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계업 경쟁력 강화 방안 - 2014년 닭고기 수급전망 및 안정화 방안

  • 김정주 (건국대, 애그리비지니스경영연구소)
  • 발행 : 2014.02.01

초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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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입물량 증가 예상, 수급조절 등 다방면 노력 필요

농·축산물 시장은 10%싸움이다. 10%만 과잉, 과소 되면 난리가 난다는 말이다. 그런데 과잉, 과소를 완화시킬 능력은 시장밖에 없고 시장기능이라는 것이 그렇게 뜻대로 척척 먹혀 들지 않는다. 따라서 수급안정 대책은 항상 정책의 우선순위에 서 있다. 닭고기도 예외는 아니다. 2013년 닭고기 국내 수요는 588천톤에 달하였으며, 공급은 국내산이 451.5천톤(76.8%), 수입육이 113.5천톤(19.3%), 나머지 23천톤은 전년도에서 이월된 부분으로 닭고기 자급율은 77%를 유지하고 있다. 2013년 국민 1인당 닭고기 소비량은 11.0kg으로 2012년 11.9kg보다 다소 줄었다. 아마도 경기불황이 큰 원인일 것이다.

2013년 닭고기 국내생산량도 2012년 대비 5.2% 감소했는데 이는 종계수수와 도계량이 줄어든 결과이다. 2013년 닭고기 수입량(113.5톤)은 2012년(132천톤)대비 14.0% 감소했는데 이는 박근혜 정부가 내세운 4대 사회악 중에 불량식품 추방을 꼽고 있는 바람에 저질 수입 닭고기로 한탕 해 보려는 수요처가 수면 아래로 내려갔기 때문일 것으로 보이며, 학교 급식 등 대량수요처에서의 닭고기 수요도 감소한 탓이다. 한편, 일본의 방사능 오염 여파로 수산물 소비가 위축된 결과, 수산물 대체재로 닭고기가 등장하였고, 여름철 장기 폭염 영향으로 국내 삼계탕 소비 또한 다소 늘어났을 것으로 보인다.

<도표1> 최근 월별 도계량

2013년에 닭고기자조금은 육용종계 감축을 야심차게 추진하였던 바, 그 결과로 육계 사육마리수가 감소하였고, 냉동제품에 대한 소비자의 취향이 신선식품으로 바뀌면서 수입 냉동 닭고기 물량이 감소했으며, 그 여파로 국내산 닭고기 소비가 다소 증가했을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닭고기 수요측면의 증가 요인은 닭가격을 끌어 올렸는데 실제로 2013년 닭 산지가격(1,846원/kg)은 전년(1,692원/kg)대비 9.1% 상승하였고, 소비자가격도 전년대비 4.0% 상승하였다.

2013년 토종닭 산지가격은 토종닭협회를 중심으로 똘똘 뭉쳐 실시한 자체 수급조절과 여름성수기 수요 증가 등의 요인으로 전년(2,937원/kg)대비 13%까지 상승(3323원/kg)하였다. 닭고기는 가격탄력성이 다른 농·축산물에 비하여 다소 높을 것으로 보는 것이 지배적이다. 다시 말해 가격이 소비에 미치는 영향이 민감할 것으로 본다는 말이다. 그러므로 닭고기 소비는 국내 경기에 상대적으로 민감하게 영향을 받을 것임은 쉽게 예견되는 일이다. 따라서 닭고기 소비를 예측하려면 경기전망부터 알아 봐야 한다. 그동안 여러 기관에서 예측한 2014년 경제 전망치인 경제성장률을 보면 세계 경제는 3.5%, 국내 경제는 3.7% 상승으로 국내 경기 전망이 다소 높다. 국내 경기전망을 밝을 것으로 보는 것은 2012년 이후 지속적으로 부진했던 수출과 내수가 개선됨에 따라 국내경기가 점차 회복단계에 들어섰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2014년 닭고기 소비는 다소 증가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도표2> 닭고기 수출입 추세

그렇다면 닭고기 생산은 어떠한가?

2014년 닭고기 생산량은 육계 계열업체 의향조사 및 종계 입식상황 등을 종합적으로 감안할 때 2012년대비 21.6% 증가한 548천톤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2014년에는 닭고기 수입할당 관세가 2%인하되는 것으로 되어 있는 바, 이에 따른 여파로 닭고기 수입물량은 120천톤으로 2012년 113.5천톤 대비 5.7% 증가 할 것으로 예상된다.

표 1. 닭고기 수급실적

육계 생산량 증가와 닭고기 수입증가는 닭관련 가격을 하락으로 끌고 갈 것이므로 육계 산지가격은 1,500원/kg 수준으로 2012년(1,846원/kg)대비 18.7% 하락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그런데, 육계산지 가격하락은 육계 계열농가에 적지 않은 영향을 줄 것인 바, 우선 농가가 당장 받을 수 있는 시세보너스가 없어질 것이요, 육계 산지가격은 닭고기 도매 및 소비자 가격과 연동될 것이므로 이를 만회하기 위하여 계열업체는 사육 농가를 쥐어 짤 수밖에 없는 “풍선효과”가 나올 수 밖에 없을 것이다.

닭고기 수급 및 가격 안정방안은 없는 것인가?

국내적에서는 2014년 소치 동계올림픽(2월), 브라질 월드컵(6월), 인천 아시안게임(9월) 등 국제스포츠 행사가 예정되어 있다. 이 기간 중 닭고기 수요증가를 낙관적으로 전망한 계열업체들이 성장 목표를 지나치게 높이 잡아 과도한 종계입식으로 이어지다면 생산과잉은 불을 보듯 뻔한 일이다. 따라서 이미 가동 중인 닭고기 수급조절협의회를 중심으로 종계 및 병아리 생산 등 모니터링을 강화하여 육계 계열업체로 하여금 닭고기 생산 과잉을 스스로 자제할 수 있도록 역할을 다할 필요가 있다. 동시에 닭고기 소비촉진을 위한 홍보도 강화되어야 한다.

그동안 다른 축종에서는 자조금을 통해 소비홍보를 크게 확대했다. 쇠고기의 “한우 자존심”, 돼지고기의 “미녀삼총사” 낙농의 “우유먹은 향단이”등 CF는 해당 축종의 소비촉진에 큰 역할을 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계란자조금에서도 큰 돈 들이지 않고 유명 걸그룹을 동원, 계란 소비촉진에 크게 기여하여 계란가격이 살아나고 있다. 그런데 태생적인 문제를 안고 있는 육계에서는 닭고기자조금사업에 그동안 계열업체의 소극적인 참여로 자조금 닭고기 소비촉진 사업에 상대적으로 소홀 할 수 밖에 없었다. 그러나 최근 계열업체와 사육농가가 3:2의 비율로 닭고기 자조금을 수당 5원으로 인상시켜 2014년 사업비 규모를 50억원으로 키웠다. 이로써 계열업체부담 자조금은 소비촉진에 매진하고, 농가부담자조금으로는 농가교육 및 정보제공에 쓰면 된다. 닭고기 수출확대를 위한 시장개척 및 물류비 등 지원도 강화되어야 한다.

표 2. 원종계(GPS 수입실적)​​​​​​​

닭고기 가공육 중심의 수출시장을 다변화하고, 검역문제를 사전에 해소하는 제도적 장치를 만들어야 하며, 삼계탕 수출 촉진을 위한 프로모션 프로그램을 가동시켜야 한다. 특히, 삼계탕은 미국 등 한국교포 남녀노소 모두에게 향수를 느끼게 하는 식품임에도 아직도 미국 FDA승인을 얻지 못하여 미국 상륙을 못한 채, 몇 년을 표류하고 있다.

완전 멸균하여 진공 포장된 삼계탕이 왜 FDA허가를 받지 못하는지 근본부터 검토해야 한다. 그것은 닭고기의 검사 공영제가 명실상부하게 실시되어야 한다. 이처럼 열악한 수출시장 여건 속에서도 전세계로의 닭고기 수출량은 2006년에 2,854톤에 불과하던 것이 2013년에는 26,715톤으로 10배가량 늘었다. 그밖에도 종계수입을 엄격하게 모니터링하고 종계 환우를 금지시켜 장기적인 수급불안 요인을 해소해야 한다. 부화장의 부화능력을 고려하여 적정 수준의 병아리 생산을 유도할 수 있도록 닭고기 수급조절협의회 기능 및 운영을 내실화해야 한다.

표 3. 원종계(GPS) 및 종계(PS), 실용계(CC) 배부현황​​​​​​​

닭고기 수급조절협의회는 WTO체제 아래 정부의 역할을 뒷받침할 민간 전문자문기관으로서 운영을 내실화하여 닭고기 수급안정에 필요한 사항을 정부에 강력하게 건의할 수 있어야 한다. 닭고기 수급조절협의회가 지금처럼 어쩌다 한 번씩 만나 준비된 자료나 설명하고 만다면 협의체는 유명무실(有名無實)할 수밖에 없고 그렇게 되면 종계환우 금지는 고사하고 부화장 통제도 어떤 명목으로도 불가능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