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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ctors and Trends Associated with Purchasing Multiple Private Health Insurances in Korea

우리나라 가구의 민간의료보험 과다가입 현황과 관련요인

  • Received : 2021.11.16
  • Accepted : 2022.01.12
  • Published : 2022.01.28

Abstract

Although the number of people insured by private health insurance in Korea is steadily increasing, the household burden or the status of multiple purchasing for private health insurance has not been addressed. In this study, data of the 2011-2018 Korea Health Panel Survey was used to examine the purchasing trend of Korean households' private health insurance. Households with more than three private health insurance per household member were defined as the 'poly-purchases'. The logit model was applied to analyze factors associated with poly-purchase of private health insurance using 2018 cross-sectional data. From 2011 to 2018, the number of insurances purchased by Korean households increased (4.0 to 4.6), the number of insurances per capita increased (1.3 to 1.6), and the proportion of the poly-purchasing households increased (5.2% to 10.8%). As a result of logit analysis, the probability of poly-purchasing was increased when the household head was a woman, with a high level of education and income, and when the job of the household head was a service or sales. Poly-purchasing was less likely when the family was subsidized with Medical Aids and suffered with more chronic diseases. The results of this study serve basic evidence for establishing policies regarding private health insurance, such as establishing the relationship between public and private insurance.

우리나라의 민간의료보험 가입자 수는 꾸준히 증가하고 있지만 그에 대한 가계부담이나 중복가입 현황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다뤄지지 않았다. 본 연구에서는 한국의료패널 2011년부터 2018년 조사자료를 사용하여 우리나라 가구의 민간의료보험 가입 현황을 살펴보았다. 또한 가구원당 민간의료보험 가입수가 3개를 초과하는 가구를 과다가입 가구로 정의하고 2018년 단면자료를 사용하여 민간의료보험 과다가입과 관련된 요인에 대해 로짓모형을 적용하여 분석하였다. 분석기간 동안 우리나라 가구의 가입 보험수는 꾸준히 증가하였으며 1인당 보험수는 2011년 1.3개에서 2018년 1.6개로 증가하였다. 1인당 보험수가 3개를 초과한 가구의 비율은 동기간 5.2%에서 10.8%로 증가하였다. 로짓분석 결과 가구주가 여성인 경우, 교육수준이 높고 고소득인 가구, 가구주 직업이 사무·서비스·판매직인 경우에 과다가입 가능성이 높아졌고, 의료급여 가구와 가구내 만성질환이 많은 가구는 과다가입 가능성이 낮아졌다. 본 연구의 결과는 향후 가구의 실손의료보험 가입의 실효성과 가계부담에 대한 심층 연구에 기초자료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

Keywords

I. 서론

우리나라의 민간의료보험 가입자 수는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1][2]. 이는 무엇보다 국민의 소득수준의 향상과 의료기술의 고도화에 따른 보험 수요가 증가한 데 기인한다. 뿐만 아니라 우리나라 공적 보험인 국민건강보험의 낮은 보장성에 따른 국민들의 의료비 지출에 대한 불안이 민간보험에 가입하는데 중요한 동기로 작용하고 있다. 의료비 지출은 해마다 10% 이상씩 빠르게 증가하고 있는데 건강보험의 보장성은 63% 정도에 머물고 있으며[3][4], 정부는 공적 보험의 보장성을 확대하는 정책을 펼치고 있지만 급속한 고령화와 의료 수요의 증가로 인해 목표하는 보장성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막대한 예산이 투입되어야 하며 이에 비해 보장성이 확대되는 속도는 더디다. 이에 국민들의 의료비 부담에 대한 불안은 증가하고 결국 개인은 보충적᭼보완적 민간의료보험 가입을 통해 의료비 부담을 대비하고 있는 것이다.

우리나라에서 민간의료보험은 보험의 분류 중 제3 보험 즉, 사람의 질병, 상해, 또는 이로 인한 간병에 관하여 약정한 급여를 제공하거나 손해를 보상하는 상품을 의미한다[5]. 1970년대 후반 특정질병보험으로 판매가 시작된 후, 1980년대 암보험 도입 이후 본격적으로 판매가 되었으며, 1990년대 들어 특정질병보험의 판매가 크게 증가하는 과정을 거쳐, 2000년대는 중대 질병보험과 실손보험으로 확대되어왔다[6]. 이러한 보험에 가입하는 동기는 예기치 않은 의료비 지출로 인한 재정적 충격을 완화하려는 것으로 개인의 연령, 성별, 소득, 건강 상태가 보험가입에 영향을 주는 요인으로 확인되었다[7-11]. 최근에는 국민건강보험의 법정본인부담금과 비급여를 보장범위로 하는 실손의료보험과 치과 보험 및 간병보험 등 특정 영역의 보장을 담보하는 보험을 중심으로 보장 내용이 다양해지고 고도화되고 있어 다수의 보험에 가입하는 경우도 많아지고 있다.

민간의료보험의 가입은 보험료 부담으로 이어지는데 한국 복지 패널 조사를 이용한 선행 연구에서 제시한 바에 따르면 2015년 가입자당 월평균 18만원 이상의 보험료를 납입하고 있으며[12], 해마다 납입한 보험료는 증가하는 추세이다. 이러한 추세에 비추어보면 가구가 가입한 보험의 개수가 많아지거나, 보험료가 높아지고 있음을 추정해볼 수 있으며, 이러한 현상이 가구의 부담능력에 비해 적정한 것인지는 의문이며, 또한 의료이용 후 보험으로부터 돌려받은 상환 수준 등에 대해서는 그다지 알려지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이에 무엇보다 먼저 파악해야 할 것은 가구가 다수의 보험에 가입하고 있는 현황을 알아보는 일일 것이다. 다보험 가입 현황에 대한 기초자료를 생산함으로써 향후 보험료 부담, 상환의 적정성, 의료이용에 있어서의 도덕적 해이 등 다양한 연구의 초석이 될 것이다.

본 연구에서는 2011년부터 2018년까지 한국 의료패널 조사자료를 사용하여 가구의 민간의료보험 가입 개수가 많은 가구를 과다가입으로 정의하고 그 현황을 시계 열적으로, 가구 특성별로 살펴보고자 한다. 또한 2018년 한국의료패널 자료를 사용하여 가구의 민간의료보험 과다가입과 관련된 요인을 로짓모형으로 분석함으로써 과다가입 가구의 특성을 확인하고자 한다. 이 연구에서 도출된 결과는 다수의 민간의료보험을 가입하는 가구의 특성을 발견하고 향후 다양한 연구의 밑바탕이 된다는 학술적인 의미가 있으며 민간 영역에서 보험상품을 설계하고 건강보험에서 보장성 정책 기획에 기초자료로 활용될 수 있다는 실용적인 의미가 있다.

II. 연구방법

1. 자료원

한국의료패널은 전국을 대표하는 7천여 가구 표본을 대상으로 의료이용과 의료비 지출에 대해 조사하는 보건의료 분야의 패널조사이다. 2008년 첫 조사가 이루어진 이후부터 현재 2018년 조사까지 총 11년간 매년 조사자료가 배포되었다. 조사 내용은 의료서비스 이용 건과 의료비 지출, 민간의료보험, 만성질환, 다양한 사회경제적 요인들에 대한 정보를 포함하고 있다.

본 연구에서는 한국의료패널 2011년부터 2018년까지 총 8개년의 조사자료를 사용한 기초분석을 통해 가구의 민간의료보험 가입 현황을 분석한다. 이는 조사 초기 민간의료보험 등 일부 변수의 조사 방식이 변동되어 문항의 일관성을 확보하기 위해 초기 조사자료는 제외한 것이다. 분석 단위는 가구로 하여 민간의료보험 가입현황을 연도별로 살펴보았다. 또한 2018년 단면자료를 사용하여 가구의 특성을 반영하는 변수를 이용한 기초통계표를 작성하고, 로짓모형을 적용하여 민간의료보험 과다가입과 관련된 요인을 가구의 인구사회학적 및 사회경제적 특성을 독립변수로 하여 분석하였다.

2. 변수의 정의

본 연구의 종속변수는 가구의 민간의료보험 가입개수이다. 한국의료패널에서 수행된 민간의료보험에 대한 조사는 각 보험의 유형과 납입한 보험료 등을 중심으로 이루어졌다. 보험에 따라서는 가구원이 공동가입하는 경우도 있어 본 연구에서는 분석 단위를 가구로 하여조사 당시 가입한 보험의 수를 합산하여 ‘가구보험수’로정의하고, 가구의 규모를 반영하기 위해 가구 보험 수를 가구원 수로 나누어 ‘1인당보험수’로 정의하였다. 1인당 보험수가 0개인 경우, 1개 이하인 경우, 1개 초과 3개 이하인 경우, 3개 초과인 경우로 범주를 나누어 빈도를 산출하였으며 1인당 보험수가 3개를 초과한 경우를 ‘과다가입’가구로 정의하였다. 민간보험의 과다한 가입의 ‘역치’에 대해서는 정해진 바가 없으나, 본 연구자료에서 2018년 3개 초과 가구의 비중이 전체 가구의 약 10%에 해당함을 고려하여 결정하였고, 민감도 분석으로서 기초현황과 회귀분석에서는 ‘2개 초과’한 가구에 대한 결과를 함께 제시하였다.

설명변수들은 가구의 인구사회학적 특성, 가구소득, 가구의료비, 가구의 건강상태를 포함하였다. 먼저 인구 사회학적 특성 중 개인의 속성을 갖는 변수들인 성별, 연령, 결혼상태, 교육수준, 직업군, 건강보장 상태는 가구주의 특성으로 대변하였다. 가구의 소득은 가구원의 근로소득 및 기타 소득을 합산하여 로그변환하였다. 의료비는 가구원이 사용한 의료서비스 중 응급, 입원, 외래 이용시 병원이나 약국에 지불한 비용을 가구 수준으로 합산하고, 이중 병원에 지불한 비급여 비용을 구분하여 비급여의료비로 합산하여 로그변환하였다. 가구의 건강 상태를 반영하기 위해 가구원의 만성질환 수를 가구 수준으로 합하여 가구 만성질환수로 정의하였다.

이상의 변수를 살펴보고 로짓모형을 사용한 회귀분석에 포함된 변수를 다음과 같이 선정하였다[표 1].

표 1. 회귀분석에 포함된 변수의 정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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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분석방법 및 모형

분석은 크게 세 부분으로 이루어졌다.

첫째, 2011년부터 2018년까지 가구의 보험가입 현황을 평균 가입 보험수, 1인당 보험수, 납입 보험료를 중심으로 살펴보았다. 가구당 가입 보험수의 연도별 추이를 확인하기 위해 히스토그램을 확인하고, 1인당 보험 수의 box plot으로써 분포를 확인하였다.

둘째, 2018년 조사 가구의 특성을 연속변수와 범주형 변수로 나누어 살펴보았다. 연령, 소득, 의료비, 보험료, 만성질환 등의 변수는 평균, 표준편차, 최소값, 최대값을 제시하였고, 성별, 결혼상태, 교육수준, 건강보장상태, 직업은 변수별 빈도를 제시하였다. 또한 2018년 1인당 보험수에 따라 무보험가구(0개), 소 보험 가구(1개이하), 다보험가구(1~3개이하), 과다보험가구(3개 초과)로 구분하고 이들 가구에서의 독립변수들의 빈도와 평균을 제시하였다.

셋째, 2018년 조사 가구를 대상으로 민간보험 과다가입의 관련요인을 logit 모형을 이용하여 분석하였다. 분석 모형은 다음과 같다.

\(\begin{aligned} \log \left(\frac{P_{i}}{1-P_{i}}\right.&)=\beta_{0}+\beta_{1} \text { age }+\beta_{2} a g e^{2}+\beta_{3} \text { sex }+\beta_{4} \text { marrage } \\ &+\beta_{5} \text { educ }+\beta_{6} n h i+\beta_{7} j o b+\beta_{8} c d+\beta_{9} \ln (\text { income }) \\ &+\beta_{10} \ln (\text { medexp })+\beta_{11} \ln (\text { meduncovered })+\epsilon_{i} \end{aligned}\)

데이터 처리 과정에서는 SAS 9.4와 회귀분석에서는 STATA 14를 이용하였다.

III. 연구결과

1. 2011~2018년 가구의 보험 가입 현황

2011년부터 2018년까지 우리나라 가구의 연도별 보험가입 현황은 [표 2]와 같다. 2014년 한국의료패널 조사에서 신규가구가 추가되어 가구수는 증가하였으나 대체로 가구원수는 감소하고 있었다. 평균 가구원수는 2011년 3.0명에서 2018년 2.7명으로 감소한 반면 가구가 가입한 평균 보험수는 동기간 4.0개에서 4.6개로 증가하였다. 따라서 가구의 1인당 보험수는 평균 1.3개에서 1.6개로 증가하는 추이를 보였다. 가구가 지불한 보험료는 평균 298, 324원에서 326, 175원으로 증가하였다. 1인당 보험수가 3개를 초과한 가구를 과다가입가구로 정의하고 그 비율을 산출한 결과 2011년 5.2% 에서 2018년 10.8%로 증가하였고, 2개 초과한 경우는 같은 기간 18.4%에서 27.9%로 증가하였다[표 2].

표 2. 연도별 가구 보험가입 현황 (평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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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도에 따른 가구내 1인당 보험수의 분포는 [그림 1] 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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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1. 연도별 가구내 1인당보험수의 box plot

2. 2018년 분석대상 가구의 특징

2018년 분석 대상 가구의 특징을 살펴본 결과, 가구주의 평균 연령은 61세였고, 연간 가구소득은 4, 585만 원이었으며 생활비 지출은 평균 월 235만원이었다[표 3]. 분석 대상 가구는 연간 의료비로 약 270만원을 지출하였는데 이 중 비급여진료비로 평균 91만원을 지출하였고, 민간보험료로 의료비보다 더 많은 약 420만원 (35만원˟12개월)을 지출하였다.

72%의 가구주는 만성질환을 앓고 있었으며, 86%의 가구가 가구내 만성질환 보유자가 있었으며 가구원의 만성질환을 모두 합하면 평균 5.1개였다. 가구가 가입한 보험수는 평균 5.7개(최대값 46개)로 확인되었고, 약 20%의 가구는 보험 미가입 상태였다[표 3].

표 3. 2018년 분석대상 가구의 특징 (연속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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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당 변수는 0보다 큰 값을 대상으로 평균을 산출함

가구주가 여성인 경우는 23.9%였고, 결혼상태는 혼인인 경우가 69.1%로 가장 많았으며, 교육수준은 고졸 이하가 43.4%, 대학이상이 32.7% 순으로 많았다[표 4]. 건강보장 상태는 직장가입자가 61.7%로 가장 많았으며, 직종 대분류 상 가구주 직업은 무직 29.9%, 단순 노무 종사자 12.1%, 기능원 및 관련 기능 종사자 10.8% 순으로 많았다.

표 4. 2018년 분석대상 가구의 특징 (범주형 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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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2018년 가구특성에 따른 보험 가입 현황

가구원당 보험수에 따라 4개의 구간으로 나누어 분석대상 가구의 특성을 살펴본 결과는 [표 5]와 같다. 2018년 우리나라 가구 중 가입된 민간의료보험이 없는가 구는 19.96%였고, 가구원당 1개 이하의 보험에 가입한 가구는 22.57%, 1개 초과 3개 이하의 보험에 가입한 가구는 46.73%, 가구원당 보험수가 3개를 초과한 가구는 10.75%로 나타났다. 무보험가구의 경우 여성 가구주가 많았고, 이혼᭼사별᭼별거인 결혼상태에 교육 수준이 낮고 의료급여인 고령 가구가 많았다. 반면 가구 만성질환 수는 다른 가구에 비해 많았다.

한편 가구원당 보험수가 1개를 초과하는 다 보험가구나 3개를 초과하는 과다보험가구의 경우 남성 가구주가 많고 미혼이나 혼인상태가 많았으며 교육수준이 높고 가구주의 연령이 비교적 낮았다. 또한 다 보험 가구 및 과다보험가구는 평균 가구소득이 높고 의료비를 무보험가구나 소보험가구보다는 많이 지출하였으나, 다 보험 가구와 과다보험가구 간에는 의료비지출이 큰 차이가 없었다. 보험료 납입액은 과다보험가구 군으로 갈수록 높아졌으며 가구원당 보험수는 과다 보험 가구에서 평균 4.4개로 확인되었다. 반면 가구내 만성질환 수는 과다보험 가구에서 3.5개로 다른 그룹들에 비해 적었다 [표 5].

표 5. 2018년 가구 보험가입 현황에 따른 가구 특성 (n=6,3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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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보험가구: 가구원당 보험수가 0개 초과 1개 이하인 경우; 다보험가구: 가구원당 보험수가 1개 초과 3개 이하인 경우임.

3. 2018년 가구 민간보험 과다가입의 관련 요인

가구원당 보험수가 3개를 초과한 경우를 과다가입으로 정의하고 이를 종속변수로 한 로짓 모형을 분석하였다[표 6]. 다른 조건이 동일할 때 가구주 연령이 높아질수록 과다가입 가능성이 높아지다가 다시 낮아지는 양상이 추정되었는데, 이는 고령 가구에서 보험 가입이 어려운 위험군선택 (cream skimming) 때문일 수 있다.

가구주가 남성일 경우에 비해 여성이면 과다가입 가능성이 62.2% 높아졌는데 여성 가구가 불건강으로 인한 위험에 대비하는 성향이 강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가구주가 초졸 이하인 경우에 비해 교육수준이 높으면 과다가입 경향이 높아졌고, 직장가입자에 비해 의료급여 가구인 경우 과다가입 가능성은 낮아졌다. 의료급여가 구는 보험 구매력이 낮으며, 이미 본인부담률이 낮아 민간보험 가입 동기가 낮을 수 있음을 보여주는 결과라 할 수 있다. 가구주가 무직인 경우에 비해 과다가입 가능성이 높아지는 직업군은 사무·서비스·판매 직종이었는데, 이 직종이 보험에 대한 정보 노출이 많고 위험군 선택에 의한 보험 가입 거절 가능성도 낮은 점을 연관 지어 생각해볼 수 있다. 가구내 만성질환수가 많아질수록 과다가입 가능성은 낮아졌으며 연간총소득이 높아질수록 과다가입 가능성은 높아졌다. 가구가 지출한 의료비와 비급여진료비 규모는 과다가입과 유의한 관련성이 없었다.

가구원당 보험수가 2개를 초과한 경우를 종속변수로 한 로짓 모형을 분석한 결과는 대체로 Model 1과 유사한 결과를 보였다[표 6].

표 6. 가구 민간보험 과다가입의 관련요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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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V. 고찰 및 결론

본 연구에서는 우리나라 가구의 민간의료보험 가입현황에 대해 살펴보고 과다가입과 관련된 요인을 알아보았다. 분석이 이루어진 2011년부터 2018년까지 가구원 수는 줄어든 반면 가구가 가입한 보험수는 늘어나 가구원당 보험수는 1.3개에서 1.6개로 늘어났다. 이에 따라 가구보험료도 꾸준히 증가하여 2018년에는 월 평균 326, 175원을 지출하였다. 동기간 가구 소득이 월 382만원이고 의료비지출은 월 23만원임을 고려하면 우리나라 가구는 소득의 약 8.5%에 해당하는 금액을 민간 의료보험료로 지출하고 있으며 역설적이게도 실제 의료비지출보다 1.4배 이상 많은 금액을 보험료로 지출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가구원당 보험 수가 3개 초과인 과다보험가구의 경우, 실제 의료비지출에 비해 1.9 배 많은 보험료를 지출하고 있었다. 여기에 여러 개의보험에 동시에 가입한 가구들의 비율이 늘어나고 있다는 것은 그만큼 민간의료보험이 가계 지출에 큰 비중을 차지한다는 것을 시사한다. 가구원당 보험수가 3개를 초과한 가구의 비율은 분석 기간동안 5.2%에서 10.8% 로 2배 이상 늘었으며, 가구원당 보험수가 2개를 초과한 가구의 비율은 18.4%에서 27.9%로 1.5배 이상 증가하였다. 이에 비해 가구보험료는 약 30만원에서 33 만원으로 소폭 증가한 것을 볼 때 보험 상품의 보장 내용이 분절화되고 다양해진 것을 추측해볼 수 있다. 가구가 가입한 민간의료보험의 상당부분은 실손의료보험으로 현행법에 의하면 이를 중복 가입하더라도 소비자가 실제 부담한 의료비 이상을 보상받을 수 없도록 하고 있다. 이에 따라 새로운 실손보험에 가입할 때 보험사는 중복가입 여부를 사전에 확인하도록 하고 있다 [13]. 그럼에도 소비자의 인식 부족, 질병에 대한 불안, 보상금 수령 욕망에 의해 또는 보험사의 과도한 판촉과 불완전한 판매로 인해 실손의료보험을 중복하여 가입하는 사례가 빈번히 발생하고 있다[14].

우리나라 가구 중 약 20%는 민간의료보험에 가입이 안되어 있었지만 약 58%는 가구원 1명당 1개 이상의 민간의료보험에 가입하고 있어 가구별로 보험의 빈부 차가 크다는 것을 확인하였다. 여성 가구주이거나 이혼᭼ 사별᭼별거 가정인 경우 무보험 가구의 비율이 높았고 직업군도 기능᭼기계 직종이거나 무직인 경우에 무보험가구의 비율이 높았다. 가구원당 보험수에 따라 4개의 그룹으로 나누어 가구의 소득과 의료비지출을 살펴본 결과에 의하면 소득수준과 보험료 납입액은 과다보험 가구로 갈수록 올라갔지만 의료비지출은 다 보험 가구와 과다보험 가구 간에 큰 차이가 없었으며 비급여진료비 또한 큰차이가 나타나지 않았다. 의료비지출은 가구의 건강 상태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바, 가구주나 가구원의 만성 질환 수는 오히려 1인당 보험수가 많은 집단으로 갈수록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나 비교적 건강상태가 양호한 가구에서 민간의료보험으로써 질병에 대비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위 결과는 과다가입 여부를 종속변수로 한 로짓모형분석 결과에서도 일관되게 나타났다. 가구 의료비나 비급여 의료비 지출 규모는 보험 과다가입과는 무관하였고 이는 여러 개의 보험에 가입하고 있다고 해서 의료이용이 크게 증가하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준다. 그보다는 가구 만성질환수가 많아지면 과다가입 가능성은 유의하게 감소하였는데 만성질환자는 보험 가입 동기가 강함에도 불구하고 위험군 선택 (cream skimming) 에의해 가입이 거절되거나 자격이 제한되는 민간보험의 특성을 반영한다고 할 수 있다[15]. 이에 따라 가구원의 건강 수준이 비교적 양호한 가구 위주로 보험에 신규가입함으로써 가구당 보험가입수가 증가하는 것을 추측할 수 있다. 이러한 결과는 선행연구와 대체로 일관된다. 동일한 자료원을 사용한 기존의 분석 결과에서는 만성질환이 2개 이상 보유자는 1개 있는 자에 비해 실손형 의료보험을 보유할 확률이 24% 낮아진다고 보고하였고[16], 고령화연구패널을 사용한 연구에서는 만성질환 수가 많아질수록 민간의료보험 가입 확률과 추가가입 개수가 유의하게 감소하는 것으로 보고하였다 [17].

결국, 본 연구의 분석 결과에 의하면 민간의료보험의 과다가입 가능성은 고소득, 고학력의 사무·서비스·판매 직종에 종사하는 가구에서 높아졌지만 의료급여 가구이거나 만성질환수가 많은 가구에서는 낮아졌다. 공적보험과 달리 민간보험은 의료 필요(need)보다는 지불능력에 의해 가입 여부가 결정됨을 확인한 결과로 볼 수 있다. 가구주가 사무᭼서비스᭼판매 직종에 종사하는 경우 보험 상품에 대한 정보의 노출이 다른 직종보다 많아 과다가입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추측된다 [18][19]. 최근 12명의 보험 가입자와 2명의 미가입자를 대상으로 한 다중사례연구에서는 보험 가입 동기로 광고, 주변인의 영향, 간접경험, 정보 요소를 제시한 바 있다[20]. 양적 연구에서 건강상태, 교육수준, 경제 수준 등이 통제된 상태에서 직종의 차이가 유의하게 나타난 점은 정보 노출과 간접경험에 기인한 것임을 의심케 한다. 또한 가구주가 여성인 경우 남성인 경우에 비해 과다가입 가능성이 유의하게 높았는데, 가구주가 가계의 중요한 의사결정을 내리는 위치임을 고려하면 여성이 질병에 대해 대비하는 성향이 강하고, 보험에 대한 정보에 남성보다 더 많이 노출되고 관심을 갖기 때문으로 보이며 이는 여러 선행연구의 결과와 일관된다 [17][21-26]. 가구주의 직업이 관리자, 전문가인 경우보다 사무, 서비스, 판매 직종인 경우에 과다가입이 많은 것 역시 해당 직종에 여성이 많아서인 것으로 추정된다. 이러한 연구들 대부분은 민간의료보험의 중복가입을 다루지는 못하였다. 일 연구에서 민간의료보험 중복가입을 다루었으나 65세 이상 고령자를 대상으로 하였다[17]. 이 연구는 한국의료패널 자료에 포함된 의료비 변수를 활용한 점과 재정 부담과 소비에 대한 의사결정을 공유하는 단위인 가구를 분석 수준으로 하였다는 의의가 있다.

민간의료보험을 가입하는 동기는 미래 발생할 본인 부담 의료비 지출을 대비하기 위함이다. 이러한 배경으로 민간보험을 보유한 경우 도덕적 해이에 의해 의료이용이 더 많아질 것을 우려하기도 하지만 이에 대한 선행연구 결과는 다양한 결론을 내리고 있다. 과거의 연구에서는 민간보험이 의료이용을 증가시켜 국민건강보험 재정에도 부담을 일으킬 것으로 경고한 반면[27], 실손보험 가입 후 외래이용과 외래진료비는 증가하지만 입원 서비스는 영향을 받지 않는다고 보고한 연구도 있고[28], 다른 연구에서는 실손보험 가입이 의료이용량을 늘리는 영향은 크지 않다고 본 연구도 있었다[29]. 그러나 이는 민간보험 가입으로 인한 의료이용의 영향을 분석한 연구들로, 민간보험의 중복가입의 영향은 아직까지 다뤄진 바가 없다. 이 연구에서도 가구원당 3개 이상 과다가입한 가구에서는 오히려 만성질환 수 등 건강 상태가 양호하여 의료이용이 다른 가구 그룹에 비해 많이 않을 것으로 예상되며 이는 후속 연구에서 다룰 주제이다.

본 연구에서 확인한 바와 같이 가구가 실제 지출한 의료비보다 더 많은 비용을 민간의료보험료로 납부하고 있다는 사실은 국민건강보험의 보장성을 확대하려는 정부의 노력과 예산 투입에도 불구하고 국민들은 민간의료보험으로 질병 비용을 대비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그러나 실제 건강보험의 수입과 지출구조는 민간의료보험보다 효율성이 높다. 건강보험통계에 의하면 2018년 국민 1인당 건강보험료는 약 119만원이고 급여비는 124만원으로 보험료대급여비가 103.6에 달한다[30]. 이는 국가 단일보험으로서의 관리운영의 효율성과 수익을 목적으로 하지 않는 공익성, 추가적인 국고보조 등 재정지원에 따른 것으로 민간의료보험의 급여 비율에 비해 우수하다. 국민건강보험 하나로도 부족하지 않은 보장성을 확보하는 것과 함께 보험료대급여비의 효율성에 대해 국민에게 충분히 알린다면 국민들의 질병 부담에 대한 불안은 줄어들 것으로 기대한다.

본 연구는 다음과 같은 제한점을 갖는다. 첫째, 회귀분석에서 단면 자료를 사용함으로써 최근의 현상만을 반영하였을 뿐 아니라 인과관계를 논하기는 어렵다는 점이다. 본 분석 결과에서 보험 과다가입 가구의 특성으로 나타난 요인들은 관련성을 확인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으며 보험 가입의 역선택이나 위험군선택에 대한 인과관계를 확인했다고 보기는 어렵다. 둘째, 가구가 가입한 다양한 보험상품에 대한 정보가 부족하여 본 결과만으로는 보장범위 중복, 불필요한 보험 가입 등에 대해 논하기는 어렵다. 과다가입을 가구원당 3개 초과의 보험가입이라고 정의하였으나, 보험상품이 다양해지고 보장내용이 분절화되고 있으므로 가구에 따라서 필요한 보험일 수 있다. 예컨대, 간병 보험과 치과 보험을 동시에 가입하고 있다면 이를 보장 내용의 중복이라 보기는 어렵다. 그러나 아직까지는 보험 상품의 구체적인 내용을 포함한 자료원이 없어 향후 연구 주제로 남겨야 할 것이다. 셋째, 가구가 질병으로 인해 보장받은 보험상환금액을 분석에 반영하지 않아 이렇게 많이 가입하고 있는 보험이 실제로 가구 의료비 부담에 도움이 되고 있는지를 파악할 수 없었다. 본 자료원의 의료비 지출은 보험금 상환이 반영되지 않은 금액으로 향후 이를 고려한 분석이 필요하다. 이상의 제한점들은 향후 연구에서 동일한 자료원을 이용하여 보다 다양한 변수와 분석 모형을 적용함으로써 보완하거나, 한국의료패널 이외의 추가적인 조사와 정보를 획득함으로써 해결할 수 있을 것이다.

지난 10여년 간의 정부의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노력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 가구는 민간의료보험으로써 질병 부담을 대비하는 경향이 강해졌다. 본 연구의 기초분석에서 가구의 민간의료보험 가입이 많아지고 있으며 다수의 보험을 보유하는 과다가입도 꾸준히 증가했음을 확인하였다. 이러한 과다가입 가구는 의료적 필요보다는 가구주의 교육수준, 직업, 지불능력에 더 큰 관련성을 보여 의료 취약가구는 민간보험의 혜택으로부터 소외됨을 시사하였다. 향후 과다보험 가구의 민간보험에 의한 보장성에 대한 후속연구가 필요하며 이 연구가 그에 대한 문제를 제기하고 기초 근거를 제공하였다는 의미가 있다.

Referenc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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