과목인 “화학논술”에서 진행되었다. 프로그램의 첫 단계에서는 모델의 일치 상황을 제시하여 모델 지식을 확인하였으며, 모델로 현상을 설명하도록 요구하여 모델의 이그노런스에 대한 초기 생각의 수준을 분석하였다. 그 다음 단계인 이그노런스 인식 단계에서는 모델의 불일치 상황을 제시하고 모델의 이그노런스를 소개하였으며, 이러한 과정에서 메타모델링 지식을 형성하도록 하였다. 즉, 학생들이 모델을 적용하고, 평가하고, 수정하는 실습과정을 통해 모델에 대한 센스메이킹이 이루어지도록 하였다. 이 두 단계는 예비교사들이 학생의 입장에서 모델의 센스메이킹을 형성하는 과정에 해당한다. 또한, 예비 교사들은 교사로서 학생들에게 메타모델링 지식을 가르쳐야 하므로, 이를 위한 교수 전략에 대하여 센스메이킹을 형성해야 한다. 따라서 세 번째 단계에서는 Asli et al.31이 Fig. 2에서 제안한 교사의 센스메이킹 과정을 고려하여 모델의 이그노런스를 반영한 수업 전략을 구성하였다. 먼저 산과 염기의 반응, 산화·환원 반응에서 각각의 모델로 설명할 때 이그노런스를 가르치고자 하는 수업 목표를 가지고 교과서를 분석하였다. 그 과정에서 직면하는 어려움과 모호함을 해결하기 위하여 조별 토의를 거쳐 교과서를 재구성하였다. 마지막으로 수업 실행 계획 및 실천 단계는 교육실습 기간에 교육 현장에서 모델의 이그노런스를 지도해 보고 이를 통해 이그노런스를 가르치는 것의 교육적 가치와 필요성을 인식하도록 하였다. 예비교사들을 위한 교수프로그램의 단계는 Table 1에 제시하였다.

Table 1. Program for sensemaking of modeling practice from model’s ignoran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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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수프로그램은 총 11회로 이루어졌으며 회당 4-5시간으로 구성되었고, 온라인 수업으로 진행되었다. 수업의 주제로는 고등학교 화학 I에서 다루는 산·염기 반응의 아레니우스 모델과 브뢴스테드-로리 모델, 산화·환원 반응의 전자 이동 모델을 선정하였다. 예비교사들의 산·염기 반응과 산화·환원 반응의 모델에 대한 이그노런스 인식을 알아보기 위하여 선행연구20,33,34를 토대로 설문지를 개발하고, 교수프로그램의 첫 단계에 예비교사들을 대상으로 실시하였으며, 이를 부록에 제시하였다. 11회로 마무리된 교수프로그램 후에 12주차부터 15주차까지는 수업 실행계획 및 실천 결과에 대한 토론과 사후 설문이 이루어졌다. 사후 설문에서는 모델의 이그노런스 교육에 대한 가치와 필요성, 그리고 실천의 어려움에 대한 예비교사들의 인식을 알아보았다.

자료 수집 및 분석 방법

이그노런스에 대한 초기 생각을 알아보는 설문은 교수 프로그램 1단계에 23명의 예비교사들에게 실시하였다. 또한 교수프로그램의 3단계에 이루어진 교과서 분석 및 재구성 모둠 활동의 토론과 발표는 모두 녹화·전사하였다. 교과서 재구성 자료는 제출하도록 요구하였으며, 이를 통해 예비교사들의 이그노런스 교육에 대한 수업 전략 구성 역량을 분석하였다. 교수프로그램 4단계에 해당하는 교육실습에서는 예비교사들이 이그노런스가 반영된 수업 지도안을 작성하기 위해 연구자와 소통하며 주어진 모델의 이그노런스를 찾아보았으며, 이를 반영하여 수업 계획서를 작성하고 제출하였다. 교육실습 동안에 모델의 이그노런스가 반영된 수업을 실행한 후, 12-15주 차에서는 실습 경험에 관한 토론을 통해 모델의 이그노런스 수업 실천에 대한 구체적인 자료를 수집하였다. 토론 과정은 모두 녹화·전사하여 분석하였다. 그리고 모델의 이그노런스에 대한 교육적 가치와 필요성에 대한 인식과 수업 실행에서의 어려움을 설문을 통하여 알아보고 분석하였다.

이 연구의 자료들은 질적 자료 분석법34,35의 4단계를 거쳐 분석하였다. 1단계는 연구자들이 개별적으로 예비교사들의 응답을 문항별로 분류하고 다시 선택한 이유를 분류하여 자료를 관리하였다. 2단계는 자료를 반복적으로 읽고, 연구자들 간의 협의 사항을 개별로 정리하였다. 3단계는 기술, 분석 및 해석의 과정으로, 3차에 걸쳐 코딩하였다. 1차 코딩에서 설문 응답 유형을 범주화하였고, 2차 코딩에서 응답 유형과 응답한 이유를 비교하여 다시 판단하고 범주화하였다. 3차 코딩에서 각 문항의 선택과 선택 이유를 맥락적으로 분석하고 해석하여 최종 범주화하였다. 마지막 4단계에서 최종 범주를 분석 기준에 따라 정리하였으며, 이 과정에서 화학교육 전문가 1인, 화학교육 박사 1인, 화학교육 박사과정 1인이 교차 검증하여 타당성과 신뢰성을 확보하였다.

분석 기준

교수프로그램 1단계에서 실시한 설문에서 모델의 이그노런스에 대한 분석 기준은 Table 2에 제시하였다.

Table 2. Model knowledge and ignorance for three model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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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산·염기 반응에서는 화학Ⅰ과 화학Ⅱ에서 주로 다루는 중화 반응과 해리 반응의 두 가지 상황을 선정하였다. 중화 반응에서는 산과 염기의 농도와 부피를 이용한 양적 관계 적용과 혼합 용액의 pH, 해리 반응에서는 산과 염기의 세기를 설명하기 위한 이온화도와 이온화 상수를 설명하는 내용으로 구성하였다. 또한 산화·환원 반응에서는 공유결합 물질과 물의 전기 분해를 설명하는 내용으로 구성하였다. 같은 현상을 각 모델로 설명하는 데 있어서 일치 상황은 모델 지식이며, 불일치 상황은 모델의 이그노런스이다.

아레니우스 모델은 비가역 반응을 전제로 하기 때문에 강산과 강염기의 반응에서 양적 관계식(MV=M’V’)을 적용할 수 있다. 그러나 약산의 경우 가역 반응으로 설명하기 때문에 약산과 강염기의 반응에 그대로 적용할 수는 없으므로,36 아레니우스의 모델로 설명할 수 없는 이그노런스에 해당한다. 산과 염기의 세기를 나타내는 이온화도를 설명할 때 강산은 수용액 상태의 매우 묽은 농도에서 100% 해리하므로 이온화도가 1이다.37,38 따라서 이온화도는 용매인 물에서의 해리도를 의미하며, 비가역 반응이므로39 아레니우스 모델의 일치 상황이고, 강산의 이온화도가 1보다 작은 것은 설명할 수 없으므로 불일치 상황이다.

산과 염기의 혼합 용액에서는 약산과 강염기가 반응한 후 용액의 pH를 아레니우스 모델로 설명하는 데는 어려움이 있다.40 즉, 약산과 강염기의 반응은 가역 반응을 가정하는 브뢴스테드-로리 모델의 일치 상황이며, 강산과 강염기의 반응은 비가역 반응이므로 불일치 상황이다. 이온화 상수는 가역 반응을 전제로 하여 브뢴스테드-로리 모델로 설명할 수 있다. 강산과 강염기의 경우 물에서 비가역 반응을 하므로 반응물의 농도가 거의 0에 가까워지므로 이온화 상수로 표현할 수 없기 때문에37,38,41 브뢴스테드-로리 모델의 불일치 상황이다.

전자 이동 모델에 대한 모델 이해 수준은 금속(원소)과 이온의 반응을 전자 이동으로 설명하는 것으로 보았다.4244 공유 결합 물질의 반응에서는 실제로 전자가 이동하지 않으므로 전자 이동 모델의 불일치 상황이며, 따라서 공유결합 물질인 물의 전기 분해 반응도 전자 이동 모델의 불일치 상황이다.34

연구 결과 및 논의

모델의 이그노런스에 대한 초기 생각

모델링 수업에서 어떠한 현상을 모델로 설명하는 과정에서 모델과 현상이 맞지 않는 불일치한 상황이나 설명할 수 없는 상황에 부딪히게 된다. 이러한 상황은 모델의 이그노런스가 드러나는 상황이며, 전형적으로 과학 활동 중 불확실성을 인식하는 단계이다. 분석 결과 예비교사들의 초기 생각은 세 가지 모델에 대하여 이그노런스의 인식비율이 대체로 낮게 나타났다.

아레니우스 모델. 예비교사들의 인식 수준을 모델의 이그노런스 인식, 모델의 이해, 모델의 이해 부족 등 세 가지로 분류하였으며, Table 3은 분석 결과이다.

Table 3. Recognition level of pre-service teachers for the Arrhenius mode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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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화 반응의 양적 관계와 이온화도라는 두 가지 현상에서 아레니우스 모델의 이그노런스를 인식한 것으로 분석된 PT5의 응답 사례이다. 그는 아레니우스 모델의 전제 조건인 비가역 반응을 명확하게 인식하고 있었다.

(중화 반응의 양적 관계) 아세트산과 수산화나트륨의 양적 관계에서는 비가역 반응인 아레니우스 이론으로 설명할 수 없다.

(이온화도) 비가역적으로 H+가 전부 해리되는 것으로 보면 전부 1이 되어야 하는데, 아니므로 아레니우스로 설명할 수 없다.

(예비교사 PT5의 설문 조사 답변)

한편, 두 현상에서 모두 모델의 이해 수준으로 분석된 PT6의 경우, 강산의 이온화도가 1보다 작은 경우에도 수용액에서 양성자 H+를 내놓는 과정이기 때문에 강산이 어느 정도 해리되어 아레니우스 모델로 설명이 가능하다고 답하였다. 즉, 아레니우스 모델에 대한 지식은 가지고 있었지만, 이 모델의 이그노런스를 인식하지 못하고 있었다.

모델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예비교사가 중화 반응의 양적 관계와 이온화도에서 각각 5명, 4명이었다. 이에 속하는 PT13의 경우, ‘직관적으로 아레니우스이다’, ‘수소 이온을 내놓으면 산이다’라고만 답하여 모델에 대한 전제 조건이나 구체적인 설명이 없으므로 모델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다고 판단하였다.

아레니우스 모델에서 중화 반응의 양적 관계보다 이온화도에서 이그노런스를 인식하는 비율이 높게 나타났다. 이는 교과서에 제시된 내용과 관련이 있다. 선행 연구45에 따르면, 화학 I과 화학 II 교과서 분석에서 중화 반응의 양적 관계는 산의 세기와 상관없이 적용하여 아레니우스 모델의 이그노런스를 제시하지 않았음을 지적하였다. 반면, 화학 교과서에서 강산의 이온화도가 1인 경우와 1보다 작은 경우를 모두 제시하고 있기 때문에 이에 관련된 이그노런스를 예비교사들이 더 잘 인식할 수 있었다고 해석할 수 있다.

PT9, PT4, PT2, PT3, PT22, PT12의 경우에는 이온화도에서 강산의 이온화도가 1보다 작은 경우 아레니우스 모델과 불일치한다는 것을 더 잘 인식하고 있었다. 그러나 중화 반응의 양적 관계에서 아세트산과 수산화 나트륨 수용액의 반응은 약산인 아세트산이 가역 반응을 한다는 전제 조건은 인식하지 못하고 아레니우스 모델로 비가역 반응인 물이 생성되는 것으로 중화 반응의 양적 관계를 이해하고 있었다. 그 중 하나의 사례(PT2)를 제시하면 다음과 같다.

(중화 반응의 양적 관계) 아세트산에서 나온 H+ 이온과 수산화나트륨에서 나온 OH- 이온이 수용액 조건에서 만나 물을 생성했기 때문에 아레니우스 모델로 설명 가능하다고 생각했다.

(이온화도) 강산의 이온화도가 1이 아닌 것은 수용액 조건이 아니기 때문이다. 아레니우스 산-염기는 수용액 조건에서 정의되었기 때문에 설명할 수 없다.

(예비교사 PT2의 설문 조사 답변)

아레니우스 모델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예비교사는 중화 반응의 양적 관계에서 22%, 이온화도에서 17%였다. 모델 자체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면 모델의 이그노런스도 인식할 수 없기 때문에 예비교사 교육에서 모델을 이해하고 그 제한점까지 가르치는 교육이 이루어질 필요가 있다.

브뢴스테드-로리 모델. 브뢴스테드-로리 모델에 대하여 혼합 용액의 pH, 이온화 상수에서 이그노런스 인식 결과는 Table 4에 제시하였다. 모델 자체를 이해하지 못한 경우로 분류된 PT2의 경우는 두 상황에서 ‘H+을 주고받는 반응이 존재하기 때문에’라고만 응답하여 모델에 대한 구체적인 설명이나 전제 조건을 제시하지 않았다. 따라서 연구자들은 모델의 이해가 부족한 경우로 분석하였다.

Table 4. Recognition level of pre-service teachers for the Brønsted–Lowry mode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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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모델의 이그노런스를 인식하지 못한 경우로 분류된 PT24의 경우, 혼합 용액의 pH에서 강산과 강염기의 반응임에도 불구하고 가역 반응과 비가역 반응을 혼동하여 브뢴스테드-로리 모델의 이그노런스를 인식하지 못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강산과 강염기 혼합 용액의 pH) 이 때에는 산의 정의를 H+를 내놓는 물질이라기보다 H3O+를 내놓는다고 정의해야 완벽하게 설명이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그래야만 짝산과 짝염기의 형성을 관찰할 수 있기 때문이다.

(강산의 이온화 상수) 주어진 물질들이 H+를 내놓았을 때 그 음이온의 안정성이 달라지기 때문에 H+를 내놓는 정도를 브뢴스테드-로리로 설명할 수 있을 것 같다.

(예비교사 PT24의 설문 조사 답변)

PT1의 경우에는 강산과 강염기의 비가역 반응을 인식하고 브뢴스테드-로리 모델로 설명할 수 없다고 인식하여 모델의 이그노런스를 인식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하였다.

(강산과 강염기 혼합 용액의 pH) 강산 강염기는 비가역적 반응이므로 설명할 수 없다

(강산의 이온화 상수) 물의 이온화 상수보다 한참 큰 거의 비가역 반응이라 설명하기 어려울 것 같다.

(예비교사 PT1의 설문 조사 답변)

두 가지 현상에 대하여 아레니우스 모델의 경우와 비교하면 모델을 이해하는 예비교사는 많으나 모델의 이그노런스를 인식하는 비율이 낮다. 많은 화학 교재에서 브뢴스테드-로리 모델을 도입할 때 아레니우스 모델의 한계를 제시하기 때문에 아레니우스 모델의 이그노런스를 인식하는 비율이 높은 것으로 볼 수 있다.9 그러나 브뢴스테드 -로리 모델의 경우에는 교과서에서 아레니우스 모델의 확장으로 제시하면서 모델의 한계를 설명하지 않으므로, 예비교사들이 브뢴스테드-로리 모델의 이그노런스를 인식하기 어려운 것으로 볼 수 있다. 특히 혼합 용액의 액성은 아레니우스 모델로만 한정하여 중성으로 서술함으로써 브뢴스테드-로리 모델로는 중성을 설명할 수 없다는 것을 인식하기 어렵다. 이온화 상수는 강산과 약산이 모두 제시되어있어 브뢴스테드-로리 모델로 비가역 반응인 강산을 설명하는 것의 제한점을 설명하지 않았다.45 따라서 학생들은 아레니우스 모델의 이그노런스에 비해 브뢴스테드-로리 모델의 이그노런스를 인식하는 것이 더 어려울 수 있다고 본다.

아레니우스 모델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예비교사들이 대부분 브뢴스테드-로리 모델에 대한 이해도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모델 자체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면 모델의 설명할 수 없는 부분을 이해하고 가르칠 수 없기 때문에, 이러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예비교사 교육이 필요하다.

전자 이동 모델. Table 5와 같이, 전자 이동 모델에서는 모델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예비교사는 없었다. 다음은 이그노런스를 인식하지 못하는 PT1의 응답 사례이다. 금속과 이온의 반응, 공유결합 물질의 반응, 물의 전기 분해 반응을 일관되게 전자 이동 모델로 설명하여 이그노런스를 인식하지 못하는 것으로 분석하였다.

Table 5. Recognition level of pre-service teachers for the electron transfer mode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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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유결합 물질의 반응) 염소가 수소로부터 전자를 받아 환원되었고 수소는 염소에게 전자를 주어 산화되었다

(물의 전기 분해) 양 극에서 전자의 이동이 일어나므로 정의할 수 있다.

(예비교사 PT1의 설문 조사 답변)

공유결합 물질의 반응에서는 48%의 예비교사들이 이그노런스를 인식하였으나, 물의 전기 분해에서는 9%만이 이그노런스를 인식하였다. PT7의 경우 물이 공유 결합 물질이므로 전자 이동으로 설명하지 않고 산화수로 설명함으로써 이그노런스를 인식하고 있다고 분석하였다.

(공유결합 물질의 반응) 공유결합 물질의 반응에서는 전자의 이동을 판단하기 어렵기 때문에 전자 이동 모델로 설명할 수 없다

(물의 전기 분해) 음극에서는 수소만 양극에서는 산소만 산화수가 변하는 산화·환원반응임을 설명할 수 있다.

(예비교사 PT7의 설문 조사 답변)

대부분의 예비교사들은 물의 전기 분해 반응을 설명하는 과정에서 공유결합 물질인 물 분자가 전자를 잃거나 얻는다고 응답하여 이그노런스를 인식하지 못하고 있었다. 선행 연구에서도34,4649 물의 전기 분해 반응에 대하여 현직 교사와 예비교사, 고등학생들이 원리를 이해하지 못하고 단순 암기하는 수준에 그친다는 결과를 발표하였다. 특히 공유결합 물질의 전기 분해 과정은 전자 이동과 산화수의 개념이 혼재되어 이해하기 어렵게 만든다. 이는 고등학교 화학 II 교과서의 서술 방식과도 깊은 관련이 있다.34,50 교과서에서 물의 전기 분해 현상을 전자 이동 모델로 설명하기 때문에, 물이 공유결합 물질임에도 불구하고 물의 전기 분해를 전자 이동 모델로 설명할 때 모델의 이그노런스를 인식하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

모델 이그노런스를 반영한 수업 전략 구성 및 실천 역량

수업 전략 구성 역량. 예비교사들이 모델에 대한 이그노런스를 인식할 수 있도록 관련 교과서 내용을 분석하고 재구성하는 토의 활동을 통해 모델 적용 수업을 구성하도록 안내하였다. 이러한 수업 전략 구성 단계에서 이그노런스를 반영한 수업 전략을 구성하는 역량이 함양되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먼저 중화 반응의 양적 관계에 대하여 아레니우스 모델의 이그노런스를 가르치고자 하는 수업 목표를 세우고 교과서를 분석하면서 예비교사들은 많은 모호한 상황에 직면하였다. 다음은 2조 모둠의 토의 과정 중 전사 내용 일부이다.

PT20: 근데 이거는 아레니우스 모델로 설명이 된 거 아냐?

PT16: 아레니우스로도 설명이 되고 브뢴스테드-로리로도 설명이 되어야 하는데 지금 이것은 아레니우스로만 설명이 되어있으니까 브뢴스테드-로리의 이그노런스가 드러나지 않았다는 거 아니에요?

PT20: 그래서 브뢴스테드-로리 모델로 설명해야 될 거 같다고 계속 얘기했거든.

PT10: 그걸 지금 하는 거 아니야?

PT16: 그러니까

PT2: 중화 반응이 브뢴스테드-로리로는 아예 설명이 안 되는데 그걸 어떻게 수정해야 브뢴스테드-로리로 설명이 되나요?

PT10: 내 생각에는 브뢴스테드-로리로 설명이 안 된다는 한계점을 보여주면 그게(이그노런스) 드러나는 게 아닐까?

[2조 토의 과정 중 전사 내용 일부]

위의 대화 내용과 같이 2조는 아레니우스 모델의 이그노런스를 드러내도록 재구성하는 과정에서 브뢴스테드-로리 모델의 이그노런스까지 설명할 수 있도록 교과서를 재구성하였다. 그 결과 Fig. 3과 같이 수소 이온과 수산화 이온이 반응하여 물이 되는 반응을 브뢴스테드-로리 모델로 설명할 수 있는지 물어보고, 그 이유를 토론하는 활동을 포함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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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gure 3. Textbook reconstruction for the reaction of acids and bases (Group 2).​​​​​​​

Fig. 4는 산화·환원 반응에 대해 1조가 교과서를 재구성한 내용이다. 이 자료에서 물의 전기 분해 반응을 전자 이동 모델로 설명할 때, 산화·환원 반응이라고 볼 수 있는지 학생들이 생각해보도록 하고, 산화·환원 반응이 아니면 그 이유가 무엇인지 물어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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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gure 4. Textbook reconstruction for oxidation/reduction reaction (Group 1).​​​​​​​

이 수업에 참여한 모든 예비교사들은 조별 토론을 통해 모델의 이그노런스를 인식하게 되었으며, 모델의 이그노런스를 반영한 교육 전략을 구성하였다. 또한 이 과정에서 예비교사들은 모델에 대한 정의를 보다 명확하게 이해하게 되었음을 깨닫게 되었다.

[PT10] 전 처음엔 단순히 아레니우스는 수용액에서 이온을 내놓는, 브뢴스테드-로리는 H+를 주고받는 정의를 생각하고 (모델의 전제 조건인) 가역, 비가역에 대한 생각을 하지 않고 모든 상황에 대해 적용 가능하다고 생각했는데, 설명을 듣고 나서 아레니우스와 브뢴스테드-로리 모델의 가역, 비가역에 대해 생각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PT16] 설문 전에는 산·염기를 정의하는 것이 아레니우스, 브뢴스테드-로리 등이 있구나- 정도로만 알고 딱히 교과서에서 설명하는 거나 그림에 대해서는 그런 가보다 하고 넘겼어요, 근데 설문 후에는 제가 얼마나 정의에 대해서 소홀하게 생각하고 받아들였는지 알 수 있었습니다.

[PT20]수업을 통해 평소에 단순히 받아들였던 개념의 타당성에 대해 심도있게 생각해볼 수 있었던 계기가 되었고, 다양한 실제 학교 현장에서 아이들이 느낄 수 있는 인지 갈등을 미리 경험해 볼 수 있는 기회가 된 것 같습니다.

[PT2] 저는 아레니우스는 수용액 상에서의 산·염기 반응, 브뢴스테드-로리는 수소 이온을 주고 받는 산·염기 반응이라고 알고 있어서 아레니우스가 브뢴스테드로리에 속하는 개념이라고 알고 있었는데 그게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제가 정의를 마음대로 왜곡해서 받아들였다는 것을 알고 반성했습니다.

[모델의 이그노런스 교육에 대해 느낀 점 발표 전사 자료 중 일부]

수업 실천 역량. 예비교사들은 교육 실습 기간 동안 수업에 모델의 이그노런스를 도입하려고 시도함으로써 실천의 의지를 나타내었다. 교육 실습은 학교급과 학년, 가르치는 내용이 모두 다르므로, 예비교사들은 자신이 담당할 수업 주제에 관련된 모델의 이그노런스를 찾아 수업 지도안을 작성하면서 어려움을 겪었다. 그러나 연구자와 소통하면서 모델의 이그노런스를 찾고 이를 수업에 적용해 보려고 시도하였다. 다음은 실습 중 예비교사와 연구자 사이의 인터뷰 자료 중 일부이다.

[PT10]이 단원은 뒷 단원에서 등속운동이랑 중력가속도, 운동에너지 관련 내용이 나와서 그 내용을 앞에서 다루지 않고 모델들을 건드릴 수 있을까요?

[연구자] 어떤 모델이든 모델들을 한 번만 한 단원에서 다루면 안 되고 지속적으로 반복하여 배우는 시도를 해야한단다. 그러니 뒷 단원을 다룰 때 앞에서 다룬 모델을 함께 비교해주면 더 좋단다. 여기서는 물체의 운동을 속력(방향을 고려한 벡터까지 고려하면 속도)으로 표현하는 에너지 관점(1/2mv2)과 속력의 변화(즉 가속력 혹은 가속도)를 고려하는 힘 (F=ma) 모델의 충돌이 있단다. 그런데 모델마다 이그노런스가 있어. 예를 들어 에너지 관점의 모델은 가속이나 감속 운동을 설명할 수 없고, 힘 모델은 에너지가 보존되는 현상을 설명할 수 없단다. 이러한 모델의 이그노런스를 학생들에게 제시할 수 있단다.(이후 생략)

[PT2] 동위원소 단원에서 원소설의 이그노런스를 찾기 힘듭니다.

[연구자] 여기서 원소 모델의 이그노런스는 원자 모델로 설명할 수 있는 것들을 설명하기 어렵다는 거야. 세상을 이루는 기본을 원자로 보고, 더 이상 쪼개지지 않는 작은 입자로 설명하는 모델이 필요한 경우에 원소 모델은 그걸 설명하기 어렵지. 더 쪼개져서 양성자, 중성자, 전자를 고려해야 하니까.

[교육 실습 중 연구자와의 인터뷰 자료에서]

그 후, PT2는 고등학교 화학 I 수업의 주제로 동위원소를 수업하면서 모델의 이그노런스를 다음과 같이 실천하였다.

① 동위 원소의 개념과 평균 원자량의 개념, 계산하는 법에 대한 수업을 진행한다.

② 동위 원소와 평균 원자량은 원자설과 원소설 중 어디에 기반을 두고 있을지 생각하게 한 후 발표시킨다.

③ 원자설과 원소설에 대해 다시 설명해주며 동위‘원자’가 아니라, 동위‘원소’라는 용어를 사용하는 이유에 대해서 설명한다.

[예비교사 PT2의 수업 지도안 일부]

실습에서 PT2은 수업을 온라인으로 진행하였다. 실습 후 이루어진 수업 중 발표를 통해 PT2는 실습 시간이 부족하여 학생들의 의견을 충분히 듣거나 토론 활동으로 이어지지 못한 점을 아쉬워하였다. 또한 실습을 통하여 한 가지 현상을 설명하기 위해 여러 가지 모델이 존재하는 이유와 각각의 모델의 한계점에 대해서 교사가 정확히 알고 있어야 학생들이 잘 이해할 것이라는 소감을 발표하였다.

모델의 이그노런스 교육에 대한 인식

교육적 가치. 모든 예비교사들이 교사로서 이그노런스를 반드시 인식해야 한다고 답하여 교육적 가치가 있음을 나타내었으며, 학생들에게 명확한 모델의 개념을 가르치기 위해 이그노런스 교육이 필요하다는 응답이 가장 많았다(Table 6).

Table 6. The need for teaching ignorance as a teach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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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비교사 PT13의 경우 교사로서 이그노런스의 인식이 꼭 필요한 이유를 다음과 같이 제시하였다.

모델의 이그노런스는 공교육의 질을 높이는데 열쇠가 될 것 같습니다. 사실 교사가 모델의 이그노런스를 안다는 것은 모델을 능수능란하게 다룬다는 의미가 되기 때문입니다. 보통 과학 교과서는 여러 가지 모델들의 장점(설명할 수 있는 부분)만 쏙쏙 빼서 가져오기 때문에 수업에서는 다 설명되고 논리적 흐름이 되지만 혼자 공부하거나 문제를 풀다 보면 어려움이 생길 수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교사가 학생들에게 이그노런스를 인지시키는 것은 학생들에게도 큰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예비교사 PT13의 설문 조사 답변]

수업을 통하여 예비교사들은 모델의 이그노런스 교육의 가치를 인식하게 되었다. 즉, 모델의 이그노런스를 알게 되면 모델의 개념을 명확하게 이해하고 모델의 본성을 이해하게 되므로 교사가 반드시 알아야 할 지식으로 인식하였다. 모델링 교육에서 교사가 모델과 모델링 수업에 대한 이해 및 지식을 갖추는 것이 필수적이며,51,53 이 연구에서 제시한 교수프로그램을 통해 모델의 이그노런스 교육에 대한 예비교사들의 센스메이킹이 형성되었음을 확인하였다.

이그노런스 교육의 필요성 인식. 학생들에게 이그노런스를 가르칠 필요가 있는지에 대한 응답으로 반드시 가르쳐야 한다는 예비교사는 87%, 가르치지 않아도 된다는 예비교사는 13%였다(Table 7). 과학 수업 중 모델의 이그노런스를 가르쳐야 하는 이유는 이그노런스 교육의 가치에 대한 인식과는 다소 차이가 났다. 이그노런스 교육의 가치 인식에서는 모델을 명확하게 이해하기 위해 필요하다는 응답이 73%였으나, 상대적으로 이그노런스 교육을 학생들에게 가르칠 필요성으로 이를 인식한 경우는 36%로 훨씬 적었다. 그 대신, 과학의 본성을 이해하는데 이그노런스 교육의 가치가 있다고 인식한 예비교사들은 9%밖에 안 되었지만, 학생들에게 이그노런스 교육을 해야 하는이유는 과학의 본성을 가르치기 위해서 필요하기 때문이라고 응답한 비율은 47%로 가장 많았다. 따라서 예비교사들이 이그노런스 교육의 가치를 인식하는 것과 이를 학생들에게 가르치는 이그노런스 교육의 필요성에 대한 인식이 다름을 확인하였다.

Table 7. Need for education of model ignoran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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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르치지 않아도 된다고 응답한 예비교사 PT14의 경우 그 이유를 다음과 같이 제시하였다.

과유불급이라는 말이 있듯이 수능을 준비하는 학생에게 너무 많은 양의 정보를 제공하면 오히려 인지 과부하가 올 것이므로 원하는 학생에게“소개”와 같이 깊지 않은 선에서 가르치면 좋을 것 같습니다.

[예비교사 PT14의 설문 조사 답변]

이를 통해 비록 소수의 예비교사들이지만, 모델의 이그노런스를 가르치면 학생들이 혼란스러울 것을 걱정하고 있음을 확인하였다.

실천의 어려움 인식. 교육 실습의 과정을 통하여 이그노런스를 반영한 수업을 설계하고 이를 실천하는 것에는 어려움이 따른다는 것을 예비교사들은 인식하게 되었다. 이러한 실천의 어려움은 교사 요인, 학습자 요인, 제도적인 요인으로 구분할 수 있다(Table 8).

Table 8. The difficulty in applying ignorance in school class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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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사 요인으로 교사가 이그노런스로 수업을 재구성하여 준비하는 것이 어렵다는 의견이 44%로 가장 많았다. 예비 교사 PT11의 경우 ‘이론에 대한 모델을 표현하는 것보다 모델의 이그노런스를 드러내고 표현하는 것이 더 추가적인 노력이 필요하며 신중한 과정이 필요하다.’라고 이유를 서술하여 교사의 준비에서 어려움이 따른다는 인식을 나타내었다. 따라서 이러한 장애 요인을 극복하고 학생들에게 모델의 이그노런스를 가르치는 교육을 실천할 수 있는 역량을 교사가 획득하도록 하는 예비교사 교육이 지속적으로 이루어질 필요가 있음을 확인하였다.

학습자를 고려할 때 이그노런스를 가르치는 것이 어려울 것이라고 응답한 6명(26%)의 예비교사들은 학생들의 기초 개념학습 부족과 교과서 내용을 벗어나는 교육에 대한 부담감을 표현하였다. 이는 이그노런스 교육의 필요성 인식의 경우에도 학생들에게 가르치지 않아도 된다고 생각한 예비교사들이 언급한 내용과 일치한다.

제도적 요인으로 입시 준비와 진도 나갈 시간 부족 등을 언급한 예비교사들은 30%였다. PT10의 경우, ‘우선 시간적으로 어려울 것 같다고 생각한다. 현 교육과정이 진도만 나가기에도 빠듯한데 모델의 이그노런스들을 전부 짚고 넘어가다 보면 시간에 쫓길 것이 분명하다.’고 하였다. 이는 선행연구53에서 교수 실행의 저해 요인으로 언급한 것과 같다. 이러한 요인으로 인해 발생하는 실천의 어려움에 대한 인식을 극복하고 학생 교육에 모델의 이그노런스 교육을 도입하려는 예비교사들의 실천적 역량을 기르기 위한 지속적인 노력이 예비교사 교육과정에 포함되어야 할 것이다.

결론 및 제언

이 연구에서는 예비교사를 대상으로 모델의 이그노런스 교육을 실시하고 교육실습에 이를 적용할 수 있도록 교수프로그램을 제공하여 그 교육적 효과를 알아보았다. 이를 위하여 모델의 이그노런스를 인식함으로써 형성되는 메타모델링의 센스메이킹과 교사의 센스메이킹 과정을 포함하는 교수프로그램의 4단계를 구성하였다. 교수프로그램의 4단계는 초기 생각 도출 단계, 이그노런스 인식 단계, 수업 전략 구성 단계, 수업 실행 계획 및 실천 단계였으며, 초기 생각 도출 단계에서는 예비교사들의 모델에 인그노런스 인식을 사전 조사하고, 두 번째 단계에서 모델의 불일치 상황 제시하여 이그노런스를 소개하였다. 수업 전략 구성 단계에서는 예비교사들이 기존의 교과서를 분석하고 모델의 이그노런스를 반영한 교과서 내용 재구성 활동을 하였다. 교육실습 기간에 모델의 이그노런스를 적용해 봄으로써 예비교사들의 이그노런스 교육의 필요성과 가치에 대한 인식, 그리고 실천의 어려움을 분석하였다.

산·염기 반응의 아레니우스 모델에 대해서는 두 가지 현상, 즉 중화 반응의 양적 관계와 이온화도에 대하여 이그노런스를 인식하는 비율이 26%, 52%였다. 이렇게 차이가 발생하는 이유는 교과서의 내용 구성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파악되었다. 또한 아레니우스 모델 자체를 이해하지 못하는 경우도 20% 정도 나타났다. 브뢴스테드-로리 모델의 경우에는 혼합 용액의 액성과 이온화 상수에 대하여 모두 모델의 이그노런스를 인식하는 비율이 13%로 매우 낮았다. 이러한 현상 역시 교과서의 서술 문제로 파악할 수 있다. 또한 브뢴스테드-로리 모델 자체를 이해하지 못하는 비율도 17%였다. 전자 이동 모델의 경우에는 공유결합 물질의 반응에서 이그노런스 인식 비율은 48%로 매우 높으나 상대적으로 물의 전기 분해에서는 이그노런스 인식 비율이 9%로 매우 낮았다. 그러나 전자 이동 모델 자체를 이해하지 못하는 예비교사들은 한 명도 없었다. 전자 이동 모델에서 물의 전기 분해의 경우 모델의 이그노런스 인식의 비율이 낮은 이유도 역시 교과서의 서술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파악되었다. 이러한 교과서 서술의 문제를 인식하고, 모델의 이그노런스를 분명하게 드러내어 모델의 이해와 모델의 이그노런스 인식이 형성될 수 있도록 교과서 서술의 재구성이 필요함을 알 수 있다.

이 연구에서 제안한 교육프로그램의 수업 전략 구성 단계에서 모든 예비교사들은 모델에 대한 이그노런스를 인식할 수 있도록 관련 교과서 내용을 분석하고 재구성하는 토의 활동을 진행하면서 수업 전략을 구성하는 역량을 획득하였음을 확인하였다. 모델에 대한 지식 자체가 부족하였던 예비교사들도 모델의 이그노런스를 파악함으로써 모델의 정의를 보다 명확하게 이해할 수 있었기 때문에 모델의 이그노런스를 가르치는 것은 모델의 본성에 대한 이해뿐 아니라 모델 자체의 이해에도 큰 도움이 되었다. 또한 교육실습 동안에는 예비교사들이 모델의 이그노런스를 가르치는 수업 실행에 대한 전략을 구성하는 역량을 기르고 실천할 수 있음을 확인하였다.

이 프로그램을 통하여 예비교사들은 모델의 이그노런스에 대한 교육적 가치와 필요성, 실천의 어려움에 대한 인식 등 다양한 센스메이킹을 형성하였다. 특히 예비교사들의 모델 이그노런스 교육 실천의 어려움에 대한 인식은 교사 자신의 내적 요인, 학습자 요인, 학교와 교육과정 등 제도적 요인 등으로 분류할 수 있었다. 그 중에서도 모델의 이그노런스를 찾는 과정이 어렵기 때문에 수업 준비의 부담을 느끼는 내적 요인에 대한 인식 비율이 가장 높았다. 모델의 이그노런스를 학생들에게 가르치기 위해 수업을 재구성하고 준비하는 것의 어려움을 극복해 줄 수 있는 충분한 예비교사 교육이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결국 학교 현장에서 이를 지도하는 것의 어려움은 지속될 수 있다. 특히 화학 수업에서 모델의 이그노런스를 가르치는 것에 대해 일부 예비교사들은 교육과정 범위를 벗어날 위험에 대한 논의를 제기하였다. 따라서 이러한 예비교사들의 우려를 없애고, 학생들이 모델을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교육과정과 교과서에서 모델의 이그노런스가 명시적으로 드러나도록 구성될 필요가 있다.

초기 수업 전략 단계에서 예비교사들은 모델의 이그노런스를 인식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고, 한 가지 현상을 여러 모델로 동시에 설명하는 경향을 보였다. 이는 현상을 설명하는 모델러의 관점을 이해하지 못하고, 모델을 현상을 설명하는 방식으로 인식하는 수준에 머물러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따라서 모델의 본질에 대한 학습을 강조하는 메타모델링 접근이 필요하며, 모델은 인간에 의해 구성된 것이므로 실제 현상을 근사화한 것이라는 인식을 명확하게 형성하도록 예비교사 교육이 강화될 필요가 있다. 특히 2015 개정 과학과 교육과정에서 제시하는 ‘기능’으로서의 모델을 학교 현장에서 다루기 위해서는 모델의 도구적 관점과 개선을 포함하는 메타모델링 지식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서도 이 연구에서 제안한 모델의 불일치 상황의 제시와 이를 통한 모델의 이그노런스 인식을 포함한 교육이 중요하다. 이 연구에서는 예비교사들이 교과서의 분석과 수업 전략을 구성하는 세 번째 단계를 가장 어려워하였다. 이는 예비교사들이 한 번도 경험해 보지 못한 교육을 구현해야 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 연구에서 개발한 예비교사 교육프로그램의 세 번째 단계에서 예비 교사들이 겪는 어려움을 줄여주기 위한 보완책이 앞으로 추가될 필요가 있다.

Acknowledgments

이 논문은 한국연구재단의 지원을 받아 수행된 연구임(NRF-2019S1A5C2A04081191/NRF-2022R1A2C2005683).

부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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