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 론
우리나라에서 어류를 대상으로 행해지는 어업의 대부분은 계절과 일정 시기를 기준으로 주요 어획목표종(target species)이 있다. 어류의 회유는 색이, 산란, 성육, 월동 등 계절적으로 규칙성을 가지고 분포하므로 연중 특정 시기와 해역에서 어업이 이루어진다(Chang and Lee, 2002). 여수, 완도, 진도를 비롯한 전남 연안에서 이루어지는 낭장망 어업의 주요 어획목표종은 멸치(Engraulis japonicus)이다. 지금까지 남해안 일대에서 수행된 낭장망에 관한 연구를 살펴보면 대부분 멸치의 우점율이 매우 높다고 보고 되었는데(Kim and Kang, 1995; Huh and Kwak, 1998; Yoo et al., 2014; Cho et al., 2014), 이러한 결과들은 멸치를 주요 대상으로 하는 조업특성상 예측 가능한 결과일 것으로 생각된다. 전남 지역의 낭장망 어업에서는 부수어획종의 개체수가 많을 경우, 어획물 분류작업을 포기하고 전량 투기하기도 한다. 이는 목표어종인 멸치를 어획 즉시 자숙 후 건조해야 하는데, 부수어획율이 높으면 물리적 시간과 경제적 이익 측면에서 손해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Stobutzki (2003) 등은 이렇게 어획된 어류 중, 경제적 가치가 없거나 식용으로 적합하지 않은 종은 생체 폐기물로 다시 바다로 투기(discards)되어, 해당 생태계내 어류 군집의 영양단계에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칠 확률이 높다고 하였다. 이러한 측면에서 부수어획(bycatch)된 어류만으로 종조성을 파악한 연구는 해양생태계 보전 및 관리의 측면에서 반드시 필요하며, 부수어획물의 출현양상 및 출현량에 대한 정성·정량적 파악은 낭장망 어업의 관리를 위한 과학적 근거자료가 될 것이다. 본 연구의 목적은 낭장망에 채집된 부수어획 어종의 종조성과 월변동 양상을 파악하여, 향후 낭장망 어업의 최대 쟁점인 세목망 허용 망목 크기에 대한 정책 수립에 관한 근거 자료를 제공하여 효율적인 자원관리와 보전을 위함이다.
재료 및 방법
표본은여수돌산도주변연안(34°35’13.90”N, 127°45’5.52”E)에서 2014년 4월부터 11월까지(낭장망 조업기간) 매월 1회 전체길이 64 m, 끝자루 망목(세목망)크기 4.0 mm의 낭장망(gape net with wings)에 어획된 어획물을 매월 5 kg씩 무작위로 표본 채집하였으며, 시료의 부패를 방지하기 위하여 쿨러(cooler)에 빙장 보관하여 연구실로 운반하였다. 채집된 어류의 종 동정은 Nakabo (2002), NFRDI (2005), Kim et al. (2005)을 이용하였으며, 종별로 개체수를 계수하였다. 최우점종인 멸치는 분석에서 제외하였다. 100개체 이상 출현한 종을 주요 출현종으로 정하고, 체장(standard length, SL; total length, TL; fork length, FL), 중량(Body weight, BW), 성장단계를 확인하였다. 통계분석을 위한 자료의 정규화(normality)와 분산을 동질화(homocedasticity) 시키고 우점종의 bias를 줄이기 위하여 어류 출현량의 로그변환[logarithmic transformations, log10 (x+1)]을 수행하였다. 월별 어류군집의 변화를 분석하기 위하여 분산분석(one-way ANOVA)를 실시하였고, Tukey test를 통하여 검정하였다.
계절변동에 대한 유사도는 Pianka (1973)의 중복도지수를 이용하여 확인하였다.
(Pih: 채집시기 h에 채집된 전체 개체수에 대한 어종 i의 개체수의 비율
Pjh: 채집시기 h에 채집된 전체 개체수에 대한 어종 j의 개체수 비율)
구해진 유사도를 이용하여 출현시기의 유사성을 나타내기 위하여 다차원척도법(MDS, Multi-dimensional scaling)을 이용하였다. MDS분석은 극우점종인 멸치를 포함시켰을 때와 그렇지 않을 때의 출현시기 유사성을 비교하기 위해 2회 시행하였다. 통계분석을 위하여 PRIMER v5 statistical package를 이용하였으며(Clarke and Gorley, 2001), 이때 비우점종(10개체이하)은 오류를 증가시킬 확률이 높기 때문에 분석에서 제외시켰다.
결 과
종조성
조사기간 동안 총 7목 27과 32종 1,410개체의 어류가 채집되었다(Table 1). 분류군별(Order) 출현 어종수를 살펴보면 농어목(Perciformes) 어류가 17과 18종으로 가장 많이 채집되었으며, 그 다음으로 청어목(Clupeiformes) 어류가 2과 4종, 쏨뱅이목(Scorpaeniformes) 어류는 3과 3종, 복어목(Tetraodoniformes) 어류는 1과 3종이 채집되었다. 그 외, 뱀장어목(Anguiliformes), 큰가시고기목(Gasterosteiformes), 홍매치목(Aulopiformes), 샛비늘치목(Myctophiformes) 어류는 1과 1종씩 채집되었다.
Table 1.Species composition of fish collected in the coastal waters of Dolsan-do, Yeosu, Korea
개체수에서 가장 많이 채집된 어종은 까나리(Ammodytes personatus)로 644 개체 가 채집되어 전체 채집 개체수의 45.7%를 차지하였다. 그 다음으로는 붕장어 leptocephalus (Conger myriaster)와 볼락(Sebastes inermis)이 각각 247, 129개체가 채집되어 전체개체수의 17.5%, 9.1%를 차지하였다. 갈치(Trichiurus lepturus)는 112개체가 채집되었으며, 전체 개체수의 7.9%를 차지하였다. 그 외에 청멸(Thryssa kammalensis), 주둥치(Leiognathus nuchalis), 실고기(Syngnathus schlegeli), 풀반댕이(Thryssa adelae), 쥐노래미(Hexagrammos otakii) 등 다양한 어류가 채집되었으며, 상기 언급한 9종은 전체 개체수의 95.2%를 차지하였다.
계절변동
계절별 종수는 8월에 12종으로 가장 많았으며, 6월에 4종으로 가장 적었다(Table 1.). 그 외 4월과 11월에는 각각 10종과 11종, 7월과 10월에는 각각 5종과 6종이 채집되어 비슷한 종수를 보였다. 월별출현량은 4월에 1,014개체로 가장 많았으며, 9월 11개체로 가장 적은 개체수를 보였다. 8월과 11월에는 각각 209, 108개체가 채집되어 월별 군집 간 유의한 차이를 보였다(ANOVA, P<0.05).
최우점종인 까나리는 채집기간 동안 4월에 644개체가 채집되어 일시적으로 대량 출현하는 양상을 보였다. 아우점종인 붕장어 유생은 4월에 172개체로 높은 출현량을 보였으며, 이 후 점차 감소하는 양상을 보였다. 볼락은 까나리와 마찬가지로 4월에 129개체가 출현한 이후 출현하지 않았으며, 갈치는 8월을 제외한 나머지 기간에는 소수 출현하였다. 계절에 따른 출현시기 유사성 비교를 위해 10개체 이상 출현한 9종(멸치 제외)과 10종(멸치 포함)으로 다차원척도법(MDS)을 이용해 분석한 결과, 5개의 그룹으로 구분할 수 있었다. 전자에서는 GroupⅠ, Group Ⅳ, Group Ⅴ는 각각 4월, 9월, 7월로 하나의 달만이 속하였다. Group Ⅱ와 Group Ⅲ에서는 각각 8월과 11월, 6월과 10월이 속했으며, 후자에서도 그룹간 거리가 변했을 뿐 뚜렷한 차이는 없었다.
주요 출현종의 크기 및 성장단계
까나리(A. personatus)의 체장과 체중은 각각 12.0-14.4 cm (FL), 6.82-12.71 g 의 범위를 보여, 전량 성어(adult stage)였으며, 붕장어 leptocephalus (C. myriaster)는 각각 8.6-9.5 cm (TL), 0.89-1.25 g 의 범위를 보였다. 볼락(S. inermis)은 각각 1.3-2.6 cm (SL), 0.05-0.47 g, 갈치(T. lepturus)는 각각 7.1-10.3 cm (TL), 0.23-0.43 g의 범위를 보여 전 개체가 치어(juvenile stage)였다(Tabla 2.).
Table 2.Standard length and weight range in the coastal waters of Dolsan-do, Yeosu, Korea
고 찰
본 연구에서는 낭장망 어업의 어획목표종인 멸치를 제외한 후 종조성을 분석한 결과, 가장 우점한 종은 까나리(A. personatus)였다. 까나리는 남해안 일대에서 뿐 아니라, 서해안에서 흰베도라치(Pholis fangi)의 후기 자어(post larvae)인 실치를 어획목표종으로 하는 낭장망 어업에서도 부수어획종으로 높은 출현량을 보인다고 알려져 있다(Hwang, 1998). 일반적으로 요각류(copepods)를 비롯한 부유성 단각류(pelagic amphipods)와 같은 소형 무척추동물을 섭식하는 소형어류들은 연안에 서식하는 중·대형어류들의 중요한 먹이생물로 알려져 있다(Gerking, 1994). 이와 같이 까나리가 우점한 이유는 연안역에서 무리를 이루는 특성과 함께 해양생태계 내에서 2차소비자로 멸치와 유사한 생태적 지위를 가지고 있어, 대량 출현을 보인 것으로 판단된다. 아우점한 붕장어 leptocephalus는 4월부터 8월까지 출현하는 양상을 보였는데, 이는 일본 남부해 대륙붕 주변에서 순차적으로 부화된 자어가 해류의 수송에 의해 연구 해역으로 유입되었기 때문인 것으로 판단된다(Kim et al., 2004). Lee와 Byun (1996)은 붕장어 leptocephalus의 일륜을 분석하여 산란기를 역추정한 결과, 12-2월로 추정된다고 하였다. 이와 같은 결과로 볼 때, 낭장망 어업시기에 부유생활을 하는 붕장어는 부수어획에 의한 초기 사망률이 증가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추측된다. 하지만 낭장망 어획목표종인 멸치의 주 어획시기와 붕장어 leptocephalus의 연안가입 시기가 중복되는 양상을 보여 자·치어 보호를 위해서는 지속적인 모니터링과 정확한 산란기 연구가 필요할 것으로 판단되었다. 볼락 또한 까나리와 마찬가지로 4월에 일시적으로 높은 출현량을 보였는데, 채집된 개체는 모두 치어였다. 이는 볼락의 주 산출시기는 겨울로 알려져 있는데(Lee and Kim, 1992; Kim et al, 2010), 이 후 성장한 개체들이 유영력이 약한 시기에 조류에 의해 채집된 것으로 생각된다. 갈치는 여름철에 집중적으로 출현하였는데, 채집된 개체는 모두 치어로 부수어획 어류 중, 가장 경제적 가치가 높은 어종이었다. 갈치 치어의 연안 가입시기인 여름철에 낭장망과 다른 어구에 혼획과 투기에 의해 발생되는 사망율을 고려 해볼 때, 장기적인 측면에서 자원감소 요인 중 중요한 인자가 될 것이라고 판단된다. 월별 종조성을 살펴보면, 봄철인 4월에 부수어획종의 비율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는데, 지속적인 모니터링을 통하여 낭장망 어업의 금어기를 적절하게 설정해야 할 것으로 생각된다. 세목망의 경우에는 현행 4 mm에서 확대 시행하거나 금지시키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판단되지만, 이에 따른 어획량, 어획물조성, 경제적 수입 변동 등을 파악하여 수산자원 보호 정책과 어업인 의견 사이에서 합의점을 찾아야 할 것이다.
Fig. 1.A multi-diensional scaling (MDS) analiysis the classification of 9 most numerous bycatch species (A), including Engraulis japonicas of MDS analysis (B) collected by a gape net with wing in the coastal waters of Dolsan-do, Yeosu, Korea.
부수어획 어종들의 월별 유사성을 MDS로 분석한 결과, 4월은 단독으로 groupⅠ로 구분되었는데, 이는 우점한 까나리의 산란기는 11-3월(Kim et al., 1999), 붕장어는 11-2월(Kim et al., 2011), 볼락의 산출시기는 12-2월(Lee and Kim, 1992)로 비슷한 산란기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출현시기가 같은 것으로 판단되었다. 그리고 까나리는 4월 이후 서식지를 이동했거나, 여름 잠에 돌입하여(Kim et al., 2005) 더 이상 채집되지 않은 것으로 추측되었다. group Ⅱ는 갈치, 청멸, 주둥치, 실고기가 중복적으로 출현하였으며, 8월과 11월이 속했는데, 이는 산란기가 5-8월인 갈치와 7-8월인 청멸(NFRDI, 2005), 주거종인 주둥치와 실고기 때문인 것으로 판단되었다. 그리고 Group Ⅲ에서는 6월과 10월이 속했는데, 이는 부수어획된 어류의 종수와 개체수가 적었기 때문이었다. 9월과 7월 또한 단독으로 각각Group Ⅳ, Ⅴ로 구분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소수 출현한 기타 종수가 많았으며, 까나리와 볼락, 붕장어 leptocephalus같은 우점종이 출현하지 않았기 때문인 것으로 판단되었다. 그리고 멸치가 포함된 MDS 분석은 큰 차이가 없었는데, 이는 월별로 전체개체수의 90.0% 이상으로 극우점 했기 때문인 것으로 판단된다.
피인용 문헌
- Monthly changes in the rate of bycatch fishes and their immature ratio caught by gape net with wings in the coast of Yeosu and Jindo Island, Korea vol.52, pp.1, 2016, https://doi.org/10.3796/KSFT.2016.52.1.07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