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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서지정보를 활용한 북한 과학기술 연구개발 트렌드 변화분석 (1986~2019)

Analysis of Changes in Research and Development Trends in North Korea's Science and Technology with Overseas Bibliographic Data (1986~2019)

  • 김유일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
  • 투고 : 2020.12.21
  • 심사 : 2021.02.07
  • 발행 : 2021.04.28

초록

대외적인 활동이 거의 없던 북한에서 최근 해외 논문발표가 급증하고 있다. 본 연구에서는 북한의 해외발표논문을 계량분석하여 북한의 연구개발 동향변화를 파악하고, 향후 국내 연구자들과의 공동연구로 발전시킬 수 있는 가능성을 모색하고자 한다. 이를 위해 1986년 이후 북한 연구자가 포함된 해외발표논문을 대상으로 빈도분석과 네트워크 분석을 실시하였다. 분석은 저자, 연구기관, 국가, 연구분야 등을 대상으로 하였으며, 김정은 집권 전과 후로 구분하여 변화를 분석하였다. 분석결과에 따르면 김정은 집권 후 8년간 해외논문 발표가 급격히 증가하면서, 논문발표 상위 연구자나 연구기관, 공동연구 영향력 상위 연구자 등의 구성도 많은 변화가 나타났다. 김정은 집권 후 북한 연구자나 연구기관의 비중이 상대적으로 증가하였으며, 공동연구 영향력 상위 연구자들간 네트워크 컴포넌트가 형성되어 있어서 특정 연구주제에 집중하는 모습이 관찰되었다. 북한 연구자들의 주요한 해외 협동연구자나 연구기관은 중국의 비중이 높게 나타났다.

In North Korea, where there was little external activity, the number of overseas academic paper publications has recently increased. This study aims to quantitatively analyze North Korean papers published abroad to identify changes in North Korea's research and development trends, and to explore the possibility of developing them through joint research with domestic researchers in the future. To this end, since 1986, frequency analysis and network analysis have been conducted on papers published overseas including North Korean researchers. The analysis was conducted on authors, research institutes, countries, and research fields, and changes were analyzed before and after Kim Jong-un took office. According to the results of the analysis, as the number of foreign papers published rapidly increased during the eight years after Kim Jong-un took office, the composition of the top researchers, research institutes, and researchers with high influence in joint research also changed a lot. After Kim Jong-un came to power, the proportion of North Korean researchers and research institutes increased relatively, and a network component was formed between researchers with high influence on joint research, so it was observed that they focused on specific research topics. It was found that the major foreign collaborators or research institutes of North Korean researchers were from China.

키워드

Ⅰ. 서론

1. 연구의 필요성 및 목적

비핵화 협상과 관련하여 북한 관련 국제정세가 빠르게 변해가면서 북한에 관련한 관심이 증가하고 있다. 특히 김정은 정권이 비핵화 협상을 활용하여 북한의 경제발전을 전략적으로 추진하는 것은 물론 국제사회와의 협력을 확대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북한에서는 경제 발전을 기초를 과학기술로 설정하고 이를 위해 과학기술부분과 교육부분에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고 보고되고 있다[1]. 또한 Nature에서는 비핵화 협상과 관련하여 북한의 해외 논문 발표가 증가하고 있다는 뉴스 기사를 보도하였다[2]. 이 기사는 북한 해외논문에 대한 간단한 서지계량분석을 통해 발표되는 논문의 양이 증가하고 있다는 사실과 북한과 공동연구를 하는 연구자들의 인터뷰를 소개하였다. 하지만 아직까지 북한의 연구개발 활동에 대한 연구는 활발하지 않은 상태이다. 따라서 북한의 과학기술과 관련하여 연구개발 활동이 어떻게 이루어지고 있는지를 그리고 어떻게 변화하고 있는지 구체적으로 분석해 볼 필요성이 증가하고 있다.

연구개발에 대한 트렌드 분석에 활용되는 기법들은 크게 전문가의 리뷰 등을 활용하는 정성적인 기법과 연구개발에 관련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수치적인 접근을 하는 정량적인 기법으로 구분할 수 있다. 연구개발에 관련한 데이터는 일종의 결과(output) 데이터인 특허나 논문이 주로 사용된다. 이러한 데이터들의 서지정보를 분석대상으로 한 정량적인 기법을 계량서지학적인 방법이라 한다[3].

계량서지학적인 방법은 발표나 인용 등에 대한 빈도를 기반으로 한 분석들이 주로 사용된다. 대표적인 사례가 학술지 인용지수(impact factor), 연구자의 h-index[4] 등이 있다. 점차 발전하면서 발표나 인용 빈도를 이용하는 방법 이외의 기법들이 도입되고 있다. 동시출현이나 동시인용 등과 같은 서지결합기법, 텍스트마이닝 기법 중 하나인 저자프로파일링 기법 등을 활용되기도 한다[5]. 이들 기법을 활용하여 논문이나 저자들의 유사성 등을 파악하거나 네트워크분석 방법을 이용하여 지적 구조를 분석하는 연구들이 보고되고 있다[6][7].

본 연구에서는 북한 연구자가 포함되어 발표된 해외 논문을 대상으로 계량서지학적인 방법을 적용하여 북한의 연구개발 트렌드를 분석하였다. 특히, 김정은 집권 전후 시기를 구분하여 논문발표가 어떻게 변화하였지를 분석하여 연구개발 트렌드를 살펴보았다. 김정은의 과학기술 투자 확대에 따른 결과물의 하나로서 해외발 표 논문을 분석대상으로 삼았다. 또한 연구주체 네트워크를 분석하여 국제사회와의 공동연구 차원에서 과학 기술 연구결과들이 어떻게 변화하고 있는지 살펴보았다.

북한의 해외논문을 분석하기 위해 분석대상 해외 논문 서지정보는 Web of Science에서 제공하는 데이터 베이스를 사용하였으며, 제공하는 서지정보를 2019년까지의 전 기간을 분석대상으로 설정하였다. 연구동향의 변화를 분석하기 위해 김정은 집권 이전과 집권 이후로 구분하여 비교하였다. 북한의 연구개발 동향 변화를 분석하는 방법으로는 빈도분석과 네트워크 분석을 사용하였다. 네트워크 분석단위는 저자, 연구기관, 국가를 바탕으로 분석하여, 북한의 과학기술 연구개발 동향을 파악하고 향후 국내 연구자와의 공동연구로 발전시키기 위한 시작점을 마련하고자 하였다.

2. 이론적 배경

2.1 빈도기반 분석

서지정보의 빈도에 기반한 분석은 서지계량 분석의 기술적(descriptive) 분석 측면이 강하다. 빈도기반 분석의 대상이 되는 서지정보는 발표 논문수, 저자, 연구 기관, 국가, 키워드, 연구분야, 참고문헌 등 다양하다. 연구의 질적인 분석은 주로 참고문헌과 같은 인용정보를 이용하기도 하는데, 인용정보의 경우 특정 연구분야를 대상으로 연구할 때 주로 활용된다. 반면에 연구분 야 자체가 다양하게 존재할 때는 참고문헌이나 키워드 같은 정보를 분석대상으로 활용하기보다는 연구주체를 분석대상으로 한다. 연구주체로 가장 작은 단위가 저자이며, 연구기관이나 국가를 연구주체로 설정하여 분석을 한다. 공동저자 등의 정보를 활용하여 협업연구 를 관련한 분석을 할 수 있다[8].

Kumar, S., & Kumar, S. (2008)는 협업연구 관점에서 저자의 영향력에 관한 지표를 제안하였다[9]. 이들이 제안한 지료는 영향력 지표(Dominance Factor, DF)로 공동저자 논문수 대비 공동저자에서 제1저자인 논문수의 비를 이용하였다. 협업연구에서 영향력 있는 저자를 제1저자로 설정하고 제1저자로 발표한 논문의 비중을 이용하여 협업연구에서의 저자의 영향력를 수치화 하였다.

논문 발표는 학술지나 연구자가 편중되는 경향이 있다. 그래서 Lotka (1926)는 연구생산성에 관한 논문에서 논문 건수와 저자수는 반비례한다는 이론을 제시하였다[10]. 이는 대부분의 연구성과들이 우수한 연구자들에게 집중되어 나타난다는 것을 말한다. 따라서 빈도를 기반으로 한 연구동향 분석의 경우, 동향을 주요 요소로 분석하기 위해 빈도의 상위 순위를 중심으로 분석하기도 한다.

2.2 네트워크 분석

빈도수에 기반한 계량서지학은 개별 논문이나 저자, 연구기관, 키워드 등 중요성 정도를 파악하는데 유용하다. 하지만, 빈도분석으로는 논문간의 연관성 등을 파악하기에는 한계를 가진다.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네트워크 분석 기법을 활용하여 서지정보를 분석하였다. 주로 논문간의 연관성을 파악하기 위해 사용하는 네트워크 분석은 연구주체(저자, 연구기관, 국가 등)에 대한 정보나, 인용정보, 키워드나 초록 등과 같은 텍스트 정보를 활용한다.

네트워크는 네트워크를 형성하는 주체인 노드(node, 또는 vertex)와 이 노드들의 관계로 표현되는 연결형태인 링크(link, 또는 edge)로 나타낼 수 있다. 한 네트워크에는 노드들이 모두 연결되어 있을 수도 있지만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 모든 노드가 연결되지 않을 경우 연결된 노드들이 서브 그룹들이 존재할 수 있다. 네트워크 용어로 연결된 노드들의 집단을 컴포넌트라고 하며, 컴포넌트 수와 규모를 통해 네트워크의 편중 여부를 파악할 수 있다[11].

네트워크를 구성하는 모든 노드가 중요한 것은 아니다. 그래서 네트워크 분석에서는 중요성이 높은 노드를 찾아서 네트워크를 이해하려고 한다. 네트워크 내에서 노드의 중요성을 나타내기 위하여 중심성(centrality) 지표를 주로 사용한다. 분류 방식에 따라 여러 가지 존재할 수 있다. 가장 많이 사용되는 중심성 지표로는 Freeman (1978)이 제시한 연결정도중심성(degree centrality), 근접중심성(closeness centrality), 매개 중심성(betweenness centrality)과 고유벡터중심성 (eigenvector centrality)이 있다[12]. 네트워크에서의 중요한 의미를 가지는 연구주체들을 중심성 점수를 이용하여 파악한다.

2.3 선행연구

북한의 과학기술과 관련한 연구는 비록 많지는 않지만 꾸준히 발표되고 있다. 연구들의 주제들을 보면 북한의 과학기술 정책, 인력현황, 법제(강호제 2020: 이춘근, 김종선 2015: 이춘근, 김종선, 남달리 2016: 윤종민 2006)등 북한의 과학기술체제를 파악하기 위한 연구들이 일반적이다[13-16]. 북한의 특정 과학기술분 야에 관련한 논문들이 가장 많이 발표되고 있으나, 특정 분야에 한정된 연구가 산발적으로 이루어진 측면이 있다. 예를 들면 북한의 산림과학 분야 연구 동향을 데이터 마이닝 기법으로 분석한 연구라든가, 북한의 광업 및 암반공학 분야 최신 연구동향, 식량작물 생명공학기술 관련 농업기술에 대한 연구결과 등이 최근에 발표되었다[17-19]. 이와 더불어 북한 과학기술 전반에 관한 동향을 분석한 연구결과들(최현규, 강현무, 이창환 2006: 노경란, 황주희, 최현규 2017)도 발표되고 있다 [20][21]. 이들 연구들의 공통된 특징은 분석에 활용한 정보가 대부분 북한에서 발표된 정보를 바탕으로 연구가 이루어져 북한 정보의 접근이 가능한 연구자들에 의해 연구가 수행되었다는 점이다.

최근에는 접근이 어려운 북한 내부의 정보에 의존하지 않고, 일반에게 공개된 정보를 바탕으로 북한의 과학기술을 이해하려는 시도가 보고되었다. 활용한 공개된 정보는 국제학술지에 등장한 논문이었다. 국제학술지에 발표된 최근 북한의 논문들을 분석대상으로 하여 네트워크 분석방법을 통해 북한 과학기술의 지식생산 구조를 분석한 연구가 보고되었다[22]. 이 연구는 분석 대상 논문을 김정은 집권 전후 5년씩 총 10년간의 논문들에 한정하여 분석하였다. 또한, 네트워크 분석은 연구 기관을 대상으로만 제한하여 공동연구기관과 기관별 학문분야에 한정하였다.

Ⅱ. 북한 과학기술 분석

1. 분석데이터 및 연구방법

1.1 분석데이터

본 연구는 김정은 집권 전후의 북한 과학기술 연구동향의 변화를 분석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였다. 연구동향 의 변화를 분석하기 위한 데이터는 공개정보인 해외 학술지 데이터베이스에에 수록된 북한이 발표한 논문정보로 설정하였다. 이를 위해 해외의 대표적인 학술지 웹데이터베이스인 Web of Science(이하 WoS)에서 추출한 데이터를 사용하였다. WoS는 가장 큰 해외 학술정보 데이터베이스로서 학술분야 및 수록기간에서 가장 폭 넓은 학술데이터를 제공하고 있어서 서지계량분석을 하는 데 가장 많이 사용되고 있다. WoS에서 검색기간은 전체(1986 ~ )를 선택하고 국가 검색필드에 “north korea”를 지정하여 북한의 해외학술지 데이터를 추출하였다. 이후 2019년까지의 학술지 데이터를 정제 및 표준화를 거쳐 최종적으로는 761건의 학술 서지정보를 분석 데이터로 설정하였다.

1.2 데이터 정제

WoS 데이터베이스에서 추출된 북한의 학술 서지정보에서 오류는 선행연구에 잘 정리되어 있다[22]. WoS 에서 추출한 서지정보에 오류는 주로 국가명, 소속기관 명에서 나타나며, 저자명에서는 국가마다 이름을 표기하는 방법 차이에서 나타나는 일반적인 오류가 나타날 수 있다. 따라서 데이터를 정제할 때 국가명과 기관명, 저자명에 대해서는 정제와 표준화를 수행하였다.

국가명이 잘못 표기된 사례가 종종 있었다. 국가명 오류에 의해 검색된 데이터에서 삭제되는 데이터는 검색된 데이터의 약 1/10정도 수준이었다. 또한, 독일이나 체코 같은 일부 유럽 국가들은 이름이 변경된 경우가 있어 하나의 국가명으로 정제하였다.

기관명 정제의 경우 기관명에 대한 정보의 한계로 북한의 연구기관만 데이터를 정제하였다. 북한의 연구기 관명은 데이터가 잘못 입력된 경우로 추정되는 사례가 많았다. 예를 들어 북한에서 가장 많은 연구결과를 발표한 김일성대학의 경우 18개 버전의 명칭이 사용되고 있었고, 김책공대도 12개의 명칭이 사용되고 있었다. 여러 개로 사용되는 북한의 기관명을 1개의 대표 기관명으로 정제하였다.

저자명의 경우는 확실한 오류도 존재하고, 풀네임을 보면 성과 이름이 잘못되어 있는 경우도 있었다. 북한 저자의 경우 풀네임으로 통일하였는데, 자료의 한계로 극히 일부지만 풀네임을 적용하지 못하는 사례가 있다.

1.3 분석도구

분석도구는 R 프로그램 패키지들을 이용하였다. WoS에서 다운받은 데이터를 R 프로그램으로 불러들여 변환하고, 일부 빈도 기반 분석에는 패키지 “bibliometrix”를 활용하였다. 데이터 정제와 대부분의 빈도 기반 분석은 패키지 “tidyverse”를 이용하였으며, 텍스트데이터 분석은 패키지 “tidytext”를 활용하였다. 네트워크 분석과 그 결과의 가시화는 패키지 “Matrix”, “tidygraph”와 “ggraph”를 이용하였다.

2. 빈도분석

2.1 기본분석

WoS 데이터베이스에서 제공하는 데이터는 1986년 이후 서지정보다. 본 연구에서 북한이 발표한 해외 과학기술논문들 중 2019년까지 34년 동안 발표한 논문들을 그 분석 대상으로 하였다. 논문 수는 그리 많지 않았다. 데이터 정제를 한 후 최종적으로 761건의 해외발표 논문의 서지정보를 분석 대상으로 하였다.

김정은이 집권한 기간은 8년으로 전체 기간의 1/4이 되지 않았지만, 발표된 논문은 전체의 80%를 상회하였다. 논문을 발표한 저자수도 집권 전에 비해 3배 이상이었다. 논문수나 저자수에 비해 증가폭은 크지 않았지만, 연구기관이나 참여한 국가들의 수도 증가하여 연구 참여 조직수도 증가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연구분야 수도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모습을 보여 해외에 발표되는 북한 논문들의 다양성이 커지는 모습을 보였다.

표 1. 북한 해외발표 논문 기본 데이터

북한 논문의 저자수를 보면 전체기간의 저자는 2,252명으로 논문 1건당 평균 3명의 저자가 참여하였다. 김정은 집권 전 시기에는 150편의 논문이 발표되었으며, 여기에 참여한 저자는 557명이었다. 김정은 집권 후에는 비록 기간이 집권 전에 비해 1/4 수준이지만 논문은 611건을 발표되었으며, 1,758명의 저자가 참여하였다. 집권 전에 비해 발표건수는 약 4배 증가하였으며 저자수는 3배 정도 증가하였다. 김정은 집권 전후 공통으로 논문발표에 참여한 저자수는 63명이었다.

2.2 논문발표의 연도별 추이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전체 논문의 80% 이상이 김정은이 집권한 이후에 발표되었다. 비록 김정은이 집권하기 이전 기간이 26년으로 긴 기간이었지만, 북한의 해외에 논문을 발표하는 경우가 매우 드물었다. 김정은 집권이후 해외 논문발표는 급격하게 증가하는 모습을 보였다[그림 1].

그림 1. 북한의 해외논문 발표추이

2004년 이전에는 논문이 한 해 5건 이내로 발표되었으며, 발표가 없던 연도도 있었을 정도로 해외논문 발표는 흔하지 않았다. 하지만, 김정은 집권 이후에는 한 해 20건을 상회하는 논문이 발표되고 있다. 특히 2018년과 2019년에는 100건을 상회하는 논문발표가 있었다(2018년 121건, 2019년 183건).

해외논문 발표 추이의 변화는 김정은 집권이전에 시작된 것으로 보는 것이 적절하다. 2003년까지 5건 이내로 발표되던 한 해 논문 건수가 2004년 7건을 시작으로 2005년에 10건으로 증가한 이후 지속적인 증가한 모습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시기적으로 과학기술발전 5개년 계획과 같은 북한의 과학기술정책의 변화에 기인한 것으로 보인다. 즉, 김정은 집권 이전부터 점차 증가하던 해외논문 발표가 김정은 집권 후에 급격히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해외논문 발표 추이변화는 추이변화의 변곡점은 북한의 과학기술 정책 변화 전후를 보는 것이 타당할 수 있다. 하지만, 그 이전의 발표 건수가 너무 적기 때문에 비교를 위하여 김정은 집권 전과 후로 구분하여 분석을 하였다.

2.3 저자분석

북한 해외논문 발표에 참여한 연구자는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2,252명이다. 이중 논문을 1건만 발표한 연구자는 1,678명으로 전체 저자의 74.5%에 달한다. 논문 2건 이하의 논문을 발표한 저자는 1,981명으로 북한의 해외논문 발표 연구자들도 Lotka’s Law를 따른다고 할 수 있다.

논문을 2건 이하로 발표한 연구자는 김정은 집권 전에는 93.5%(1건: 80.4%, 2건: 13.1%)인 반면에 집권 후에는 87.4%(1건: 74.5%, 2건: 12.9%)로 감소하였다 [그림 2]. 논문 발표가 많아지면서, 다수의 논문을 발표하는 연구자들이 상대적으로 많아지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그림 2. 김정은 집권 전후의 논문발표 건수별 저자분포

저자들의 논문발표 건수를 보는 바와 같이 대다수의 연구자들은 2편 이하의 발표하는 반면 다수의 논문을 발표하는 연구자들은 소수이다. 이런 소수 특정 연구자의 논문발표 활동이 대다수의 연구자들의 활동보다 크게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연구개발 트렌드를 보기 위해서 논문발표 상위 연구자들을 살펴보는 것이 의미가 있다.

가장 해외논문을 발표한 연구자는 “유철준”으로 총 27건을 발표하였는데, 김정은 집권 후에 24건의 논문을 발표하였다[표 2]. 전체기간동안 논문을 10건 이상 발표한 저자는 18명이었으며, 그 중 14명이 북한 연구자였다. 외국 연구자는 독일 연구자 1명과 중국 연구자 3명이 북한 연구자와 협업하여 논문 10건 이상을 발표하였다.

표 2. 북한 해외논문발표 상위 연구자

해외논문 발표 상위 10위까지의 연구자에 대하여 김정은 집권 전후를 비교하면, 공통으로 포함된 연구자는 독일 연구자`인 Herrmann, J. 밖에 없다. 이는 김정은이 집권한 후에 활발하게 해외논문을 발표하는 연구자들의 교체가 있었다고 해석할 수 있으며, 이에 따라 연구주제도 바뀌었을 가능성이 크다.

김정은 집권 전에는 외국인 연구자가 10명 중 6명을 차지한데 비해 집권 후에는 상위 10명의 연구자 중에 2명만이 외국인 연구자로 나머지는 북한 연구자가 상위에 순위하고 있다. 이러한 모습은 김정은 집권 후에는 상대적으로 북한 연구자에 점차 주도적으로 해외논문 발표를 하고 있다고 해석할 수 있다. 또한 김정은 집권 후 해외논문 발표 상위 연구자 중 3위까지는 김정은 정권 전에 2~3건의 해외논문을 발표한 것을 보면, 앞서 논문 발표 추이에서도 언급한 바와 같이 북한 과학기술 발전 5개년 계획의 추진에 따라 김정일 집권 때부터 본격적으로 연구성과를 해외에 발표하기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

서지정보를 분석할 때 연구주체인 저자는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그래서 주요 연구자를 설정하기 위해서 다양한 방법들이 제시되었다. 이들 중 하나가 협동연구 관점에서 영향력 순위를 이용하여 영향력 있는 저자를 제시한 연구가 있다[3]. 이 방법을 이용하여 북한 해외 논문의 저자들을 대상으로 협동연구 영향력 순위를 살펴보았다.

표 3. 북한 해외논문 협동연구 영향력 상위 연구자

주) DF : Dominance Factor(Kumar, S., & Kumar. S. (2008)에서 제시한 영향력 지수) = (해당 저자가 1저자인 공동저자 논문수) / (해당 저자가 포함된 전체 공동저자 논문수)

제안된 영향력 지수(Dominance Factor, DF)는 발표된 논문 중 단독저자 논문은 제외한 논문들을 대상으로 계산된다. 협동연구관점에서 영향력 상위 연구자 구성은 논문발표 상위 연구자와의 구성과 차이를 보이고 있다. 전체기간을 보면 1명을 제외하고는 전부 북한 연구자들이 영향력 상위 연구자를 차지하였다. 특히 김정은 집권 후에는 협동연구에서 영향력이 상위 연구자에는 전부 북한 연구자들이 차지하였다. 이는 북한연구자가 참여한 협동연구 논문에서 북한 연구자들이 주도적인 역할을 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또한 김정은 집권 전에 협동연구 영향력 상위 연구자들 전체가 집권 후 영향력 상위 연구자에서 제외되었다. 이는 김정은 집권 후 활발하게 협동연구를 하는 연구자들이 교체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세부적으로 보면 전체기간에서 논문발표 2위였던 김광현이 협동연구측면에서는 영향력 1위를 차지한 반면, 논문발표 1위였던 유철준은 영향력 순위에서는 7위로 내려왔다. 즉, 김정은 집권 후의 공동연구 영향력 순위와 논문발표 상위 연구자와 비교해 보면 유철준의 경우, 논문발표를 많이 하지만 협동연구에서의 영향력은 상대적으로 낮은 순위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이는 단독저자의 논문이나 공동연구 논문발표에서 1저자로 참여하는 비중이 낮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반면 김광현은 영향력 지수가 거의 0.9에 가까워 공동연구 논문발표 대부분에서 제1저자를 하고 있다. 이는 협동연구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하고 있는 연구자로 해석가능하다.

학술지 정보를 활용한 연구개발 동향에서 중요한 분석 대상 중에 하나는 연구주제다. 국가 전체의 연구주제에 대해서 분석하기에는 발표논문 건수의 한계로 상위연구자의 일부를 대상으로 연구주제에 대해 분석해 보았다. 가장 연구논문을 많이 발표한 유철준과 협동연구 영향력 상위 연구자인 김광현의 발표논문 51건을 대상으로 두 연구자의 연구주제에 대해서 키워드를 이용하여 분석하였다[그림 3].

그림 3. 상위 연구자의 주요 연구 키워드

협동연구 영향력 1위인 김광현의 발표 논문의 상위 키워드는 laser, nanoparticle, passive-mode-locking 등 광학을 이용한 반도체나 저장장치 등 개발에 관련한 연구를 하는 것으로 파악되었다. 반면 유철준의 경우는 ab-initio, lithium, density-functional theory 등의 키워드가 상위에 존재하여 양자역학이나 계산화학 분야의 연구를 수행하는 것으로 보이며, 반도체나 센서 등 개발과 연계된 연구주제를 다루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2.4 연구분야 분석

연구분야는 필드 SC(research areas)값을 이용하여 분석하였는데, 87개의 연구분야에 대해 논문을 발표하였다. 김정은 집권 전에는 이 중 47개 분야에 논문을 발표한 반면 집권 후에는 79개 연구분야로 크게 확대되었다. 발표 논문 건수가 증가하면서 연구분야도 다양해지고 있는 모습니다.

상위 연구분야를 살펴보면 연구분야 상위 5위까지는 100편이 넘는 논문이 발표된데 비해 상위 6위부터는 50편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으며, 100편 이상의 논문이 발표된 연구분야는 물리학, 수학, 재료과학, 공학, 화학 순이었다.

상위 연구분야를 김정은 집권 전후 구분하여 비교하면, 집권 전에 상위에 있던 생화학 및 분자생물학, 고분 자과학, 식물학, 농업은 집권 후에 상위 연구분야에 위치하지 못했다. 반면에 컴퓨터과학, 지질학, 기계공학, 광학이 새롭게 진입하였다.

김정은 집권 후 새롭게 상위에 진입한 연구분야는 집권 전에 있었던 연구분야보다 기계공학이나 광학, 컴퓨터과학 같은 산업적인 연관성이 상대적으로 큰 연구분야들로 볼 수 있다. 산업적인 응용학문인 공학 (Engineering) 분야의 순위변화나 논문건수 변화도 이러한 추세를 반영하는 것으로 보인다.

표 4. 북한 해외논문 상위 연구분야

순수학문 분야인 지질학이 상위 연구분야에 진입한 것도 흥미로운데 이는 백두산의 화산활동과 연관된 연구가 활발하게 진행되는 것과 연관이 있을 수 있다. 2016년 네이처는 북한이 서양의 과학자들과 백두산 화산활동에 협업연구를 소개하기도 하였다[23].

2.5 연구기관 분석

북한 논문에 참여한 연구기관은 총 417개 기관이었으며, 이중 가장 많은 논문을 발표한 연구기관은 김일성대학이었다. 발표된 전체 논문의 52.2% 논문 발표에 참여하였다. 김정은 집권 전에는 약 40.7%의 논문에 참여한 김일성대학은 김정은 집권 후 55%의 논문에 참여하여 김정은 집권 후 논문 발표에서 김일성대학의 비중이 증가하는 모습을 보였다.

전체 기간을 기준으로 상위 10개 연구기관 중 5개가 북한의 연구기관(김일성대학, 김책 공대, UNIV SCI, INST LASERS, INST MATH)이었다. 이 중 INST LASERS와 INST MATH는 국립 과학 아카데미 (STATE ACAD SCI) 산하의 연구기관들이다. 외국 연구기관은 5곳 모두 중국의 연구기관이었다.

김정은 집권 전에는 상위 10위 안의 연구기관 중 북한의 연구기관이 전체 발표된 논문의 69% 정도의 논문에 참여한 것에 반해 김정은 집권 후에는 상위 10위 안의 북한 연구기관들이 전체의 91% 정도의 논문에 참여하는 모습을 보여 북한의 연구기관들이 상대적으로 주도적으로 논문 발표에 참여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표 5. 북한 해외논문 발표 상위 연구기관

김정은 집권 전에 협업하던 외국 연구기관에서 중국의 BEIJING NORMAL UNIV와 SHANGHAI JIAO TONG UNIV은 김정은 집권 후 상위 연구기관에서 제외되었다. 반면에 JILIN UNIV, NORTHEASTERN UNIV, HARBIN INST TECHNOL, CENT S UNIV이 새롭게 상위 협력 연구기관에 속했다. 김정은 집권 전후의 주요한 중국의 협력 연구기관이 변화했음을 보여주는 것이며, 이에 따라 연구자나 연구주제도 변화했을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중국 연구기관들이 변함없이 주요한 해외 협력 연구기관들이었다.

연구기관들의 연구주제 변화를 분석하는 것도 의미 있는 일이지만, 김정은 정권 전의 발표논문 건수가 적기 때문에 연구기관의 전체 논문을 대상으로 분석해 보았다. 또한, 북한의 상위 연구기관 중 김일성대학이나 김책공대, UNIV SCI의 경우 연구주제가 다양하기 때문에 연구주제별 논문건수가 제한요소가 될 수 있다. 그래서 분석대상 연구기관을 INST LASERS(31건)와 INST MATH(26건)를 한정하였으며, 키워드를 이용하여 연구주제를 분석하였다[그림 4].

그림 4. 상위 연구기관의 주요 연구 키워드

협동연구의 상위 연구자인 김광현이 STATE ACAD SCI의 INST PHYS에 근무하면서 INST LASERS과 협동연구를 같이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상위 키워드가 중첩되어 있었다. INST LASERS의 키워드에 laser, nanoparticle, passive-mode-locking 등이 상위에 있어 광학을 이용한 반도체나 저장장치 등의 개발에 관한 연구를 수행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그 외에도 sea water, polycyclic aromatic hydrocarbons(PAHs) 과 광학과 관련된 enhanced raman-scattering, scattering, spectroscopy 등이 상위에 있었다. 바다 오염원으로 주목받고 있는 미세플라스틱의 하나인 PAHs을 광학적인 방법(enhanced raman-scattering) 을 활용하는 연구를 수행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INST MATH의 상위 키워드에는 viscous gas, rarefaction waves, convergence rate 등이 있다. 이들은 점성유체(viscous gas)에 대한 저밀도파(rarefaction)의 수치해석을 연구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저밀도파와 관련된 논문들을 직접 보면, 이들 키워드는 물론 equation, half space 등 다른 상위 키워드도 같이 나타나며 Navier-Stokes equation을 이용한 수치해석을 주로 연구하고 있었다.

2.6 국가 분석

북한이 발표한 해외논문에 공동으로 참여한 국가는 총 46개이었다. 김정은 집권 전에는 28개국이 북한 해외논문에 공동으로 참여한 반면 집권 후에는 34개국으로 증가하였다. 북한과 가장 공동연구를 많이 한 국가는 중국으로 총 374건의 논문에 참여하여 거의 절반(49.1%)의 논문발표에 공동으로 참여하였다. 김정은 집권 전후를 비교하면, 중국은 집권 전에는 42.7%의 논문에 공동 참여한 반면 집권 후에는 50.5%의 논문에 공동 참여하여 김정은 집권 후에 북한과의 공동연구가 더 활발하다고 말할 수 있다. 연구기관까지 고려하면 북한의 중국과의 공동연구는 강화되면서 연구기관도 다양해지고 있다고 해석할 수 있다.

김정은 집권 전후 공동연구에 참여한 상위 국가들을 보면 집권 후 중국을 포함하여 독일, 미국과 호주만 그대로이고 나머지 국가는 모두 바뀌었다. 하지만 나머지 국가들의 공동연구 논문수가 적었다는 점을 고려할 때 경향성에 큰 의미를 가지지는 못하는 것으로 보인다. 중국의 제외한 나머지 국가들의 공동연구 비중은 낮아 졌다.

표 6. 북한 해외논문 발표 상위 공동연구 국가

김정은 집권 후 공동연구 상위 국가에 남한이 포함된 것이 눈에 띈다. 공동으로 참여한 남한의 논문 건수는 4건(전체기간 5건)으로 공동연구 정도는 낮은 수준이다. 실제 4건의 남북한 연구자들이 포함된 논문을 개별적으로 살펴보면 2건은 중국 지층이나 지열에 대한 연구였으며, 1건은 개성공단 중단에 대한 남한 주재 외국인 논문이었다. 나머지 1건은 강원대 연구진과 북한 연구자가 공동으로 참여한 화학물질의 환경독성에 관한 연구로 남한에서 발간하는 국제 저널에 발표된 논문이었다.

3. 네트워크 분석

연구 네트워크는 주체를 중심으로 분석하였다. 연구 주체는 크게 국가, 연구기관, 저자로 구분할 수 있다. 여기서는 단위가 큰 순서로 네트워크 분석을 수행하였다. 또한 전체기간의 연구네트워크보다는 김정은 집권 전후의 네트워크를 중심으로 분석하였다. 국가 연구네트워크 분석시와는 다르게 연구기관 및 저자 네트워크를 분석할 때는 저자가 너무 많은 논문은 제외하고 분석하였다1.

3.1 국가네트워크 분석

김정은 집권 전 북한 해외논문에 참여한 국가는 28개국으로서 네트워크는 하나의 컴포넌트로 구성되어 있었다. 전체 링크(link 또는 edge)수는 189개로 비교적 단순한 형태다. 공동연구가 많았던, 중국, 독일, 호주 등이 주요 노드를 구성하였으며, 공동저자가 많았던 논문들을 중심으로 부분적으로 연구 국가그룹을 형성하였 다.

표 7. 김정은 집권 전 국가네트워크 중심성 상위 국가

이러한 모습은 네트워크 중심성에서도 영향을 크게 미쳤다. 논문수가 많지 않고 네트워크를 구성하는 국가의 수가 적다보니, 공동저자가 많았던 논문들에 의해 네트워크 중심성이 크게 영향을 받았다. 공동저자가 많았던 논문에 참여한 국가들을 중심으로 중심성 지표값들이 높게 계산되었다. 이 결과 논문발표 상위 국가들의 분포와는 차이를 보였다. 김정은 집권 전 기간 2건의 논문을 북한 연구자들과 발표한 폴란드가 고유벡터 중심성 지표에서는 북한 다음으로 2위를 차지하였으며, 나머지 지표(연결정도중심성, 근접중심성, 매개중심성) 에서는 북한과 중국 다음인 3위를 차지하였다. 하지만, 김정은 집권 전 국가 연구네트워크는 저자수가 많은 논문에 영향을 크게 받은 네트워크라는 점에서 큰 의미를 부여하기는 어렵다.

그림 5. 김정은 집권 후 공동연구 국가네트워크

표 8. 김정은 집권 후 국가네트워크 중심성 상위 국가

반면에 김정은 집권 후에 국가 연구네트워크를 구성하는 국가의 수는 34개로 증가한 반면 컴포넌트수는 1개로 유지되었고 링크 수는 오히려 80개로 감소하였다. 그 결과 공동연구 국가네트워크는 북한과 중국을 중심으로 네트워크를 구성하는 국가들이 고루 분포되어 김정은 집권 전에 비해 단순하면서 균일한 네트워크를 구성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는 비록 국가의 수가 많지는 않지만 협동연구에 참여한 국가수가 많은 특정 논문에 네트워크가 영향을 받지 않는 모습으로 집권 전과 차이를 보이고 있다.

이러한 모습은 중심성 지표에서도 반영되는 것으로 보인다. 살펴본 4가지 중심성 지표들에서 북한과 중국, 영국, 이탈리아, 미국 등은 상위권에서 위치하면서 순서도 비슷하게 유지하고 있는 모습이 관찰되었다. 다만 고유벡터중심성에서 스웨덴이 상대적으로 높아졌으며, 독일이 상대적으로 낮아졌다. 매개중심성에서는 다른 중심성에 등장하지 않은 국가들이 있었으나, 북한이나 중국의 매개중심성 값과 비교하면 너무 작은 값이어서 큰 의미가 없어 보인다.

3.2 연구기관 네트워크 분석

김정은 집권 전의 연구기관 네트워크를 분석할 때는 연구기관들이 구성하는 노드는 118개2였으며, 이들을 연결하는 링크 수는 174개로 나타났으며, 컴포넌트는 9개로 구성되어 있었다. 이 중 가장 큰 컴포넌트 2개를 살펴보면, 가장 큰 컴포넌트는 김일성대학을 중심으로 연구네트워크(김일성대학 연구네트워크)가 형성된 반면 그 다음 큰 컴포넌트는 김책공대가 네트워크(김책공대 연구네트워크)에 포함되어 있다. 즉 김정은 집권 전에는 김일성대학과 김책공대는 중첩되지 않는 별도의 공동연구를 진행하는 연구기관들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일성대학 연구네트워크에는 76개의 노드로 구성되어, 전체 노드의 64.4% 차지하고 있었으며, 링크는 123개로 전체 링크의 70.7%를 차지하여 거의 집권 전의 연구기관 네트워크의 대부분을 차지하였다. 반면 김책공대 연구네트워크의 노드는 16개, 링크는 24개로서 비교적 작은 네트워크로 구성되어 있었다.

김일성대학 연구네트워크의 주요한 연구기관을 알아보기 위해 중심성 지수를 살펴보면, 김일성대학이 모든 중심성 지수에서 가장 높아 네트워크에서 중심역할을 하고 있다고 해석할 수 있다. 또한, 김일성대학 연구네트워크는 김일성대학을 중심으로 북한 연구기관들과 중국의 연구기관들을 중심으로 구성되어 있었다.

북한의 연구기관으로는 UNIV SCI, PYONGYANG AGR UNIV, PYONGYANG MED UNIV 등이 연결정 도나 매개중심성에서 높은 지수값을 나타내었다. 중국의 연구기관으로는 JILIN UNIV가 고유벡터중심성을 제외한 나머지 중심성 지수에서 상위에 위치하였으며, 그 외에 BEIJING NORMAL UNIV, WUHAN UNIV 등이 다른 중심성 지수에서 상위에 있었다.

그림 6. 김정은 집권 전 연구기관 네트워크

표 9. 김정은 집권 전 김일성대학 연구네트워크 중심성 상위 연구기관

표 10. 김정은 집권 전 김책공대 연구네트워크 중심성 상위 연구기관

김책공대 연구네트워크의 중심성 지수를 보면 김책 공대가 중심적인 역할을 하기보다는 상대적으로 모든 중심성 지수값이 높은 ZHEJIANG UNIV가 중심적인 연구기관으로 볼 수 있다. 특히 김책공대의 경우 고유 벡터중심성 지수에서 상위 5위 기관에도 포함되지 않아, 연구네트워크 내에서 중심성 정도는 상대적으로 낮다고 볼 수 있다. 반면에 북한의 INST BOT는 해당 연구네트워크에서 모든 중심성 지수 상위 5위 기관에 포함되어 있어 상대적으로 김책공대보다 높은 중심성 지수값을 가졌다. 김책공대 연구네트워크에서는 ZHEJIANG UNIV가 중심이 되어 네트워크를 구성하고 있으며, 북한의 INST BOT 및 김책공대와 중국의 KUNMING INST BOT 등이 모여서 공동연구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있었다.

김정은 집권 후 연구기관 네트워크는 노드(연구기관)이 302개3이고 링크는 726개로 구성되어 있었으며 컴포넌트는 10개가 있었다. 10개의 컴포넌트 중 9개는 4개 이하의 연구기관으로 구성되어 있었기 때문에 나머지 1개의 컴포넌트를 대상으로 연구기관 네트워크를 분석하였다. 이 컴포넌트는 277개의 연구기관(노드)으로 구성되어 있었으며, 링크 수는 702개로 구성되어 있어 노드 관점에서 전체 네트워크의 91.7%, 링크 관점에 서는 96.7%를 차지하였다. 이는 김정은 집권 후 발표 논문이 많아지면서 복잡하고 커다란 하나의 연구기관 네트워크를 형성해 나가고 있는 모습을 보여준다.

중심성 지수를 보면, 연구기관 네트워크 내에서 북한 연구기관들이 중심적인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김일성대학과 김책공대, UNIV SCI 3개의 북한 연구기관들이 모든 중심성 지수에서 상위권을 차지하고 있다. 그 뒤를 NORTHEASTERN UNIV, CENT S UNIV, HARBIN ENGN UNIV 등과 같은 중국의 연구 기관들이 중심성 지수의 상위를 차지하고 있다. 이외에 중심성 지수 상위에 오른 북한 연구기관들에는 INST MATH, PYONGYANG UNIV MECH ENGN, CHONGJIN MINE AND MET UNIV, INST LASERS 등이 있다.

그림 7. 김정은 집권 후 연구기관 네트워크

표 11. 김정은 집권 후 연구기관 네트워크 중심성 상위 기관

이것은 공동연구 네트워크에 참여하는 북한의 연구 기관들이 다양해지고 있으며, 더 나아가 공동연구네트워크에서 점차 주도적인 역할을 확대해 나가고 있다고 해석할 수 있다. 또한 김정은 집권 전의 연구기관 네트워크에서의 중심성 상위 중국의 주요한 연구기관들의 분포가 상이하며 중심성 지표값이 최상위였던 JILIN UNIV이나 ZHEJIANG UNIV의 중심성 지표 순위가 낮아지는 모습을 보면 중국과의 협력은 비록 강하게 유지되고 있지만 협력 연구기관들은 많이 변하고 있는 모습을 보인다.

3.3 연구자 네트워크 분석

김정은 집권 전에 발표된 150건의 해외논문 중 83명 이 참여한 논문 1건을 제외한 논문들의 저자를 대상으로 연구자 네트워크를 분석해 보면 노드수가 471개, 링크가 1242개, 컴포넌트 수가 79개로 구성되어 있다. 149건의 해외발표 논문 중 3건이 단독저자 논문이었기 때문에 실제로는 146건의 해외논문으로 구성된 네트워크인데, 컴포넌트수가 79개라면 하나의 컴포넌트를 평균 1.85개의 논문으로 구성했다는 말이 되기 때문에 이렇게 많은 컴포넌트를 형성하였다는 것은 산발되어 있는 연구자 그룹으로 연구자 네트워크의 의미를 가지기 어렵다.

김정은 집권 후에 발표된 해외논문 중 46명의 저자가 참여한 논문 2건을 제외하고 연구자 네트워크를 분석해 보았다. 그 결과 노드의 수는 1704개이고, 링크는 5602개였으며, 컴포넌트는 177개로 연구자 네트워크가 구성되어 있었다. 단독저자 논문이 37건 있었다는 점을 고려할 때 평균 3.23건의 논문이 1개의 컴포넌트를 형성하고 있다. 이 중 가장 큰 두 개의 컴포넌트에는 빈도분석에서 살펴본 공동연구 영향력 상위 10명이 모두 포함되어 있었다.

가장 큰 컴포넌트에는 공동연구 영향력 상위 10명 중 김광현(1), 정운기(2), 윤금철(3), 임성진(4), 유철준(6), 김남철(7), 채광남(8)이 속해 있다. 영향력 지수 자체가 공동저자 논문 중 제1저자의 비율이라는 점을 고려할 때, 활발한 연구활동을 하는 연구자들이라고 할 수 있는데 이들의 연구 주제가 동일하거나 매우 유사하다고 말할 수 있다. 두 번째 컴포넌트에는 김명철(5), 김종남(9), 양종혁(10)이 속해 있었으며, 이들도 연구 주제가 유사성이 매우 높다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연구자 네트워크를 분석한 결과를 보면 공동연구 영향력 상위 연구자들의 연구주제가 특정 분야에 집중되어 있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그림 8. 김정은 집권 후 연구자 네트워크

반면 네트워크 중심성 상위 연구자를 보면, 빈도분석 결과 협동연구 영향력 상위 연구자들의 네트워크 중심성은 상대적으로 높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표 12]. 협동연구 영향력 상위 연구자 10명 중 연결정도중심성 상위 연구자에는 5명이 포함되었지만, 다른 중심성 상위 연구자에는 1명씩만 포함되어 있었다. 근접중심성에는 유철준이 4위, 고유벡터중심성에는 김명철이 1위, 매개중심성에는 임성진이 4위에 포함되어 있었을 뿐 각 중심성 상위 10위안에 나머지 9명은 포함되어 있지 않았다. 특히 고유벡터중심성 상위 연구자 10인에는 북한 연구자가 김명철 1명만 포함되어있고, 나머지는 중국 연구자들로 구성되어 있어서, 중국 연구자들이 네트워크 내에서 실질적으로 영향력이 높은 것으로 해석된다.

표 12. 김정은 집권 후 네트워크 중심성 상위 연구자

가장 큰 컴포넌트에는 해외논문 상위발표자인 유철준과 협동연구 영향력 상위연구자인 김광현이 포함되어 있지만, 중심성 지표에서는 김광현은 4개의 중심성 상위 연구자 10인에 하나도 포함되어 있지 않았으며, 유철준의 경우 연결정도중심성과 근접중심성 상위 연구자에 포함되어 있었다. 반면 협동연구 상위연구자 10인 중에 두 번째로 큰 컴포넌트에 포함된 연구자는 3인 있은데, 이중 김명철의 경우, 연결정도중심성과 고유벡 터중심성 상위연구자에 포함되어 있었다. 특히 김명철은 고유벡터중심성 상위연구자 10인 중에 유일하게 북한 연구자였으며, 중심성 점수도 1위를 차지하고 있어, 비록 상대적으로 작은 규모의 네트워크 컴포넌트지만 네트워크 내에서의 실질적인 영향력은 높은 연구자로서의 역할을 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Ⅲ. 결론

해외논문정보 사이트에서 제공하는 1986년부터 2019년까지의 북한 논문을 대상으로 빈도 분석과 네트워크 분석을 실시하였다. 그 결과 1986년에 5건의 논문을 시작으로 김정은 정권이 집권하기 전까지 26년간 150건밖에 해외논문을 발표하지 않던 북한이 김정은 집권 후 8년 동안 611건의 해외논문을 발표하면서 연구결과를 해외에 발표하는 경우가 급속도로 증가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는 해외논문 데이터가 북한의 연구활동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할 수 있는 의미있는 데이터로서 자리잡을 가능성을 높여주는 현상이다.

김정은 집권 후 단기간에 해외논문 발표가 급격히 증가하고 있지만, 빈도분석과 네트워크분석이라는 계량분석 방법론으로 연구개발 동향의 변화를 분석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 연구개발 동향에서 연구주체들의 변화뿐 아니라 연구주제의 변화도 중요한 분석대상이다. 하지만, 연구대상이 북한의 과학기술 전체라는 점과 이에 비해 발표된 논문 건수가 그리 많지 않다는 점에서 연구주제의 변화를 분석하는 데는 한계를 가진다. 예를 들어 김정은 집권 전에 발표된 논문들의 연구분야는 WoS에서 제공하는 연구분야(SC필드, reserch areas) 기준으로 47개 분야인 반면 발표된 논문 건수는 150건에 지나지 않는다. 즉 평균 한 연구분야에 3건의 논문 밖에 발표되지 않아 연구주제를 계량분석으로 다루는 것은 한계가 있어서, 연구분야의 변화만 분석하였다. 북한의 논문발표 증가 추세가 지속되어 발표건수가 누적되면 특정 연구분야의 연구주제나 공동연구 영향력 상위 연구자들과 같은 주도적인 연구자 집단을 대상으로 하는 논문들에 대한 연구주제에 대해 향후 심층적인 후속분석을 할 필요가 있다.

김정은 집권 후 기간동안 북한의 해외논문 발표건수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는데 발표건수 트렌드를 보면 해외논문 발표 증가의 시작점은 김정은 집권이 아니었다. 김정일 집권시기인 2004년(7건)에서 2005년(10건)부터 증가추세가 본격화하기 시작했는데, 이 시기는 북한의 과학기술발전 5개년 계획을 수립하여 추진하기 시작한 이후의 성과로 보여진다. 1998년 1차 과학기술발전 5개년 계획을 수립하고 이후 추진하면서 김정일 정권은 과학기술분야의 투자를 증가시키고 있으며, 이러한 정책은 김정은 집권 후에서 계승되면서 4차 계획 (2013~2017)을 추진하였다. 이러한 정책변화로 인한 결과들이 시차를 두고 해외논문 발표의 급격한 증가로 나타난 것으로 해석된다. 김정은 체제가 되면서 과학기술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는 점에서 북한의 해외논문 발표에서 나타나는 이러한 추세는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연구자 분석결과를 보면 김정은 집권 후 논문발표 건 수가 많아지면서, 논문발표 상위 연구자나 공동연구 영향력 상위 연구자들의 구성 등 전반적으로 활발한 연구 주체들에서 변화하는 모습이 관찰되었다. 특히, 주목되는 부분은 연구자 네트워크 분석결과 공동연구 영향력 상위 10위까지의 연구자들이 두 개의 연구 컴포넌트에 집중되어 있었다는 점이다. 공동연구를 활발하게 하는 연구자들이 특정 주제에 집중되어 있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향후 이들 연구자 네트워크에서 발표된 논문들만을 대상으로 연구주제(인용정보, 초록이나 키워드 같은 텍스트 등을 활용한)에 대한 분석으로 수행함으로써 북한의 해외공동연구에 대한 주요한 관심주제를 파악할 필요가 있다.

해외논문에 참여한 연구기관이나 국가에 대한 분석을 보면, 집중화 현상이 나타난다. 북한과 중국의 논문 비중이 김정은 집권 후 상대적으로 높아지고 있으며, 북한 내에서도 김일성대학의 논문비중이 증가하였다. 네트워크 분석을 보면 김정은 집권 전에 다른 컴포넌트에 있던 김책공대와 김일성대학이 집권 후에는 하나의 컴포넌트에 연결되어 있어서 두 기관간의 공동연구가 보다 활성화되어 가는 모습니다. 해외발표 논문의 절대적인 숫자의 증가와 북한 연구기관들의 논문비중 증가는 북한의 연구자들이 보다 공동연구를 활발히 수행하고 있는 모습이기 때문에 남한과의 공동연구를 추진할 수 있는 연구영역이 많아질 가능성이 높다. 남북한과 모두에게 도움이 되는 공동연구 주제를 탐색할 수 있도록 북한의 연구자와 연구기관, 연구 주제 등에 대해 지속적인 분석이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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