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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발기업의 전략 모델에 대한 탐색적 연구 : LG전자의 사례를 중심으로

The Strategic Model for the Late Mover: Evidence from the Defiance Case of LG Electronics

  • 투고 : 2016.09.02
  • 심사 : 2016.10.20
  • 발행 : 2016.10.30

초록

Purpose - This study proposes a strategic model for the late mover to effectively penetrate an industry that is dominated by a leading company. Thus, this study presents strategic implications for several late movers in overcoming the advantages of the leading company. Research design, data, and methodology - This study begins with a literature review followed by the formation of a strategic model that consists of: Repositioning, Utilization of Competence, Strategic Leadership, and Innovation. Specifically, this research analyzes LG Electronics (LG) as an example and investigates how LG infiltrates and grows in the water purifier market, overcoming the advantages of the powerful leading company. Results - The major steps taken by LG are summarized into four. First, LG studied the market, which had been conventionally treated as a single market. To penetrate the market, LG founded a new, special market segment. Subsequently, LG further segmented the market, executing a marketing strategy for each segment. Second, the unbending will of top managers was a key factor that addressed the challenge persistently. Third, even though LG was the late mover in the water purifier market, it had several technology competences such as compressor, refrigeration cycles, and algorithms. LG had profound knowledge in technology and used it effectively. Fourth, LG created a premium market through three innovative and distinguished factors such as the stainless water tank, sterilization service, and luxury design. Conclusions - This research draws four key findings from the example of the late mover in the water purifier industry: the reestablishment of a strategic position based on environmental change is an effective strategy for the late mover; strategic leadership is an important motive to generate late mover performance; and the late mover can utilize its existing knowledge and resources to overcome the first mover, such as presenting new added value compared to existing products as an effective catch-up strategy. Consequentially, through the study of performance determinants and the market penetration strategy of the late mover, this research has significance in providing basic material for companies trying to penetrate the market.

키워드

1. 서론

시장에 뒤늦게 진입한 후발기업의 새로운 제품이 어떻게 불리함을 극복하고 시장에 안착해 가는지를 살펴보는 것은 경영학에서 매우 흥미로운 연구 과제라고 할 수 있다(Ethiraj & Zhu, 2008). 그럼에도 대부분 경영 사례연구는 선발기업이 경쟁에서 유리한 점을 부각시키며(Arthur, 1989; Katz & Shapiro, 1985), 혁신적인 선발 제품을 활용하여 시장을 선도하는 연구가 주이다(Lieberman & Montgomery, 1998).

특정 산업에 진출, 특정 제품의 출시 등에서 가장 앞선 기업이 선발기업이라면 그 외의 모든 기업들은 자연스레 후발기업이 된다. 진입 시점에 따라 선발과 후발기업을 분류하면 특정 사업에 먼저 진출하거나 특정 제품을 먼저 출시하는 기업만이 선발기업이고 나머지는 모두 후발기업이 될 것이다(Lee, 2005). 기업 내부역량을 기준으로 분류하기도 하는데, 역량이 우수한 기업을 선발기업, 나머지 기업을 후발기업으로 구분할 수 있다. 동일 산업 내 우수 역량을 갖춘 기업은 대체적으로 소수이고, 상대적 열위에 있는 기업이 다수일 것이다. 성과를 기준으로 분류할 수도 있다.

선발기업과 후발기업의 정의는 기준에 따라 다를 수 있지만 현실적으로 후발기업이 선발기업보다 더 많이 존재한다는 것은 동일한 결과이다. 대다수 기업들이 후발기업임에도 불구하고 대부분 선행 연구들은 선발기업의 전략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Lee, 2005). 다수의 후발기업에 대한 연구보다 정작 소수에 그치는 선발기업에 대한 연구가 많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이런 측면에서 본 연구는 후발기업에 대한 기존 이론 연구에 기반하여 실제 사례를 분석하고 후발기업의 전략 모델을 정의하고자 한다. 특히 국내 소비재 산업 중에서 그 어떤 산업보다 선발기업이 막강한 지배력을 보이고 있는 정수기산업을 중심으로 후발 기업으로서 도전한 LG전자의 사례를 통해 후발기업이 시도한 다양한 Catch-Up 전략 모델을 제시하고자 한다.

수년간 정수기시장에서 매출이 가장 높았던 기업은 코웨이, 청호이다. 이들 강력한 리더기업이 시장지배적인 상황에서 어떻게 LG전자라는 후발자가 선발자의 우위를 극복해가며 시장에 진입하고 안착할 수 있었는가를 살펴보는 연구는 다수의 후발기업들에게 이론적으로나 실무적으로나 중요한 의미를 가질 수 있을 것이다.

본 연구에서는 선발기업과 후발기업 각각의 이점과 후발기업의 주요 전략이론에 대해서 고찰한 후 LG전자가 정수기시장에 진입하면서 취했던 주요 전략을 분석하여 전략이론이 작용하는지를 검증하고, 후발기업의 효과적인 진입전략 모델을 제시하는 목적으로 연구를 진행하였으며, 끝으로 다수의 후발기업에게 선발기업의 이점을 극복할 수 있는 전략적 시사점을 제공하고자 한다.

2. 이론적 고찰

2.1. 선발기업과 후발기업의 이점

2.1.1. 선발기업의 이점

Lieberman and Montgomery (1988)에 따르면 선발기업의 우위는 경험곡선과 R&D 및 특허를 통한 기술적 리더십, 투입 요소와 지리적 위치 및 제품특성 공간, 공장 및 장비에 대한 선행투자와 같은 희귀자산의 선점 그리고 구매자의 전환비용 등에서 발생한다고 하였다. 즉 선발기업의 이점은 기술적 우위뿐 아니라 자산선점, 이미지, 평판, 유통경로에의 접근, 전환비용, 규모의 경제, 경험곡선 등이 해당된다(Lieberman & Montgomery, 1988; Kerin, Varadarajan, & Peterson, 1992; Schnaars, 1994). 이러한 요인들은 선발기업이 구축한 진입장벽의 요소로 볼 수 있다(Bain, 1956). 특히 고객확보와 유지 측면에서 선발기업은 인지도의 우위를 얻을 수 있고, 고객들의 심리적 전환비용을 높임으로써 고객이탈을 불편하게 하여 선발기업의 이점을 확보할 수 있다(Hauser & Wernerfelt, 1990; Lieberman & Montgomery, 1988). Schnaars (1994) 역시 이미지와 평판, 시장선점의 기회, 기술상의 우위, 유통경로에의 접근, 경험곡선 효과, 교체비용과 더불어 상표충성도, 제품표준을 만드는 기회, 특허 등을 선발기업의 우위로 제시하였다.

2.1.2. 후발기업의 이점

후발기업은 선발기업이 개척해 놓은 제품과 시장의 인지도와 선발기업의 제품으로부터 정보를 획득하여 무임승차할 수 있게 된다(Berndt, Pindyck, & Azoulay, 2003; Ethiraj & Zhu, 2008). 또한 선발기업이 미처 생각하지 못한 차별화된 포지셔닝을 바탕으로 틈새시장을 공략할 수 있는 제품 출시가 가능하기 때문에 신속한 시장 진입이 가능하며, 성공확률을 높이며 효율적으로 선발기업을 추격할 수 있게 된다(Urban, Carter, Gaskin, & Mucha, 1986).

품질이 고객에게 큰 소구점이 되는 경우 R&D 비용이 상대적으로 많이 투입되어야 한다. 기업 내 충분한 R&D 능력이 확보되어 있다면 오히려 시장에 늦게 진입하여, 선발기업 제품을 통해 나타난 소비자의 니즈를 확인한 뒤 R&D역량을 효율적으로 활용하여 선발기업보다 더 낮은 개발비용에 더 적합하고 높은 품질로 고객 니즈를 확보할 수 있어 더 유리할 수 있다(Hoppe & Lehmann-Grube, 2001).

그러나 선발기업은 후발기업의 진입 전에 그 기간만큼 다양한 이점을 누릴 수 있어 R&D투자나 공격적 마케팅 수행 시에 후발기업에 비해 유리한 이점으로 작용한다(Ethiraj & Zhu, 2008). 하지만 후발기업들은 이미 출시된 선발기업의 제품으로부터 다양한 정보를 획득하고 실수를 줄일 수 있는 혜택을 얻게 된다(Abernathy & Utterback, 1978; Tushman & Anderson, 1986). 따라서 시장진입 시간차로 인한 편익 측면에서 후발기업의 우위가 선발기업의 우위를 상쇄할 여지가 존재하게 된다.

특히 후발 제품의 진입 시점과의 시간차가 길어질수록 품질이 향상된 제품을 출시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이는 이미 시장에 출시된 선발기업의 제품에서 획득할 수 있는 정보가 많아지게 되고, 이러한 정보에 기반하여 후발기업의 제품 기술력이 향상될 시간이 많아져 선발기업에 비해 후발기업은 고품질의 제품을 출시할 가능성이 높아지는 것이다(Ethiraj & Zhu, 2008). 또한 마케팅 측면에서도 후발기업은 선발기업이 이미 개척해 놓은 시장에 진입하는 것으로 마케팅 비용을 상대적으로 절감할 수 있고, 오히려 선발기업이 미처 생각지 못한 포지션을 찾아낸 뒤 이에 적합한 전략을 취할 수 있기 때문에 유리하다(Shankar, Carpenter, & Krishnamurthi, 1998). 특히 후발기업의 자금력이 충분하다면 선발기업이 시장을 개척하느라 소요한 비용보다 적거나 유사한 비용을 투입하고도 더 높은 마케팅 효과나 효율을 얻을 수 있다. 결국 후발기업이 시장에 뒤늦게 진입할수록 높은 품질에 기반하여 제품 차별화에 성공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비용대비 효과가 높은 마케팅이 가능해져 후발기업의 이점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그런데 기술 역량에 기반한 제품 경쟁력을 최대한 활용하려면 기술적 역량에 상당하는 수준의 시장 관련 자산을 보유하고 있어야 한다(Teece, 1987). 시장 관련 자산은 마케팅 역량으로서 기업 및 제품의 명성, 생산능력, 공급망, 영업사원, 자금 등을 포함하는 포괄적인 개념이다(Roberts & McEvily, 2005). 마케팅 역량은 품질과 차별화 특성이 명확한 제품을 효과적으로 고객에게 공급하여 성과를 극대화할 수 있는 역할을 한다. 따라서 신규 제품을 출시할 때 영업사원과 공급망, 자금력 등을 갖춘 기업이라면 선발기업의 우위를 효과적으로 극복할 수 있게 된다(Berndt et al., 2003; Shankar et al., 1998). 특히 기술 역량을 보유한 후발기업의 제품은 선발기업 대비 높은 품질로 차별화될 가능성이 더 높고, 선발기업이 이미 시장개척을 한 상태라 시장을 신규로 개척해야 하는 부담이 줄게 되어 자사 제품의 이점에 집중하는 마케팅에 역량을 투입할 수 있을 것이다.

후발기업의 이점을 3가지로 요약해 볼 수 있다. 첫째, 후발기업은 선발기업이 시장의 불확실성을 해결하고 난 후에 진입함으로써 시장 개척의 위험을 회피하고(Wenerfelt & Karnani, 1987), 정보활용 비용을 줄일 수 있다. 둘째, 경쟁상황에서는 기존기술의 대체기술이 나타나는데 선발기업들은 이러한 움직임을 예측하고 대처하기 어렵다. 또한 고객욕구도 변화하기 때문에 후발기업이 이를 기회로 선발기업을 대체할 여지를 찾아낼 수 있다. 셋째, 선발기업은 제품 간의 자기잠식을 꺼려 기존 제품과 유사한 신제품을 개발하는데 소극적이 되는 등 관성현상이 발생하는데, 후발기업은 이러한 관성요인들에 비교적 자유롭고 선발기업의 관성현상을 활용하여 이익을 얻을 수 있다.

2.2. 후발기업의 전략 모델

Schnaars (1994)는 후발기업이 기존 선발기업을 추월하여 선도 기업이 된 28개 사례를 제품 범주로 나누어 분석한 뒤, 경쟁우위 확보 전략으로 모방 후 개량전략, 고품질 전략, 저가격 전략을 제시하였다. Lee (2005)는 후발주자가 선발주자를 따라가거나 넘어 서는 전략으로 재정위화(repositioning) 전략, 추격 전략, 혁신전략으로 분류하였다. 한편 Golder and Tellis(1993)는 후발기업의 전략요인에서 경영자의 의지를 주요하게 보았다. 경영주체에 의한 리더십이 기업 성과에 큰 영향을 미친다는 것은 기존 연구들을 통해 상당히 설명되었다(McDougall, Shane, & Oviatt, 1994).

2.2.1. 재정위화(Repositioning) 전략

산업조직론에서는 산업과 시장의 구조가 기업의 행동을 결정하게 된다는 결정론적인 관점이 강하다. 이에 따르면 선발기업이 가진 우위의 원천은 진입 장벽과 같은 산업 구조적인 요인을 기점으로 출발하므로 후발기업이 세울 전략 역시 산업구조 변화에 대한 고려가 필요하다. 즉, 후발기업은 고객이나 기술변화에 따라 달라지는 진입장벽의 상태, 정책 변화 등의 외부 환경변화를 잘 포착하고 이러한 변화에서 기회요인을 인지하여 활용해야 한다는 것이다. 후발기업은 해당 산업구조 내에서 일어나는 환경변화를 주목하여 자사의 전략적 포지션을 재정위화시킴으로써 선발기업을 따라 잡는 것이다.

2.2.2. 전략적 리더십

전략적 리더십은 조직생존 및 발전을 주도적으로 이끌기 위해 필요한 미래예측, 조직비전 제시, 유연성 관리, 전략적 사고 및 타인과의 협력에 필요한 개인능력이라고 정의된다(Ireland & Hitt, 1999). 전략적 리더십에 대한 연구는 최고경영자뿐 아니라 TMT(Top Management Team), 이사회 등을 연구대상으로 삼고 있으며(Hambrick, 1989), 경영자 역할의 중요성과 조직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이론적 근거를 제시해 주는 이론이다. 이러한 전략적 리더십 연구는 조직에 대한 총체적인 책임을 지니고 있는 이들의 특성, 업무처리, 업무처리 방식이 조직성과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가에 초점을 두어왔다(Finkelstein & Hambrick, 1996). 전략적 리더십에 따르면 조직 내 최상위층인 전략적 리더는 내부적으로는 전략적 의사결정, 미래를 위한 비전창출, 조직 구조개편, 구성원 통제 등의 활동을 담당하면서 외부적으로는 조직이 환경에 적응할 수 있도록 지속적인 변화관리를 수행해야 한다(Ireland & Hitt, 1999). 따라서 전략적 리더십은 리더의 특성과 수행방식 등 모든 사항들을 포함한다고 할 수 있다. 이와 같은 경영자 역할을 수행하는 리더의 특정상황에 대한 지각은 자신의 전략적 선택과 행동의 기본적 틀을 제공하여 궁극적으로 조직성과에 영향을 미치게 된다(Hambrick & Mason, 1984). 또한 리더십은 상위조직과 하위조직 간의 높은 수준의 신뢰와 조직효능을 형성하여 생산성과 이익은 증가시키고 조직 간 갈등은 저하시키는 요인이 된다(Yang & Ju, 2011). 한편 빠르게 변화하는 경영환경에서 조직생존과 지속성장을 위하여 필수불가결한 요소인 조직 구성원의 창의력과 자기효능감을 개발하기 위하여 리더십이 요구된다(Chae, Lee, Hwang, & Park, 2015).

2.2.3. 내부역량 활용

후발기업의 다양한 Catch-Up 전략 중에 자원기반관점(Resource-Based View)은 매우 중요한 요소이다. 자원기반관점 이론에서는 기업이 보유한 내부역량에 의하여 기업의 전략이나 경쟁력이 결정된다고 설명한다(Penrose, 1959; Wernerfelt, 1984; Prahalad & Hamel, 1990; Barney, 1991; Grant, 1991; Mahoney & Pandian, 1992; Peteraf, 1993). 자원기반관점에 근거하면 후발기업은 자사가 보유한 자원과 지식우위 등의 역량을 활용하여 선발기업에 대한 다양한 전략과 창조적 모방 등을 추진함으로써 경쟁우위를 획득할 수 있다. Lee and Lee (1999)는 한국과 일본의 반도체 기업들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지식 보유량이 많을수록 선발기업을 신속하게 추격할 수 있다고 하였다. 또한 후발기업의 추격전략에 대한 선행연구들은 지식 흡수능력과 보유 지식의 활용 측면의 결합능력이 필요하다는 조직 학습 개념에서 영향을 받았다(Cohen & Levinthal, 1990). 특히 결합능력은 기업이 보유한 지식을 잘 결합시키고 활용하여 기술과 시장 측면의 기회를 성과로 실현시킬 수 있다는 것을 뜻한다(Kogut & Zander, 1992; Spender & Grant, 1996).

2.2.4. 혁신전략

혁신전략은 후발기업의 우위가 혁신에서 비롯된다고 주장한다. Kim and Mauborgne (1997, 2005)은 고객에게 제공하는 기존 가치를 제거·감소·증가·창조하는 가치혁신을 통해 기존 시장의 법칙을 깨고 비고객을 끌어들여 새로운 시장을 창출할 수 있으며 이를 통해 후발기업이 선발기업의 위치에 올라설 수 있다고 주장했다. Geroski (1991)에 따르면 90%의 후발기업은 별다른 전략없이 단순히 기존제품의 모방을 통해 시장에 진입했고 단지 10%만이 혁신전략을 사용한 것으로 조사되었는데, 이 중 혁신전략을 이용한 기업들의 성공 가능성이 더 높았다고 하였다. Markides and Sosa (2013) 역시 유사한 주장을 하였는데, 후발기업이 선발기업 등 시장 내 기존 경쟁자들과의 경쟁 시에 비즈니스모델 혁신이 중요하다고 하였다. 후발기업이 선발기업을 Catch-Up하여 시장의 선도적 지위를 가지려고 한다면 선발기업이 우위요소에 대한 단순모방을 반드시 피해야 하고 후발기업이 보유한 고유 특허 등의 우위요소를 재조합하거나 역발상을 통해 재활용하는 등의 혁신적인 전략을 기반으로 도전해야 한다는 것이다. 또한 제품 관점에서도 혁신적인 디자인이 가미되면 시장 지향적이고 시장 수요에 맞춘 제품 개발에 강점을 가질 수 있게 된다고 하였다(Liao, 2014).

3. 연구의 방법

3.1. 연구 모형

후발기업의 전략모델에 대한 기존 선행이론을 종합하여 본 연구에서는 다음의 네 가지 요인을 기반으로 연구모형을 구조화하였다[Table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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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gure 1] The Strategic Model of the late mover

Source: Modified on Golder and Tellis (1993), Lee (2005)

모델에 따르면 후발기업은 시장 내에 효과적으로 진입하기 위하여 기존 산업구조의 변화를 포착한 전략적 위치의 재정위화와 더불어, 유무형의 자산과 내부지식을 최대한 활용하여 고객에게 제공되는 가치를 혁신하는 한편 기업의 비전창출과 지속적인 전략실행의 원동력이 되는 전략적 리더십이 중요하다고 하겠다. 종합적인 관점에서 후발기업이 선택할 수 있는 전략을 구조화한 것으로 후발기업이 취할 수 있는 전략요소를 이해하기 위한 분석툴로 활용할 수 있다.

3.2. 연구 방법

위 연구모형에 대한 검증방법으로 본 연구에서는 단일 사례 연구 방법을 이용하였다. 사례연구는 실생활에서 동시대에 일어나는 현상을 주로 다룰 때 선호할 수 있는 연구방법이다(Yin, 2008). 이러한 사례연구에서는 연구주제에 적합한 사례를 결정하는 것이 매우 중요한 요소가 된다(Eisenhardt, 1989). 특히 단일 사례연구의 경우 이미 잘 알려진 이론을 다시 검증하거나, 하나의 사례가 다른 대다수의 사례들을 대표하거나 종합적인 특징을 가진 경우와 특정 조건에 대한 종단적 연구에서 다중사례연구보다 유용하다(Yin, 2008).

한편 사례연구의 구성타당성을 확보하기 위하여 선행이론과 기업 자료, 인터뷰 등 다양한 자료를 분석하였다. 또한 내적타당성을 위해 후발기업의 진입시점뿐 아니라 가시적인 성과를 창출하기까지의 종단적 관점에서 자료를 분석하였다. 더불어 신뢰성을 확보하기 위하여 Eisenhardt (1989)의 사례연구로부터 전형적인 사례연구 절차를 확립하고 이를 기반으로 진행하였다. 먼저 후발기업들이 취할 수 있는 전략요인에 대한 이론을 연구하고, 이를 기준으로 연구 대상인 후발기업이 산업 내 진입하고자 의사결정했던 2007년부터 가시적인 성과를 낸 2014년까지의 언론기사를 한국언론진흥재단(www.kpf.or.kr)에서 검색하고 수집 가능한 기업내부의 관련 보고서 등을 취합하였다. 또한 수집된 다양한 전략사례를 분석하고 기업 관계자에 대한 인터뷰를 진행하였고 연구 모델의 명제(proposition)에 대해 검증하고 이를 구조화하였다.

3.3. 연구 대상

본 연구는 정수기 산업에 후발기업으로 진입한 LG전자를 대상으로 하였다. 정수기 산업을 대상으로 한 이유는 기술적 우위와 독특한 영업전략에 기반한 코웨이의 시장 지배력이 국내 어떤 산업보다 확고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후발기업의 Catch-up 전략과 성과를 보다 명확하게 검증할 수 있다.

현재 정수기 산업 내에는 쿠쿠전자, 교원, 바디프렌드 등 다수의 기업들이 포진하고 있으나, LG전자가 진입하던 당시의 산업 경쟁구조는 코웨이와 청호의 2강 구도로 고착화되어 있었다. LG전자는 시장을 재정위화하여 진입함으로써 특화된 정수기 시장이 열리게 되었다. 예컨대 쿠쿠전자가 1~2인 가구를 목표 고객으로 저가의 소형 정수기를 개발하여 진입하였고, 청호나이스는 커피와 얼음 기능이 포함된 신제품을 출시하였다. 이러한 영향은 코웨이의 시장 점유율 57.1%(2009년)가 43%(2015년)로 낮아지고, 다른 후발기업들의 진입으로 전체적인 시장 규모는 커지게 된 계기가 되었다. 단편적인 전략이 아니라 모든 역량을 동원한 종합적인 전략을 취한 LG전자의 사례는 후발기업의 전략적 선택과 관련된 기존 이론을 종합적으로 모형화하고 검증하기 위한 적절한 사례로 활용될 수 있고 수많은 후발기업들이 전략을 선택할 때 많은 시사점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4. 사례 분석

4.1. 정수기산업 현황

4.1.1. 국내 정수기시장 현황

국내 정수기시장은 매년 지속적으로 성장하는 추이를 보이고 있다. 2006년 매출액 4,357억 원 대비 2015년 2조 4,000억 원대로 추정하고 있다[Table 1]. 국내 정수기시장은 1조 3,000억 원의 에어컨 시장과 8,000억 원의 김치냉장고 시장을 합한 규모보다 크며, 가구 보급률은 60% 수준에 달하고 있다.

[Table 1] Water Purifier Industry Size Growt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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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수기 제품은 판매이후에도 필터 교체 등의 꾸준한 유지관리가 필요하다. 따라서 고객은 일정 비용을 내며 관리 서비스를 받게 되어 업체 입장에서 지속적인 수익모델이 된다. 국내 소비자는 정수기 구매 시 ‘회사 이미지 및 명성’ 또는 ‘정수 기능’을 주로 고려하기에 정수기 보급률이 60%를 넘었고 동양매직, 쿠쿠전자, 교원, 바디프랜드 등의 신규 진입업체들이 유입되어 경쟁이 격화되지만 코웨이는 2015년 기준 추정 점유율 43%로 여전히 우월한 지위를 보인다.

하지만 정수기시장의 경쟁 환경은 조금씩 변해왔다. 2009년 기준 57.1%였던 코웨이의 점유율에 비교하면 2014년 45%는 무려 12%가 내려앉았고, 청호나이스 역시 2009년 15.9% 대비 2014년 11%로 축소되었다[Table 2].

[Table 2] Water Purifier Market Sha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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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수기시장의 경쟁강도가 지속적으로 높아지는 이유는 부가가치가 높기 때문이다. 일반적인 백색가전의 교체주기가 7~10년인데 반해 정수기의 교체주기는 3∼5년으로 상대적으로 짧고, 판매 후엔 지속적으로 관리 비용이 발생해 꾸준한 수익을 거둬들일 수 있다. 즉, 유지관리를 통해 고객과의 접촉빈도가 잦아 연수기, 음식물처리기, 공기청정기, 비데 및 화장품 등 다른 제품의 추가 판매기회가 있는 독특한 유통형태이며, 급격한 성장보다 기존 교체수요의 확보를 통해 지속적인 수익이 보장되는 구조이다.

4.1.2. 선발기업 코웨이

코웨이가 정수기 사업에 뛰어든 것은 1989년으로 당시는 정수기 시장이 형성되지 않았던 상황이었다. 코웨이는 경쟁사들과 마찬가지로 100만원 대의 고가 제품을 보급하기 시작하였고, 설립 8년 만인 외환위기로 소비가 위축되자 큰 위기에 직면하게 되었다. 정수기 산업 전체가 위기에 처한 상황에서 코웨이가 독보적으로 위기를 헤쳐 나온 것은 렌탈(rental) 마케팅 때문이었다. 렌탈제품 생산을 위한 초기투자비용이 막대하지만 일정한 사용료를 지속적으로 받겠다는 발상이 위기를 기회로 만들었다. 렌탈 마케팅이 시작된 1998년 코웨이는 30억 원의 영업이익을 내며 1년 만에 흑자를 기록하였고, 이후 매년 80%의 고성장을 이루며 5년 만에 고객 200만 명을 돌파하였다. 이와 같은 성공은 정수기를 소유가 아닌 빌려쓰는 제품으로 바꾸고 가격 부담을 획기적으로 낮춰 건강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을 충족하는 혁신적 전환에 따른 것이다.

코웨이가 렌탈 마케팅을 시작하면서 포커스를 맞춘 또 다른 전략은 방문판매라는 직접유통 시스템이었다. 코웨이는 1998년 코디의 방문판매라는 개념을 처음 도입했다. 여성의 사회활동이 증가되고 주부의 구매 결정권이 늘고 있는 시대변화에 주목하여 주부들로 구성된 전문 제품관리인 ‘코디(CODY, Coway-lady)’시스템을 도입한 것이다. 코웨이 정수기의 방문판매 사업 첫해인 1998년 매출액은 306억 원을 기록했다. 1999년에는 554억 원의 매출을 올렸다. 코디 수도 80명에서 900명으로 급증하였다. 현재 전국에 약 15,000여 명의 코디들이 활동하며, 이들의 관리고객은 572만 명에 이른다.

코디의 직접 방문을 통해 구축된 고객 신뢰와 고객관리 망은 코웨이의 주요한 성장 비결이자 가장 큰 자산이라 할 수 있다. 이러한 고객관리 망을 기반으로 코웨이는 2015년 기준 약 572만의 렌탈 및 멤버쉽 회원을 확보하고 있다. 또한 정수기뿐만 아니라 비데, 공기청정기, 연수기 등의 환경가전제품을 교차판매(cross-selling)하고 있으며, 최근 음식물처리기, 매트리스 등의 신규 제품을 확대하여 렌탈을 추진하고 있다. 이로 인해 정수기 제품의 국내 점유율은 2015년 기준 약 43%, 비데는 29%, 공기청정기는 34%에 달하고 있다.

4.1.3. 후발기업 LG전자

LG전자가 정수기시장진입을 결정한 시기는 2007년이었다. 당시는 대형가전의 보급 포화로 전년 대비 성장률이 3.1%에 그치는 정체상황에서 대부분의 가전 기업들이 성장활로를 찾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었고, LG전자도 마찬가지였다.

[Table 3] Electronics Industry Size Growt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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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는 신성장 동력 필요성을 절감하고 시장분석을 통해 ‘Health’라는 키워드에 집중하게 되었다. 일정 수준의 국민소득이 있고 고령사회에 진입하는 경우 자산을 보유한 실버 세대들이 건강에 대한 의식수준과 수요가 강해져 건강관리산업이 활성화되는 특성이 존재하는데, 실제 일본의 경우가 그러했다. 인구문화환경의 변화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기 위하여 LG전자는 Health의 키워드에 연계한 헬스케어(Healthcare) 사업 구체화에 착수하였고, ‘물(Water), 공기(Air), 몸(Body)’이라는 3가지 하위 키워드를 도출하여 이를 기반으로 하는 로드맵을 기획하였다. 사업 로드맵 상에서 선별된 다양한 제품 중 가장 우선순위가 높은 품목이 바로 정수기 제품이었다. 정수기는 건강에 필수불가결한 물을 기반으로 가치가 추가된 제품이므로 헬스케어사업의 핵심이 된다. LG전자는 정수기 시장 진입준비에 착수하였고, 2년 만인 2009년에 현실화하였다.

정수기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당시 국내 음용수 시장은 1조 4천억 원대의 정수기 시장, 4천억 원대의 먹는물 시장, 2천5백 억 원대의 이온수기 시장으로 구성되어 있었고, 지속적으로 성장하는 추이를 보였다. 하지만 소비자들이 코웨이라는 브랜드를 정수기로 동일시 할 만큼 선발기업의 시장 지배력이 매우 강했다. 2009년 57.1%의 시장점유율을 가진 코웨이의 주도로 정수기 시장법칙이 결정되고 시장이 움직이는 상황이었다. 특히 코웨이가 정립해 놓은 방문판매 유통방식은 타기업에서도 모방해야 할 법칙으로 여겨졌다.

4.2. LG전자 전략

4.2.1. 약점 극복을 위한 재정위화

정수기산업 구조는 연구개발, 제조, 판매, 유지관리의 흐름으로 정의되는데 선발기업이 강력한 경쟁우위를 확보하면서 구축해왔다. 이러한 산업구조에서 LG전자는 연구개발과 제조를 제외한 판매 단계에서 선발기업이 고착해 놓은 방판방식과 대비, 자사 역량이 특히 미흡한 것으로 평가하였다. 이러한 약점을 극복하지 않고서는 시장안착이 어렵기에 LG전자는 재정위화(Repositioning) 전략을 취하였다.

우선 LG전자는 소비자 조사를 통하여 시장세분화 작업을 추진하였다. 그때까지 정수기시장은 제품특성에 따른 세분화가 아닌 렌탈가격만 구분하였다. 그러나 후발기업으로서 LG전자는 시장을 세분화하여 목표고객을 특정화하는 작업을 통해 선발기업이 고착화한 시장법칙에서 벗어난 고객군을 찾아내고자 하였다. 결과적으로 총7개의 고객군을 정의하고 오프라인 구입비중, 일시불 구입비중, 방문 서비스 비선호, 코웨이 보유비중의 4가지 요인분석을 통해 ‘스마트 워킹맘’, ‘깐깐한 완벽주의자’, ‘심플스타일리스트’의 3개 목표고객군을 우선 선정하였다[Figure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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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gure 2] Water Purifier Market Segmentation by LGE

Source: Created by author

목표고객을 선정한 다음, 약점이던 판매방법에 대하여 기존 시장법칙과 차별화되면서도 목표고객에 정합되는 방식을 시도하였다. 당시 정수기 유통의 87%가 방문판매이어서 방판조직을 갖추는데 필요한 자원은 LG전자 입장에서도 고려하기 어려웠기에 보다 효율적인 방안을 모색하였다. 방판마케팅은 실적 증대에는 효과적이나 고객들은 제품을 직접 보거나 선체험없이 구전이나 제품 자료만으로 구매하고 있었다. LG전자가 핵심공략 타겟으로 설정한 ‘스마트 워킹맘’은 브랜드 및 디자인에 대한 관여도가 높고 구전에 의해 설득되기보다 스스로 취득한 정보에 의해 판단하는 등의 성향을 보였기에 LG전자는 전국에 500여의 자사유통인 베스트샵 매장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기로 하였다. 즉 구전이나 소개방식이 아닌 매장에서 제품을 직접 체험하도록 하는 것이 목표 고객의 성향에 정합적이고 욕구를 충족시켜줄 거라 판단한 것이다.

다만 LG전자의 자사유통은 정수기 판매경험이 없기에 1년 6개월 정도의 테스트 마케팅을 통해 구매와 관련된 고객의 생각이나 행동을 직접 경험하였다. 이를 통해 매장판매 방식의 가능성을 확인하였다. 선발기업들은 제품 기술과 디자인 측면의 마케팅 소구점이 많지 않았던 구조에 비해 제품 기술력에서는 명확한 차별포인트를 자신한 LG전자로서는 고객에게 제품설명을 할 수 있는 소구점을 오히려 선발기업보다 많이 가진 것이 유효했다. 이로 인해 LG전자는 ‘스마트워킹맘’으로 대변되는 시장위치를 자리잡았다[Figure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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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gure 3] Water purifier market segmentation

Source: Created by author

4.2.2. 전략적 리더십

후발기업이 선발기업을 추월하거나 가시적인 성과를 창출하는 것은 단기간에 이루어지기가 쉬운 일이 아니다. 따라서 기업이 새로운 도전을 결정하고 이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리더의 지원과 의지가 수반되지 않으면 지속적인 추진 동력을 확보하기 어렵다. LG전자의 경우 특히 시장 결정단계부터 내부에 이견이 존재하였다. 경영환경변화에 대한 대응전략으로서 헬스케어사업은 무리없이 설되었으나, 막상 실행 단계에서 조직내부의 공감대 형성은 쉽지 않았다. 사업의 타당성에 대한 비판이 조직내부에서도 들려오기 시작했다. 선발기업의 강력한 경쟁우위가 작동하고 있는 정수기 시장에 진입하기 위해서는 조직 역량의 집중과 지원이 필요했음에도 조직 분위기는 그렇지 않았기 때문에 사업 추진을 위해서는 리더의 의지와 역할이 중요하게 작용할 수밖에 없었다.

실제로 사업타당성 분석을 담당했던 외부 컨설턴트마저 시장진입을 포기하자는 결론을 내놓았지만 당시 사업을 추진했던 이영하 사장과 사업대표는 경쟁상황에 대한 두려움이나 염려보다 조직의 지속생존을 위해 포기할 수 없다는 주장을 강력하게 밀어 붙였다. 특히 물은 헬스케어사업의 3가지 키워드 중 가장 중요하였고, 물부족을 넘어 물기근시대가 금방 도래할 것이기에 가장 중요한 사업 영역으로 인지하고 있었고, 그렇기에 오히려 신속하게 정수기 사업을 시작해야 한다는 확고한 의지를 가지고 있었다. 99% 실패한다는 외부 컨설턴트의 결론을 이영하 사장은 다음과 같이 일축하였다.

“무슨 소리에요. 1%의 가능성만 있어도 추진하는 겁니다. 지금이 아니면 헬스케어 사업은 영원히 할 수 없을지도 몰라요. 더군다나 물 시장은 우리가 반드시 진입해야 하는 사업입니다. 정수기시장, 들어가도록 합시다.”

두 가지 측면에서 조직 내부에 대한 리더의 설득이 지속적으로 이루어졌고 결국 공감을 이끌어낼 수 있었다. 이는 첫째, LG전자의 미래 중요한 성장동력이 될 헬스케어 사업에 진입해야 할 적기를 놓칠 수 없다는 것과 둘째, 대형가전 사업에서 한계로 지적되어 온 고객 관계 관리가 가능하다는 것이었다. 특히 고객 관계관리는 LG전자 입장에서는 항상 구조적인 약점이었다. 경쟁이 치열해질수록 충성고객을 확보하는 전략이 중요한데 대형가전의 경우 소위 “코드를 꽂으면 고객을 더 만날 수 없다.”는 특성이 있어 고객 관계관리가 어렵고 고객데이터의 축적이 거의 불가능한 약점이 있었다. 하지만 정수기 제품은 유지관리가 필요하기에 고객관계 접점이 유지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는 최고 의사결정권자를 설득하게 된 중요한 요인이 되었다.

이와 같이 발생할 수 있는 모든 이점을 열거하면서 이영하 사장과 사업대표는 헬스케어 사업의 단초가 되어줄 정수기시장 진입에 대한 의사결정을 이끌어 내었고, 이후 정수기시장에서의 안착 뿐 아니라 2012년 출시한 정수기냉장고의 성과 등으로 정수기 사업에 대한 조직 내부의 여론이 완전히 뒤바뀌게 되었다. 결론적으로 LG전자가 정수기시장에 진입하여 주요한 플레이어가 된 것은 시장에 대한 확신을 가지고 강력하게 추진한 리더의 역할이 주요했다고 하겠다.

4.2.3. 내부역량 활용전략

자원기반관점 이론에 따르면 기업전략이나 경쟁력은 기업이 보유한 내부역량에 의하여 결정되는데, 후발기업이 가진 자원과 지식 우위를 활용하면 경쟁우위를 획득할 수 있다. 강력한 선발기업과 LG전자 조직내부의 부정적인 여론에도 불구하고 리더가 사업을 강력하게 추진할 수 있었던 자신감에는 이유가 있었다. 제품의 기술적 경쟁력에 있어서 비교적 쉽게 LG전자가 보유하고 있던 기존 역량을 활용할 수 있다는 것이었다. 정수기의 기술적 측면에서 LG전자는 정수기 기술과 관련된 핵심역량을 이미 보유하고 있었다.

일반적으로 정수기 제품 기술의 주요한 요소들은 컴프레샤(compressor) 기술, 냉동사이클 기술, 알고리즘(algorithm) 기술이다. 컴프레샤는 물의 온도를 내리는 냉각기 역할을 하는 정수기의 핵심 부품을 의미하는데, 정수기 제품의 가장 핵심 기술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컴프레샤의 경우 선발기업인 코웨이와 청호조차 LG전자가 생산한 컴프레샤를 상당 부분 공급받고 있었다. 냉동사이클은 얼음이 얼리도록 하는 사이클을 의미한다. 알고리즘은 출수 시점이나 필터 교환시기 등을 알려 주는 소프트웨어 기술로서 선발기업에 비해서도 LG전자가 뒤지지 않았다. 이 같은 핵심기술은 대형가전인 냉장고와 에어컨 등에도 동일하게 적용되는 가전제품의 핵심기술이었다.

따라서 대형가전 제조사로서 노하우를 상당히 축적해 온 LG전자로서는 기존의 기술력을 그대로 활용할 수 있다는 점이 정수기시장에서의 주요한 강점 요인으로 작용했다. 기술력에서 선발기업에 뒤지지 않는다는 강점으로 인식하고 목표고객에 맞춰 차별화 포인트를 소구하는 전략을 취한 LG전자의 사례를 통해 내부역량 활용전략을 확인할 수 있다.

4.2.4. 혁신전략

후발기업이 기존 제품과 대비되는 새로운 가치를 제시하는 혁신전략을 취하는 것은 효과적인 추격 전략이다. 이는 기존 제품에 익숙한 고객에게 후발기업이 급진적인 기술 등에 기반한 가치 혁신을 제공하여 선발기업의 이점을 극복할 수 있다는 것이다. 후발기업이 기술력에 있어 강점을 보유하고 있다고 해도 이러한 강점에 고객 입장에서의 가치가 부가되지 않는다면 강력한 차별화 요인으로 작용하기 어렵게 된다.

독보적인 선발기업이 자리잡고 있는 과점 형태의 정수기 시장에 LG전자가 후발 주자로서 진입하여 안착하게 된 배경에도 혁신적인 차별화 요인이 존재하며 이는 다음의 세 가지로 제시할 수 있다.

4.2.4.1. 스테인리스 저수조를 통한 혁신

LG전자는 플라스틱 수조를 스테인리스 수조로 바꾼 정수기를 출시함으로써 현격하게 차별된 친환경성을 강조했다. 스테인리스 저수조는 물때가 끼지 않고 세균번식을 최소화하여 청결상태를 유지시켜주는 것이 특징이었다. 스테인리스 저수조는 시장에 상당한 반향을 불러 일으켰고, 고객들은 물때가 끼어 오염될 수도 있는 물을 마시고 있었다는 것에 상당히 놀라게 되었다. 고객들로 하여금 위생을 중요하게 생각하도록 하는 계기가 되었고, LG전자의 정수기를 강하게 각인시키는 효과를 거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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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gure 4] Comparison of Plastic Tank and Stainless Tank

Source: Pukyong National University (2012)

4.2.4.2. 살균 서비스

한편 LG전자는 제품 기술력과 유지관리 서비스를 연계시켰다. 살균 서비스는 LG전자가 고객을 사로잡기 위해 혁신적으로 내놓은 전략이었다. LG전자는 제품 내부의 호스와 저수통까지 살균하여 세균과 박테리아를 없애는 ‘인사이드 케어’ 시스템을 적용했다. 기존업체가 주로 사용했던 수동적인 살균/세척방식과 달리, 위생을 관리해 주는 최초의 관리 시스템이었다. 정수기 필터에 살균모드를 작동시키면 2차 오염의 위험없이 물탱크, 탭, 호스까지 살균과 위생 관리가 가능하다는 차별점이 있었다[Table 5]. 이는 기존 제품 대비 월등히 위생적인 관리 방식이었다. LG전자는 업계 최초로 살균성능 안정성 인정인 한국화학융합시험연구소(KTR)의 ‘S마크’를 받았는데, 인증 자체가 제품 신뢰의 소구점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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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gure 5] Inside Care System

Source: LG Electronics (2009)

4.2.4.3. 디자인 혁신

LG전자는 디자인에서도 혁신적인 접근을 시도하였다. 바로 멘디니와의 콜라보레이션을 통해 최고급 디자인을 적용하였던 것이다. 당시 선발기업들이 제품디자인에 신경을 쓰지 않았지만 LG전자는 최고급 디자인을 지향하였다. LG전자는 프리미엄 냉장고 디오스에 적용한 아트 디자인을 적용하여 주방 인테리어의 품격을 높였다[Figure 6]. 이로 인해 LG전자는 정수기가 기능제품이 아닌 주방 내 품격을 더해주는 인테리어로 평가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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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gure 6] Comparison of Water Purifier design

Source: LG Electronics (2009)

이와 같이 LG전자가 고객에게 새로운 가치를 제공하고자 취했던 전략은 선발기업들의 기존 정수기 대비 혁신적인 제품으로 인식되었다. 결국 LG전자는 선발기업과는 근본적으로 새롭고 우월한 가치를 고객에게 제공함으로써 새로운 프리미엄 시장을 창출하였다.

4.3. LG전자 주요 성과

LG전자가 정수기시장에 진입한 2009년 이후 고가에도 불구하고, 평균 6,000여대/월의 판매량을 기록하는 등 호조를 보였다. 하지만 이듬해는 5% 수준의 시장점유율이 더 이상 늘어나지 않았고, 판매량도 오히려 4,000여대 수준으로 떨어졌다. 현 LG전자의 점유율은 약 10%로 추정되는데 이는 정수기냉장고 판매수량을 합한 결과로 2014년 7,000~8,000대/월 수준이다[Table 6]. LG라는 브랜드의 후광 효과는 크지 않았다.

[Table 6] Sales Trend of LG Electronics Water Purifi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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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nit : 100 million Korean won, thousand unit

“내심 정수기시장에 진출하면서 LG라는 회사 브랜드에 대한 시장 반응을 기대하긴 했습니다. 하지만 LG전자의 후광효과는 생각보다 크지 않았습니다. 대기업 제품이라는 후광효과는 완벽하게 버리고 오직 제품에 집중하는 정공법이 정답이라는 판단을 하게 된 겁니다.”

- LG전자 헬스케어 사업대표 임원

이런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LG전자로서는 조급하게 성과를 내기 보다는 시장경험을 축적하고 보다 우수한 제품개발을 중요시하였다. 이는 정수기제품에만 초점을 맞추지 않고 헬스케업 사업을 추진하는 과정으로 인식하였기 때문이었다. 즉, LG전자는 기획 초기에 설정했던 헬스케어 사업의 로드맵을 차근히 실현해 나가고자 하였다.

LG전자의 규모와 자금력으로는 중저가 제품을 만들어 시장점유율을 단기간 내에 확대하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 아니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LG전자가 정수기시장 점유율에만 집중하지 않은 것은 정수기냉장고 같은 제품융합과 글로벌 시장공략 등 또 다른 기회의 창출로 인지하는 시각을 가졌기 때문이다. 따라서 LG전자가 후발 주자로서 정수기시장에 안착한 결과와 성과는 단순 재무실적만으로 측정할 수 없으며 목표대비 성과 측면에서 검토할 필요가 있다.

LG전자는 다음 3가지 전략적 성과를 거두었다고 하겠다. 첫째, 기존 제품과의 융합이다. 정수기와 냉장고를 결합한 ‘정수기냉장고’라는 제품을 통해 새로운 시장에서의 선발기업으로서의 길을 확보하였다. 냉장고와 정수기가 결합된 정수기냉장고는 정수기 기업들이 모방할 수 없는 제품인데 LG전자가 보유한 핵심역량을 기반으로 한 전략이다. 세계 최초로 만들어진 제품이라는 의미도 있으며 세계 시장 진출에 매우 적합한 특성을 가지고 있다 하겠다. 또한 LG전자는 홈오토케어 개념을 타 사업에 지속적으로 확대추진하고 있다. 정수기시장에서의 고군분투가 LG전자의 입장에서는 단순히 영업이익뿐만 아니라 추가적인 가치를 창출하는 동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둘째, 고객관계 형성을 위한 접점 확보이다. 현재까지 LG전자는 약 50만 고객을 확보하고 있는데 코웨이의 572만 명에 비하면 약 10%에 불과하지만 고객과의 관계에서 파생될 수 있는 부가적인 가치를 생각한다면 이는 중요한 성과라고 할 수 있다. 대형 백색가전사업의 한계로 지적되던 고객관계 약점이 정수기시장 진입을 통해 극복되고 있는 것이다. LG전자는 수동적인 고객관계 관리의 한계를 정수기 판매를 통해, 다양한 측면에서 활용할 수 있는 빅데이터를 수집하는 채널을 확보한 효과가 있다하겠다. 정수기 관리를 위한 방문활동은 고객과 오프라인 상으로 접점을 계속한다는 의미이며 고객의 관련정보가 계속 업데이트될 수 있기 때문이다. 고객방문 시 다른 가전 제품 교체시기뿐만 아니라 다양한 정보를 획득하여 고객수요에 맞춰 적절한 대안을 제시하는 등의 고객과의 지속적인 커뮤니케이션이 가능해졌다. 다양한 가전제품 포트폴리오를 가진 LG전자에게는 자사유통인 베스트샵으로 고객을 방문케 하여 제품과 브랜드 확산에 지대한 효과를 제공할 수 있다는 것이다.

셋째, 글로벌시장 공략을 위한 교두보 마련이다. LG전자는 국내 정수기시장에는 후발주자이지만 정수기뿐만 아니라 헬스케어 사업 전반을 보다 의미 있는 사업으로 만들겠다는 목표를 가져 왔다. LG전자는 전체 매출과 수익의 약 85%를 해외시장에서 얻는 다국적 기업이므로 국내시장 도전경험을 활용하여 해외시장에서 오히려 더 큰 성과를 기대할 수 있다. 국내시장에서는 정수기사업의 본질을 학습하고 핵심역량을 빠르게 습득하면서 동시에 잠재력이 큰 해외시장을 공략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판단한 것이다. 이러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LG전자는 인도, 중국, 베트남 등의 해외시장을 대상으로 국제화 경험과 시장 매력도, 유지관리 서비스의 가능성 등을 분석하였고, 인도 시장을 최적의 시장으로 결정하였다(Choi & Park, 2015). 이는 국내 정수기시장에 진출하여 가시적 성과를 거두면서 LG전자만의 차별화된 프리미엄 제품을 만들어서 물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관련 기술을 좀 더 확보해서 결국 글로벌시장으로 진출한다는 목표를 구체화한 것이라 할 수 있다.

5. 결론 및 시사점

본 연구는 후발기업의 전략에 대한 여러 이론들 중 특히 재정위화, 경영자 의지, 조직역량, 혁신전략을 중심으로 제시된 모델의 고찰을 위해 후발기업이 선발기업의 강력한 시장 우위를 어떻게 극복하고, 목표한 전략적 성과를 거두기 위하여 후발기업의 우위를 어떻게 이용하였는지에 대하여 국내 어떤 산업보다 선발기업의 강력한 시장 지배력이 구축되어 있는 정수기시장에 도전한 LG전자의 사례 분석을 통하여 검증하였다. 본 연구의 결과를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국내 정수기시장에서 코웨이는 기술적 우위 및 독특한 방판 조직에 기반한 구매자의 높은 전환 비용을 구축해 가며, LG전자가 도전을 시작한 2009년 시장의 강자로 군림하고 있었다. 이런 경쟁 환경은 LG전자가 진입한 2009년 시점부터 변화하기 시작하여 2015년 기준 코웨이의 점유율은 43%까지 낮아지게 되었다. 여기에는 LG전자가 후발기업으로 실행했던 추격 전략이 적지 않게 영향을 미쳤다고 할 수 있다. LG전자는 둔화되어 가는 가전 시장에서 성장의 활로를 찾기 위한 전략적 판단에 따라 신성장 동력 발굴을 꾀하였고, 그 결과 헬스케어 사업의 로드맵을 결정하고 그러한 맥락에서 첫 번째 시도한 제품이 바로 정수기였다. LG전자가 시장 진입과 정수기시장 내 주요 플레이어로 안착할 수 있었던 요인은 크게 재정위화 전략, 경영자의 전략적 리더십, 조직 내부역량의 활용, 혁신전략 4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본 연구 모형에 따르면 4가지 명제가 도출될 수 있다. 첫째, 후발기업이 새로운 산업에 진입 시에 해당 산업의 환경 변화에 기반하여 전략적 포지션을 재정위화하는 것은 효과적인 전략이다. 둘째, 후발기업의 리더가 가진 전략적 선택과 행동 등의 전략적 리더십은 후발기업의 성과를 창출하는 주요 동기가 된다. 셋째, 후발기업이 해당 산업과 관련된 자원과 지식 우위 등의 역량을 활용하는 것은 선발기업의 우위를 극복할 수 있는 효과적인 전략이다. 넷째, 후발기업이 기존 제품 대비 새로운 가치를 제시하는 혁신전략을 취하는 것은 효과적인 추격 전략이다. 이를 LG전자 사례를 통해 검증한 결과는 다음과 같다.

LG전자는 정수기시장의 가치 사슬을 연구개발, 제조, 판매, 유지관리로 정의하였고, 특히 시장의 법칙으로까지 고착화된 선발기업의 방판방식에 대비하여 판매 부분을 가장 취약한 약점으로 판단하였다. 기존 시장법칙을 극복하기 위해 선발기업이 하나의 시장으로 인식한 시장을 세분화하여 3개의 목표 고객을 선정하고 마케팅 전략을 추진하였다. 그리고 LG전자가 보유한 판매망인 베스트샵을 활용한 고객의 체험기회를 제공하고 제품설명의 기회를 확보하여 목표고객에게 LG정수기를 확실하게 인식하도록 하였다. 이로써 프리미엄이라는 새로운 특화 시장을 창출하여 강력한 선발기업들의 틈새를 비집고 시장에 안착할 수 있었다. 이는 후발기업인 LG전자가 강력한 시장 지배력을 행사하는 선발기업들의 틈새를 효과적으로 공략하여 성공적으로 안착하게 된 주요한 요인이 되어 첫 번째 명제를 검증할 수 있다.

다음으로 LG전자의 경우 새로운 제품과 시장에 대한 도전을 지속하게 한 경영자의 의지가 유효하였다. 당시 사업 대표와의 인터뷰 표현을 빌린다면 경영자의 의지는 헬스케어라는 더 큰 시장의 진입을 위해 물 사업을 반드시 해야 한다는 일념으로 대변될 수 있다고 하겠다. 이러한 명확한 비전을 제시하는 리더십은 결국 조직내부의 우려를 불식시키고 정수기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하고 정수기냉장고와 같은 제품 융합 등의 성과를 이끌어낸 주요한 동기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LG전자가 정수기시장에 진입하여 안착하게 된 것에는 새로운 제품과 시장에 대한 도전을 확신을 가지고 강력하게 추진한 리더의 역할이 주요했다고 할 수 있으며, 이를 통해 두 번째 명제를 확인할 수 있다.

LG전자는 후발기업이었음에도 불구하고 가전 시장에서의 충분한 경험과 노하우를 통해 정수기 제품의 핵심 기술인 컴프레샤 기술, 냉동사이클 기술, 알고리즘기술에 대한 우수한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었고, 이는 LG전자가 자신감을 가질 수 있었던 큰 자산이었다. 대형가전 제조사로서 노하우와 경험을 상당히 축적해 온 LG전자로서는 기존의 우수한 기술력인 내부 지식을 그대로 활용할 수 있다는 점이 주요한 강점 요인으로 작용했다고 볼 수 있다. 이와 같이 제품 본연의 기술력에 대해 선발기업 대비 강점으로 인식하고 목표 고객의 성향에 맞춰 기존 제품과의 차별화 포인트로 소구하는 전략을 취하였던 LG전자의 사례를 통해 세 번째 명제를 검증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LG전자는 선발기업의 정수기 제품과 대비하여 세 가지 혁신적인 차별화 요인을 통해 프리미엄 시장을 창출해 낼 수 있었다. 이는 기존 제품의 통념을 깬 스테인리스 저수조와 위생관리를 극대화한 살균 서비스, 고급스러운 디자인으로서 새롭고 우월한 가치를 정수기 제품에 부가한 것이다. LG전자는 선발기업과 다른 근본적으로 새롭고 우월한 가치를 고객에게 제공함으로써 새로운 프리미엄 시장을 창출한 것이라고 하겠다. 이를 통해 네 번째 명제를 확인할 수 있다.

사례연구를 통해 위의 네 가지 명제를 확인한 본 연구는 다음과 같은 시사점을 제시하였다. 첫째, 본 사례 연구를 통하여 재정위화 전략과 경영자 의지, 기업의 자원기반 관점의 내부역량, 혁신전략은 후발기업의 추격 전략을 설명하는 중요한 요소로 작용하고 있음이 확인되었다. 둘째, 실제 경영 현장에서 후발기업은 단일 전략만을 추구하지 않고 복수의 전략을 동시에 추진하게 되는데 본 연구에서는 재정위화, 내부역량, 혁신 모델을 모두 다룬 사례를 통하여 후발기업이 시장 진입을 결정할 때 전략 결정을 위하여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할 요소에 대한 실무적 시사점을 제공할 수 있을 것이다. 다만 후발기업은 시장에 성공적으로 진입하고 안착하는 단계에서의 단기간의 성과에 만족하기보다 진입 이후 선발기업이 당연히 취하게 되는 방어 전략에 대한 지속적인 대응 역시 반드시 고려해야 할 요소라는 것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실제 후발기업이 추격 전략을 통해 선발기업을 추월하는 경우가 쉽지 않은 만큼 후발기업은 재정위화 전략과 경영자 의지, 내부역량, 혁신전략을 복합적으로 추진하되 장기적인 경쟁력을 확보해 나가기 위해서는 선발기업이 취할 수 있는 방어 전략을 예측하고 대응해야 할 것이다.

본 연구는 후발기업의 시장진입 전략과 성과 결정요인에 관한 사례 연구를 통해 신제품과 신시장에 진출하고자 하는 기업에 사례와 종합적인 전략 툴로써 제공될 수 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그러나 본 연구는 다음의 몇 가지 한계점을 내포하고 있다. 첫째, 후발기업의 전략에 따른 성과 결정 요인을 복합적으로 다루다보니 각각의 요인별로 보다 세부적인 전략 유형에 대한 연구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둘째, 본 연구는 선발기업에 못지않게 보유한 자원이 많은 기업이 후발기업인 경우에 해당하여 일반적으로 창업 단계의 기업이나 중소기업에 해당하는 후발기업들의 상황에 연구결과가 바로 반영되기보다 점진적으로 적용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또한 사례 연구의 근본적인 문제점으로 자주 거론되는 한계점인 낮은 과학적 일반화 가능성을 가지고 있다. 본 연구에서 제시하지 못한 한계점들을 보완하는 한편, 향후에는 추가적인 다양한 사례뿐만 아니라 이를 토대로 한 계량적인 분석이 필요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