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축산과학원 양계 연구 동향 - 유럽의 육계 사양과 관련된 동물복지 문제 고찰

  • 홍의철 (국립축산과학원 가금연구소)
  • 발행 : 2018.08.01

초록

키워드

1. 서론

육계 산업은 전 세계적으로 1940년 이후 적정 가격, 안전 및 건강한 닭고기에 대한 소비자의 강한 요구에 의해 활발하게 성장하여 왔다. 현재, 전 세계적으로 육계의 70% 이상이 집중적 사양 시스템(유전적 선별, 사료, 물, 바닥재 및 환기 관리)에서 사육되고 있다. 본고의 목적은 집중적 육계 생산과 관련된 다양한 복지 문제에 대한 개요를 제시하여 육계의 동물복지에 대한 방향을 찾는 데 도움이 되고자 하는 것이다.

2. 빠른 성장률과 관련된 복지 문제

1) 절뚝거림

빠르게 성장하는 닭들은 느리게 성장하는 닭들에 비교해 절뚝거림 발생률이 높다고 한다. 육계의 빠른 성장은 증체량을 증가시키지만, 닭의 골격 시스템에 영향을 주게 된다. 대다수의 연구에서 빠른 성장 닭들의 평균 57%가 제대로 걷지 못할 정도로 심각하며, 97.5%가 비정상적으로 걷는다고 보고되고 있다.

▲ 다리 문제가 있는 육계(다리가 약해지면 절름발이와 혼수상태의 육계 발생)

2) 접촉성 피부염

가슴, 비절 및 다리의 피부 염증(FPD, footpad dermatitis)은 육계 산업에서 주된 문제이며 흔히 빠른 성장 닭들에서 심각하다. 접촉성 피부염은 닭들의 지속적인 접촉으로 인해 피부에서 발생되며 건강상태, 사료 및 계사 내 온도와 같은 요인들도 원인이 된다. EU의 몇몇 회원국들(영국, 네덜란드, 덴마크, 스웨덴)은 육계 도살 시에 복지 지표로서 FDP를 포함시키고 있다.

3) 심장병

육계(특히 수컷)의 빠른 성장률은 심장과 폐에 압력을 가하는 산소의 증가로‘복수증’과‘급사증(SDS, sudden death syndrome)’같은 치명적인 심장 상태가 될 수 있다. 특히 SDS는 건강한 육계 계군에서 폐사율의 가장 주된 원인이다.

4) 무기력함

빠르게 성장하는 육계들은 느리게 성장하는 닭들에 비교해 걷거나 뛰고, 바닥재를 스크래치 하거나 쪼고, 횃대에 올라가는 것보다 먹고 마시는데 많은 시간을 소요한다. 이것은 빠르게 성장하는 육계의 다리는 체중을 견딜 정도로 충분히 강하지 않기 때문에 신체적으로 이런 활동들을 하는 것이 불가능하다.

3. 높은 사육밀도와 관련된 복지문제

1) 자연스러운 행동을 표현하는 능력 감소

사육밀도가 증가하면 걷는 시간이 줄고, 이동 시간도 짧아지며, 닭들 사이에 신체적 충돌이 증가하여 급수기나 급이기에 가는 것이 어려워진다. 또한 높은 사육밀도로 인해 닭들의 휴식이 방해된다. 제한된 움직임과 휴식 방해는 닭들의 신체적 발달에 영향을 미치며 열악한 뼈, 다리 이상 및 접촉성 피부염을 초래할 수 있다

2) 열악한 복지 관리 관행

‘솎음’이란 보통 육계 산업(EU에서만)에서 이행되며 남아 있는 닭들에게 공간을 주기위해서 도계 시에 체중 미달인 일부 계군을 같이 도계하는 것을 말한다. 그러나‘솎음’과정 중에 남아 있는 계군에서 사람에게 식중독을 유발시킬 수 있는 Campylobacter의 위험을 증가시킬 뿐 아니라 닭들에게 여러 번에 걸쳐 스트레스와 잠재적 상해를 유발시킨다.

4. 환경 조건과 관련된 복지 문제(예 : 공기, 환기, 기온, 바닥재 품질)

1) 공기, 온도와 열 스트레스

또한 높은 습도는 성장기에 육계가 쉽게 폐사하도록 한다. 빠르게 성장하는 육계들은 쉽게 열 스트레스를 받을 수 있다. 열 스트레스를 받은 닭들의 첫 번째 반응은 걷기와 서기를 제대로 할 수 없다. Panting(헐떡거림)은 높은 사육밀도에서 열로 인해 문제가 되고 있다는 것을 나타낸다. 환기가 제대로 관리되지 않는다면, 닭들은 온도 상승으로 인하여 죽게 된다.

2) 바닥재품질 저하

차단 방역으로 인해 육계사의 바닥재는 사육 기간 동안 깨끗하게 유지될 수 없다. 바닥재품질은 먼지 수준, 공기 습도 및 암모니아 수준에 영향을 받으며 호흡기 문제로 이어진다. 또한, 바닥재품질은 닭들의 피부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준다. 바닥재의 수분과 암모니아 함량은 주령이 증가함에 따라 빠르게 증가한다.

▲ 육계의 배설물이 바닥의 깔짚과 섞임(습한 깔짚은 육계의 피부염증을 초래)

3) 점등

점등에 대한 규정이 없는 국가에서, 육계는 성장을 촉진시키기 위해 장시간 인공조명으로 유지된다. 닭들은 점등 시에만 사료를 섭취하며, 이것은 닭들을 지치게 하는 원인이 된다. EU 규정에서 사육 기간 동안 매일 최소 4시간의 지속적 암기를 포함하여 6시간 동안의 암기가 제공되어야 한다. 암기는 연속적일 필요가 없으며 1, 2 또는 4시간동안 제공될 수 있다. 더 긴 암기는 육계 생산 시스템에서 복지 감소의 주된 원인인 다리 문제를 감소시키기 때문에 유익하다고 알려져 있다.

5. 동물복지 문제와 관련된 권장 사항

지금까지 유럽의 육계 사양 중에 발생한 동물복지 문제에 대하여 살펴보았다. 이런 문제들을 예방하기 위해서 몇 가지 사항을 권장하고자 한다. 첫째, 적정 사육밀도를 유지하는 것이 필요하다. 유럽의 육계 동물복지 인증은 30~37kg(20수)/m2 정도이며, 국내에서는 육계ㆍ토종닭의 경우 19수 이하 및 30kg/m2 이하, 삼계의 경우는 35수 이하 및 30kg/m2 이하이다. 인증기준을 지켜 사육밀도를 유지하는 것도 복지에 도움이 될 것이다. 둘째, 환기를 자주 시켜야 한다. 환기는 계사 내의 오염물질을 줄여주고, 습도를 낮춰주며, 바닥재품질을 유지시켜 준다. 이 밖에, 닭이 자유로운 행동을 하도록 해 주는게 가장 좋은 복지조건이라고 생각된다.

6. 맺음말

본고는 육계의 사양 시스템에서 동불복지 문제와 관련된 몇 가지 사항에 대하여 제시하였다. 육계 동물복지 인증제도는 2014년부터 시작되었으나 현재 35개 농가로 아직까지 동물복지 인증을 받은 농가는 소수에 불과하다. 그러나 전 세계적으로 동물복지에 관심이 집중되어 있는 만큼 국내 동물복지에 대한 관심 또한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본고에서 제시한 사항들은 앞으로의 육계 동물복지에 도움이 될 뿐만 아니라동물복지 인증을 받지 않은 농가들에도 생산성 향상과 닭의 건강에 도움이 될 것으로생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