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 최근 국내에서 유행하고 있는 가금질병들의 발생양상과 백신프로그램 적용
(1) 최근 국내 유행 가금질병
최근 국내에서 유행하고 있는 가금질병들의 발생양상을 분석해 보면, 닭뉴모바이러스(AMPV)감염증은 국내에서 발생이 전혀 확인되지 않고 있다가 어느 날 갑자기 유행하여 가금농가에 큰 피해를 주고 있다. 가금티푸스(SG)는 생균백신의 도입으로 한동안 발생이 줄었다가 다시 발생이 늘어나는 추세이다. 마이코플라스마병(MS)은 한동안 발생이 간간이 확인되곤 하였지만 크게 문제가 되지 않고 있다가 최근에 갑작스럽게 피해가 눈덩이처럼 불어난 질병이다. 마이코플라스마병(MS)은 2000년대 중반부터 꾸준히 발생이 확인되어 왔지만 피해가 심각하지는 않았으나 최근 몇 년간 산란계농장에 막대한 피해를 입혔다. 닭전염성빈혈(CIA)과 세망내피증(RE)은 오래 전부터 현장에서 진료를 하는 가금전문수의사들의 발표를 통해 위험성이 알려져 오다가, 최근 들어 실제로 가금농가에 막대한 피해를 주고 있음이 확인되고 있다. 전염성후두기관염(ILT)과 계두(FP)는 최근 발생이 증가하고 있는데, 이는 농가의 백신접종 소홀로 인하여 갑자기 피해가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가금질병은 특정 질병이 단독적으로 발생하기도 하지만 다른 질병들과 연관되어 발생되는 경향이 있음에도 주목해야 한다. A라는 질병의 발생이 증가하면 B라는 질병의 발생이 따라서 증가하기도 하며, 반대로 C라는 질병의 발생이 감소하면 D라는 질병의 발생이 급격하게 감소하는 경우도 있다. 따라서 가금질병은 하나의 질병만을 분리시켜 생각하지 말고, 다른 질병들과 연관시켜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닭전염성빈혈(CIA)과 세망내피증(RE)이 발생한 계군은 가금티푸스와 대장균증 등의 피해증가에도 큰 몫을 하고 있는 것으로 종종 확인되고 있다. 마이코플라스마병(MS)의 발생은 전염성기관염(IB)의 발생증가와 무관하지 않다는 생각이 든다. IB에 대한 농가와 전문가, 그리고 학계의 통합된 노력의 결과로 IB가 줄어듦에 따라 마이코플라스마병(MS)의 발생 및 피해도 감소하는 것을 보면 그 상관관계를 알 수 있다.
(2) 백신접종과 가금질병 발생과의 상관관계
가금질병의 발생 양상은 가금농가들이 해당질병에 대한 백신접종을 어떻게 하느냐에 의해 달려 있다고 본다. 산란저하증후군(EDS'76)이 수년 전 갑작스럽게 몇몇 농가에서 발생했었다. 조사 결과 이들 발생농가에서는 산란저하증후군에 대한 백신접종을 누락하여 해당 질병이 발생한 것으로 확인되었었다. 사실 산란저하증후군은 산란 전 사독백신을 접종하면 거의 발생하지 않는 질병이다. 닭뇌척수염(AE)의 경우도 수년 전 산란저하증후군의 발생과 유사한 이유로 발생이 확인된 바 있었다. 위와 같이 백신접종이 누락된 결과로 갑작스럽게 해당 질병의 발생이 증가하기도 하지만, 반대로 특정질병에 대한 백신접종을 철저하게 하여 해당 질병의 발생이 감소한 경우도 있다. 즉, 전국적으로 어떤 질병이 유행하여 농가에 갑작스런 피해가 발생하게 되면, 농가들은 해당 질병에 대한 적극적인 백신접종 및 예방활동을 실시하게 되고, 농가의 이런 적극적 대응에 의해 일정 시간이 지나면 자연스럽게 해당 질병에 의한 피해가 감소하게 되는 것이다. 중국형 IB(Qx형)를 예로 들어 보자. 이 질병으로 인해 많은 산란계 농가들이 산란율의 저하와 기형란 발생 등으로 큰 경제적 피해를 입었었다. 이러한 경제적 피해는 농가들의 적극적인 대응을 유도하였고, 농장을 진료하는 가금전문수의사와 학계의 지대한 관심을 모아 왔다. 그 결과로 유행바이러스에 대한 새로운 백신이 개발되었고, 농가들의 적극적인 접종에 의해 일정시간이 경과하게 되면 피해가 급격히 감소하게 되는 것이다.
(3) 최근 유행 가금질병에 대한 백신프로그램 적용
① 닭뉴모바이러스(AMPV)감염증
AMPV감염증은 전국적으로 발생하여 많은 피해를 주고 있는 질병이다. 최근에는 발생일령이 당겨지면서 육성중인 산란계 계군에서도 빈번하게 발생하는 등 산란계 농가에 막대한 피해를 주고 있어 산란계 농가들의 적극적인 관심이 필요하다. 산란계 농가에서는 혈청학적 검사를 통해 감염 유무를 확인하고, 그 결과에 따라 적절한 백신접종 시기를 결정하여 시행하여야 한다. 미리 정해진 백신프로그램에 따라 천편일률적으로 백신을 접종하기 보다는 해당 계군이 AMPV에 감염되었는지를 보고 적절하게 대응하여야 한다. 그리고 본병의 관리에 있어 특히 주의하여야 할 것은 AMPV에 감염된 후 대장균에 의한 2차 감염으로 피해가 커질 수 있음에 주의하여야 한다.
② 전염성후두기관염(ILT)
최근 ILT의 발생이 부쩍 늘어 농가들이 예상치 못한 피해를 경험하곤 했다. ILT백신은 접종 후 가벼운 백신접종반응이 유발되는데 농가들은 한동안 농장에서 ILT의 발생이 없었고, 백신을 접종하면 이러한 백신접종반응이 생긴다는 이유로 백신의 접종횟수를 줄여왔던 것이 최근 ILT가 유행하게 된 원인 중 하나로 볼 수 있는 것이다. ILT는 반드시 백신을 2회 접종하는 것이 권장된다.
③ 계두(FP)
계두는 백신을 날개 밑에 접종한 후, 발두 현상을 보고 통상 백신접종의 성공여부를 확인한다. 계두 바이러스의 특성상 제대로 백신이 접종되면 계두가 발생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나, 최근 농가들이 백신접종을 소홀히 함으로써 계두의 발생이 늘고 있는 추세이다. 혹자들은 계두의 발생이 증가하는 것을 면역억압성 질병과의 연관성으로 보고도 있지만, 어쨌든 백신접종만 잘해도 계두의 피해를 감소시킬 수 있으므로 제대로 된 적극적인 백신접종이 요구되어 진다. 백신접종을 실시하는 동안에도 백신병 안에 있는 접종 액이 줄어들면서 접종 침에 묻는 백신의 양이 줄어들면 적정량의 백신이 접종되지 않을 수 있음에 주의하여야 한다.
④ 가금티푸스(SG)
대부분의 농가에서 가금티푸스를 예방하기 위해 생균백신을 접종한다. 백신접종의 효과가 가금티푸스가 발생한 농장과 발생하지 농장에서 매우 다르게 나타나는데, 이는 생균백신이 가지고 있는 방어능력의 한계 때문이라고 보인다. 가금티푸스가 발생한 농장의 육성계군은 설치류 등에 의한 수평전파가 용이하게 이루어질 수 있어, 백신접종으로 인한 완벽한 방어가 어려울 수 있다. 따라서 발생농장의 육성계군은 백신접종 일령을 앞당겨 실시하고 접종횟수도 늘려 주어야만 한다. 그리고 산란중인 계군에 가금티푸스가 발생하고 있는 경우에도 농장에서 본 질병이 근절될 때까지 백신접종을 하여야 한다.
⑤ 전염성기관염(IB)
IB는 잘 알려진 바와 같이 변이가 빨라 유행주가 수시로 변하는 경우가 많다. 물론 해외에서 변이된 바이러스가 오리류 등 철새에 의해 유입되어 신종 IB 바이러스가 유행하는 경우도 있을 것이다. 최근 IB 유행주에 대한 정밀한 실태조사가 없어 확정할 수는 없지만, 관련연구를 하는 분들의 이야기나 현장에서 수집된 바이러스에 대한 유전학적 분석결과들을 보면 상당히 많은 변이주가 발생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IB는 최근 유행주로 만든 백신을 사용하는 것이 발생에 대응하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겠지만, 현실적으로 이것이 잘 실현되지 않고 있어 당분간 IB의 피해는 간헐적으로 증폭되는 패턴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중국형 IB(Qx형)에 대한 백신이 개발되어 사용하고 있는데 현재로선 이렇게 유행주에 가장 가까운 바이러스를 가지고 만든 백신을 사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현재는 사독백신을 사용하고 있으나 얼마 지나지 않아 생독백신도 출시될 예정이다.
⑥ 마이코플라스마병(MS)
MS는 그동안 개발된 효과적인 백신이 없어 농가에서는 차단방역을 통한 예방에 주력할 수 밖에 없었다. 또한 난계대로 전염되는 질병의 특성상 MS에 감염된 병아리를 입추한 농장에서는 육성기간과 산란 전·후까지 MS가 발생하여 많은 피해를 받고 있다. 그러나 최근 MS에 대한 백신의 허가와 진단법의 개발 등이 진행되고 있어 머지않아 백신을 사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백신을 사용하게 되면 본 병의 발생도 급격히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⑦ 대장균증
국내에서 유일하게 자가백신이 허가된 것이 대장균증 백신이다. 자가백신은 농장에서 대장균증을 유발하는 원인균을 분리하여 병원성을 약화시켜 만든 백신을 접종하여 유사질병을 예방하도록 하는 것이다. 그러나 대장균증의 원인이 되는 대장균은 그 종류가 많고, 농가에 피해를 입히는 경우에도 여러 가지 대장균들이 동시에 문제가 되기도 하며, 또 감염 시기에 관여하는 대장균이 새롭게 유입된 것일 경우가 있어 백신의 효과가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최근 몇몇 대장균증에 공통적으로 작용하는 생균백신의 사용이 허가되어 있으므로 대장균증으로 인한 피해가 빈번하게 발생하는 농장에서는 생균백신의 적용도 검토해 볼 수 있다.
⑧ 닭전염성빈혈(CIA)
CIA는 난계대에 의하여 육성중인 계군에 발생하기도 하고 수평으로 전파되기도 한다. 앞서 설명한 바와 같이 대장균증과 가금티푸스의 발생패턴이 종전과 다르고 피해가 지속되는 계군에 대해서는, 문제가 된 시점 전·후의 혈청학적 모니터링을 통해 CIA의 감염여부를 확인해보는 것이 중요하다. 만일 모니터링 결과 본 병의 발생이 확인되면, 육성계군에 대한 CIA 생독백신의 접종을 고려해보는 것도 필요하다. 단, 난계대 된 계군에서는 완벽한 면역부여에 한계가 있을 것이기 때문에 접종일령과 접종방법 등을 전문가와 상의하여 진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