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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ring of Family of Persons with Mental Disabilities who uses the Psychiartric Rehabilitation Facility - Using the Photovoice Methodology

정신재활시설을 이용하는 정신장애인 가족의 돌봄 경험 - 포토보이스방법론을 적용하여

  • 류세나 (정신재활시설 아름다운세상) ;
  • 조현미 (전주비전대학교 간호학부)
  • Received : 2021.12.01
  • Accepted : 2022.01.24
  • Published : 2022.03.28

Abstract

This study is a qualitative study to explore caring of a mentally disabled family using mental rehabilitation facilities. As a result of the analysis, the life of a mentally disabled family appeared in 6 topics and 12 sub-themes. Life before the outbreak was warm and comfortable like an electric stove, and a frustrating and difficult life like a parrot in a cage due to family conflicts. The feeling of looking at the child who is starting to develop symptoms is fear and hopelessness that is hard to see ahead, and a sense of guilt for a child trapped in a disease before blooming his life. Forced hospitalization, and my feelings were torn apart, and my thoughts were confused by opaque recovery and worries about future life. The experience I felt as the disease lasted for a long time and hospitalized and discharged repeatedly feared that the mental illness of the family would be known to the people around me, and found that they struggled to cope with repeated recurrence and worsening symptoms. While using mental rehabilitation facilities, the changed life was comforted in a comfortable shelter, and turned out that there was hope for the future and that there was room to smile. The life expected in the future and the theme of hope turned out to be grateful for small changes and determined to be a warm fence for recovery.

본 연구는 정신재활시설을 이용하고 있는 정신장애인 가족의 돌봄 경험은 어떠한지 탐색하기 위한 질적 연구이다. 분석결과, 정신장애인 가족의 삶은 6개의 주제에서 12개의 하위주제로 나타났다. 발병하기 이전의 삶의 모습은 전기난로처럼 따뜻하고 편안한 일상생활, 가족간 갈등으로 새장의 앵무새처럼 답답하고 힘든생활로 나타났다. 증상이 나타나기 시작한 당사자를 바라보는 느낌은 앞이 잘 보이지 않는 두려움과 막막함, 삶을 꽃 피우기 전 질병에 갇힌 자녀에 대한 죄책감이었고, 강제 입원, 그리고 나의 느낌은 찢어지는 마음에 어찌할 바를 모름, 불투명한 회복과 미래의 삶에 대한 걱정으로 생각이 혼란해짐으로 나타났다. 질병이 장기간 지속되고 입·퇴원이 반복되면서 느낀 경험은 주변에 가족의 정신병이 알려질까 두려움, 반복되는 재발과 증상 악화에 대처하기 위해 안간힘을 씀으로 도출되었다. 정신재활시설을 이용하면서 변화된 삶은 편안한 쉼터에서 마음의 위로를 받음, 미래에 대한 희망이 보이고 웃을 수 있는 여유가 생김으로 나타났고, 앞으로 기대하는 삶, 그리고 희망은 작은 변화를 보며 감사함을 느낌, 회복을 위한 따뜻한 울타리가 되길 다짐함으로 도출되었다.

Keywords

I. 서론

1. 연구의 필요성

우리나라에서는 정신질환 예방 및 치료에 관한 법률로 ‘정신건강증진 및 복지서비스 지원에 관한 법률’(이하 ‘정신건강복지법’이라 함)이 시행되고 있다. 이 법에서는 국가 및 지방자치단체에게 정신질환자 가족에 대한 권익향상, 권리구제 및 차별 해소를 위하여 적극적인 조치 의무를 부여하고 있고 정신건강 증진계획을 수립함에 있어 가족에 대한 지원 사항도 포함하도록 규정하고 있다[1]. 이와 같이 법률로써 정신질환자 가족에 대한 권리구제 및 지원에 관한 사항을 규정한 이유는 우리나라 정신질환 평생 유병률이 25.4%로서 성인 4명 중 1명은 평생 한 번 이상 정신건강문제를 경험하고 있고[2] 이러한 정신질환자를 돌보는 가족 또한 여러 가지 스트레스와 상황에 대처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어 [3] 이들에 대한 보호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정신질환자를 돌보는 가족은 자신의 삶에 영향을 미치는 수치심, 죄책감, 자기비난, 경제적, 감정적 그리고 심리적 고통을 감내해야 한다[4]. 또한 우리 사회의 정신건강 체계 속에서 겪는 갈등상황으로 인하여 발생하는 의견충돌, 사회적 자원의 부족, 지속적인 돌봄 및 정신건강 전문가와 의사소통 등 여러 부분에서 부담감을 느끼는 것으로 보고되었다[5].

정신장애인 가족은 여러 가지 어려움과 부담감을 경험하지만 한편으로는 자녀의 회복과 더불어 보호자도 돌봄 방법을 터득하며 함께 회복하는 과정을 겪는다[6]. 또한 정신장애인을 돌보는 가족들이 돌봄 경험을 공유할 때 돌봄에 대한 부담감이 감소하고 긍정적 정서가 증진됨으로써[7] 가족들이 돌봄의 부담에서 회복하는데 매우 효과적인 것으로 나타났다[8]. 이와 같이 정신장애인 가족의 돌봄 경험에 대한 연구는 이들 가족의 고충을 이해하고 부담감을 완화하기 위한 정신건강 서비스 개선 및 정책수립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여겨진다. 정신장애인 가족의 돌봄 경험에 대해 심층적으로 이해하기 위해 여러 질적 연구들이 시도되었다[9-18]. 이러한 질적 연구들은 연구자의 연구 질문을 통해 수집된 자료를 현상학적 연구방법에 따라서 분석한 연구자 중심의 연구이다.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정신장애인 가족의 돌봄 경험은 이를 상호 공유할 때 부담감이 줄어들고 긍정적 효과를 기대할 수 있기 때문에 정신장애인 가족들이 주도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연구방법이 이들의 생생한 경험을 파악하는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들 질적 연구만으로는 당사자 가족들이 정신장애인을 돌보면서 느끼는 생생한 경험을 이해하거나 본질을 탐구하는데 한계가 있고 더구나 가족들이 주도적으로 참여하여 자신들의 경험을 다룬 연구는 거의 미비한 실정이다. 따라서 본 연구는 연구자 중심 연구의 한계점을 극복하여 정신장애인 가족의 생생한 돌봄 경험을 파악하여 이해하기 위하여 포토보이스 연구방법론을 활용하였다. 포토보이스 방법론은 참여적 행동연구 방법의 일환으로 사진이라는 도구를 통해 개개인이 느끼는 현상에 대한 인식과 미래에 대한 통찰력을 살펴보고자 하는 질적 연구방법이다[19]. 이 연구에 참여하는 집단은 상호 합의를 통해 주제를 선택하고 각자 일상생활 속에서 사진을 찍어 생각을 표출한다[20]. 이러한 연구 방법은 사회적 취약계층의 경험과 이야기를 내보내는 통로로서 활용되어 소외된 여성, 노숙자, 지적장애인, 암 생존자 등 주로 사회적 약자 또는 소수집단을 대상으로 실시되었으며 사회적으로 취약한 계층의 의견들을 시각적으로 전달하여 공감대를 형성함으로써 사회 정책적 변화에 영향을 미치게 하는 것이다[21][22].

이에 본 연구는 포토보이스 연구방법론을 활용하여가 족들의 삶의 경험을 사진과 직접화법 언어로 표현토록 함으로써 이들의 삶에 대한 생생한 경험을 도출하여가 족들의 삶을 이해하고 가족의 고충과 부담감을 줄이는데 필요한 기초자료를 제공하는데 그 의의가 있다고 하겠다.

2. 연구의 목적

본 연구의 목적은 참여자주도형 연구를 통해 정신장애인 가족으로 살아가는 경험을 가족의 입장에서 조명함으로써 정신장애인 가족들의 돌봄 경험을 이해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II. 연구방법

1. 연구설계

본 연구는 정신장애인 가족의 돌봄 경험이 어떠한지를 그들의 참여적 행동방법인 포토보이스 연구 방법을 적용한 질적 연구이다. 본 연구의 참여자는 돌봄 기간이 대부분 장기간으로서 발병과 입원, 회복과 재발과정 등을 통해 자신이 겪은 경험을 생생하게 드러낼 수 있는 지역사회 정신재활시설을 이용하는 정신장애인 가족들을 대상으로 하였다.

2. 연구참여자 및 연구 수행과정

2.1 연구참여자 기준

본 연구의 참여자는 정신재활시설을 이용하고 있는 당사자 가족들을 대상으로 하였으며, 기준은 다음과 같다.

1) J시 정신재활시설 및 공동생활가정에 등록한 가족

2) 연구주제선정, 사진 촬영과 선택, 선택한 사진에 대한 설명을 직접 수행할 수 있는 자

3) 본 연구 참여에 동의한 자

4) 참여자가 주도하는 연구방법의 특성에 따라 프로그램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자

5) 사진결과물이 연구결과로 이용되는 것에 동의한 자

본 연구자는 위 기준에 따라 연구의 목적과 포토보이스 연구 방법에 대해 가족 모임을 통해 설명한 후 연구 참여에 관심을 보이는 자발적 참여자들로 포토보이스집단을 구성하였다. 연구가 시작되는 시점에 총 8명의 가족이 모집되었으나 1명이 자녀의 증상 악화로 인한 스트레스 등을 이유로 중도 탈락하여 최종적으로 총 7 명이 연구에 참여하였다.

2.2 연구 수행과정

본 연구의 수행과정은 다음과 같다. 본 연구는 2021 년 1월 초부터 2021년 2월 말까지 오리엔테이션 및 사후평가모임을 포함하여 총 8회기가 진행되었다. 본 연구는 사전 설문조사, 포토보이스에 대한 오리엔테이션, 주제 선정, 개별 사진 촬영, 사진 및 제목 선정, 개별 상담 및 정리, 사후평가로 구성되었다. 포토보이스 프로그램은 정신재활시설에서 오랜 기간 근무경험이 있는 정신 건강간호사 1인이 진행하였고, 정신분야에서 경험이 있는 사회복지사 1인이 보조진행자로 참여하였다. 포토보이스 집단을 시작하기에 앞서 총 2회의 사전모임을 갖고 포토보이스 집단활동에 대한 사전교육을 진행하였다. 사전모임에서는 다음과 같은 내용으로 진행하였다.

첫째, 참여자들의 주도적인 참여가 중요하다는 점을 설명하면서 참여자의 역할을 강조했다.

둘째, 포토보이스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자 연구자가 미리 준비한 사진을 이용하여 자신을 표현하는 활동을 진행하였다.

셋째, 포토보이스 연구의 구체적 일정 및 참여자의 역할을 설명하며, 사진촬영 및 집단 토론에 참여할 것을 안내하였다.

포토보이스는 총 8회기에 걸쳐 진행되었다. 집단 1회기는 오리엔테이션과 회기별 활동의 주제를 선정하였고 2회기에서 7회기는 촬영사진 제시, 개별 전화상담 및 SNS상담, 8회기는 포토보이스 상영회로 구성되었다.

연구진 2명은 1회기 오리엔테이션을 실시하여 매 회 진행 방법을 설명하고 연구 진행을 위한 참여자의 역할, 준비사항, 원칙(예를 들어 동의 없는 인물 촬영 금지, 컴퓨터 이미지 사진 제출 금지)을 고지하였다. 정신장애 당사자 가족의 삶에서 이야기하고 싶은 주제에 대한 브레인스토밍을 진행하였다.

2.3 연구질문

연구 질문은 정신장애 당사자와 함께하는 가족의 돌봄 경험은 어떠한가? 라는 주제로 약 1시간 동안 자유롭게 토론했고, 토론 내용을 바탕으로 회기별 주제를 논의했다. 제안된 주제에 대해 모든 참여자의 동의를 얻어 최종적으로 6개의 주제를 선정하였다. 회기별 주제를 선정한 후 개별상담 시 사진에 대해 연구자는 ‘사진 속에 무엇이 보이는가?’, ‘이 사진 속에서 무엇이 일어났는가?’, ‘이 사진 속에 당신은 어디에 있는가?’, ‘왜 그런 일이 일어났는가?’, ‘이 상황에서 당신은 무엇을 느끼는가?’와 같은 질문기법(SHOWeD)[19]을 사용하여 사진에 대한 설명이 보다 구체화 되도록 돕고 나아가 사진에 담긴 의미를 풍부하게 이야기하도록 촉진하였다.

3. 자료수집

자료수집은 참여자들에게 주제를 가장 잘 나타낼 수 있는 장면이나 사물을 사진으로 촬영할 수 있도록 하였다. 또한 촬영한 사진의 주제에 대해 깊이 생각하고 통찰할 수 있는 기회를 가질 수 있도록 권장하였다. 참여자들은 2회기부터 7회기까지 주제에 가장 적합한 사진 2장씩 연구자에게 SNS을 통해 제출하도록 하였다. 코로나 19로 인해 대면 모임이 금지됨에 따라 사진은 SNS 을 통해 제출하였으며, 사진에 대한 설명은 전화상담, SNS상담 등으로 본인의 돌봄 경험을 사진으로 표현하고 공유하였다. 구체적인 설명을 듣기 위해 개별상담을 진행하였으며, 개별상담은 가정방문, 시설 내방 상담을 통해 이루어졌다. 대면 상담은 매 회기 약 1시간 30 분~2시간, 1~2회 진행하였으며, 상담내용은 녹음하여 필사하였다. 회기별 주제에 따른 자신의 경험이나 감정을 나누어 공유하는 집단토론은 코로나19로 인한 거리 두기 강화로 진행하지 못했다.

하지만 이후 거리두기가 완화되어 사후평가모임을 가졌으며 모임에서는 포토보이스 참여경험과 결과물을 발표하였고 주제에 따른 사진 및 포토보이스 진행 경험담을 공유하였다[표 1].

표 1. 포토보이스 상담 진행 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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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자료 분석방법

본 연구는 Wang과 Burris[23]의 포토보이스 분석 방법에 따라 연구 참여자들이 준비해 온 사진을 공유하고 그 사진에 담긴 의미를 개별 상담을 통하여 자료를 분석하였다. 자료 분석은 아래와 같이 사진선택–맥락짓기 –부호화 단계로 수행하였다.

첫째 참여자들이 찍은 사진 중 주제와 적합한 사진을 선택하도록 하였다(selecting).

둘째, 참여자들이 선정한 사진에 대해 자신의 경험을 나누고 의미를 공유하는 맥락 짓기를 하였다 (contextualizing).

마지막으로 참여자들이 선정한 6개 주제 내에서 공통된 문맥이나 개념에 코드를 부여하여 하위주제를 도출하는 부호화 과정(codifying)을 수행하였다.

연구자와 참여자들은 각 주제에 따른 하위주제의 핵심개념이 잘 드러나는 의미가 담긴 사진을 2개씩 선정하였고 연구 참여자들의 익명성을 보장하기 위해 알파벳을 사용하였다. 연구자들은 주제에 적합한 하위주제가 도출될 수 있도록 참여자들과 지속적인 만남과 연락을 통해 재검토하고 합의하는 과정을 거쳤다. 다만 코로나 19로 연구 참여자와의 만남은 개별적으로 진행하였고 개별상담내용은 녹취하였다.

5. 윤리적 고려

연구 참여자들은 연구 목적과 수행방법, 연구에 참여하지 않을 권리, 연구에 참여하지 않아도 불이익을 당하지 않을 권리 및 중간에 그만 둘 권리에 대하여 충분한 설명을 들은 후 자발적 참여의사를 밝힌 참여자들로 선정되었다. 참여자들의 사진촬영 시 초상권에 대해 연구 참여자뿐 아니라 사진 속 타인에도 초상권이 적용된다는 점을 설명하고 제출된 사진은 학술 목적으로만 사용된다는 점에 대해서 동의를 받았다. 사진촬영을 수행하는 과정에서 참여자들은 과거의 참담하고 아픈 기억이 떠올라 진행하는데 어려움을 토로했다. 연구자는 전화나 면담을 통해 아픔을 공감하고 경청하였다. 참여자들과의 상담내용은 녹음되고 참여자의 익명성을 보장하며 연구가 진행되는 과정에서 언제든 그만둘 수 있음과 연구 후 녹음내용과 필사 내용은 즉시 폐기됨을 알렸다. 상담 내용은 학술 연구를 위한 목적으로만 쓰여질 것임을 강조하였고 면담 내용의 비밀 유지를 위해 필사본 작성 시 실명을 사용하지 않고 개인별 알파벳 구분 표시로만 기록하여 분석하였다.

6. 연구의 엄격성

본 연구는 Lincoln과 Guba[16]의 연구의 사실적 가치(Truth value), 적용성(Applicability), 일관성 (Consistency), 중립성(Neutrality)에 근거하여 질적 연구의 평가기준에 따라 수행하였다.

사실적 가치를 확보하기 위하여 연구 참여자가 찍은 사진이 주제 및 하위주제로 적절히 분류되어 사진에 담긴 의미와 참여자의 경험이 일치하는지 여부를 확인하였다. 또한 적용성을 위해 본 연구의 결과를 다른 정신 재활 시설의 가족에게 제시하였을 때 그 가족이 본 연구 결과에 공감함으로써 본 연구 결과가 돌봄 경험의 의미를 충분히 내포하고 있으며 적용 가능함을 확인하였다. 본 연구의 일관성 확보를 위해 질적 연구 경험이 풍부한 2인이 공동으로 수행하였고 A정신재활시설 원장과정신건강전문요원에게 수차례 자문을 구하고 분석된 의미들을 비교하는 자료의 삼각측정(triangulation)을 하였으며 연구자들의 자료에 대한 지속적인 검토와 합의 과정을 통하여 연구결과에 대한 해석의 일관성을 높였다. 마지막으로 중립성 확보를 위해 연구자의 개인적인 해석이나 편견, 선입견이 자료 분석에 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상담 내용을 반복해서 듣고, 의도적인 질문을 지양하여 ‘판단중지’하고자 노력하였다.

7. 연구자의 준비

본 연구의 교신저자는 숙련된 질적 연구자로서 다수의 질적 연구 논문을 학회에 공동으로 게재하며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으며 국내의 질적 연구 학회에 참석하여 다양한 질적 연구방법을 습득하였다. 간호대학에서 정신 간호학 교수로 재직하고 있으며 정신장애인과 가족에 대한 이해와 민감성을 갖고 있다. 주 저자는 대학원에서 질적 연구방법론 수강하였고 정신재활시설에서 10여년을 근무하면서 정신장애인 당사자와 가족들을 위한 다양한 재활프로그램과 이를 바탕으로 다양한 연구를 진행한 경험이 있다.

Ⅲ. 연구결과

본 연구에 참여한 정신장애 당사자 가족은 총 7명으로, 당사자와의 관계 중 6명은 어머니였으며 1명은 남동생이었다. 연구 참여자의 평균연령은 61.1세였다. 최종학력은 고등학교 졸업 4명, 대학교 졸업 3명으로 나타났다. 정신장애 당사자의 진단명은 조현병 6명, 양극성 장애 1명이었으며, 유병 기간은 20년 이상 4명, 15~ 20년 미만이 2명, 10~15년 미만이 1명으로 나타났다. 정신장애 당사자의 유병 기간은 10년 이상으로서 가족들은 장기간 돌봄 경험을 가지고 있었고, 이러한 장기간의 돌봄 영향으로 당사자와 가까운 가족들만이 이들을 돌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의 개별적 특성은 [표 2] 와같다.

표 2. 연구참여자의 특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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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토보이스 프로그램은 총 8회기로 구성되어 있으며 그 중 6회기에 걸쳐서 주제를 중심으로 프로그램을 진행하였다. 정신장애 당사자 가족의 돌봄 경험은 6개의 주제 12개의 하위주제로 도출되었다[표 3].

표 3. 포토보이스 회기별 주제 및 하위 주제 회기 주제 하위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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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발병 이전의 삶의 모습

1.1 전기난로처럼 따뜻하고 편안한 일상생활

대부분의 참여자들(C, D, E, F)은 가족이 정신질환이 발병하기 전에 큰 근심 걱정 없이 편안하고 만족한 삶이었다고 한다. 참여자D는 이런 삶이 지속될 것이라고 믿었고 별다른 일 없이 가족이라는 울타리 안에서 전기난로 같은 편안함을 느꼈다고 한다[그림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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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1. 전기난로

1.2 가족 간 갈등으로 새장의 앵무새처럼 답답하고 힘든 생활

참여자G는 가정 경제의 어려움으로 가족들의 생계를 책임져야 한다는 부담감에 절망적이고 힘든 나날을 보냈다고 한다. 가족에 대한 부담감과 막막한 심정을 종교 활동으로 극복하려고 애썼다고 한다. 참여자A는 남편의 의처증으로 인한 감시와 억압으로 인해 가족과의 갈등이 지속되어 갇힌 앵무새와 같다고 하였다[그림 2]. 생활 형편이 어려워 시댁에서 살면서 시댁과의 갈등에서 오는 스트레스를 아이에게 풀기도 했다며 미안한 마음을 갖기도 하였다(참여자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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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2. 갇힌 앵무새

2. 증상이 나타나기 시작한 당사자를 바라보는 느낌

2.1 앞이 잘 보이지 않는 두려움과 막막함

참여자들은 가족의 정신질환 발병으로 삶에 커다란 변화를 가져왔으며 이상한 행동을 시작하는 당사자들을 바라볼 때 매일 매일이 놀랍고 두려웠고 언제쯤 아이가 정상으로 돌아올까라는 걱정과 함께 차츰 자식에 대한 기대감이 무너졌다고 한다(참여자C). 때론 공격적인 행동이 나타날 때는 무섭고 두렵고 어떻게 대처를 해야 할지 막막함 뿐이었다고 한다(참여자A). 자녀의 정신질환에 대해 아무도 도움을 주지 않는 가족들의 무관심이 오히려 더 힘들었다고 호소하였다(참여자B, F). 참여자B와 D는 정신질환에 대한 정보가 없으니 앞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막막하고 내가 잘못해서 아이가 병에 걸린 것 같아 죄책감이 많았다고 한다[그림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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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3. 앞이 보이지 않음

2.2 삶을 꽃피우기 전 질병에 갇힌 자녀에 대한 죄책감 참여자들은 당사자를 지켜보면서 자신으로 인해 당사자가 아픈가 하는 죄책감이 들었고 어떻게 해야 될지 잘 몰라 답답함을 호소하였다. 참여자F는 자신의 힘듦보다는 자녀가 오죽 힘들고 답답할까 하는 생각이 들었고 집에만 있는 자녀를 생각하니 마음 아팠다고 하였다(참여자 F). 참여자(A, B, C, D)들은 자녀가 이제 막 꽃을 피워야 하는 나이인데 자신의 생각 속에 갇혀 있는 아이를 바라보면 마음이 너무 아프다고 호소하였다[그림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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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4. 꽃이 피기 전 갇혀버림

3. 강제입원, 그리고 나의 느낌

3.1 찢어지는 마음에 어찌할 바를 모름

참여자B는 자녀의 증상이 사라진다면 썩은 동아줄이라도 부여잡을 심정으로 여기저기 병원을 알아볼 때마다 찢어지는 마음이었다고 한다[그림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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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5. 찢어진 마음

참여자B와 F는 자녀를 강제입원 시킨 것이 감옥에 가두어버린 것처럼 비참했고 자유롭게 돌아다니는 물고기보다 못한 처지라고 생각하니 기막힌 심정이었다고 호소하였다[그림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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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6. 터져버린 마음

3.2 불투명한 회복과 미래의 삶에 대한 걱정으로 생각이 혼란해짐

참여자들은 당사자의 질병으로 강제입원이 되면서 갈등이 최고조에 달하는 시기였다고 한다. 그러면서 참여자 A는 자녀가 앞으로 일상생활을 제대로 할 수 있을까, 회복할 수 있을까 막막함과 답답함으로 혼란스러움을 경험하였다고 한다. 참여자C는 자녀 장래가 걱정되어 막막했다고 한다[그림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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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7. 뒤엉킨 꽃나무

4. 질병이 장기간 지속되고 입·퇴원이 반복되면서 느낀 경험

4.1 주변에 가족의 정신병이 알려질까 두려움

참여자 대부분은 자녀가 정신병에 걸린 사실이 부끄럽고 수치스러웠으며 다른 친척 및 지인들에게 이야기하지 못하고 속앓이를 했다고 호소했다. 참여자C는 자녀의 장기입원으로 인한 부재는 가까운 친척 및 지인들에게 군대에 갔다고 말하기도 하면서 숨기고 싶었다고 했다[그림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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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8. 수치스러움

4.2 반복되는 재발과 증상 악화에 대처하기 위해 안간힘을 씀

참여자는 막아도 터져 나오는 물줄기 같이 질병에 대처하기 위해서 안간힘을 다했다고 한다. 당사자의 반복된 입·퇴원이 약물중단으로 인해 재발됨을 알게 되면서 약물의 중요성도 깨닫게 되었다고 한다. 증상이 안정되었을 때는 새벽녘 동이 트듯 한줄기 빛이 보이는 것과 같은 느낌을 받았다고 한다(참여자C). 하지만 증상이 다시 악화 되었을 때는 이상행동을 관찰했을 때보다 더 막막함과 두려움으로 다가오면서 더 이상 호전되지 않을 것 같아 힘들었다고 한다(참여자D). 참여자B는 당사자의 증상 반복으로 힘들 때 주저앉고 싶은 심정이지만 아이를 위해서 힘을 내면서 가느다란 실 잇기를 하는 것처럼 마음의 간절함이 있었다고 한다[그림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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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9. 터져 나오는 물줄기

5. 정신재활시설을 이용하면서 변화된 삶

5.1 편안한 쉼터에서 마음의 위로를 받음

참여자 대부분은 정신재활시설을 만나면서 자신과 같은 처지의 사람들을 만나고 마음의 위로와 질병에 대한 이해를 갖게 되었다고 한다. 정신재활시설을 만나고 편안함과 해방감으로 힐링이 되었고, 특히 가족 자조 모임이 큰 힘이 되었다고 한다(참여자B). 참여자E는 정신 재활 시설은 쉼터 같은 곳으로 언제든 지치고 힘들 때 쉴 수 있고 도움을 주기도 하고 받기도 하는 곳이라고 생각하고 다시금 힘을 내게 된다고 하였다[그림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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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10. 편안한 쉼터

5.2 미래에 대한 희망이 보이고 웃을 수 있는 여유가 생김

참여자 C는 자녀가 정상으로 돌아가지 못할 것 같은 마음이었으나 정신재활시설을 다니면서 직업도 갖게 되면서 미래에 대한 희망도 생기게 되었다고 한다. 또한 자녀의 증상이 어느 정도 좋아지면서 가족과 함께 여행을 즐길 수 있는 여유도 생기고 서로 마주 보고 웃을 수 있게 되었다고 하였다[그림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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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11.날아가는 새

6. 앞으로 기대하는 삶, 그리고 희망

6.1 작은 변화를 보며 감사함을 느낌

참여자들은 당사자들의 투병과정을 함께 하면서 그들의 작은 변화에도 기대감과 희망을 가지게 되었다. 참여자C는 자기관리를 잘하는 자녀를 보며 더 이상의 입원은 없을 것 같아 감사함을 느끼고 가족들과 단절된 삶에서 점차 화목하게 되는 것을 느꼈다고 하였다. 참여자 G는 자녀가 자신감이 부족하고 때로는 자신의 모습에 회의적이고 불안한 생각들로 힘들어 하지만 주변인이 아닌 사회인으로 살아가기 위해 자격증을 취득하는 등의 노력을 하는 모습을 바라보며 감사하고 살아있음이 축복이라고 여겨진다고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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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12. 놀라운 생명력

6.2 회복을 위한 따뜻한 울타리가 되기를 다짐함

대부분의 참여자들은 당사자들이 즐겁고 행복한 삶을 살길 기대했으며 과거에 연연해하지 않고 소소한 삶을 즐겼으면 좋겠다는 바램을 가지고 있었다. 참여자F 는 자녀가 섬 속에 갇혀 있는 것이 아니라 육지로 걸어 나오기 위해 한발 한발 용기를 내주기를 바랐으며 자녀의 질병으로 인해 절망스런 날들이 오기도 하겠지만 밝은 미래를 향해 함께 할 수 있도록 용기를 내겠다고 다짐하기도 하였다. 참여자G는 자녀의 회복능력을 믿고 도전하며 끊임없이 자녀를 지원하고 격려해 주는 따뜻한 울타리가 될 것이라고 다짐하였다[그림 13]. 참여자 C는 부모가 세상을 떠났을 때 이 아이들이 지역사회에서 살 수 있게 정부가 울타리가 되어 주면 좋겠다고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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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13. 따뜻한 울타리

Ⅳ. 논의

본 연구는 정신장애인과 함께 살고 있는 가족의 삶은 어떠한지를 가족의 입장에서 조명함으로써 정신장애인 가족들의 돌봄 경험을 이해하고자 하였다. 연구결과 6 개의 주제와 12개의 하위주제가 도출되었다. 이하에서는 도출된 범주와 주제를 중심으로 본 연구결과의 의미와 시사점을 논의하고자 한다.

첫째, 본 연구의 참여자들은 가족의 정신질환이 발병하기 전의 삶에 대하여 각자의 경제적, 환경적 여건에 따라 ‘전기난로처럼 따뜻하고 편안한 일상생활’ 혹은 ‘가족 간 갈등으로 새장의 앵무새처럼 답답하고 힘든 생활’로 나타났다. 김요완, 정현주의 연구[10]에서 만성정신 장애인이 발병하기 전 가정에서 소외되고 고통 받는 가족관계가 있었고 가족은 스트레스 원이었다고 하였는데 가족관계가 원만하지 못한 경우 새장의 앵무새처럼 답답함을 호소한 본 연구의 결과와 유사하다고 할 수 있다. 이와 관련하여 정신질환 발병 전의 가족의 삶은 각자 주어진 환경에 따라 평범하였거나 아니면 가족 구성원 사이의 갈등 정도에 따라 다양한 형태의 삶의 모습을 보이고 있었다.

둘째, 참여자들은 정신질환 발병 후 혹시 자신들이 가족에게 발병 원인을 제공한 것은 아닌지에 대해 자책감을 가지고 있었다. 이는 이상한 행동을 하는 가족을 바라보는 느낌에 대해 ‘앞이 잘 보이지 않은 두려움과 막막함’과 ‘삶을 꽃피우기 전 질병에 갇힌 자녀에 대한죄책감’으로 나타났다. 박향경 연구[12]에서 자녀의 정신장애 발병은 생각해 본 적 없는 생애 사건으로 숲으로 몰아친 폭풍우라고 하여 심각한 충격을 받는다고 하였다. 채공주, 남은숙의 연구[9]에서도 질병초기의 정서적 혼란과 충격은 나락으로 떨어지는 고통으로 어디에 어떤 도움을 청해야할지 몰라 당혹감을 겪는다고 하였고 발병에 대해 스스로 책망함으로 나타나 본 연구 결과와 유사하다. 박은주의 연구[24]에서 대상자들이 정신질환이라는 질환에 압도되고 가족들은 질환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여 힘든 기간을 경험한다고 하여 본 연구 결과와 맥락을 같이 한다. 이러한 결과는 가족 구성원의 정신질환을 조기에 발견할 수 있도록 정신질환에 대한 이해와 대처가 필요하고 이러한 인식 개선은 가족의 죄책감 등을 줄여 줄 수 있을 것이다.

셋째, 참여자들은 증상이 악화되어 강제 입원하는 자녀를 보면서 감옥살이 보내는 것처럼 가슴이 찢어져 어찌할 바 모르고 미래에 대한 걱정으로 생각이 복잡해지고 혼란해지는 것을 경험하고 있었다. 조은정 연구[25] 에서 발병초기 정신질환자 가족의 경우 미처 준비되지 못한 당혹감과 가족구성원의 기능적 역할 변화에 따른 부담 등으로 제대로 된 가족기능을 재구성하지 못한다고 하여 가족들이 혼란스러움을 경험한다는 본 연구의 결과를 뒷받침한다. 이유리의 연구[26]에서도 정신장애인 자녀를 돌봄으로 인하여 경험하는 가족의 부담감은 삶의 질을 저하시킨다고 하였다.

넷째, 연구 참여자들은 입·퇴원을 반복하면서 주변에 정신병이 알려질 경우 사회생활 및 인간관계가 지속되기 어렵기 때문에 이에 대한 두려움을 가지고 있었다. 또한 가족들은 입·퇴원의 반복으로 인한 증상 악화, 약물 중단으로 인한 재발을 막기 위하여 안간힘을 쓰고 있었다. 최은정, 조현미의 연구[13]에서 환자의 상태가 호전과 악화를 오가는 동안 살얼음판을 걷는 시간과 같이 전전긍긍하며 살아간다고 하였고 박은주 연구[24]에서는 재발과 입원을 반복하면서 고통스런 삶의 반복과 감내하기라는 주제가 도출되었는데 환자는 이 기간 동안 삶의 주체가 되어 살아가는 삶이 아니고 주어진 상황에 한 풍경처럼 무기력하게 서 있고 체념하며 살아내는 삶을 살고 있다고 하여 본 연구결과와 유사하였다. 또한 김요완 등의 연구[10]에서 환자를 무속인에게 데려가거나 정신치료에 대한 가족들의 부정적 시각이 많아 질환을 숨기고 부적절한 대처 등을 사용한다고 하였다. 배선희 연구[27]에서도 정신병은 드러낼 수 없는 병명, 무서워하는 주변의 시선, 친척들의 비난소리로 정신병은 사회적 무시와 스스로 위축됨은 정신질환자 가족임을 숨겨야 하는 오명이라고 하여 본 연구 결과를 뒷받침하였다. 이러한 결과는 정신장애인을 돌보는 가족들이 심각한 정신적 스트레스와 고통에 시달리고 있어 이들에 대한 정신건강서비스 지원이 필요함을 시사한다.

다섯째, 정신장애인을 돌보는 가족들은 정신 재활 시설을 이용하면서 변화된 삶을 경험하고 있었다. 즉 편안한 쉼터에서 마음에 위로를 받았고 미래에 대한 희망이 보여 웃을 수 있는 여유가 생겼다고 하였다. 한지연, 박은주의 정신장애인 가족의 자조집단 참여경험 연구[28] 에서 가족들은 자신을 드러내기 부담스러운 자리에서 차츰 마음을 열고 변화해 간다고 하였고 박향경의 연구 [12]에서도 외부의 도움받기 주제가 도출되었는데 정신장애인 자녀가 사회복귀시설, 정신보건센터를 이용하면서 가족들은 자신만의 시간을 활용할 수 있게 되었고 가족 상담을 통해 자녀와 다른 가족에 대한 이해가 향상되면서 위로가 많이 되었다고 하여 본 연구결과를 지지하였다. 백영숙 등의 정신보건센터 재활프로그램 참여·비참여 만성정신장애인 가족부담감 연구[29]에서는 재활프로그램에 참여한 가족 군에서 환자건강 상태에 대한 고통이 비참여군에서 높았고 환자의 미래에 대해 가족 부담감도 비참여군에서 높게 나타나 본 연구의 하위주제의 시사점을 뒷받침한다. 이유리의 연구[26]에서도 정신장애인 자녀들 돌보는 보호자에게 사회적 지지는 가족의 삶의 질 저하를 완충하는 역할이 있음을 확인하였고 지역사회중심의 정신재활시설에서의 치료는 정신장애인을 돌봄으로 지치고 힘든 가족들에게 가족 자조 모임 결성과 정보공유, 스트레스 해소를 위해서 매우 중요하다고 하였다[30]. A. Azman 등 연구[14]에서 정신질환을 간호하는 보호자들은 종교적 대처, 감정적 대처, 수용, 여가생활 등의 대처전략을 사용하지만 그중 유사한 경험을 가진 다른 가족들에게서 긍정적인 대처전략을 배우고 얻기 위해서는 사회적인 지지그룹에 참여하는 것이 중요하고 정신건강전문가로부터 적절한 교육과 훈련을 받아야 한다고 하였다. 위와 같이 정신질환자를 돌보는 가족들이 소통하고 경험을 공유할 수 있도록 다양한 프로그램을 개발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생각된다.

여섯째, 연구 참여자들은 여러 가지 어려움 속에서도 앞으로의 삶에 희망을 가지고 있었고 자기 관리를 잘하는 자녀를 보면서 작은 변화에도 감사함을 느끼고 있었다. 또한 가족으로서 정신장애인을 지원하고 격려해 주는 따뜻한 울타리가 되기를 다짐하고 있었다. 박향경의연구[12]에서는 자녀의 발병으로 삶이 서서히 무너져가는 것을 경험하지만 얽혀가는 상처 속에서 함께 버텨주는 가족이 있어 작은 희망을 보았고 가족 구성원들이 함께 얽혀가며 뿌리내려가야 할 현실이자 미래라고 하여 ‘따뜻한 울타리가 되길 다짐함’의 의미를 지지한다. 최윤정, 조현미의 연구[13]에서도 ‘병을 숙명이라 여기며 다시금 힘을 냄’이 도출되었는데 홀로 정신장애인을 떠안고 있다고 생각했지만 가족의 위로와 도움을 경험하며 다시 힘을 내보게 된다고 하여 본 연구결과를 뒷받침하고 있다. 김요완 등 연구[10]에서도 대상자는 회복의 원동력으로 가족이 함께 있어 안심이 되고 소소한 일상을 나누는 것에 대한 기쁨을 느끼면서 가족과의 감정의 교환이 큰 힘을 얻는다고 하여 가족의 지지적인 태도는 대상자에게도 희망이 됨을 알 수 있다. 남경아 등[31]의 정신질환 회복에 대한 환자와 가족의 인식연구에서 가족의 긍정적인 변화를 인지함으로 나타났는데 회복과정 중에 정신질환자와 가족은 긍정적인 언어사용이나 태도 등의 변화 등을 통해 가정의 안정화를 경험하였고 이렇게 조성된 가정의 분위기는 정신질환자 상태의 호전을 이끌었다고 하여 본 연구결과를 뒷받침한다.

본 연구의 결과는 정신장애인을 돌보는 일이 구성원인 가족의 삶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기 때문에 이를 해결하기 위한 국가와 지역사회의 체계적인 지원과 노력이 필요하다는 점을 시사하고 있다. 따라서 이들 가족의 삶에 영향을 미치는 원인과 해결책에 대한 다양하고 많은 연구가 필요할 것으로 생각된다.

Ⅴ. 결론 및 제언

본 연구는 일 지역 정신장애인과 함께 사는 가족의 돌봄 경험은 어떠한지 그들의 참여적 행동방법인 포토보이스 방법을 적용하여 연구를 실시하였다.

연구 결과, 참여자들은 당사자의 정신질환 발병 시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앞이 보이지 않는 막막함과 제대로 꽃을 피우지 못하고 갇혀버린 것이 자신의 잘못인 것처럼 죄책감을 갖고 있었다. 강제입원을 할 때는 무너지는 가슴에 어찌할 바를 모르고 미래의 걱정으로 생각이 복잡해짐을 경험한다. 장기간의 투병생활로 입·퇴원이 반복되면서 행여나 정신병이 친지나 이웃에게 알려질까 창피함과 두려움을 갖게 되고 정신질환에 대처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게 된다. 이후 정신 재활 시설을 이용하면서 돌봄에 대한 부담감의 경감과 같은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과의 교류로 위로와 힘을 얻게 된다. 전문적인 교육과 사회적인 지지는 정신질환에 대한 대처능력이 생기게 되면서 자녀와도 마주보고 웃을 수 있는 여유와 당사자의 작은 변화에도 감사함을 느끼게 되면서 앞으로 따뜻한 울타리가 되길 다짐하게 된다. 정신장애인 가족의 삶은 정신재활시설을 만나기 이전과 이후, 그리고 현재의 삶으로 나눌 수 있을 것이다. 정신 재활 시설을 만나기 이전의 나의 삶은 절망감과 두려움, 답답함, 수치스러움, 막막함으로 도출되었고, 정신 재활 시설을 만난 후 가족의 삶은 기대감, 자유, 화목한 가족 등의 변화로 나타났다. 현재 나의 삶은 이상행동을 이해하고 극복하려는 노력, 차별과 낙인 속에서도 자녀의 정신장애를 인정하고 수용하는 과정인 변화된 삶으로 나타났다. 본 연구는 정신장애인 가족의 변화된 삶의 과정에 초점을 맞추며 정신장애 가족들의 돌봄 경험을 가족의 시각에서 탐색하였다는 점에서 의의를 둘 수 있다. 또한 이 과정을 통해 가족들이 연구의 대상이 아니라 연구의 주체로서 저자가 되고 연구자들은 공동 저자가 되는 입장 바꾸기를 실천하고자 노력하였다. 이러한 연구 참여활동을 통해 가족들은 돌봄 경험을 공유하며 부담감을 완화할 수 있었고 여기서 도출된 연구 결과는 가족들을 위한 정신건강 서비스 개선 및 정책수립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향후 참여자들이 촬영한 사진과 이야기를 분석하여 정책입안자들에게 좀 더 전략적으로 접근하고 가상 또는 사진 전시회 등을 통해 대중의 인식을 높임으로써 정신질환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사람들의 경험을 이해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22]. 이러한 맥락에서 정신장애 가족들의 삶의 경험이 생생히 드러내는 연구는 가족들의 관점에서 정신건강 증진 계획을 수립하는 근거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본 연구의 제한점은 다음과 같다.

첫째, 연구 참여자가 일 지역 정신재활시설의 가족을 대상으로 한 것으로서 당사자 가족들의 삶에 대해 충분히 그들의 감정과 경험을 파악하기에 한계가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

둘째, 코로나19로 인해 매 회기 집단 활동의 어려움으로 전화 상담과 SNS활동으로 이루어져 집단에서의 감정과 경험에 대한 공유가 충분히 이루어지지 못한 한계점이 있었다.

셋째, 본 연구는 질적 연구로서 귀납적 방법론에 충실해야 하나 전체적인 주제를 미리 정해서 연구를 진행함으로써 정신장애인 가족의 돌봄 경험의 본질과 의미를 풍부하게 드러내지 못한 한계점이 있다.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다음과 같이 제언하고자 한다. 첫째, 본 연구 결과 정신재활시설 이용이 돌봄 경험에 영향을 미치는 점을 고려하여 정신장애인과 그 가족이 정신재활시설 이용 전후에 체감하는 돌봄 경험의 차이점에 대한 후속연구가 진행될 필요가 있다.

둘째, 정신장애인을 돌보는 가족으로서 정신질환이 알려지는 것에 대한 두려움 해소와 사회적 낙인을 줄이기 위한 지속적인 홍보와 교육이 필요하다.

포토보이스 연구방법은 사회적으로 취약한 계층의 의견을 시각적으로 전달하여 공감대를 형성함으로써 사회 정책적 변화에 영향을 미치게 하는 것으로 이들 가족의 경험을 다양한 방법으로 홍보함으로써 정신질환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당사자 가족들의 경험을 사회에 알리고 정책적으로 지원할 수 있는 노력들이 필요하다고 보여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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