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서 론
소화불량증이란 환자들이 흔히 사용하는 비 특이적인 용어로, 가장 흔한 소화기질환 중 하나이며, 양/한방임상의 다빈도 상병 중 하나이다1. 소화불량증은 일반적으로 음식 섭취 후 생기는 복부팽만감, 중압감, 통증, 속 쓰림, 트림, 가스 충만감 등의 고통스러운 여러 가지 증상들로 표현되는데, 이러한 증상들은 생명을 위협하는 정도의 수준은 아니지만 만성적으로 반복되어 삶의 질을 저하시키는 요인이 된다2.
소화불량증은 크게 세 개의 범주로 분류할 수 있으며, 첫째, 소화성 궤양이나 위식도 역류질환, 췌담도 질환처럼 명백한 원인이 있고 치료를 통해 확실히 증상이 호전되는 군과 둘째, 헬리코박터균 연관 만성 위염, 십이지장염, 일차성위마비, 소장 운동장애처럼 이상소견은 있으나 그 인과관계가 명백하지 않은 군, 마지막으로 원인을 설명할 수 없는 소화불량증으로 나뉘는데, 둘째와 셋째에 속한 소화불량증군이 기능성 소화불량증이다3. 기능성 소화불량증은 기질적 질환이 배제된 증상으로 진단되고 있으나 이 증상만으로는 환자의 상태를 파악하기 어려운 면이 있다. 따라서 환자의 상태를 평가하기 위한 부가적인 검사가 요구되어 위전도 검사, 위배출검사 및 수용성 이완능 검사 등 다양한 기능검사들이 시행되고 있다4-6.
소화불량증의 원인에 대해서 확실하게 규명된 바는 없지만, 이에 대한 원인으로 위장관 운동이나 위산 분비 및 내장의 과도한 감수성과 적응조절의 장애, 헬리코박터균 감염, 위 점막의 염증 및 유전자적 요인 등으로 간주되고 있다. 한의학적으로 소화불량증은 內傷病 또는 痞滿, 噯氣, 呑酸, 嘈雜, 懊惱 등의 飮食傷, 內傷轉變證 범주에서 다루어지며, 食滯, 食傷이라고 하여 음식요인을 중요시 하였다7,8. 또한 < 脾胃論> 에서 “夫胃爲淸純沖和之氣 人之所賴 以爲 主者也 若謀慮神勞 動作形苦 嗜慾無道 思想 不遂 飮食失宜 皆能致傷 旣傷之後 須用調補”라고 언급한 것과 < 調經論> 에서 “志有餘卽 腹脹飱泄”라고 언급한 바와 같이 음식요인뿐만 아니라 스트레스와 우울 등과 같은 감정적 변화도 위장관 운동기능에 장애를 야기할 수 있다고 보았다9. 한의학뿐만 아니라 현대 의학적으로도 스트레스와 같은 감정변화, 심리적 상태, 사회적지지 등과 같은 정신사회적 요인이 자율신경계에 영향을 주어 소화관 기능 장애를 발생시킬 수 있다고 바라보고, 이를 중요한 요인으로 간주되고 있다9,10. 소화불량증에 대한 국내외 다양한 연구가 진행되고 있으나 많은 연구와 시도에도 불구하고 다양한 병태생리기전으로 인하여 적합한 치료를 선택하기 어려워 아직까지 국제적인 표준 치료법이 제시되어있지 못한 실정이다. 이러한 이유로 한의학적인 진단과 치료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으며, 한방병의원을 방문하는 환자들이 증가하고 있는 추세이다11.
본 연구에서는 소화불량증과 건강대조군을 모집하여 설 영상 촬영장치(Computerized tongue image acquisition system, CTIS)를 통해 설 지표를, 심박변이도(Heart Rate Variability, HRV)를 통해 주파수영역 분석지표를 획득한 후 질환별 설 특성과 자율신경 활성 상태를 살펴보았으며, 유의한 결과를 얻어 보고하는 바이다.
II. 본 론
1. 연구대상
본 임상연구는 탐색적 관찰연구로, 2014년 10월부터 12월까지 경희대학교 부속 한방병원 한방 소화기내과에서 진행되었다. 2개월간 시험참가자 참여공고를 통해 모집된 소화불량증 환자 60명과 위장 장애가 없고 종합검진 상 특별한 이상이 없는 건강대조군 12명을 대상으로 임상연구를 수행하였다.
본 임상시험에는 기능성 소화불량증만을 모집하였다. 환자군은 위내시경을 비롯한 검사 상 증상을 설명할 수 있는 이상 소견이 없으면서 최소 24주 이상의 소화불량증을 앓아온 기능성 소화불량증 환자와 검사 상 기능성 소화불량증을 유발할 만한 만성 위염 환자 및 위식도 역류질환의 병소가 확인된 환자만을 모집하였으며, 질환에 따라 총 3개의 그룹으로 나뉘었다. 시험대상자의 선정 및 제외 기준은 Table 1과 같다.
Table 1.Inclusion and Exclusion Criteria
2. 연구방법
연구담당자는 설 영상 촬영 당일 시험대상자들이 연구에 참여하기 최소 4시간 전부터 식사와 이 닦기 등의 모든 구강활동을 하지 않도록 사전교육을 실시하였다. 또한 심박변이도 측정 전 신체활동을 삼가고 20동안 휴식을 취하도록 하였다. 모든 시험대상자들은 임상시험에 대한 충분한 설명을 받은 후에 시험대상자 동의서를 작성하였으며, 이후 시험담당자의 도움을 받아 인구학적 정보와 활력징후 등의 기본 조사항목 및 설문지를 작성하였다. 마지막으로 기기담당자 지도하에 설 영상을 4회 촬영한 후 심박변이도 측정을 끝으로 임상시험이 종료되었다. 임상시험 절차는 Fig. 1과 같다.
Fig. 1.Flow chart of clinical study.
1) 설 영상 촬영장치(Computerized tongue image acquisition system, CTIS)
정량적인 舌診의 목적으로 개발된 설 영상 촬영장치(K-TDS4000, 한국한의학연구원, 한국)는 혀의 배면부뿐만 아니라 혀 측면을 촬영할 수 있는 특장점을 가지고 있다. 또한, 간접조명환경을 구현하여 조명의 높은 균일도를 확보하였으며, 침에 의한 빛반사를 최소로 하였다12. 설 영상 촬영모습과 본 연구에서 사용된 설 영상 촬영장치는 Fig. 2와 같다.
Fig. 2.Scene the Acquisition of the Tongue Image.
설질의 색상을 분석하기 위해, 舌苔가 적게 분포하는 설 측면을 측정한 영상을 사용하였다. 측면 영상의 R, G, B 값은 정면 영상에서 측정된 12개의 색상샘플을 기준으로 선형 보정하였고, RGB 색 공간에서 CIE L*a*b* 색 공간으로 변환을 수행하였다. 설질의 색상을 대표하는 변수로 Fig. 3과 같이 3개의 영역에서 추출한 CIE L*, a*, b* 값의 평균을 계산하여 CIE L*, CIE a*, CIE b*를 도출하였다. 도출된 3개의 설진 색상 변수에 대하여 군 간의 비교분석을 실시하였다.
Fig. 3.Criteria of the sampling for measurement of the tongue body colour. According to three lines, which evenly divide the tongue region vertically, the A, B, and C were defined for sampling regions.
2) 심박변이도(Heart rate variability, HRV)
심박변이도 측정은 심박수계(SA-6000, Medicore, Korea)를 이용하였으며, 심박변이도를 변동시킬 수 있는 다른 요인을 배제하기 위해 조용한 실내에서 시험대상자가 앉은 자세로 5분간 안정하며 환경에 적응한 후 시행하였다. 실험방법은 좌우 손목부위와 좌측 발목 부위에 각각 전극을 부착하고 5분간 측정하였다. 심박변이도를 통해서 시간영역과 주파수영역 분석지표 결과를 획득할 수 있는데, 단시간 기록(short-term recording)에 있어서는 시간영역 분석보다는 주파수영역 분석을 진행하는 것이 권장되기 때문에 본 임상시험에서도 주파수영역 분석지표만을 분석에 사용하였다13.
심박변이도는 심장박동 사이의 RR interval을 측정하여 분석하는 검사법으로 주파수영역 분석을 통해 얻어진 구간별 파워스펙트럼에서 HF(High Frequency Density; 0.15-0.4 Hz)는 순수한 부교감신경 작용으로 보고 LF(Low Frequency Density;0.04-0.15 Hz)는 대부분 교감신경의 작용이지만 부교감신경도 일부 작용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고, 교감신경, 부교감신경의 균형상태 평가를 위해서 LF/HF ratio가 흔히 활용되고 있다14. 본 연구에서 사용된 주파수영역 분석지표는 total power(TP)를 포함한 very low frequency(VLF), low frequency(LF), high frequency(HF), normalized high frequency(HF norm), normalized low frequency(LF norm), LF/HF ratio 총 7종이며, HF와 LF 변수에 대해서 중점적으로 보고자하였다.
3. 통계분석
본 연구에 사용된 모든 통계분석은 통계분석용 프로그램인 SPSS 17.0(SPSS 17.0, SPSS, USA)을 이용하여 분석되었고, 유의수준은 p=0.05로 하였다. 설질 색상에 성별이 미칠 영향을 고려하여 다중회귀분석을 통해 성별에 의한 요인이 보정된 군간 설진 색상 변수의 차이를 분석하였고, 사후분석으로 Tukey's honestly significant difference를 통해 다중 비교를 수행하였다. 기능성 소화불량과 위식도 역류질환, 만성 위염 중 2가지 이상의 질환을 동시에 포함하는 2명의 시험대상자와 혀 영상에 문제가 있어 설 지표 획득이 불가능한 1명의 시험 대상자의 경우 분석데이터에서 제외되었고 총 69건의 임상데이터가 분석에 사용되었다.
4. 연구윤리
본 임상연구는 탐색적 관찰 임상연구로, 표본 크기는 통계적으로 유의한 수준으로 지정하였다. 연구계획서는 경희대학교 부속 한방병원 임상시험윤리위원회(Institutional Review Board, IRB)의 승인을 획득한 후 시행되었다(KOMCIRB-140821-HR-004-02). 또한 본 임상연구는 임상연구정보서비스(Clinical Research Information service, CRIS)에 등록되어 임상시험 등록번호를 부여받았다(KCT0001276).
연구에 참여한 모든 피험자들로부터 자발적인 동의를 받은 후 임상시험을 진행하였다. 임상연구 중에는 피험자 보호, 보고된 임상연구 관련 자료가 근거문서와 대조하여 정확하고 검증 가능한지 여부 및 임상연구가 승인된 계획서, 임상연구 관리기준 및 시행규칙의 규정에 따라 수행되는지 여부를 확인하기 위하여 모니터링을 실시하였다.
III. 연구결과
1. 일반적 특성
환자군의 연령은 20-75세로 평균 연령은 40.0±12.7세로 나타났으며, 건강대조군의 연령은 26-73세로 평균 연령은 42.6±14.9세로 나타났다. 성별 분포는 남성이 13명(18.1%), 여성이 59명(81.9%)으로 여성이 남성보다 46명 더 많았다. 연령을 포함한 모든 인구학적 정보에서 유의한 결과를 확인할 수 없었다(Table 2).
Table 2.Data are represented as the means±standard deviation or as numbers of participants and proportions; N (%) for continuous and categorical variables, respectively. * : p<0.05, ** : p<0.01
2. 설질 색상 값 비교결과
혀 측면 영상으로부터 설질 영역을 추출하고 추출한 영역으로부터 CIE L*a*b* 색상 값을 획득하였다. 획득한 색상 값을 이용하여 소화불량증과 건강대조군 간의 비교분석을 진행하였으며, 상관성을 살펴본 후 다음 단계로 기능성 소화불량과 건강대조군, 위식도 역류질환과 건강대조군, 만성 위염과 건강대조군 간의 비교분석을 실시하였다.
1) 소화불량증과 건강대조군 간의 설질 색상 비교
기능성 소화불량, 위식도 역류질환, 만성 위염군과 건강대조군 간의 설질 색상 값을 비교한 결과 모든 색상 값이 건강대조군에서 높은 경향을 보였으나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는 없었다. 질환별로 살펴보면 CIE L*와 b* 색상 값은 위식도 역류질환, 기능성 소화불량, 만성 위염 순으로 높아지는 경향을 보였고, CIE a* 색상 값은 위식도 역류질환, 만성 위염, 기능성 소화불량 순으로 높아지는 경향을 확인할 수 있었다(Table 3).
Table 3.Data are represented as the means±standard error as numbers of participants and proportions. FD : functional dyspepsia, GERD : gastroesophageal reflux disease * : p<0.05, ** : p<0.01
2) 기능성 소화불량군과 건강대조군 간의 설질 색상 비교
기능성 소화불량군과 건강대조군 간의 설질 색상 값을 비교한 결과 모든 색상 값이 기능성 소화불량군에서 낮은 경향을 보였으나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는 없었다. 이는 성별 보정한 결과에서도 동일하게 나타났다(Table 4).
Table 4.Data are represented as the means±standard error as numbers of participants and proportions. FD : functional dyspepsia * : p<0.05, ** : p<0.01
3) 위식도 역류질환과 건강대조군 간의 설질 색상 비교
위식도 역류질환군과 건강대조군 간의 설질 색상 값을 비교한 결과 CIE L*와 a* 색상 값이 위식도 역류질환군에서 낮은 경향을 보였으나 유의한 차이는 없었다. 그러나 CIE b*의 경우 낮은 경향을 보이면서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도 확인할 수 있었다(p=0.017). 이는 성별 보정한 결과에서도 동일하게 나타났다(Table 5).
Table 5.Data are represented as the means±standard error as numbers of participants and proportions. GERD : gastroesophageal reflux disease * : p<0.05, ** : p<0.01
4) 만성 위염군과 건강대조군 간의 설질 색 비교 분석
만성 위염군과 건강대조군 간의 설질 색상 값을 비교한 결과 CIE L*와 b* 색상 값이 만성 위염군에서 낮은 경향을 보였으나 유의한 차이는 없었다. 그러나 CIE a*의 경우 낮은 경향을 보이면서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도 확인할 수 있었다(p=0.030). 이는 성별 보정한 결과에서도 CIE a에서 유의한 차이를 보였다(Table 6).
Table 6.Data are represented as the means±standard error as numbers of participants and proportions. CG : chronic gastritis * : p<0.05, ** : p<0.01
3. 심박변이도 주파수영역 분석지표 비교결과
심박변이도 검사를 통해 주파수영역 분석지표를 획득하고 획득한 변수 7종을 이용하여 소화불량증과 건강대조군 간의 비교분석을 진행하였으며, 상관성을 살펴본 후 다음 단계로 기능성 소화불량과 건강대조군, 위식도 역류질환과 건강대조군, 만성위염과 건강대조군 간의 비교분석을 실시하였다.
1) 소화불량증군과 건강대조군 간의 심박변이도 비교
기능성 소화불량, 위식도 역류질환, 만성 위염군과 건강대조군 간의 심박변이도 주파수영역 분석지표를 비교한 결과 모든 변수에서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는 확인할 수 없었다(Table 7).
Table 7.Data are represented as the means±standard deviation as numbers of participants and proportions. FD : functional dyspepsia, GERD : gastroesophageal reflux disease * : p<0.05, ** : p<0.01
2) 기능성 소화불량군과 건강대조군 간의 심박변이도 주파수영역 분석지표 비교
기능성 소화불량군과 건강대조군 간의 주파수영역 분석지표를 비교한 결과 HF norm과 HF 변수를 제외한 모든 변수에서 건강대조군이 높은 경향을 보였으나 군 간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는 없었다. 이는 성별을 보정한 결과에서도 동일하게 나타났다(Table 8).
Table 8.Data are represented as the means±standard deviation as numbers of participants and proportions. FD : functional dyspepsia* : p<0.05, ** : p<0.01
3) 위식도 역류질환과 건강대조군 간의 심박변이도 주파수영역 분석지표 비교
위식도 역류질환군과 건강대조군 간의 심박변이도 주파수영역 분석지표를 비교한 결과 total power와 VLF, HF norm, LF, HF는 건강대조군이 더 높은 경향을 보였으며, LF norm과 LF/HF ratio는 위식도 역류질환군이 더 높게 나타났다. 그러나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는 HF에서만 나타났으며(p=0.041), 이는 성별 보정한 결과에서도 동일하게 나타났다(Table 9).
Table 9.Data are represented as the means±standard deviation as numbers of participants and proportionsGERD : gastroesophageal reflux disease * : p<0.05, ** : p<0.01
4) 만성 위염군과 건강대조군 간의 심박변이도 주파수영역 분석지표 비교
만성 위염과 건강대조군 간의 심박변이도 주파수영역 분석지표를 비교한 결과 total power와 VLF, LF norm, LF, HF는 만성 위염군이 높게 나타났으며, HF norm과 LF/HF ratio는 건강대조군이 더 높은 경향을 보였다. 그러나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를 보이는 변수는 없었다(Table 10).
Table 10.Data are represented as the means±standard deviation as numbers of participants and proportions.CG : chronic gastritis * : p<0.05, ** : p<0.01
IV. 고 찰
한의학에서 소화불량증의 기본 병리는 食積과 痰飮으로 보는데, 食積은 불규칙한 식습관, 과식, 편식 등으로 인하여 비위의 運化기능이 저하되면서 발생하게 되고, 痰飮은 과도한 스트레스와 과로로 인하여 인체에 비생리적인 노폐물과 체액이 축적되면서 발생하게 된다. 소화불량증에 대한 국내 선행연구에 따르면 불규칙한 식습관, 과식, 폭식, 편식 등의 음식요인으로 인해서 소화불량증이 생길 수 있고, 스트레스와 우울과 같은 감정적 변화에도 소화관 기능 장애는 유발될 수 있다고 보고되고 있다15,16.
본 연구에서는 설 영상 촬영장치로부터 획득한 설질 영역의 CIE L*a*b* 색상 값 및 심박변이도 측정으로부터 획득한 주파수영역 분석지표와 기능성 소화불량증과 건강대조군 간의 상관성을 살펴봄으로써, 질환여부와 질환특성에 따른 설 특성 및 자율신경계의 경향성을 관찰하고자 하였다.
혀는 소화기계의 기능 상태와 인체의 영양 상태와 매우 밀접한 관계가 있을 뿐만 아니라 혈액순환의 기능 상태와 체액의 변화를 반영하는 하나의 거울과 같다17. 혀에는 五臟六腑 상응부위가 있으며, 설첨부는 心이고 배면부는 脾胃, 양쪽 혀 가장자리는 肝膽, 설근부는 腎으로 표현된다. 이는 舌象을 관찰하여 인체의 五臟六腑의 생리적 기능과 병리적 변화를 확인할 수 있는 이론적 근거가 된다13.
한의학뿐만 아니라 서양의학에서도 혀는 소화기계 및 호흡기계와 연관이 있다고 연구된 바가 있다. 그 근거로 혀가 혈관과 신경이 많이 분포되어 있고 혈액의 공급이 충족하며 점막상피가 얇고 유두의 변화가 매우 예민하여 체내의 변화를 관찰하기 용이하고, 따라서 혀를 관찰하는 방법이 비침습적으로 내부의 건강상태를 살펴볼 수 있는 유용한 진단방법이라고 바라보고 있다.
위장관 운동의 자율신경 조절은 부교감과 교감신경계로 조절되는 외인성 경로와 장신경총에 의해 조절되는 내인성 경로로 이루어진다. 그 중 외인성 신경 조절의 장애로 인한 위장관운동 기능의 이상은 Pepielski에 의해 처음으로 밝혀졌으며, 선행연구들을 통해 외인성 신경 조절 장애가 위장관 운동을 변화시키는 요인으로 보고되고 있다. 현대 의학적으로 스트레스가 자율신경계와 관련하여 소화불량증의 증상 발현인자로 크게 작용하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특히 상부 위장관 내시경 검사를 포함한 진단기기를 이용한 검사로 증상을 설명할 만한 기질적 병변을 확인할 수 없는 기능성 소화불량증의 경우 병태/생리기전이 아직 확실하지 않지만 자율신경이 위장관의 감각신경과 운동 전반을 지배하므로 기능성 소화불량증의 병태생리에 일정 부분 관여할 것으로 제시되고 있다18.
혀의 여러 특성들 중에서도 설질의 색은 매우 중요한 지표이며 설질의 색은 몸의 내부의 상태와 질병의 정도를 반영하고 질병의 예후를 결정하는 주요 기준이 된다. 설 영상 촬영장치로 혀의 측면을 촬영한 후 획득한 측면 영상으로부터 설질영역을 추출하였다. 추출한 영역의 CIE L*a*b* 색상 값을 이용하여 기능성 소화불량증과 건강대조군, 각 질환군과 건강대조군 간의 상관성을 살펴보기 위해 분석을 진행하였다.
시험대상자의 인구학적 요소들에서는 군 간 유의한 차이가 없었다. 성별 분포는 남성이 13명, 여성이 59명으로 전반적으로 여성이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한방병원이라는 기관 특성 상 나타난 결과일수도 있으며, 또는 여성호르몬이 소화관 기능을 억제시키기 때문에 나타난 결과일수도 있다19.
만성 소화불량증군과 건강대조군 간의 유의한 차이를 보이는 설질 색상 값은 확인할 수 없었다. 그러나 세부적으로 각 질환군과 건강대조군 간의 색상 값을 비교한 결과 몇 개의 변수에서 통계적으로 유의한 결과를 확인할 수 있었다. 기능성 소화불량군은 건강대조군과 비교했을 때 CIE L*a*b* 모두 낮게 나타났으나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를 보이지는 않았다. 그러나 위식도 역류질환과 건강대조군 사이에서는 CIE b* 색상 값이 유의한 차이를 보였다. CIE b* 색상 값이 작게 나왔다는 결과에 대한 해석으로 위식도 역류질환군의 설질이 건강대조군의 설질 보다 육안으로 보다 붉게 보일 수 있으며 즉, 건강대조군의 혀보다 紅舌에 가깝다고 표현할 수 있다. 만성 위염군과 건강대조군 사이에는 CIE a* 색상 값이 유의한 차이를 보였으며, 이는 만성 위염군의 설질이 건강대조군의 설질보다 창백하여 淡白舌에 가깝다고 표현할 수 있다(Fig. 4). 색상을 표현하고 바라보는 방식이 개개인의 주관적인 느낌에 크게 의존하기 때문에 사람마다 차이가 있을 수 있지만 질환별 혀 특성의 경향성을 파악할 수 있는 의미 있는 결과라고 사료된다.
Fig. 4.Representation of tongue body color in CIE Lab Colour Space.
본 임상연구를 통해 기질적 질환이 없는 정상인의 설질 색상과 만성 소화불량증을 호소하는 환자들의 설질 색상을 비교한 결과 질환의 유무와 병성에 따라 설질 색상이 차이가 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는 환자들의 경우 건강하지 못한 장부기능과 장부를 구성하는 요소들의 불균형이 혀의 변화를 야기하고, 변화된 혀의 상태를 통해서 질병의 유무와 병성, 병위, 예후 등을 파악할 수 있는 한의학 이론과 일치하는 부분이었다. 장부의 精氣가 위로 혀를 자양할 수 있으며, 장부의 病變도 精氣에 변화를 일으켜 舌象에 변화가 발생하도록 할 수도 있다. 질환별 색상 값의 차이는 육안으로 관찰했던 혀의 변화를 설 영상 촬영장치를 통해 정량적으로 분석된 것으로, 한의학의 진단 개념에 부합하는 진단지표를 제시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고 볼 수 있었다. 보다 심도 깊은 연구를 통해 검증할 필요가 있을 것으로 사료된다.
심박변이도 주파수영역 분석지표를 이용하여 만성 소화불량증과 건강대조군, 각 질환군과 건강대조군 간의 상관성을 살펴보기 위한 분석을 진행하였다. 분석한 결과를 살펴보면 건강대조군에 비해 만성 소화불량증군의 자율신경 억제 정도가 상대적으로 높음을 확인할 수 있었으나, 유의한 차이는 확인할 수 없었다. 세부적으로 각 질환군과 건강대조군 간의 분석지표를 비교한 결과, 기능성 소화불량군과 만성 위염군에서는 유의한 결과를 획득할 수 없었으며, 위식도 역류질환군에서 유일하게 HF 변수의 통계적인 유의성을 확인할 수 있었다. 건강대조군에 비해 기능성 소화불량군이 대체적으로 낮게 나타난 것은 선행연구 결과와 유사한 경향을 보였으나20, 질환별 비교한 결과는 본 임상연구와 상이한 결과를 보였다.
위식도 역류질환 환자의 상당수에서 미주신경장애가 동반되어 이것이 병리·생리적 요인이 될 것이라는 기존연구 결과들을 통해 위식도 역류질환군 내에서 부교감신경계의 활동에 대한 지표인 HF의 수치가 가장 낮게 나타난 결과에 대한 해석을 할 수 있었다. 질환군 사이의 분석지표 비교결과 기능성 소화불량군에 비해 만성 위염군과 위식도 역류질환군의 자율신경의 억제 정도가 상대적으로 높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기능성 소화불량과 자율신경계 기능 이상에 대한 국내외 연구를 살펴보면 기능성 소화불량증 환자와 건강대조군 간의 자율신경계 기능을 비교하였을 때 실험군이 대조군보다 부교감신경의 기능이 저하되어 있다는 보고가 있으며21-23, 교감신경계만24 혹은 교감·부교감신경 모두 기능이 저하되어 있다는25 상이한 결과가 보고되고 있어 아직까지 뚜렷한 결론이 없는 상태이며26, 이는 증상 유발원인으로 심인성이 차지하는 비율이 만성 위염과 위식도 역류질환에 비해 기능성 소화불량군이 높다는 선행연구와는 반대되는 결과를 보여주어 이에 대한 추가적인 논의와 연구가 필요할 것으로 판단된다.
따라서 같은 만성 소화불량증 환자라도 다양한 병태생리가 관여되며, 소화불량증 환자 전체 특성보다는 세부그룹으로 나누어 설 특성과 자율신경계 영향을 살펴보는 것이 중요하다고 사료된다.
본 연구의 한계점으로는 첫 번째, 시험대상자를 모집함에 있어 단일 실시기관 소화기내과에서 진행됨에 따라 시험대상자 bias가 발생하였다. 특정 실시기관과 특정 지역의 특성을 반영한 연구결과가 도출되었을 가능성이 있으며, 이는 향후 다기관 임상연구를 진행함으로써 해결이 가능하다고 판단된다. 두 번째, 통계적으로 유의한 결과를 획득하기에는 시험대상자의 수가 부족하다. 만성 소화불량증 환자 60명과 건강대조군 12명을 통해서 임상 유효성을 검증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했을 것으로 사료되며 대규모 임상연구가 추가적으로 진행되어야 할 것이다. 세 번째로 소화불량증과 舌苔의 연관성이 높음에도 불구하고 舌苔의 색과 양을 살펴보지 않았다는 점이다. 舌苔는 胃氣에 의해서 생기므로 舌苔로 胃氣의 변화를 알 수 있다고 한 한의학 문헌에 따라 소화불량증과 舌苔 사이의 상관성을 살펴볼 필요성은 있었으나 이미 많은 연구가 진행된바있고, 설질의 색과 소화불량증 간의 연구된 바는 미비하여 본 연구에서는 설질의 색상과 소화불량증의 연관성을 살펴보는 연구의 필요성을 확인하였다. 또한 본 임상시험에 사용된 설 영상 촬영장치는 혀의 배면부 뿐만 아니라 혀 측면을 촬영할 수 있다는 특장점을 가지는 기기로, 혀 배면부에서 설질의 색상 값을 추출하는 본래의 방식에서 벗어나 혀 측면 영상을 이용하여 설질의 색상 값을 추출하였다. 측면 영상으로부터 색상 값을 추출한 이유로는 배면부에는 이끼처럼 생긴 舌苔가 덮고 있어 본연의 설질의 색상을 추출하기 어려움이 있고, 분석자의 영역 선정 방식에 따라 그 차이가 크게 나타나기 때문에 측면 영상을 이용하게 되었다.
이러한 한계점에도 불구하고 본 연구에서는 만성 소화불량증 환자와 건강대조군을 대상으로 설질 색상 값과 심박변이도 주파수영역 분석지표를 비교분석하고 통계학적으로 비교적 유의한 결과를 얻어 질환별 혀와 자율신경계 변화의 경향성을 파악하고자 하였다. 본 연구의 결과는 설 영상 촬영장치의 콘텐츠 개발과 향후 진행될 설진 연구의 기초자료 및 참고자료로 활용될 수 있는 의미 있는 결과라고 사료된다. 물론 본 연구결과로는 임상에 활용하기에는 역부족하기 때문에 근거 마련을 위한 대규모 다기관 임상연구 혹은 자문가 협의와 같은 추가적인 연구가 필요할 것으로 사료된다.
V. 결 론
2014년 10월부터 2014년 12월까지 경희대학교 부속 한방병원 한방 소화기내과에서 건강대조군 12명, 만성 소화불량증 환자 60명을 대상으로 임상시험을 실시하였으며, 설 영상과 심박변이도를 획득한 후 각 군의 특성에 따른 변화 양상을 살펴본 결과 다음과 같은 결론을 얻었다.
1. 만성 소화불량증군이 건강대조군에 비해 설질의 CIE L*a*b* 색상 값이 모두 낮게 나타났으나, 군 간 유의한 차이는 없었다.
2. 기능성 소화불량군이 건강대조군에 비해 설질의 CIE L*a*b* 색상 값 모두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났으나 통계적인 유의성은 없었다. 만성 위염군은 건강대조군에 비해 CIE a* 색상 값이 낮게 나타났으며, 건강대조군과 비교했을 때 淡白舌에 가까운 경향을 보였다. 위식도 역류질환군은 건강대조군에 비해 CIE b* 색상 값이 낮게 나타나 건강대조군에 비해 붉은 홍설에 가까운 경향을 보였다.
3. 만성 소화불량증군이 건강대조군에 비해 자율신경계의 전체적인 활동성과 교감신경 활동성이 감소되는 경향을 보였으나, 통계적으로 유의하지는 않았다.
4. 건강대조군과 기능성 소화불량, 만성 위염군의 심박변이도 주파수영역 분석지표를 비교했을 때 유의한 차이를 보이는 변수는 없었으나, 위식도 역류질환에서는 HF가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를 보였다.
설 영상 촬영장치와 심박변이도는 소화불량증 환자 평가에 보조적인 진단도구로서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되며, 이러한 정량적인 진단도구를 통해 한방진단의 객관성을 높이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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