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계산업 당면과제 - 양계 자조금 사업 활성화 방안

  • 발행 : 2019.0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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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양계 자조금 이대로 좋은가!

- 계란자조금 불황 여파 거출률 사상 최저, 닭고기자조금 좌초 위기 -

지난 한 해 계란산업이 장기불황을 겪으면서 계란자조금의 거출률이 사상 최저치를 기록하는 등 계란자조금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 닭고기자조금 역시 저조한 거출은 물론, 사육농가 마저 자조금의 운영부실 등을 문제 삼으며 지난해말부터 납부를 보류하고 있는 상황이다.

1. 계란자조금 거출방식 변경, 농가동참 여부가 최대 관건

지난 한 해 낮은 계란가격 형성이 이어지며 농가들의 경영 위기가 심각한 가운데 2017년 ‘MRL초과 계란 파동’이후 산란성계 시세가 하락하다 못해 오히려 도계 시 도계비를 지불해야 하는 상황에 처하는 등 산란성계가 더 이상 농가의 수익원이 되기 어려워졌고, 자조금을 납부치 않는 농가들이 폭증 했다. 여기에 도계장에서 이미 거출된 부분마저 지연 납부되는 등 도계장의 협조마저 원활치 못하게 되자 계란자조금관리위원회는 기존방식(산란노계 도계 시)으로는 자조금 거출이 어렵다고 판단했다. 실제로 지난해 계란자조금 거출금 중 수납기관인 도계장에서 거출된 자조금은 15%에 불과하다. 나머지 85%는 농가 직접 거출 액이다. 이 같은 이유로 관리위원회는 자조금 거출기관을 도계장에서 농장으로 변경, 등록 사육규모 기준에 의거 매월 농장에서 직접 자조금을 거출키로 중지를 모았다.

그간 계란자조금을 효율적으로 거출할 수 있는 대책으로 병아리에서 거출(부화장)하는 방안, 그리고 거출기관은 기존과 동일(도계장)하지만 도계전 선납 등이 거론됐었지만 부화장과 도계장의 협조가 원활치 못할 것으로 판단, 수납기관 없이 농장에서 직접 자조금을 거출하는 것으로 결정됐다. 다만 자조금 거출의 효율성과 계란산업 단합을 위해 부화장 수납기관 위탁 설득은 계속 진행키로 하며 여지는 남겨둔 상황이다.

일단 농가들 대다수가 지난해 초부터 기존자조금 거출방식에 한계가 있다고 지적하면서, 자조금 거출대상의 변경의 필요성을 꾸준히 제기하는 등 원활한 자조금 거출을 위해 힘쓴 결과라는 사실은 긍정적이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좋은 취지이기는 하나 ‘농가 직접 거출방식’은 무임승차를 막을 대안이 없다는 맹점을 가지고 있다고 지적한다.

관련 업계 전문가는 “기존의 거출방식(도 계장)이 실패한 이유는 도계장 비협조보다는 산란성계 가격하락이 주된 이유다. 다시 말해 농가 형편이 어려워진 것이 자조금 거출 실패의 이유”라고 꼬집으며 “장기간 계란 가격이 생산비 이하를 기록하며 다수의 농가가 사료값도 제때 지불치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거출방식 변경만으로 문제를 해결 키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한해 계란자조금의 거출률은 30%에 채 미치지 못했는데, 이마저도 특별자조금이 높은 비중을 차지하는 등 실제로는 일부 의식 있는 농가들만이 자조금 납부에 참여한 실정이라는 것. 거출방식이 바뀌었다 하더라도 농가들의 의식변화가 있지 않고서는 쉽지 않다는 분석이다.

2. 닭고기자조금 총체적 위기 생산자& 계열사 상호간 배려 절실

닭고기자조금은 절체절명의 위기에 봉착한 상황이다. 자조금 거출률이 20% 선에서 머문 것은 물론, 주관 단체 중 한국육계협회가 올 한해 사업계획 제출조차 외면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전국육계사육농가협의회 마저 등을 돌린 상황. 이에 일각에서는 임의자조금으로의 전환 가능성까지 조심스럽게 거론되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해 8월 제4기가 출범하며 농가, 단체들의 화합과 상생을 위해 공정하게 독자노선을 펼친다는 각오를 밝히는 등 자조금 100년 기틀을 다지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를 모았던 닭고기자조금은 지난 11월 ‘2019년 닭고기자조금 세부사업 예산안’수립부터 삐걱대며 불안감을 키웠다. 자조금 사업 주관 기관 4단체(대한양계협회, 한국 육계협회, 한국토종닭협회, 농협경제지주 축산경제) 중 현재 자조금 거출의 60% 이상을 책임지고 있는 한국육계협회가 올 한해 예산안을 제출하지 않는 것이다.

더욱이 전국육계사육농가협의회도 현행 닭고기자조금에 무임승차자가 너무 많고, 자조금 참여독려 부족 및 집행관리 부실 등으로 운용이 파행되고 있다고 지적하며, 자조금 참여 선결 조건 이행을 촉구하는 등 지난해 12월부터 자조금 납부를 보류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를 두고 업계서는 자조금의 변화를 위해 한번은 겪어야 할 진통으로 여기며 조속한 시일 내 해결방안이 나올 것으로 기대했었지만 현재까지 별다른 진전이 없는 상황이라 우려는 더 커지고 있다.

이 같은 상황이 조속히 해결되지 않을 경우 올해 닭고기자조금의 존속 여부 자체가 불투명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현재 닭고기자조금은 사업 추진이 힘든 것은 물론 사무국 직원들의 급여 지급마저도 간신히 이뤄지고 있는 상황이다.

육계협회와 사육농가 협의회가 공통으로 자조금에 불만을 나타내는 것은 닭고기자조금 운용·배분에 있어서의 공정성 결여다. 육계협회 회원사와 사육농가협의회 소속 농가들에서 거출된 금액이 닭고기자조금 거출률이 저조한 탓에 제때 필요한 곳에 쓰이지 못한다는 지적이다. 특히 사육농가협의회 소속 농가들은 그동안 닭고기자조금의 무임승차에 대해 줄곧 문제를 제기해 왔다. 이와 관련해 자조금 이탈 의사를 밝히는 농가들이 늘어나 더 이상은 막을 수 없는 실정이라는 것. 이에 닭고기자 조금의 정상 운영을 위해 선결 조건을 제시하고 이의 이행을 닭고기자조금과 정부에 촉구하기에 이르렀다는 주장이다.

닭고기자조금 측은 자조금 납부를 거부하는 주체에 대해 강제조항이 없어 무임승차의 주원인인 소규모 계열업체에서 자조금을 거출키가 어렵다고 토로한다. 이들을 제도권으로 진입시키는 등 정부의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것. 하지만 현재로서는 정부의 직접개입을 기대키는 힘든 상황이다.

관련 업계 관계자는 “물론 수년째 답보상태에 놓인 닭고기자조금에 특단의 조치가 필요한 상황인 것은 맞다”라면서도 “하지만 십수년 동안 해결치 못해온 현안들을 단번에 해결하라며 농가들마저 자조금 납부를 거부하고 있는 상황은 안타깝다. 이유야 어찌 됐건 자조금은 생산자의 의무인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자조금 사업의 개선도 중요하지만, 지속이 먼저다. 이해 관계자들의 상생을 위한 배려와 이를 통한 원만한 협의가 절실히 요구된다.” 라고 덧붙였다.

3. 자조금 동참으로 위기를 극복하자

의무 자조금임에도 불구 산업의 특성상 양계 관련 자조금들은 그간 타 축종 자조금에 비해 거출이 원활치 못했던 것이 사실이다. 양계산업은 어느 축종보다 사실 자조금이 많이 거출 될 수 있는 산업이다. 하지만 농가의 경영악화, 자조금의 운영 불만 등의 이유로 허덕이고 있는 것.

자조금은 생산자들의 의무이자 책임임을 먼저 잊지 않아야 한다. 연일 언론에서 양계산물 관련 반갑지 않은 소식들이 보도되는 가운데, 과잉공급, 생산원가 상승, 수입량 증가로 인해 어려운 한 해가 예상되는 만큼, 자조금 사업이 원활히 진행 돼 산업 기반을 공고히 하고, 보다 많은 소비자들에게 양계산물의 안전성·우수성을 알릴 수 있도록 모두 힘을 모아야 할 때다. 자조금이 활성화 되어야 양계산업이 살 수 있다는 것을 인지하고 자조금 활성화에 많은 관심과 참여가 있기를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