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절기 농장 점검사항 - 환절기 약품 및 소독제관리 요령

  • 김경진 ((주)에니멀클리닉컨설팅)
  • Published : 2016.09.01

Abstract

Keywords

정확한 사용법과 유통 기한 준수로 우리농장에 맞는 소독을……

계절이 바뀌는 시기엔 사람뿐만 아니라 가축들도 신체의 항상성을 유지하는 기능이 떨어지기 때문에 면역력이 쉽게 저하된다. 특히 여름철에서 가을로 가는 길목에서는 그 증세가 더욱 두드러지기 쉽다. 이는 태양의 일조량이 점점 줄어들면서 호르몬 분비의 변화를 대부분 주도하고 있기 때문이다. 테스토스테론이 일시적으로 많아지면서 자연적으로 털이 많이 빠지는 원리처럼 말이다. 유난히 더위가 심했던 올여름을 지낸 닭들은 환절기라는 고비와 또 맞닥뜨리게 되는데 지난 여름의 후유증이 닭들을 호흡기 질병에 쉽게 노출되게 만든다. 그래서 가을이 오면 사람들도 여름내 허해진 몸을 보충하기 위해서 보약을 먹거나 감기 예방을 위해서 백신을 맞는 것처럼 우리 양계인들도 닭이 환절기를 잘 지날 수 있도록 다양한 방법으로 닭들에게 영양을 보완하고, 닭들이 질병에 걸리지 않도록 많은 신경을 써야 할 것이다.

환절기에 살펴야 할 것들이 많지만 특히 가장 자주 사용하는 급수기기와 사료급이 장치 그리고 전기 배선은 꼭 점검해야 한다. 또한 여름내 사용했던 소독제, 백신, 약품 및 각종 첨가제의 보관 관리도 필수 항목 중 하나이다. 물론 요즘은 HACCP 인증제도로 약품 관리가 잘 되고는 있지만 그래도 아직 미진한 부분이 있어 짚고 넘어가고자 한다.

1. 소독제 관리

농장에 도착하면 무엇보다도 먼저 눈에 띄는 약품이 소독약이 아닐까? 가끔 개인 소독기가 가동되고 있는 농장에 들어가려면 소독기 안에서 숨을 참는 고통을 감수해야 하는 일이 많다. 그러나 외부인에 대한 소독 과정은 농장에서는 매우 중요하면서도 꼭 필요한 일이다. 어떤 농장에서는 소독약이 천덕꾸러기마냥 여기저기 다양한 플라스틱 용기로 굴러다니기도 하지만 훈장처럼 색깔별로 정돈하여 쌓아 놓고 있는 농장도 있어서 정말 다행스럽다. 필자는 가끔씩 소독하고 있는 사람을 보면 소독약을 종류대로 용도에 맞게 사용하는지? 사용자가 사용설명서를 제대로 이해하고 있는지가 사뭇 궁금하다. 물론 정리가 잘 된 농장은 보관도 잘 하겠지만 소독약은 대부분 일사광선을 피하고 서늘한 곳에 놓아두어야 한다. 온도가 너무 높거나 낮으면 소독효과가 떨어지기 때문이다. 겨울철엔 얼지 않는 곳에 두어야 하며, 공기와 접촉하지 않도록 뚜껑을 잘 닫아 놓아야 한다. 그리고 반드시 유통 기한을 확인해서 기한이 얼마 남지 않는 것부터 사용해야 한다. 사용자는 용도에 따라 소독약을 보관하고, 또 상품 이름이 다양할 경우에는 누구나 알아보기 쉽게 견출지나 매직으로 표기해 놓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성분에 대한 의문이 있다면 적용 목적에 맞는지를 반드시 전문가와 상의해야 한다.

농장에서 쓰이는 소독제 대부분은 적용 양에 따라 다르지만 인체나 닭에게 유해한 성분이 들어 있는 제품도 있다. 그렇기 때문에 냄새를 맡아서 효능을 판단해야겠다는 우를 범해서는 안되며, 반드시 상품 설명서에 나오는 권장 희석배수를 지켜야 한다. 참고로 소독을 할 때는 유기물을 먼저 제거한 후 해야 하며, 천정부터 바닥 순으로 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소독약 살포시에는 반드시 마스크를 착용해야 하고, 또한 피부에 묻게 해서는 안 된다. 특히 염소계, 페놀계, 요오드계, 포르말린, 오르소계 성분이 들어 있는 소독제는 일사 광선에 노출되면 변질되어 효과가 떨어지기 때문에 보관에 신경을 써야 한다. 그리고 절대 다른 성분을 섞어서는 안 된다.

2. 백신 관리

농장에서 가장 중요한 방역 관리는 백신 접종이다. 요즘은 백신 접종을 대신해 주는 용역업체들이 많아 조금은 우려스럽기도 하지만 시술자는 선택한 백신의 질뿐만 아니라 정확한 접종을 위해서도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동시에 백신 취급과 보관에도 유의해야 한다. 백신은 무엇보다도 기록 유지가 선행되어야 한다. 접종일, 백신 상품명은 필수적으로 생산일지에 기재해야 한다. 접종 2주 후에는 항체 형성의 정도를 파악하여 백신 프로그램을 작성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는 백신 접종 후 항체가 충분히 생기지 않아 종종 업체들과 분쟁을 해결하는데도 필요하다. 백신 보관 온도와 백신 접종 소요 시간은 그 효능에 영향을 주기 때문에 시술자는 사용 설명서를 숙지해야 하며, 그대로 지켜야 한다. 냉장 보관시 온도는 2~8℃, 냉동은 영하 15℃ 이내를 유지해야 한다. 냉장고에 두더라도 가운데 안쪽에 두되, 유효 기간이 짧은 백신부터 사용하도록 한다. 냉장고에 온도계를 두고 백신 재고와 각 유효 기간 라벨을 붙여 놓는 것이 좋은 방법이다. 냉장고에 보관한다 하더라도 이미 한번이라도 사용한 백신은 재사용해서는 안 된다. 물론 음식물과 함께 보관해서는 더더욱 안 될 일이다. 특히 살아 있는 가금티푸스 생균 백신은 더욱 세심한 온도 관리가 필요하다고 하겠다.

3. 미생물 제제 관리

우리나라 거의 모든 농장에서 생균제라는 이름으로 첨가되고 있는 제품의 종류는 매우 다양하다. 제품의 질 또한 천차만별이지만 농가에서 확인할 방법은 지극히 제한적이라는 점에서 안타까운 실정이다. 면역을 높이기 위해서든 환경개선을 위해서든 살아있는 미생물이 들어 있으면 생균제라고 하는데, 제품을 개봉하는 순간 정도의 차이가 있겠지만 다른 미생물과의 접촉이 이루어지면서 오염되기 시작한다고 볼 수 있다. 습도가 높을 경우에는 오염 속도는 현저해진다.

요즘은 제품의 포장지가 좋아져서 방열 방습이 잘 되지만 생균제가 장관 내에서 효과를 보기 위해서는 열과 pH에 안정되어야 하며, 가능한 빠른 시간 내에 섭취되어야 하기 때문에 개봉 후에는 즉시 사용하도록 한다. 특히 쓰고 남은 것은 공기가 들어가지 않도록 밀봉해서 서늘한 곳이나 냉장 보관해야 한다. 효소제나 효모제는 단백질이기 때문에 산소와 접촉하면 변질되기 쉽다. 오래 두고 쓰지는 않겠지만 이 경우도 유효 기간을 꼭 확인해야 한다. 다른 제제와 섞는 것은 당연히 좋은 방법은 아니다.

4. 각종 영양제 관리

필자는 농장에 가면 가끔씩 내 집처럼 농장에 있는 약품을 모두 뒤지는(?) 경향이 있다. 그럴 때마다 습기로 돌처럼 굳어버린 내용물과 심지어 벌레가 날아다니는 것 그리고 유효 기간이 훨씬 경과한 제품들이 쏟아져 나온다. 가격으로 치면 모두 상당한 액수이다. 액상 영양제도 유효 기간이 경과되었거나 비슷한 성분의 영양제를 자주 발견한다. 분명히 제품의 사용 설명서에는 건조한 냉암소에 보관하라고 쓰여 있다. 습기와 접촉하면 비타민을 포함한 미네랄제는 산화되기 시작하여 오히려 나쁜 성분으로 변질되며 급수기를 막거나 심지어 간이나 신장 기능을 악화시킬 수가 있다. 유효 기간이 지났다면 과감히 폐기해야 하는 결단력이 있어야 한다.

5. 항생제와 천연 항생제 관리

항생제 규제 이후 사용량이 많이 줄었다고 하지만 여전히 질병의 치료를 위해 항생제를 사용하지 않을 수 없다. 대부분 주사제가 아닌 음수와 사료 첨가제지만 이에도 세심한 관리가 필요하다. 가끔 몇몇 농장을 가면 쓰고 남은 항생제를 먼지에 쌓여 있게 방치하거나 유효 기간이 경과되어 약제가 굳어져 있는 경우를 종종 보는데 약품 관리가 허술한 농장은 그만큼 그 농장의 전체 성적에도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발견하게 하게 된다. 항생제의 사용 원칙도 제대로 모른 채 다양한 종류의 항생제만 보유하고 있는 것 또한 큰 문제가 아닐까? 다시 말하지만 항생제 제품은 개봉하여 공기에 접촉하게 되면 항생제 효과가 떨어질 뿐만 아니라 오히려 독이 될 수 있기 때문에 철저히 밀봉해야 한다. 천연 항생제는 일반 항생제보다 더욱 온습도 관리가 중요하다.

6. 맺음말 

약품관리는 사람의 정리 능력에 따라 좌우되는 것 같다. 한 예로 HACCP이 잘 운용되고 있는 농장을 가면 약품관리 또한 그 어느 농장보다도 더 잘 하고 있는 것을 보게 된다. 세심한 약품 관리를 통해 허실을 줄이는 것은 생산 원가를 줄이는 것이며, 생산성을 높이고 효율적인 질병관리도 되기 때문에 더욱 효과적인 방법이라고 본다. AI와 같은 악성 전염병이 돌 때만 필요한 소독제를 분사하는 것이 아니라 평상시에도 매일 나쁜 미생물이 많은 곳을 찾아 우리 농장에 가장 적합한 소독제를 선택하여 올바른 방법으로 소독을 하자. 비싼 백신 역시 정확한 용량과 올바른 접종 방법으로 적절한 접종 시기에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그리고 소독제는 내성을 막기 위해 제품이나 성분을 고려하여 자주 바꿔주는 것도 좋다. 그리고 힘들게 겪었던 고온 스트레스의 후유증에서 빨리 회복되도록 마치 우리 사람에게 적용하는 수액처럼 비타민 전해질제를 음수에 넣어주자. 계절이 바뀌는 시기에 묵은 짐을 털어내듯 오늘 당장 당신의 창고를 샅샅이 찾아보라. 그러면 돈이 보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