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 론
알코올은 탄화수소의 수소원자가 하이드록시기(-OH)로 치환된 화합물의 총칭으로 분자량에 따라 상온에서 액체 또는 고체로 존재하며, 하이드록시기의 치환수에 따라 1가 알코올(에탄올), 2가 알코올(에틸렌 글리콜), 3가 알코올(글리세린) 등으로 구분 가능하다. 알코올류 중 메탄올, 에탄올, 부탄올 등의 저분자 알코올은 인체에 독성을 나타내어 저독성(slightly toxic: 경구치사량 5~15 g/kg) 이상으로 규정되어 있다. 한편 술은 알코올 성분이 들어있어 마시면 사람이 취하게 되는 음료의 총칭으로, 우리나라 주세법에서는 알코올 함량1도 이상의 음료를 말한다[25]. 따라서 술에서 알코올은 구체적으로 에탄올을 의미하고 있다. 술은 인류가 만든 최초의 발효음료로, 발효 중 상당량의 이산화탄소가 발생하여, 마치 물(수)속의 끓는 불처럼 보여 수불로 불렸으며, 이후 수울, 수을에서 다시 술로 변화하였다고 알려져 있다[25]. 따라서 술은 물속의 불이라는 신성함과 정신이 아찔해지는 혼돈성을 동시에 가지고 있어, 단순한 음료 이상의 의미를 가지고 있으며 신과 인간과의 소통 및 인간과 인간의 소통에 이용되고 있어 인류가 존재하는 한 알코올 산업은 지속될 것이다.
현재 국내 알코올 산업은 주류용, 산업용 및 기타 주정 소비분야로 구별할 수 있으며, 연간 8.6조원의 시장을 형성하고 있다. 최근에는 외국 주정수입 및 시장 자율화, 외국 와인 및 맥주류의 수입 증대, 전통주의 소비감소 등으로 인해 전 분야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으나 지속적인 발효균주 육종, 액화 당화효소 개발, 원료 전분의 효율적 이용, 증류 공정 개선, 다양한 전통주 발굴 등으로 극복해 나가고 있다. 그러나 발효 폐기물 관리 측면에서는 아직 개선이 이루어지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발효 폐기물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주박은 발효 후 알코올성 발효액을 필터, 원심분리 또는 증류 후에 얻어지는 찌꺼기를 말하며, 보다 광의의 주박은 1차 제조된 제품의 숙성과정 중에 생성되는 찌꺼기까지 포함한다[33]. 주박은 발효시의 사용원료(발효기질), 사용 누룩, 발효방법 및 제성방법에 따라 그 성분이나 영양적 특성이 다양하게 변화될 수 있으며[16, 17], 주로 미생물 균체, 미분해 원료 기질, 발효 생산물, 유기산, 미네랄 등을 함유하고 있어 높은 BOD 및 COD를 나타내어 산업폐기물로 관리되고 있는 실정이다. 특히 아레기로 불리는 증류 후 폐액은 pH가 낮으면서도 환원성이 강해 토양 비료용 및 가축사료용으로도 부적합 상태이며, 전통주 발효에서 사용되는 백미, 찹쌀 등의 발효기질과는 달리, 산업용 주정 생산의 발효기질들은 타피오카, 카사바, 고구마 전분 등이 주를 이루어 잠재적 유해물질(잔류농약, 중금속 등)의 문제로 그 이용이 매우 제한되는 실정이다. 따라서 주류산업에서의 가장 큰 고민은 “ 발효 부산물(주박)을 어떻게 처리할 것인가?”로, 이의 배경에는 2006년 3월 산업폐기물 해양투기 금지협약의 발효, 2012년 가축분뇨, 하수 슬러지 해양투기 금지, 2013년 음식물 쓰레기 및 발효주박 해양투기 금지 및 2016년 육상 폐기물 해양투기 전면 금지의 법적 규제가 관련되어 있다. 따라서 주박의 효율적인 처리는 향후 알코올 및 전통주 산업의 지속발전에 가장 중요한 문제가 되리라 예상된다.
전통주 발효 주박의 우수성
우리나라는 1월의 귀밝이술에서부터 5월 단오의 창포주, 8월 추석의 햅쌀술, 11월 동지의 동정춘 등 세시풍속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수많은 술을 만들어 음용하여 왔으며, 유교문화 중심의 제례를 중시하던 조선시대에는 600 여종 이상의 가양주가 제조되었다고 알려져 있다[25]. 이러한 전통주들은 현대의 산업용 주정 제조와는 달리, 다양한 식용 및 약용식물 원재료를 발효기질로 사용하며, 산업용 액화, 당화효소보다는 누룩을 사용하며, 지역마다 다양한 발효 효모를 사용하므로, 부산물인 주박 또한 다양한 특성을 나타낸다[20, 25]. 특히 발효시에 당화제 및 종균제의 역할을 동시에 수행하는 누룩은 우리나라에서만 사용하는 독특한 발효개시제로 통상, 통밀, 백미, 보리, 조 등의 식용 재료를 이용하여 제조되며, 지역마다 누룩에 사용하는 재료와 제조방법이 다양하다[19, 23, 36]. 이에 따라, 사용 누룩에 차이에 따른 우점종 균주들의 다양성이 나타나며, 같은 술이라 하더라도 지역마다 제조된 술의 관능성 및 유용 생리활성에 많은 차이가 나타나게 된다. 이는 발효 부산물인 주박에서도 다양한 기능성을 나타내게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또한 전통주로부터 발생하는 주박은 산업용 주정제조시 발생되는 주박과는 달리 식용재료, 한방약재, 고품질 누룩을 사용하여 안전성을 확보하고 있다[15, 16, 17]. 따라서 전통주 주박은 산업 폐기물이라기보다는 유용 기능성에 따른 고부가가치 제품 개발 원료로 사용 가능한 미생물 발효전환산물 원료라는 인식의 변화가 필요하다.
국내 전통주 주박의 산업동향
국내의 전통주 산업은 전체 주류시장(약 8.6조원/년)의 8%를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산업규모는 6,900억원에 이르고 있다. 최근 정부의 막걸리 산업 지원과 함께 사회적 웰빙 분위기에 따라 탁주(막걸리) 시장은 빠르게 성장해 왔다. 실제 2011년을 정점으로, 탁주시장의 성장세가 다소 주춤한 상태이나, 탁주는 우리나라의 대중주로 확고히 자리매김하고 있는 만큼 탁주 주박의 생산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Table 1). 최근의 전통주는 백미를 주재료로 하고 있으나, 다양한 약용식물, 한약재를 포함하는 다양한 기능성 약용주가 주로 개발되고 있다. 또한 지구온난화에 따른 한반도 기온 증가에 따라 고도주보다는 저도주가 인기가 있으며, 전통주는 소주, 양주와 달리 낮은 도수와 건강지향성으로 시장이 지속적으로 증가되리라 예상된다(Table 1).
Table 1.* From National Tax Service (2014. 12. 19)
한편 전통주 주박과 관련하여, 정확한 발생량은 알 수 없으나, 연간 16,000톤 이상의 주박이 발생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으며, 이의 60% 이상은 탁주 주박으로 판단된다(Table 2). 통상 탁주의 경우 주박 발생비율은 원재료의 2.3%, 약주의 경우 15% 전후이며, 복분자주와 같은 과실주의 경우 7.5% 전후로 알려져 있다. 따라서, 상대적으로 탁주 주박 발생비율이 약주나 과실주에 비해 15~30% 수준으로 낮은 상태이나, 국내 주박 발생의 60% 이상이 탁주 주박인 것은, 탁주의 생산량이 월등히 높아 이에 따른 주박 발생량도 증가하기 때문이다[17]. 전통주 주박의 경우 사용원료(발효기질), 사용 누룩, 발효방법 및 제성방법에 따라 그 특성이 변화되나, 통상, 탁주 주박은 일반적인 제상방식으로 생산되며 pH 3.9~4.5, 수분함량은 60~80%, 알코올 함량은 10~16%, 잔당 함량은 3~4%를 포함하는 뻑뻑한 액체형태이며, 약주 주박의 경우 압착 방식을 사용하여 생산되며, pH 3.7~4.3, 수분함량은 35~50%, 알코올 함량은 5~7%, 잔당 함량은 4~5%를 포함하는 유통성 고체 형태이다[16]. 따라서, 전통주 주박은 높은 BOC, COD를 나타내며, 현재 대부분의 전통주 제조회사에서는 주박을 사료로 일부 이용하거나, 폐기물 처리업체에 위탁처리하게 된다. 반면 맥주박 또는 비 전통주 주박은 효모 추출물 제조, 사료 및 퇴비로 이용되고 있다. 따라서 증가되고 있는 주박 생산량을 고려한다면, 이의 효율적인 처리기술과 함께 고부가가치화 산업구조 확립이 필요한 실정이다.
Table 2.Estimated annual production of lees of traditional wine
국내 전통주 주박 관련 연구 동향
1990년부터 현재까지 국내에 보고된 주박 관련 연구는 Table 1에 나타내었다. 2000년 이전에는 주로 주박을 이용한 장아찌 제조, 주박의 처리에 의한 사료 및 퇴비화 연구[12, 23], 다양한 곡류 가공식품에 첨가하는 식품 첨가물로 연구가 주로 진행되었으며, 최근에는 식품 부재료, 미생물 발효배지 조성물[28, 29], 고부가가치 기능성 식품 소재로 활용하기 위한 기능성 탐색 등이 주로 보고되고 있다. 현재까지 가장 많이 연구된 분야는 주박의 유용생리활성에 대한 연구(48%)와 식품 첨가물 이용분야(32%)이며, 비료 및 사료개발, 발효배지로 이용, 식용필름 제조 및 바이오 에너지 생산분야도 보고되어 있다(Fig. 1A). 한편, 기존의 보고된 주박의 생리활성으로는 항산화활성[14, 17, 20, 21, 27]이 가장 많으며, 최근에는 항혈전[14,15, 16, 17], 항염증[7, 30, 31, 34, 38], 항균[14, 15, 20] 및 암세포 성장억제 활성[7, 8, 38]들이 보고되고 있다. 그 외, 항주름 및 미백활성[26, 37], 항당뇨[10, 18], 알러지 감소[9], 항비만 및 고혈압 억제 활성[22, 25, 34]도 알려져 있어(Fig. 1B), 전통주 주박은 다양한 생리활성을 가지고 있음이 확인되어 있다. 전통주 주박의 식품 부재료로서의 적용성 연구로는 떡류[3, 21], 장아찌[5, 32], 쿠키[27], 돼지고기 가공[6, 36] 등에 집중되어있으며, 그 외 머핀[38], 소스[24], 약과[1], 국수[19], 케이크 제조[4] 등에도 사용되고 있다(Fig. 1C). 향후, 기능성과 안정성이 확보된 전통주 주박을 이용한 식품 소재화 연구는 빠르게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Fig. 1.Relative frequency of research fields for the lees of traditional wine (A), the reported useful biological activity of the lees of wine (B) and the usage of less of wine as food additives (C).
국내 전통주 주박 관련 특허 동향
국내의 주박 관련 특허는 현재 57건이 알려져 있으며, 그 중 등록 특허는 15건이다. 등록 특허들은 식품첨가물로 주박 이용성에 관한 특허가 7건으로 전체의 47%를 차지하며, 이어 4건의 기능성 향장 및 화장품 소재로의 이용, 3건의 기능성 식품소재로 이용 및 1건의 바이오 에너지 생산 관련이 알려져있다(Table 3). 반면 등록을 기다리고 있는 주박 특허출원의 경우 식품첨가물 관련이 11건으로 가장 많으나, 기능성 식품 소재 관련8 건, 기능성 향장제품 관련 3건, 사료 이용 4건, 비료이용 2건, 에너지화 2건으로, 최근에는 주박의 신규 유용 기능성 관련 특허가 증가되고 있는 실정이다. 향후에는 이러한 주박의 기능성 발굴과 함께, 다양한 제품이 생산된다면, [주박=폐기물]이라는 인식이 [주박=중요 발효 기능성소재 공급원]으로 전환되리라 예측된다.
Table 3.Current domestic researches in relation with less of Korean traditional wine
국내 전통주 주박의 유용 생리활성 물질
일본 및 유럽의 경우 일본주 및 와인으로부터 kojic acid, ferulic acid 및 resveratrol과 같은 다양한 유용생리활성 물질들이 보고되어 있다[18]. 한국의 전통주에서는 farnesol 및 squalene이 보고된 바 있으나, 보다 많은 활성물질의 분리 확인이 필요한 실정이다. 최근 다양한 탁주, 약주 및 과실주(복분자주)의 전통주 주박의 에탄올 추출물로부터 항산화, 항혈전 활성을 나타내는 다양한 페놀성 화합물(phenolic compound)을 분리하였으며, 이들은 gentisic acid, chlorogenic acid, caffeic acid, cinnamic acid, syringic acid, coumaric acid, ferulic acid, gallic acid, vanillic acid 및 sinapic acid로 확인되었다 (Fig. 2). 이러한 물질들은 이미 항산화, 항균, 항혈전, 항염증, 암세포 성장억제, 미백 및 주름개선 활성 등이 보고되어 있어 전통주 주박의 유용 생리활성의 주요 활성물질로 추측된다. 향후 상기 분리된 물질들의 각각의 유용생리활성 관련 메커니즘 구명이 필요하며, 전통주 주박으로부터 이러한 활성물질을 효율적으로 회수할 수 있는 추출, 정제방법의 연구도 필요한 시기이다.
Table 4.Current domestic patent in relation with less of Korean traditional wine
Fig. 2.Biologically active phenolic compounds in the less of Korean traditional wines. (A) gentisic acid, (B) chlorogenic acid, (C) caffeic acid, (D) cinnamic acid, (E) syringic acid, (F) coumaric acid, (G) ferulic acid, (H) gallic acid (I) vallinic acid, and (J) sinapic acid.
결 론
전통주의 주박은 식용 백미를 주로 사용하면서 다양한 약용 식물이 첨가되고, 이를 누룩으로 발효시켜 안정성이 우수하면서, 또한 다양한 유용생리활성들을 가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환경에 그대로 방출시에는 다양한 환경오염문제를 야기하므로, 발효 폐기물로 지정되어 있는 실정이다. 주박의 효율적인 재처리는, 전통주 탁주시장의 성장으로 주박 생산량이 빠르게 증가되고 있는 현재, 가장 중요한 문제가 되고 있다. 따라서 전통주 주박의 효율적인 재처리를 통해 주박을 식량(식품재료), 사료, 퇴비, 미생물(효모 및 유산균) 배양원 및 다양한 산업용 추출물(효모추출물 등)로 개발하여야 하며, 나아가 전통주 주박의 유용생리활성 발굴 및 유용물질 확인을 통해, 기능성 식품, 의약품, 향장 소재 개발의 중요 발효자원으로 활용하여야 한다. 최근 탁주, 약주, 및 과실주의 전통주 주박으로부터 확인된 다양한 phenolic acid 화합물들의 유용생리활성 기작 연구와 이들의 대량 분리, 회수 연구가 필요하며, 이를 위한 전통주 주박과 관련된 체계적인 산학관연 연계와 연구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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