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stract
연구목적 : 조선(朝鮮) 왕실자녀(王室子女)의 출산과정을 일지(日誌) 형식으로 기록한 "호산청일기(護産廳日記)"는 후기 조선(朝鮮)의 임산(臨産)과 분만, 산후 및 신생아 증상에 대한 의학적 처치 및 산실배설(産室排設)과 출산의례를 고찰할 수 있는 가치 있는 의학사료(醫學史料)이다. 연구방법 : 1. "호산청일기(護産廳日記)"에 기록된 세 번의 출산에 대해 출산 전후 산부(産婦)와 신생아의 실제 상황과 증상, 의관(醫官)의 판단과 치법(治法), 처방(處方)내용, 치료경과 등 의학적 처지의 내용을 살펴봄으로써 당시 산과의학(産科醫學)의 경향성, 발달정도 등을 가늠해보았다. 2. "호산청일기(護産廳日記)"에 기록된 세 번의 출산에 대해 조선왕실(朝鮮王室)의 출산형식 및 관련의례에 드러난 당시 의학의 출산에 대한 의철학(醫哲學)이 어떠하였는지 고찰하였다. 결과 및 결론 : 산전(産前) 의관(醫官)의 정기문진으로 산모와 의사 간 관계형성 및 산부(産婦)의 안정을 도모하였으며, 의녀(醫女)의 진찰소견을 의관(醫官)이 판단하여 처방하였다. 임산(臨産)에 불수산(佛手散)과 인삼차(人蔘茶), 산후어혈증(産後瘀血症)에 가미궁귀탕(加味芎歸湯)을 빈용(頻用)하였으며, 화반곽탕(和飯藿湯)의 식치(食治)가 주요 산후조리법이었다. 신생아의 구급(救急)에 특히 우황(牛黃)을 빈용(頻用)하고 증상에 따라 유모(乳母)가 복약(服藥)하기도 하였으나, 조산(早産)된 신생아의 청색증(靑色症)(cyanosis)으로 보이는 증후(症候)와 사망례(死亡例)가 보인다. 산실배설(産室排設) 및 현초(懸草), 권초제(捲草祭) 등 관련의례에는 출산을 '하늘과 직접 소통하는 하나의 의례(儀禮)'로 생각하여 외부 환경의 방해 없이 산부(産婦)와 신생아의 천계(天癸)가 잘 작동하도록 배려한 의철학(醫哲學)이 드러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