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장탐방 - 청암농장(산란계)

  • Published : 2014.08.01

Abstract

연초부터 발생한 고병원성 AI로 농가의 시름이 더해가는 가운데 기본원칙을 지키는 농장이 성공한다는 철학으로 축산에 대한 남다른 애착을 갖고 성실하게 운영하는 농장이 있다. 25년간의 사료회사 근무경험을 바탕으로 퇴직 후 본격적인 양계농장을 시작한 그 곳, 청정지역 충북 영동군에서 산란계 10만수 규모로 사육하는 청암농장 남기훈 사장과 장남 남광민 씨를 만나 인터뷰한 내용을 정리했다.

Keywords

▲ 남기훈, 남광민 부자

사료회사 오랜 근무 경험이 밑거름되어...

청암농장 남기훈 사장은 영남지역의 사료회사 경축사료(현, (주)케이씨피드)에서 25년간 영업소장으로 활동하면서 사양 · 설비 · 사료 · 영양 · 위생 등 크고 작은 규모의 양계농장을 관리 지도해왔다. 다양한 경험이 밑거름이 되어 2001년 퇴직과 동시에 청정지역 충북 영동군에 자리를 잡아 양계와 동고동락(同苦同樂)한지도 13년의 세월이 흘렀다. 청암농장은 대지면적 약 19,800㎡(6,000평)에 계사면적 약 4,000㎡(1,200평)으로 10만수 규모의 산란계 성계사 3개 동과 6만수 규모의 중추사 1개동을 갖추고 있다. 무창계사를 건축한지 13여년이 흘러 세월의 흔적은 묻어나지만, 여타 다른 농장에 비해 깨끗하고 체계적으로 관리되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다.

▲ 충북 영동군에 위치한 10만수 규모의 청암농장

▶ 계사 내부​​​​​​​

가업을 이어 2대가 함께하는 청암농장

남기훈 사장의 장남 남광민 씨는 대학 졸업 후 다양한 사회 경험을 쌓아가며 서른이 다 되어갈 무렵, 아버지로부터 양계농장 경영에 직접 참여해 보겠냐는 제안을 받았다. 양계 경험이라고는 어릴 적부터 그저 집안의 부족한 일손을 틈틈이 도와드린 일이 전부였지만 축산업에 대한 애착으로 자신만의 경영철학을 갖고 일궈온 아버지의 모습을 익히 봐왔기에 가업을 이어가는 것이 오히려 의미있고 가치있는 삶이라 생각해 하던 일을 정리하고 축산 입문과정을 기초부터 하나씩 다지기로 했다.

▲ 청암농장 남기훈 사장(좌)와 장남 남광민 씨(우)​​​​​​​

“기초를 탄탄하게 다지기 위해서는 축산학과 진학해 기본과 원칙을 먼저 배워야 한다”는 아버지의 말씀대로 지난 2011년 한국농수산대학 중소가축학과에 진학하면서 기본부터 다졌다. 3년간 학업에 몰두했고, 곧 졸업을 앞둔 그는 다양한 이론과 실무 경험을 토대로 축산업에 대한 남다른 꿈과 포부로 미래 경쟁력있는 양계농장을 만들고자 한다. 남광민 씨는 본격적으로 농장 경영을 배우기 시작할 때 아버지 말씀 중에 “첫째로 농장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정확하게 파악하고 있어라” 그리고 “둘째로 앞으로 농장에 어떤 일이 일어날 것인지 예측하라” 이 두 가지에 대해 항상 염두하라고 하셨고 아버지는 한 번씩 농장의 세세한 상황에 대해 질문을 던지실 때가 있었다. 몇 년을 농장 경영에 참여하다 보니 아버지 말씀은 결국 인건비를 아낄 생각에 경영자가 하루종일 노동에 참여하는 것 보다는 농장 전체를 파악하고 미래지향적 농가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안팎으로 산업을 바라보라는 말씀이었다. 현재 청암농장은 사육 규모에 비해 직원을 여유롭게 두는 이유도 그 때문이다. “아버지의 경영철학을 백번 이해하며 미래의 경쟁력 있는 축산업으로 성장하기 위해 지금 현재도 넓은 시각으로 배움의 기회를 갖고자 노력하고 있다.”고 남광민 씨는 전한다.

진취적인 농촌청년, 새로운 일을 벌이다

남광민 씨는 ‘농장에 어떤 일이 일어날지 예상하라’는 아버지 아버지의 말씀대로 앞으로 미래의 농촌, 농장을 어떻게 지속 발전시킬 수 있을지 곰곰이 생각하던 중 최근에 재미난 일을 벌였다. 평소 관심을 갖고 있던 모 농기계 개발 전문회에 평소 관심을 갖고 있던 광민씨가 제출한 기획서가 채택된 것. 우리나라 농업·농촌에 꿈을 품고 있는 청년이 느즈막히 축산학과에 진학했고 트랙터 하나에 의지해 전국의 우수 농장을 다니며 현재의 농촌 모습을 눈으로 직접보고 체험하며 미래의 발전적인 농촌의 모습을 그려본다는 내용이다. 오는 8월 초부터 5주간 전국 투어를 진행하게 된 남광민씨는 전국의 35개 농장을 직접 꼽아 농장 방문 요청과 찾아가기 까지 모든 계획과 진행을 기획해 직접 전국의 우수농장을 여행하며 배울 계획이다. 이 모습은 MBC 다큐멘터리 방송으로도 방영될 예정으로 이런 적극적이고 진취적인 젊은 양계인이라면 우리나라 축산업에 거는 기대가 클 수밖에 없다는 생각이 든다.

기본 원칙을 지키는 농장이 결국 성공하는 법

청암농장이 13여 년 동안 큰 고비 없이 꾸준히 성장할 수 있었던 이유가 무엇일까? 최적의 사육환경을 기본으로 영양소의 모든 균형이 조화롭게 맞아야 하는 것은 누구나 알고 있다. 남 사장은 “우리나라 배합사료 기술은 자랑할 수 있을 만큼 매우 높은 수준으로 성장해서 영양에 대해서는 기본만 지킨다면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며 “농장은 기본 원칙을 준수해 경영자가 얼마나 꼼꼼하게 관리하고 앞으로 닥칠 상황을 미리 감지하고 대비하느냐에 달려있다”고 말한다. 급수나 환기 등 기본적인 시설 설비를 해두고 끝내는 것이 아니라 사료성적과 사육환경, 문제점을 매일 체크하고 관리하고, 앞으로 농장에 어떤 결과가 올지 예측해 준비하는 것이 농장주가 할 몫이라며 “결국은 특별한 비법은 없다”며 “매일 꼼꼼하게 체크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 남기훈 사장의 깔끔한 답변이다. 한편, “축산은 과학이다. 생산량이 과잉되면 난가 하락으로 업계 불황이 오는 것은 불 보듯 뻔하고 도태되어 다시 물량이 부족해지면 난가가 상승하니 농장에서는 너도나도 경제주령을 넘어서까지 생산하기 급급하고 또 다시 불황을만드는꼴아니겠냐”며 “기본에 충실하고 원리 원칙을 지키는 것이 결국 성공하는 길이다”고 전한다. 청암농장은 기본 원칙에 따라 경제주령까지만 사육하고 70주령이 되면 도태하고 있다. 기본만 지킨다면 생산성에 영향을 미치는 질병 발생 우려도 없다는 것이 그의 원칙이다.

▲ 조경에 관심이 많아 석축을 쌓고 묘목을 심고 주변 여유가 되는 공간에는 텃밭을 가꿔 깨끗하고 아름다운 농장 가꾸기 몸소 실천하는 청암농장

앞으로 계획

남기훈 사장은 대학 졸업을 앞둔 아들이 언젠가는 가업을 이어받고 양계산업 발전에 일익을 담당하면 좋겠다는 바람을 가지고 있다. 아들에게 경영 기회를 부여하고자 남광민 씨가 학과를 졸업하는 올해, 업체선정부터 설계·생산·계란 판매까지 직접 책임을 부여하는 특별한 기회를 마련하려고 한다. 남광민 씨는 “아버지의 통큰 배려 덕분에 농업 분야에 일하고 있는 뿌듯함과 책임감 그리고 앞으로 거는 기대에 실망시켜드리지 않기 위해 그리고 국내 축산업 발전을 위해 하나하나 단계적 밟아 나아갈 생각이다”고 전했다.

한편, 우리나라 산란계 생산은 사육규모 기준 상위 24%가 전체 생산액의 80%를 차지할 만큼 대규모로 변화되면서 농가 경쟁력 강화 방안이 대두되고 있다”며 농가 경쟁력 강화를 위해 대규모 사육으로 진입할 것인가, 대규모보다는 효율성을 끌어올릴 것인가에 대해 고민한 끝에 청암농장은 규모만을 키우기보다는 경쟁력있는 제품 생산에 심혈을 기울일 계획을 전했다. 이것이 남기훈 사장의 농장 철학이고 농장경영을 이어 받을 남광민 씨가 고스란히 같은 생각을 갖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