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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ggetion of Conceptual Model for Self-Expression Design Formative Creation Process for Leading Design

디자인 트렌드 선도를 위한 자기표현적 디자인 조형창작 프로세스 개념모델 제안

  • 배은준 (이화여자대학교 디자인학부)
  • Received : 2021.09.02
  • Accepted : 2021.10.26
  • Published : 2022.01.28

Abstract

Korea's design developed closely related to economic growth and plays a key role in material growth, wealth growth, and consumption promotion today. Of course, it is true that Korea's design level has grown significantly, but it has not reached a trend-leading level. Behind this, it is thought that one of the reasons behind this is that most design companies are biased towards trend research and benchmarking from a supplier perspective, resulting in the creation of design sculptures. If you look at the examples that lead the world's design trends, you can see that their subjective thinking from the author's point of view accounts for a significant portion of design sculpture creation. Through an in-depth interview with designers and artists at both extremes of the spectrum of thought, I want to look at examples of self-expression design development and get implications for suggesting conceptual models of self-expression design sculpture. Through this, a conceptual model was proposed, which is organized into a five-step design creation process in which balanced thinking is achieved by combining the thinking system and process according to the writer's point of view with the majority of design creation dominated by supplier perspective.

한국의 디자인은 경제성장과 밀접한 연관이 되어 발전하였고 오늘날에도 물질적인 성장이나 부의 증대, 소비촉진을 위한 핵심적인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물론 한국의 디자인 수준이 크게 성장한 것은 사실이나 트렌드를 선도하는 수준에는 이르지 못하고 있다. 그 이면에는 대다수의 디자인 기업에서 트렌드 리서치와 벤치마킹등의 공급자적인 관점으로 편중되어 디자인 조형창작이 이루어지는 것도 여러 원인들 중 한가지라고 생각된다. 세계의 디자인 트렌드를 선도하는 사례를 살펴보면 창작자의 작가적인 관점에서 비롯된 그들의 주관적인 사고가 디자인 조형창작에서 적지 않은 비중을 차지하는 것을 알 수 있다. 자기 표현적 디자인 개발 사례를 살펴보고 사고의 스펙트럼 양 극단에 있는 디자이너와 예술가들과의 심층 인터뷰를 통해 자기표현적 디자인 조형창작의 개념모델 제안을 위한 시사점을 얻고자 한다. 이를 통해 공급자적인 관점에 따른 사고가 지배적인 대다수의 디자인 조형창작에 작가적인 관점에 따른 사고체계와 프로세스를 융합한 균형적인 사고가 이루어지는 5단계 디자인 조형창작 과정으로 체계화한 개념모델을 제안 하였다.

Keywords

I. 서론

1. 연구의 배경과 목적

오늘날의 디자인은 물질적 가치향상을 넘어 감성적 가치를 만족시키는 형태로 발전하고 있다. 이로 인해 디자인의 역할과 범위가 단지 생산과 소비에만 국한하기 보다는 철학과 스토리를 담도록 요구되고 있다.

한국의 디자인은 경제성장과 밀접한 연관이 되어 발전하였고 오늘날에도 물질적인 성장이나 부의 증대, 소비촉진을 위한 핵심적인 역할을 담당 해왔다. 물론 한국의 디자인 수준이 크게 성장한 것은 사실이나 트렌드를 선도하는 수준에는 이르지 못하고 있다. 그 이면에는 대다수의 디자인 기업에서 트렌드 리서치와 벤치마킹 등의 공급자적인 관점에서 디자인 조형창작이 이루어 지는 것도 여러 원인들 중 한가지라고 생각된다. 이로 인해 본 연구는 한국의 디자인 조형창작이 자본의 유통을 촉진하는 공급자적인 관점에 지나치게 편중되어있음에 대한 연구자의 문제의식으로부터 비롯되었다.

세계의 디자인 트렌드를 선도하는 사례를 살펴보면 창작자의 작가적인 관점에서 비롯된 그들의 주관적인 자기 표현적 사고가 디자인 조형창작에서 적지 않은 비중을 차지하는 것을 알 수 있다.

따라서 본 연구는 공급자적인 관점에 편중된 한국의 디자인 조형창작에 작가적 관점에서 비롯된 창작자 의사 고가 중심이 되는 형태의 디자인 접근을 보완하여 보다 창의적이고 혁신적인 디자인 조형창작을 위한 프로세스의 가능성을 제안하는것을 목적으로 한다.

2. 연구의 범위와 방법

본 연구는 트렌드를 선도하기 위한 디자인 조형 창작의 프로세스에 대한 고찰을 통해 개념모델을 제안해 보고자 한다. 이를 위하여 디자인과 예술에서의 조형 창작 대한 이론적 고찰과정을 통해 작가적 관점의 사고가 중심이 되는 예술조형창작의 일부 특성을 디자인 조형 창작 프로세스에 도입하기 위한 기반자료로 삼고자 한다. 이와 더불어 자기 표현적 디자인 개발 사례를 살펴보고 사고의 스펙트럼 양 극단에 있는 디자이너와 예술가들과의 심층인터뷰를 통해 자기표현적 디자인 조형 창작의 개념모델 제안을 위한 시사점을 얻고자 한다. 이를 통해 공급자적인 관점에 따른 사고가 지배적인 대다수의 디자인 조형창작에 작가적인 관점에 따른 사고체계와 프로세스를 융합한 균형적인 사고가 이루어지는 자기 표현적 디자인 프로세스를 제안하고자 한다.

Ⅱ. 자기표현적 디자인 개발사례

디자인 조형창작은 대량생산과 경제부흥의 수단으로 사용되면서 발전되어온 만큼 대중적이고 보편적인 특성의 조형들이 중심이 되어왔다. 본장에서는 이와는 다르게 창작자의 뚜렷한 철학과 사상을 기반으로 자기 표현적 사고가 중심이 되어 트랜드를 선도하는 작가들의 작품 사례를 살펴보고자 한다. 이를 통해 디자인 조형 창작에 있어서 소비자의 니즈나 생산성 고려와 같은 공급자 관점의 사고 외에도 창작자의 철학과 사상에서 비롯된 작가적 관점의 자기표현적인 디자인의 중요성과 특성을 살펴보고자 한다.

표 1. 자기표현적 디자인 조형창작의 특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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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에토레 소트사스 (Ettore Sottsass. 1917~2007)

에토레 소트사스는 디자인이 사람들에게 미치는 영향력에 더 깊은 관심을 가지며, ‘기능’보다는 ‘의미’를 우선시하는 새로운 디자인 접근방식을 발전시켜 하나의 조형물로써 예술적인 미와 인간의 자유로운 정신을 담아내려고 노력하였다. 또한 형태와 기능 사이의 관계에 집착하지 않고, 순수조형과 자신의 신념을 담은 표현의 관계로 새로운 조형 이념을 추구하였다[1]. 1980년대에 들어서 에토레 소트사스는 디자이너 스스로의 자각을 통하여 개성 있고 독창적인 디자인의 가치를 추구하고자 ‘반(反)바우하우스’로서 포스트모더니즘 디자인 시대를 여는 선도적 역할을 수행하는 멤피스 그룹을 형성하였다. 멤피스 그룹의 활동과 함께 기능주의의 익명성에 숨죽였던 디자이너들은 자신의 이름을 밝히며 디자인의 흐름을 주도하기 시작했고, 이탈리아 산업은 이러한 디자이너들의 혁신적인 시도를 적극적으로 수용했다[1].

이와 함께 그들은 자연과 인간의 신비로운 경험과 유기적인 삶의 형태에 대한 동경으로 인간의 이성보다는 감성과 직관, 보편성보다는 개성적이고 차별적인 성향을 선호 하였다. 이 시기에 제작된 칼튼 책장을 살펴보면, 책장의 기능적인 역할보다는 유머러스 한 상황을 만들어 책장을 보는 사람들의 자유로운 상상을 유발하는데 큰 비중을 두고 있다. 이와 같은 사례를 보면 에토레 소트사스의 경우 디자인 접근에 있어서 스스로 화가나 조각가와 같은 작가적인 입장에서 자신의 조형 세계를 구현했다고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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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1. Calton Bookcase

이로 인하여 에토레 소트사스는 혁신적이고 실험적인 디자이너로 인정받고 있으며 그의 디자인은 디자이너 개인의 자기 표현성과 작가 의식을 통해 역사와 문화에 대한 해석과 비전을 반영하는 상징적인 특성이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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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2. 에토레 소트사스의 조형창작

2. 알레산드로 멘디니 (Alessandro Mendini, 1931~2019)

알레산드로 멘디니는 그가 활동하던 시기 모더니즘으로 분류되던 기능주의 디자인으로 인해 등한시되었던 개인성이나 문화적 가치에 대한 반발로 기능보다는 심미성과 감성에 중점을 두었다. 이로 인해 그는 순수예술 작품에서 디자인 모티브를 찾거나, 화가의 기법이나 팝 아트적 요소들을 도입하여 디자인에 반영하고자 하였다. 또한 진보적이고 아방가르드 한 미의 근간을 대중문화에서 찾고자 하였으며, 일상생활로부터의 평범한 물건들이 미적인 재료로 변화되어 사용되도록 시도하였다. 이로 인하여 멘디니는 오래된 것들에 영혼 과감성을 부여함으로 새로운 형태의 시각적인 메시지를 전달하고자 기존에 존재하던 기억에, 자신의 상상력을 부여하여 재표현하는 작업을 하였다.

멘디니는 디자인이 과학이나 기술의 정확성을 토대로 해야 하는 점에 대하여 반대를 하는 것은 아니지만, 지나치게 기계적인 정확성을 추구하는 것도 바람직 하지 않다고 하였다. 무엇보다도 인간이 가진 예술적 기질이나 감성을 중요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오늘날 포스트모던 스타일이 아직까지 영향을 끼치는 시대에서멘디니의 디자인이 눈에 띄는 것은 이와 같은 인간적인 감성과 함께 유연하고 낭만이 어우러진 작품을 디자인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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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3. Proust Chair

멘디니는 이탈리아의 포스트모더니즘의 중심에 서 서시 대성을 자의적으로 해석하여 디자인에 변화를 주도한 작가로 디자인의 대중성을 추구하였고, 의미적 재해석을 통해 인간과 디자인 대상의 관계를 재조명 하고자 하였다. 그는 “좋은 디자인이란 시와 같고, 감성을 주며 생각하게 하는 것이고, 사람들에게 미소와 로멘스를 건네주는 것이다”라고 말한 것을 볼 때 그의 디자인 철학은 인간의 감성을 기반으로 인간적인 디자인 소통을 통하여 제품에 이야기를 덧입히고 감동을 주면서 소비자의 감성과 영혼에 호소하고자 하는 것을 알 수 있다.

또한 “훌륭한 디자인은 디자인을 하기 전에 왜 이것을 디자인해야 하는지에 대해 깊은 자각에서부터 시작되어야 하며, 이것이 좋은 디자인의 필수조건이다”라고 말하며 창작자의 자의적인 인식과 사고의 중요성을 강조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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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4. 알렉산드로 멘디니의 조형창작

3. 필립스탁 (Philippe Patrick Stark. 1949~ )

오늘날 필립스탁의 디자인은 상품의 기능성과 실용성을 넘어 하나의 소장하고 싶은, 수준 높은 조형성을 지닌 작품으로 인정받고 있다. 그의 다양한 디자인들은 마 여 필립스탁 고유의 스타일을 나타내는데, 대다수의 디자인이 기능적으로 형태가 다듬어진다면, 필립스탁의 디자인은 상징성을 중심으로 형태가 만들어 진다고 볼 수 있다. 이로 인해 그의 디자인이 오늘날 대다수의 디자이너들이 추구하는 최첨단의 차가운 느낌과는 거리가 먼 것을 볼 때, 유행에 대한 강박관념도 없어 보인다.

필립스탁의 디자인을 자세히 살펴보면 눈이라는 시각적인 감각에 자극을 주지 않고자 형태와 컬러를 섬세하게 다듬고 있으며, 형태를 절제하여 심플한 특징이 있지만, 세상의 수많은 심플한 디자인과는 다르게 건조하기보다는 감동을 주는 것을 볼 수 있다. 이와 함께 기능과 더불어 유기적으로 연결된 형태, 색채, 재질의 아름다움을 통해 인간의 근원적 욕구를 충족시키고자 하였으며, 시대성, 민족성, 사회성 등을 복합하여 대중의 공감을 얻을 수 있는 아름다움을 추구하고자 하였다. 이와 같은 점을 볼 때 그는 자신의 디자인에 조형적인 새로움을 넘어 사람들의 마음을 자극하려고 하는 창작자의 의지를 반영하고자 하는 것을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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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5. Juicy Salif

20세기 인간의 역사에서 가장 큰 변화는 산업화로 인해 나타난 물질을 지배하는 인간의 힘과 끊임없는 물질 추구라 할 수 있다. 필립스탁은 물질 만능을 통해 사랑이 희생되고, 사랑이라는 개념 자체가 포기되어 버리는 것에 대해 깊은 문제의식을 느꼈다. 그는 인류에 의해 사랑의 개념이 사라진다면, 인간은 정신뿐만 아니라 동물과 구분 지을 수 있는 유일한 요소를 읽을 것이며, 이로써 인간은 가정, 사회, 문명, 이 모든 것을 잃을 것 이라고 예측했다. 그는 이러한 물질주의를 물리치게 되면, 다음 세기는 정신적이고, 인간적인 세상이 올 수 있을 것으로 보았다. 따라서 자신의 디자인이 기본적으로 사랑과 관심에서 출발하는 것을 강조하였다.

이로 인하여 디자이너는 문제의 성공적인 해결 외에도 사회와 인간의 삶에 지속적으로 도움을 주고 향상시키겠다는 책임의식을 가져야 하며, 디자이너 개인의 예술적, 기능적인 측면과 함께 문화로서의 디자인과 같은 사회적 측면 또한 중요시해야 한다고 그는 강조했다 [2]. 또한 디자인이 자본이나 산업에 종속되기 보다는, 우리의 삶을 정서적으로 풍요롭게 하고 사물의 본질을 꿰뚫는 데서 얻을 수 있는 즐거움을 가져다주는 것을 가장 중요한 디자인의 역할로 보았다. 이로 인해 그는 디자인이란 사람들의 삶을 위한 과정적인 존재로 생각했으며 디자인이 추구해야 하는 목적을 뚜렷이 가지고 있었다. 그의 디자인은 기존의 기술이나 유행에 입각한 수 많은 디자인들이 가지는 가치와는 다르게 많은 사람들의 삶과 마음을 따뜻하게 감싸며 진정한 행복이나 아름다움에 대한 단서를 제공하고 있다[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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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6. 필립스탁의 조형창작

4. 자하하디드 (Zaha Hadid. 1950~2016)

자하하디드가 세상에 알려지기 시작했을 때, 중력의 법칙을 무시하는 듯한 지나치게 독창적이고 개념적인 형태로 인하여 실제로 구현할 수 없는 건축이라는 지배적인 견해 때문에, 그녀에게 건축 설계를 맡기는 건축주가 드물었다. 당시 ‘페이퍼 건축(Paper Architect)’ 으로 불리던 그녀에게 세계적인 명성을 안겨준 건물은 1993년 독일에 세워진 비트라 소방서(Vitra Fire Station)다. 비트라 소방서는 칼처럼 날카로운 예각이 두드러지는 건축물로 기존 건축의 룰을 깨면서, 선의 기하학적인 느낌을 강조하였다. 이것은 마치 러시아 구성주의의 대표적인 작가인 ‘말레비치’의 순수한 기하학 형태들로만 이루어진 회화작품을 보고 있는 것처럼 느껴진다. 또한 급속히 좁아지거나 공간과 공간이 충돌할 듯 하여 보는 이에게 불안함을 조성하고, 처음 용도인 소방서라는 관공서의 이미지를 짐작할 수 없게 만든다. 현재 이 건물은 처음 의도와는 다르게 가구 전시장으로 활용되고 있으나 이러한 그녀의 작품은 기존의 관습적인 방법론에 대항하여, 새로운 것을 추구하고자 하는 움직임으로 이 시대를 표상하게 되었다. 이를 통하여 기존의 건축이 가진 고정관념을 벗어나 새로운 일상성 표현의 질서체계를 구축하려는 모색의 수단으로서, 건축계에서는 새로운 공간 구성의 실험을 추구하는 기운으로 파급되었고, 급기야 비평가들을 통해 현대의 불안과 부조리를 해체적으로 표현한 작품으로 평가 받으며 해체주의(Deconstructivism)라는 하나의 큰 줄기로 자리매김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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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7. Nuragic and Contemporary Museum in Cagliari, Italy

또한 그녀는 일반적으로 건축을 설계하는 방식만으로는 자신이 계획하는 새로운 공간을 표현하는데 한계를 느껴, 자신만의 독특한 시각으로 과정 중심의 표현방식을 선택하여 3차원의 입체를 연구하였다. 이를 통해 건물에 움직이는 느낌을 부여하는 등 공간 속에서 자신의 개념적인 형태에 대한 표현을 더욱 자유롭게 할 수 있었다. 자하하디드의 건물을 보면 관람자의 시선에 따라 공간들이 연결되고 확장되는 것을 볼 수 있는데 이는 평면과 입체를 오가는 추상적 공간 해석의 결과이다. 또한 어디에도 구애 받지 않는 그녀의 자유로운 디자인 접근방식과 분석을 통해 도시의 그리드 구조를 건물로 흡수하기도 하고 건물 내에서의 공간을 외부로 연장시키기도 하면서 특유의 해체되고 왜곡된 형태를 창출한다. 초창기 그녀의 작품은 복합적인 각도로 뻗은 역동적이고 긴장감 있는 날카로운 라인과 모서리가 특징적이었으나 이후에는 물이 흐르는 듯한 유연하고 부드러운 라인의 사용을 통해 내부에서는 천장, 바닥, 벽의 경계가 없이 무한히 변형되며, 외부에서는 살아 움직이는 듯한 유기적인 형태의 미학을 보여준다. 그녀의 건축은 구조적 발전요소로부터 최대한 가능성을 구체화 했다는 명성을 얻었고, 실제의 건축으로 구현하는데 필요한 기술의 발전은 디자인을 더욱 깊이 있게 발전하게 만들어 주는 추진력이 되었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기존의 건축에서 통용되던 관습적인 사고를 넘어서고자 한 그녀의 강한 의지가 없었다면, 건축에서 이와 같이 유동적이며 역동적이고 복잡성을 가진 구조물을 창조하는 것은 불가능 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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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8. 자하하디드의 조형창작

5. 자기표현적 디자인 조형창작의 특성

앞서 살펴본 자기표현적 디자인 사례의 특성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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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9. 자기표현적 디자이너들의 조형창작 특성

첫째, 이들은 창작자 스스로의 철학과 사상이 확고하며, 이는 디자인의 방향에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동시에 본질적인 요소를 중요하게 다루어 자신만의 정체성이 담긴 차별화된 창작을 가능하게 하는 근원이 된다.

둘째, 이들은 자신들의 제품(product)을 마치 하나의 작품(masterpiece)으로 대하는 특성이 있다. 이와 같은 태도는 작가가 자신의 작품에 혼을 담는 것과 같이 그들에게 동기를 부여하고 힘을 주는 원천이 되어 자신들의 창작에 몰입하게 되는 원동력이 되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를 통해 넘버원을 넘어 온리원으로서의 가치를 발현하는 것을 살펴볼 수 있다.

셋째. 유행을 쫓는 제품을 생산하기 보다는 오랜 기간 사랑 받을 수 있는 긴 생명력을 가진 제품을 디자인하는데 집중한다. 이로 인하여 창조적이고 독창적인 조형과 이에 부합하는 기능을 중요하게 여긴다. 이를 통해 유행이 만들어지고 시장이 변화되고 더 나아가 새로운 영역이 개척되기도 하는 것이다.

넷째, 사회 문화 전반의 시대적 변화에 대한 고찰과 창작자의 주관적사고가 이들의 조형창작에 있어서 핵심이 되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로 인해 창작자들은 주변 환경이나 일상생활에서 부터 주의 깊게 관찰하여 자신의 시각으로 재해석한 후, 관찰된 주변의 현상들과 재조합 하여 새로운 의미를 도출하는 특성을 가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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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10. 창작자의 사고가 중심이 되는 자기표현적 디자인 조형창작

Ⅲ. 디자인과 예술 조형창작의 특성

조형창작은 창작자가 독창적이고 개성 있는 조형을 구상하여 하나의 제품이나 작품을 생산하는 활동을 말한다. 조형의 ‘조(造)’는 짓다, 이루다, 만들다 등의 뜻을 지닌다. ‘형(形)’은 형태(形態; form)와 형상(形象; image)을 포함하는 것으로, 우리말로는 테두리, 덩어리, 꼴로 표현될 수 있다. 그러므로 조형을 글자 그대로 풀이하면 어떠한 형태나 형상을 만드는 것이다[4]. 이는 물질적인 재료를 가공하여 시각적 표현을 하는 것으로 재료의 설정과 기법의 개발을 통한 창조적 표현활동을 내포하고 있다[5]. 오늘날에는 조형을 “여러 가지 재료를 이용하여 구체적으로 만든 형태나 형상”이라는 명사적 의미뿐 아니라 “자연의 힘이나 인공의 힘을 이용해 구체적인 형태를 만드는 일”과 같이 동사적 의미로도 사용되고 있다. 이와 같은 점에서 볼 때 조형창작은 모양, 재질, 색상, 구조와 같은 것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형(形)을 만들기 위한 창조적인 활동이라 할 수 있다.

1. 디자인과 예술조형창작의 이론적 고찰

디자인은 일반적으로 응용 미술, 엔지니어링, 건축과 여러 창조적인 노력을 하는 분야에서의 맥락으로 쓰이는 새로운 물건(기계, 건축, 제품 등)을 개발하고 독창적으로 만들어 내는 과정을 일컫는 말이다.

모홀리 나기(Moholy Nagy)와 토머스 말도나도 (Tomas Maldonado)는 “디자인이란 물(物)의 표면적인 장식이 아니라 어느 하나의 목적 아래 사회적, 인간적, 경제적, 기술적, 예술적, 심리적, 생리적 등 여러 요소를 통합하여 공업생산의 궤도에 오를 수 있도록 제품을 설계하는 기술” 이라고 하였는데 이는 디자인이 과학, 인문, 예술, 경제와 같은 다양한 분야들과 밀접한 관계성을 가지고 심미성, 실용성, 기능성, 경제성 등의 가치들을 부여하는 통합적인 작업을 필요로 하는 디자인의 개념을 설명하고 있다[6].

존 헤스켓은 인간의 행위와 관련하여 디자인에 대해 설명 하였다. 그는 디자인을 “욕구를 충족시키고 삶에 의미를 부여하기 위해 환경을 변형시키고 창조하는 인간 고유의 능력”이라고 정의하며 디자인은 인간 생활에 유용한 물건을 만드는 조형 활동으로 사회 속에서 인간이 원하는 물질적이고 정신적인 욕구에 대해 이를 만족시키는 환경을 만드는 과정으로 보았다[7]. 이와 같이 인간의 행위적 관점에서 정의해보면 디자인 조형 창작은 인간 생활의 목적에 따라 실용적이고 미적인 조형을 계획하고 이를 표현하고 실현하는 것이라고 이해 할 수 있다[6]. 다시 말해 디자인 조형창작이란 ‘목적물에 관한 이미지를 실현하는 행위’, 즉 ‘이미지의 실체화’라고 할 수 있다. 이로 인해 디자인은 많은 종류의 정보를 조작하고 그들을 모두 종합해서 하나의 일관된 생각들로 만들어 종국에는 그런 생각들을 실체화하는 고도로 조직화된 정신적 과정을 내포하고 있다. 따라서 디자인 조형 창작은 객관적이고 뚜렷한 목표 아래 체계적인 과정에 따라 진행이 된다.

예술은 시대나 문화에 따라 다양한 논의를 가져올 수 있는데, 이는 도덕이나 과학에서의 논제와는 다른 성격을 가진다. 다시 말하면 과학의 명제가 ‘참’과 ‘거짓’을 규명하는데 초점을 두고, 도덕은 ‘선’과 ‘악’으로 대상을 규명하려 한다면 예술은 이와 같은 잣대로 분류 하거나 평가하기 어렵다. 이와 같은 논의는 철학자, 미학자, 예술가들을 중심으로‘사회적 제도’나 ‘상징적인 표현’으로서의 관점이나, 더 나아가 ‘열린 개념’으로서 예술을 규명하려는 시도들이 있어 왔다. 하지만 예술과 예술작품에 대한 보편적인 분류기준을 살펴보면 첫째, 인간의 적극적 행위의 결과에 의한 ‘인공성(人工性)’이 자연과 대조되어 대표적인 예술작품의 분류 기준이 되고 있다. 둘째, 어떠한 대상에 대한 적극적인 ‘의미부여’가 중요한 요건으로 작용한다. 셋째, 예술가의 ‘독창적 예술세계’를 엿볼 수 있는 것을 예술작품으로 분류하고 있다 [8]. 예술의 개념은 하나의 ‘제작적 지식’으로 출발하여 모방, 미적 경험, 정서적 표현 등과 결부된 부분적인 정의들을 거쳐 오늘날에는 행위와 정서, 미적 측면 등 여러 특징들을 포괄하는 개념으로 확장되어가고 있다. 신경 미학자인 라마찬드란과 허스타인은 신경생리학적 관점에서 예술 창작은 감정적 반응을 일으키는 능력이 중요하며, 예술작품을 만들거나 감상하는 것은 이와 같은 감정적인 반응을 유도하는 것이라고 하였다[9]. 또한 1.000 명의 창조적인 사람들을 연구한 루드비히 (Ludwig, 1998)는 창의성을 탐구 범주의 창의성과 예술범주의 창의성으로 구분 하였는데, 예술적 창의성은 탐구적 창의성과는 달리 주관적이고 정서적이며 비 구조화된 부 정확성, 비형식적인 특징이 있다고 설명하였다. 이와 같이 예술은 객관적인 이성을 바탕으로 하는 과학이나 기술에서의 가시적인 외적 결과물과는 차이가 있다. 예술은 외적인 수단들이나 결과들이 아니라 내적 변화들에 관련되어 의미를 가진다[10]. 이와 같이 예술에서의 조형창작은 미적인 작품을 형성하는 활동으로서 작가의 미적인 이념을 물적인 매체 위에 가장 잘 어울리게 형상화 하여 작품화 하는 창조활동이라 할 수 있다.

2. 디자이너와 예술가의 조형창작(심층 인터뷰)

조형창작은 형태를 창조하는 디자인과 예술분야에서공통적으로 이루어지고 있으며, 조형의 원리와 개념이 통합적으로 사용되고 있다. 과거에는 디자인이 예술의 한 장르인 미술에 상업이 응용된 개념으로 응용미술이나 상업미술, 생활미술 등으로 불려졌으나 디자인이라는 국제용어로 정착이 된 것은 단순히 명칭의 진화가 아니라 분야별 지향 가치에 따른 창작자의 사고와 대상을 바라보는 본질적인 관점의 차이에서 비롯되었다고 할 수 있다. 따라서 본 장에서는 창작자의 사고유형과 관점에 따른 조형창작의 특성을 비교하기 위하여 분야별 평균경력 10년 이상의 디자이너와 예술가 총 20인을 표본대상으로 선정하여 개인별 심층인터뷰를 통해조형창작의 특성을 비교해 보았다.

표 2. 심층 인터뷰 대상의 소속과 인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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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 분야 연구 참여자들의 조형창작 관점과 진행체계를 살펴보기 위한 분석체계로 조형창작의 과정을 개념화, 시각화, 구체화라는 3 단계의 구조적인 과정으로 구분하였다. 또한 각 단계별 창작 관점뿐 아니라 각 과정의 단계마다 수행되는 방법, 고려사항, 필요한 능력, 동원되는 지식들을 살펴봄으로서 각 분야의 조형창작 진행체계를 살펴보았다. 자료를 분석하는 것은 가치 있는 의미를 도출해 가는 과정으로 삼각검증법(triangulation) 에 따라 연구결과의 적합성과 타당성을 높이기 위하여 인터뷰 녹취 자료 이외에도 문서나 사진형태의 다양한 자료를 수집하였다.

이후 자료의 분석을 위하여 일대일 개별 심층인터뷰 (Depth Interview)를 진행한 녹취 데이터의 모든 내용을 전사한 텍스트 사본들과, 별도로 입수된 자료들을 포함해 유형별로 정리하여 개별 사례분석(Idiographic Analysis)을 진행하였다. 이와 함께 조형창작의 관점과 시스템을 비교하기 위한 방법으로는 분석을 통해 도출된 특징들을 유형화 하는 방법을 사용하였다. 또한 분석한 내용을 정리하는 과정에서 동료 연구자들의 검토를 통해 연구자의 주관적인 추론이나 자의적인 해석을 하지 않도록 노력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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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11. 조형창작의 단계

2.1 조형창작관점

인터뷰를 통해 살펴본 디자이너들의 조형 창작은 시장 상황을 이해하고 분석하는 과정을 통하여 시장 상황이나 트렌드의 적합성 및 대중적인 선호가치를 고려한 실용적인 조형을 제안하는데 큰 의미를 두었다. 이로 인하여 이들의 조형창작은 대중들에게 만족감을 제공하고 수용되기 위한 목적으로 상호 협업 분야와의 공동연구, 소비자 분석, 생산과 같은 외부 조건에 대한 이해를 기반으로 합리적이고 분석적인 관점에서 창작이 이루어진다.

이와 같이 이들은 시장상황과 소비자의 필요성을 고려하여 논리적 형태를 도출하는 과정에서 창의성을 활용하게 되는데, 여기서의 창의성은 개념과 이성이 결합된 생산적인 능력으로서 현실성을 매우 중시하는 특성이 있다. 따라서 제안하는 방향이 창의적으로 조화되고 해결 될 때까지 다양한 아이디어를 생산하고 수많은 시행착오 끝에 가장 합리적인 것으로 구체화하기 때문에 최종 결과물의 형태를 초기에는 예측하지 못한 채 작업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

또한 디자이너가 의도한 이상적인 조형을 다수의 사람들에게 제공하기 위하여 보편적으로 수용되는 조형 원리를 응용하고자 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다시 말하면 대중들에게 호감 있게 수용되기 위해서 자신만의 정체성 있는 스타일을 고집하기 보다는 형태나 색상 등의 조형 요소와 균형, 대비, 강조, 비례 등의 조형의 원리를 적용하여 보편적인 미의 기준 속에서 창의적이고 실용적인 형태를 창조하고자 애를 쓴다. 이를 통하여 이들이 최종적으로 제안하는 디자인은 객관적인 사고를 기반으로 한 미적 가치에서 비롯된 결과로 실용적이고 사용하기 쉬우며 합리적인 가격의 미학적인 제품을 지향한다.

이와 다르게 예술가들의 조형 창작은 창작자의 철학과 사상을 중심으로 표현하고자 하는 의미에 적합한 조형을 창출하는 데에 가장 큰 의미를 두었다. 따라서 이들의 조형창작은 작품을 통해 자신의 내면적 세계관을 반영한 미적 작품을 형상화 하는 활동이라 할 수 있다.

이와 같이 자신의 사상이나 이념을 끌어내어 물적인 매체로 형상화하기 위한 창조활동이 중심이 되기 때문에 이들의 대다수는 작품을 진행할 때 현실에서 다양한 정신적인 개념을 추출하여 자신의 철학적, 사회적, 정치적, 종교적, 도덕적인 의미를 부여하고자 한다. 이처럼 각자의 주관적인 접근 과정을 통하여 자신들의 예술성을 보이고자 노력하며, 이러한 과정을 통해서 탄생한 작품은 그들의 작가적 메시지를 전달하는 역할을 한다. 따라서 이들의 창작물은 창작자의 경험을 통한 감각과 지각의 소산이라 할 수 있으며, 작가의 생각과 의지를 표현하는 것과 같이 관념적인 가치를 지향하는 속성이 내포되어 있다.

또한 이들은 자신의 내면적 사상이나 철학을 표현하기 위해서 형태와 색상 등의 조형요소와 조형의 원리를 적용하여 창의적인 형태를 창조하고자 한다. 따라서 그들은 작품 속에 그들이 의도하는 의미를 조형적으로 표현하기 위한 이상적인 조형요소나 원리를 찾아내어 적용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이와 같이 이들의 조형 창작은 창작자의 주관적인 사고과정을 기반으로 창의적이고 독창적인 조형을 제안하는 것으로, 작가의 경험 속에서 형성된 철학과 사상을 바탕으로 하여 그들의 내면의 세계를 표출하는 상징적인 작품을 창조하는 것을 지향한다.

표 3. 조형창작의 관점 비교를 위한 인터뷰질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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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 조형창작의 진행체계

디자이너들의 조형창작은 다음과 같은 단계적인 흐름을 가진다.

첫 단계는 개념화 단계로 문제를 파악하고 디자인 조형 창작의 방향을 설정하는 과정이다. 주어진 문제와 상황을 이해하고 관련 자료를 분석하고 디자인 목표와 조건이나 요구사항 등을 이해하여 향후 아이디어의 전개 방향을 설정하여 향후 제안될 디자인 안에 대한 평가근거를 마련하는 단계이다.

다음 단계는 시각화 단계로 문제에 대한 명확한 이해와 분석을 바탕으로 디자인을 가시적으로 전개하면서 아이디어를 종합하는 과정이다. 따라서 이 단계에서는 디자인 방향에 따른 구체적인 이미지나 형태로 표현하기 위한 디자이너의 창의적인 아이디어가 중요한 역할을 한다. 마지막 단계는 구체화 단계로 문제해결을 위한 실제적이고 구체적인 창조가 이루어지는 과정이다. 컨셉에 부합하는 이미지를 재현한 형태를 창조하고 이를 평가하여 초기에 규명된 문제에 대해 합리적인 해결안을 결정함으로 문제해결을 실현하는 단계이다.

또한 인터뷰를 통해 알아본 예술가들의 조형 창작은 다음과 같은 단계적인 흐름을 가진다.

첫 단계는 개념화 단계로 예술창작이 이루어지기 위한 동기가 형성되는 과정이다. 예술창작에서의 문제는 창작자의 감정이나 창작적 기분과 같은 창조 욕구에서 비롯된 필요에 의해 창조된 문제라고 할 수 있다. 창작자 스스로 삶 속에서의 다양한 현상들을 통찰하며 도출한 문제에 대해 주관적으로 인식하고 해석하는 가운데 창작의 방향을 설정하는 단계이다.

다음 단계는 시각화 단계로 창작자가 자신의 작품에 담고자 하는 의미나 생각들을 명확하게 하는 내면적 전개 과정이다. 따라서 이 단계에서는 자신이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표현하기 위한 적절한 형태와 표현기법에 대한 발상이 이루어진다.

마지막 단계는 구체화 단계로 자신의 작가적인 의지에 따라 실제적인 조형창작 과정을 통해 하나의 형식화된 작품으로 전개하는 단계이다. 전달하고자 하는 자신의 메시지를 형태로 환원하여 하나의 작품을 완성함으로써 감상자와의 소통이 이루어진다.

표 4. 조형창작의 진행체계 비교를 위한 인터뷰질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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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 디자이너와 예술가의 조형창작 특성 비교

디자이너들의 조형창작은 일반적으로 조형을 중심으로 파생된 현실적인 문제해결이나 가능성에서 비롯된다. 창의적인 조형창작에 대하여 존재하는 것들을 새롭게 발전시키는 것으로 이해하는 경향을 가지며 본질적으로 위험을 최소화 하려는 소위 프로적인 본능으로 한계를 넘어서려는 욕구를 억누르는 경향이 있다. 일반적으로 시각적으로 구체화된 이미지들과 같이 의식적인 것들에서 조형창작의 영감이 발생하며 타겟 유저나 스펙과 같은 외부조건을 명확히 정의하고 이해하는 것이 조형 창작의 출발점이 된다. 또한 생산이나 설계에 따른 조건들을 검토하고 반영하면서도 컨셉 이미지를 고수하고자 노력하는 등 주어진 조건에 부합하는 최적의 조형으로 환원하는 형이하학적인 가치를 추구한다.

표 5. 디자이너와 예술가들의 조형창작 특성 비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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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가들의 조형창작의 경우에는 남다른 시각으로 세상을 바라보고 당연한 것에 대한 지속적인 의심을 통해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려는 특성이 있다. 조형 창작의 출발은 주관적 해석과정을 통한 창조된 문제에서 비롯되며 자신의 상태나 내면에서 출발해 개인의 사적인 문제에서 시대적인 문제까지 범위가 점차 확대된다. 창조적인 조형창작을 위하여 널리 알려지지 않은 요소들에서 새로운 것을 시도함으로 전례가 없던 표현이나 개념을 창출하는 것을 중요시하여 독서, 음악, 심지어 자신의 꿈과 같이 추상화 되고 무의식적인 것들까지 조형 창작의 영감으로 활용되어 직접적이기 보다는 근원적인 것들에 대한 탐색이 이루어진다. 이로 인해 민족지학자들과 같이 뛰어난 관찰력과 호기심을 통해 다양한 정보를 수집하고 기록하며 근본적인 것에 대한 반문 과정에서 비롯되는 자신의 생각과 내면이 조형창작의 출발이며 원동력이 된다. 이를 위해 효과적인 재료나 가공 기술에 대한 지속적인 연구를 병행하여 자신이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담은 형태를 창출 하고자 노력하는 것을 살펴볼 수 있다.

이와 같이 자신의 의미나 생각을 형태로 환원하는 과정을 통하여 형이상학적 가치를 추구하려는 특성이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이와 같이 심층인터뷰를 통해 디자인과 예술 조형 창작의 조형창작과정의 진행체계 모형을 도출해보았고 이를 비교하면 [그림 12]와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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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12. 디자인과 예술 조형창작의 진행체계 모형

Ⅳ. 자기표현적 디자인 조형창작 개념모델 제안

살펴본 바와 같이 디자이너 조형창작 과정은 합리적이고 이성적인 접근을 중심으로 진행되어 과정상의 효율이 높을 수 있다. 하지만 디자이너의 사고를 중심으로 자유로운 상상력을 확산하여 창의적이고 혁신적 인디자인을 창출하기 위해서는 진행과정에 예술가들의 진행체계가 접목된 통합적 접근으로 사고의 적절한 균형을 이룰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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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13. 5단계의 자기표현적 디자인 체계

따라서 본 연구자는 이와 같은 한계점을 극복하기 위한 방안으로 돈코베르그와 짐배그널(Don Koberg & Jim Bagnall, 1991)의 문제해결을 위한 모형에 이론적인 기초를 두고, 앞서 연구된 디자인과 예술에서의 조형 창작 특성과 진행체계 모형을 바탕으로 5단계 자기 표현적 디자인 조형창작 과정으로 체계화한 개념 모델을 제안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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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14. 균형적 사고를 통한 자기표현적 디자인 조형창작 개념모델

연구자가 제안하는 모형에서 ‘문제 수용’과정은 공급자적인 사고관점에서 접근하는 유형과 작가적인 사고관점에서 접근하는 유형이 융합적으로 진행이 되는데, 공급자적인 사고관점에서 접근하는 유형은 현재 한국의 대기업이나 디자인 전문회사에서 일반적으로 사용하고 있는 환경, 소비자, 시장조사등과 같이 표적 집단에 대한 정보를 수집하여 정량적인 결과를 활용하는 접근유형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이와 같은 방법만으로는 예상하는 가설에 대한 근거자료는 될 수가 있지만, 새로운 가치나 가능성을 발견하기에는 어려움이 있을 수 있다. 특히 오늘날과 같이 복잡하고 다양성이 중시되는 시대에서 시장이나 트렌드 조사와 같은 통계적 수치를 통한 객관적으로 이루어 지는 조사나 분석만으로는 사람들의 ‘본질적 욕구’나 ‘본질적 가치’까지 도출하기는 쉽지 않다.

따라서 본 연구자는 ‘문제 수용’단계에서 작가적인 사고를 통해 접근하는 유형을 접목하여 통합적으로 문제를 수용하는 방식을 제안하였다. 이 단계에서의 작가적 접근은 창작자 스스로가 자신의 감성과 직관을 활용하여 문제를 인식하고 해석하기 위한 관찰 도구가 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는데, 이는 다양한 정보를 수집하는 수준을 넘어 창작의 영감(insight)이 될 수 있는 ‘의미’ 나 ‘가치’를 찾는 관찰 활동이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단순히 많은 것을 보는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많은 것을 생각하는 것이 중요하다.

무엇보다도 기존의 관념이나 통념과 같은 선입견을 버리고 새로운 관점으로 사고하고 해석하여 가치를 찾아내는 것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서 ‘왜’라는 형태의 질문을 자신에게 지속적으로 던져볼 수 있다. “왜 이 제품을 사용하는가?”, “왜 이렇게 하면 안되는가?”, “어떤 상황에서 이 제품을 주로 사용하는가?”, “왜 이와 같은 형태나 재질로 만들어야 하는가?”와 같이 창작자 스스로 끊임없이 의심하고 반문하는 내적 탐색 과정을 통해 자신의 생각에 집중함으로써 문제의 근원적 본질이나 새로운 가능성을 찾기 위해 시도할 수 있다.

‘정의’단계는 통합적인 문제의 수용 과정을 통해 도출된 유형별 정보들을 종합하고 수렴함으로 본질적인 의미를 담은 방향을 확립하여 발상단계로 진행되는 연결고리의 역할을 한다. 따라서 이 단계에서는 문제를 인식하고 해석한 바를 명확히 하기 위해서 문제에 대하여 글을 쓰거나 자신의 생각을 스케치하는 활동을 통해 문제해결의 방향이 될 수 있는 핵심적이고 본질적인 의미나 이를 내포한 이미지를 찾는 것이 중요하다.

‘발상’ 단계에서는 기존의 편견이나 인식에서 벗어나 새로운 가치를 찾고자 시도하는 것이 중요하다. 창작자 스스로 반문하는 과정을 통해 창작대상에 대하여 기존의 편견과 인식이 무엇인지 찾아보고, “이와 달리 ~하다면 어떠할까?”, “이를 통해 어떠한 의미를 창출할 수 있을까?”와 같이 스스로 반문하는 과정을 통해 창작자 스스로 새로운 아이디어를 조합하고 연상해 볼 수 있다. 이같은 발상을 디자인에 적용하면 가령 ‘휴대폰’을 디자인 할 때에도 ‘더 가볍게’, ‘더 빠르게’, ‘충전 시간을 짧게’와 같은 전형적인 생각에만 국한되지는 않을 것이다. 휴대폰이 가져야 할 새로운 가치 창출을 위해 생각의 영역을 넓힐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이 단계에서는 실제적인 창작에 앞서 다양한 활동을 통해 새로운 형태를 모색하기 위한 발상이 필요하다. 형태를 모색하기 위한 방법으로 일반적으로는 스케치(2D drawing)를 꼽을 수 있겠지만, 주변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재료를 활용하여 입체 스케치(3D drawing) 를 병행할 수도 있다. 입체 스케치는 종이, 페트병, 뚜껑과 같은 주변의 기성재료를 활용하여 자신이 생각한 형태를 입체적으로 조합한 후 그 위에 라인형태의 컬러 테이프를 사용하여 라인을 그어보는 스케치 활동을 말한다. 이는 평면에 드로잉 위주의 스케치만으로는 도출되지 않는 좀더 심화된 아이디어를 얻기 위해서 활용될 수 있다. 물론 형태적으로 다소 조악할 수도 있겠지만, 자신이 발상한 형태를 물리적으로 확인해가면서 실제적인 감을 느끼는 데에 큰 가치가 있는 것이다.

또한 새로운 조형을 모색하는 과정에서 다양한 종류의 이미지들에 대한 탐색을 통해 새로운 형태에 대한 영감을 얻을 수 있다. 하지만 진정 새롭고 혁신적인 조형을 발상하기 위해서는 탐색의 대상을 확대하여 직접 관련이 없어 보이는 분야나 경우에 따라 보다 근원적인 것들까지 탐색할 필요성이 있다. 다시 말하면 형태적 유사성이 직접적인 범주에서만 탐색을 그치지 않고, 자연 그대로의 가공되지 않은 것들이나, 소리, 감정, 자신의 꿈과 같이 비가시적이고 비물질적인 영역까지 탐색의 범위를 확대하여 보다 새로운 형태의 발상을 시도하는 것이 필요하다. 더 나아가 근원적인 것들에 대한 탐색을 통해 새로운 조형을 모색하는 하는 과정에서 창작자만의 가치와 차별성을 나타낼 수 있는 아이덴티티 (identity)의 발견을 기대할 수도 있다. 새로운 아이디어나 형태를 다양하게 모색한 후에는 수렴적 사고를 통해 앞 단계에서 정의한 목표를 얼마나 만족시키는지 확인하며 아이디어를 선택하게 된다.

‘창작‘단계에서는 다양한 형태실험이 선행될 수 있다. 이는 발상단계에서 도출한 아이디어를 최종적인 조형으로 환원하기 전에 자신의 감각을 활용한 사전 검증과정으로 ‘창작자가 생각하는 본질적 의미나 가치가 내포된 효과적인 형태를 찾아보는 실험이라 할 수 있다. 따라서 형태실험 과정은 ‘어떠한 형태가 효과적인지?’, ‘자신이 생각한 의미나 가치가 느껴지는지?’와 같이 창작자의 반문과정 속에서 이루어지게 되어 실제적인 조형으로의 구현 가능성을 피드백 받는 행위라고 할 수 있다. 형태실험은 가급적이면 창작자가 손쉽게 다룰 수 있는 재료가 적절하다. 창작자가 생각한 의미나 가치를 내포한 이미지를 형태로 표현해 보는 과정에서 발상 단계에서 도출되지 않은 아이디어가 추가적으로 떠오를 수도 있다.

또한 3D 프린터와 같은 RP(rapid prototype) 장비를 활용하면 실제 목업을 제작하기 전에 기술적 구현 가능성을 사전에 검토할 수 있다. 이같은 실험 과정을 통해 가능성을 확신하게 되면 디지털 모델링(digital modeling)과 피지컬 모델링(physical modeling)을통한 실제적인 창작활동을 통해 평가를 위한 목업으로 완성하게 된다.

‘평가’단계는 창작과정을 통해 최종적인 창작물을 평가하는 과정으로 평가의 결과에 따라 문제해결에 이르거나, 이전 단계로 피드백(feedback)될 수 있다. 디자인 조형창작은 순환적 과정으로 최종 창작의 평가를 통한 결과가 부정적일 경우에는 일정 내에서는 언제든지 이전 단계로 되돌아가게 된다. 평가시에는 다각적인 관점에서 통합적인 평가가 진행될 필요가 있다. 어떻게 보이고 사용되는지에서 그치지 않고 어떻게 느껴지고 어떠한 의미나 가치가 있는지에 대한 평가가 함께 통합적으로 이루어진다.

본 연구자가 제안하는 개념모델은 실제 현업에 종사 중인 전문가 그룹과의 심층인터뷰 과정에서 도출한 내용을 중심으로 정리하였으며, 이를 기반으로 설계된 모델인 만큼 실효성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실제적인 타당성 검토를 위해서는 별도의 검증과정이 필요할 것이다.

Ⅴ. 결론

디자인에서의 조형창작은 사용자를 배려하고 공급자적인 입장에서 대중적인 수용 가능성을 고려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와 동시에 창작자의 사고가 중심이 되는 작가적 사고의 접근은 창조적 혁신을 위하여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물론 경우에 따라 창작자의 ‘작가적인 창의성’이 반영된 새롭고 독특한 발상은 내부적으로 긴 토론과정이 필요할 수도 있으며 노골적인 저항에 부딪힐 수도 있다. 이는 기업의 입장에서는 보수적이 되기 쉽고, 위험을 감수하기 보다는 대부분의 사람이 만족하는 제품에 안주하려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진정한 혁신을 이루고자 한다면 대중을 만족시킨다는 이유로 적당히 현실과 타협하는 마음을 경계해야 한다. 트렌드를 선도하는 디자인을 위해서는 이두 가지 측면이 모두 고려되어야 하며, 한쪽으로 편중되지 않은 균형적인 사고과정을 통해 자기표현적인 디자인 조형창작이 진행되어야 할 것이다.

따라서 본 논문은 창작자의 사고유형에 따른 창작자의 관점과 조형창작의 관계를 탐구하는 과정을 통해 이와 같은 두 가지 측면을 고려한 균형적인 사고를 통한 디자인 조형창작의 가능성을 모색해 보았다.

이와 함께 본 연구자는 ‘돈코베르그와 짐베그널’이 제시한 문제해결을 위한 창작자의 사고과정에 이론적으로 근거하여, 사례연구를 통해 살펴본 사고 유형별 조형 창작 특성이 통합적으로 적용된 진행체계 모델을 제시하였다. 물론 실제적인 디자인 조형창작 과정은 제시된 모델에 비하여 상세하게 미분화 되어 다양한 요소가 존재하나, 연구자의 모델은 균형적인 사고기반의 통합적 접근을 통해 창의적이고 혁신적인 디자인 조형 창작을 위한 가능성을 제시한 것이라 할 수 있다.

이와 더불어 후속연구로는 실제적인 디자인 프로젝트 진행시 자기표현적 디자인 개념모델을 기반으로 프로세스를 진행함으로 제안된 모델에 대한 타당성을 검증해보고 전략적이고 효율적으로 진행 할 수 있는 가이드라인에 대한 연구도 추후의 심화연구로 이어질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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