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계질병의 변화와 대처법
지독스럽게 더웠던 여름도 계절의 변화 앞에는 별 수가 없었다. 우리를 어렵게 하는 질병도 변화를 거듭하고 있으나, 우리는 방법을 찾아야만 한다. 질병의 주요 원인체인 바이러스, 세균, 곰팡이 등도 변화하고 있다. 전염성 기관지염을 일으키는 IB 바이러스(코로나 바이러스)는 닭에게 기관지염을 일으키다가, 신장염을 주증으로 변화하였다. 이 코로나 바이러스는 사람에게 사스, 메르스 등을 일으키는 바이러스이다. 이와 같이 바이러스가 변화하는데 더욱 우리를 힘들게 하는 상대가 나타났다. 바로 닭진드기(와구모)이다.
1. 닭진드기의 특성
요즈음 닭진드기에 대한 글들이 많이 지면을 통해 알려져 있으므로 핵심적인 내용만 기술하려 한다. 와구모는 와(羽; 날개 우)+구모(蜘蛛; 거미 지주)의 일본식 표현으로 De Geer라는 명명한 이름이며 스웨덴의 Charle는 닭 붉은 진드기라고 명명하였다.
사진 1. 닭진드기 크기는 약 1mm이하이며 암컷이 숫컷보다 크다.
2. 닭진드기의 생활사
온도 및 주변 환경이 좋을 경우 한 주기(충란에서 성충까지)를 회전하는데 6.5일에서 14일이 소요되며 보통의 경우 약 일주일을 한 주기로 본다.
성충이 흡혈을 하여 충란을 낳을 때 보통 6~8개를 낳는다. 이는 엄청난 번식력이다. 1쌍의 닭진드기가 1주기가 지나면 8마리, 2주기 지나면 64마리가 되며 5주가 지나면 32,768마리, 10주가 지나면 10억 마리가 된다.
또한 닭진드기는 흡혈을 통해 번식을 하므로 흡혈로 인한 피해는 가려움, 불면 등으로 스트레스성 이상란(탈색란)이 생기며, 이로 인해 질병의 전파로 이루어진다. 국내에서는 아직 통계가 없으나, EU(유럽연합)의 통계에 의하면 산란율 및 난질저하로 수당 1,200원과 방제비용으로 300원 정도의 비용이 발생하는 것으로 되어 있다.
사진2. 닭진드기 알과 성충이 케이지의 틈에 서식하는 모습
3. 닭진드기 구제의 어려운 점
와구모를 없애는 방법은 다음과 같다.
1) 화학적 방법
독성이 있는 농약계열인 DDVP, 카바미이트 등이 있고 천연물제제인 흡혈기피제, 또는 호흡을 억제하는 계면활성제를 이용한다.
2) 물리적 방법
점등프로그램을 조절하여 어두운 곳을 좋아하는 닭진드기의 습성을 역이용하는 방법이 있으나, 산란저하를 일으키며 규조토 등으로 도포하는 방법도 있다. 그러나 닭진드기의 서식 장소는 케이지 뒤쪽, 덕트, 계분벨트 등 눈에 띄지 않은 곳이 대부분이다.
어떠한 방법으로도 감염된 농장내에 닭진드기의 숫자를 0으로 만들 수는 없다. 우리 농장에 닭진드기 약제를 써서 99.99%의 닭진드기를 없애버려도 살아남은 1쌍이 10주후면 10억 마리로 늘어나니 중과부적이다. 하물며 90%를 죽였을 경우에는 원래의 숫자로 돌아가는데 걸리는 시간은 불과 4~5주이다. 또한 흡혈의 경우 이 작은 기생충이 흡혈하는 양은 0.2mg이나, 한 마리에 붙어있는 닭진드기의 숫자가 20,000마리일 경우 흡혈량은 4g이다. 4g의 혈액량은 성계 기준으로 전체 혈액량의 5% 내외이며 이 정도면 빈혈로 폐사할 수 있다. 과연 닭 한 마리에 달라 붙어있는 닭진드기의 숫자는 얼마인가? 약 2.5~5만 마리로 알려져 있다. 닭진드기가 달라 붙어있는 닭의 부위는 날개 밑, 가슴 부위에서 약제침투가 매우 어렵다.
4. 닭진드기가 하는 일
지난여름 지카바이러스의 공포로 올림픽의 참가를 포기하는 선수가 있었다. 이는 흡혈하는 모기로 인해 바이러스가 전파되기 때문이다. 흡혈하는 닭진드기는 모든 질병을 전파한다. 닭진드기가 있는 농장은 2번 접종에서 1번 접종으로 줄인 계두, ILT에 대해 문제가 될 수 있다. 2~3년 전부터 위의 질병이 간간히 문제가 되는 것은 필자의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닭진드기도 용의선상에 있다. 다른 질병인 ND, IB등은 최소 5번 이상 백신을 하므로 위험성이 훨씬 줄었을 뿐이다.
5. 맺는 말
상대가 만만하지 않다. 99% 이상을 구제하여도 재발한다. 그러기에 주기적인 모니터링을 통하여 구제를 하여 개체수를 줄이는 방법이 가장 좋은 방법이며 일정한 간격으로 닭진드기 구제제를 뿌려야 하기 때문에 안전한 계란, 닭과 사람에게 독성이 없는 약제를 선택하여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