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서 론
1.1 연구배경 및 목적
국제 무역박람회(International Trade Show)는 각 국을 대표하는 기업들이 참여하여 참관객들에게 자사의 제품, 기술력 및 서비스를 효과적으로 홍보하고 국내·외적으로 잠재고객을 발굴할 뿐 아니라, 경쟁사들의 정보를 수집하는 등 기업마케팅의 역동적인 장이라 할 수 있다[2]. 그러나 제품 간에 차별점으로 적용되었던 품질은 현재 기술의 발달과 함께 제품의 기술력 차이가 미미해져 더 이상 우열의 요소로 작용하지 않게 되었다[5]. 따라서 단순히 제품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는 차원을 넘어 참관객들이 감성적으로 브랜드를 체험할 수 있는 전시와 새로운 마케팅 전략이 요구되고 있다. 이러한 의미에서 제품 뿐 아니라 전시에서 경험할 수 있는 다양한 시각적 콘텐츠들은 브랜드 이미지와 제품홍보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며, 나아가 기업의 역동적이고 창조적인 이미지를 표출하는데 기여하고 있다. 이러한 콘텐츠들의 역할과 중요성에도 불구하고, 기존의 많은 연구들은 주로 전시의 구성, 연출 및 매체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다. 따라서 본 연구는 2013년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서 열린 유럽 최대 디스플레이 전시회 ‘ISE(Integrated Systems Europe) 2013’에서 국내 기업인 삼성과 LG를 중심으로 해외 4개사에서 선보였던 전시영상콘텐츠들을 허버트 제틀(Herbert Zettl)이 제시한 영상의 기본구성 원리를 바탕으로 분석하고 그 표현적 특징을 살펴봄으로서, 무역 박람회와 같은 대규모 전시에서 기업 및 제품 홍보와 더불어 참관객의 감성적인 경험을 위한 보다 효과적인 영상콘텐츠 제작방향을 모색하고자 한다.
1.2 연구범위 및 방법
본 연구는 2013년 1월 29일부터 사흘간 암스테르담 RAI 컨벤션 센터에서 열린 ‘ISE 2013’ 전시에서 국내 참여기업인 삼성과 LG전자부스를 중심으로 해외 4개 기업(Panasonic, SHARP, NEC, CHRISTIE)들의 영상콘텐츠를 비교분석하였다. 해외 4개사의 부스는 국내 참여기업과 비교할 때 그 규모면에서는 다소 작았지만, 디스플레이 부분에서 각 국을 대표하는 브랜드이며, 특히 ISE 2013의 핫이슈인 디지털 사이니지의 세계시장에서 높은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는 기업으로서 국내 사례와 비교분석하기에 적절한 사례라고 사료되었다. 연구방법은 현장답사 및 현장에서 수집한 자료를 토대로 이루어졌고, 추후 문헌을 통한 이론적 분석을 진행하였다.
먼저 2장에서는 ‘ISE 2013’ 전시에 대한 개요와 동향 및 주요 이슈들을 다루었고, 3장에서는 구체적인 영상분석에 앞서 각 사별 전시부스 유형 및 전시구성 체계를 살펴보았다. 4장에서는 3장에서 언급한 관심영역, 제품전시영역, 체험영역에 따라 허버트 제틀이 제시한 영상의 기본적 구성요소들 중 전시영상콘텐츠에 적용할 수 있는 요소들을 기초로 각 사의 영상을 분석하였다. 마지막으로 5장에서는 무역 박람회라는 특수한 상황 속에서 기업과 브랜드의 이미지를 제고하고 효과적인 제품홍보 및 참관객의 다차원적인 경험을 이끌 수 있는 전시영상콘텐츠의 방향에 대해 모색해 봄으로서, 향 후 박람회와 같은 대규모 전시 마케팅을 위한 영상콘텐츠 제작에 활용되고자 한다.
2. ISE 2013
2.1 ISE 2013 전시개요
‘ISE(Integrated Systems Europe)’은 매년 개최되는 유럽 최대 상업용 디스플레이 전시로서2013년에는 약 130여 개국 900개의 업체와 44000명이 참가하였다. 12개의 대규모 전시장은 크게 ‘주거 솔루션(Residential Solutions)’, ‘스마트 빌딩(Smart Building), ‘디지털 사이니지(Digital Signage)’, 및 ‘교육존(Education Zone)’으로 구성되었고, 전시 뿐 아니라 하루 30여개가 넘는 교육 프로그램, 컨퍼런스 등의 부대행사가 함께 진행되어 전시 및 제품에 대한 이해를 도왔다. 주요 전시에서는 평면 디스플레이, 영상콘텐츠 관리 및 배포, 인터렉티브 디스플레이, 전문 오디오, LED 비디오 월, 비디오 프로젝터 및 스크린 등의 분야에서 다양하고 혁신적인 기술을 선보이며 전문 오디오·비디오 및 전자 통합 시스템의 최근 시장동향을 한눈에 파악할 수 있었다. 특히 디스플레이 분야에서는 디지털 사이니지(Digital Signage), UHD 비디오 월(Ultra High Definition Video Wall), 투명 디스플레이(Transparent Display) 등 다양한 상업용 디스플레이와 솔루션이 눈길을 끌었다[14,15].
2.2 ISE 2013 주요 이슈
인터렉티브 터치(Interactive Touch), 투명 LCD(Transparent LCD)가 2012년 전시의 화두였다면, ISE 2013의 핫 이슈는 ‘디지털 사이니지’1)와 ‘4K 해상도(UHD)’라고 할 수 있다.
최근 재조명을 받게 된 OOH(Out of Home)미디어 중 디지털 사이니지는 더 이상 빌보드나 간판이라고 간주되던 옥외광고가 아닌 네트워크와 디지털 기술을 이용해서 빌딩과 상점 등에서 공공정보 또는 사적인 정보를 특정시간, 특정위치에 전달할 수 있으며 다양한 형태의 디지털콘텐츠를 전달하는 매체로 정의된다[5]. 특히 디지털 사이니지는 하드웨어가 노출되지 않고 언제 어디서나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연동이 가능하며, 다양한 멀티미디어 및 인터랙티브 콘텐츠를 제공할 수 있어 최근 디스플레이 산업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또 하나의 이슈는 4K, 즉 Full HD보다 4배 높은 최소『3840×2160』픽셀 이상의 초고해상도를 말하며, UHD(Ultra High Definition)라고도 한다. 각국의 메이저 전자제품생산 기업들은 4K TV뿐 아니라 업무용 프레젠테이션이나 홈시어터를 위한 4K 프로젝터들을 앞 다투어 출시하였고, 디지털 사이니지 전용 플랫폼과 소프트웨어 개발키트(SDK, Software Development Kit)도 함께 선보였다. 이 외에도 2012년에 이어 터치스크린, 터치테이블 및 투명 디스플레이도 지속적인 주목을 받았다.
3. 전시공간과 구성
3.1 전시부스 유형
각 기업들은 전시장 내에서 다양한 전시부스의 형태를 취하고 있는데, 이러한 공간구성은 자사의 제품들을 효과적인 방법으로 전시하고 참관객들의 접근을 유도하여 제품판매로 연결시키는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전시부스는 위치와 개방 면에 따라 통로 쪽한 면만 접해 있는 로우형(Row stand), 코너에 위치하여 두면만 접해있는 코너형(Corner stand), 삼면이 개방되어있는 엔드형(End stand) 그리고 모든 통로에 개방되어있는 블록형(Block stand)으로 구분할 수 있다[3]. 본 전시에서 국내 기업인 삼성과 LG전자를 비롯하여 해외 기업들은 모두 블록형 전시부스형태를 취하고 있었으며, 각 제품별 특성에 맞게 필요에 따라 부분 벽면 처리하여 참관객들의 동선을 자연스럽게 유도하였다.
3.2 전시구성 체계
일관성 있는 전시구성은 참관객에게 보다 효과적으로 제품을 홍보하고 브랜드에 대한 총체적인 경험을 하게 함으로써 브랜드를 각인시키는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또한 단순한 동선, 나열식의 제품전시와 그에 따른 수동적인 관람이 아닌 다각적인 경험을 이끌어낼 수 있는 전시연출이 요구된다. 이를 통해 참관객이 긴장과 이완을 반복하며 전시공간에 체류하는 시간이 늘어나게 되면 브랜드와 제품에 대한 인상을 보다 깊게 심어줄 수 있다. ISE 2013 각 부스의 전시구성은 일반적으로 세 부분, 관심유도영역, 제품전시영역, 체험영역으로 나눌 수 있으며, 전시공간 외에 제품과 서비스에 대한 세부적인 정보를 제공하고 구매상담에 응하기 위한 상담공간을 구성하였다. ‘ISE 2013’의 전시구성 체계와 내용을 분석하면 다음과 같다.
1) 관심유도영역(Main Attraction): 전시 도입부에서 지나가는 참관객의 흥미와 관심을 유발하여 전시부스 안으로 유도하는 역할을 하며, 본 전시에서는 대형디스플레이, 멀티영상2) 및 3D 영상 등 주로 직관적이고 시각적 효과가 크며, 규모 있는 연출이 주를 이루었다.
2) 제품전시영역(Concept Line): 전시부스 안으로 들어온 참관객에게 다양한 라인업(Line-up)제품들을 소개하며 연속적인 극적효과를 느낄 수 있도록 연출되었다. 특히 타사제품과 자사제품을 비교하며 자사제품의 차별성을 강조하는 비교시연(Comparison Area) 영역과, 자사의 디스플레이 제품이 실제 활용될 수 있는 다양한 공간(극장, 레스토랑, 리테일샵, 공항, 패스트푸드점 등) 을 연출한 공간연출(Space Production)영역을 통해 제품의 활용가능성을 제시하고 동시에 재미적인 요소를 더했다.
3) 체험영역(Interactive Area): 참관객이 스크린을 직접 터치하며 조작할 수 있는 ‘터치스크린(Touch Screen)’과 여러 명이 함께 체험할 수 있는 ‘멀티터치테이블(Multi Touch Table)’ 및 센서를 이용해 참관객의 동작에 따라 반응하는 ‘가상쇼핑(Virtual Shopping)’, ‘인터랙티브 자판기(Interactive Vending Machine)’등이 전시되었다.
이러한 전시공간과 구성을 토대로 다양한 제품에서 표출되는 영상콘텐츠를 경험하며 참관객들은 기업과 제품에 대한 이미지를 자연스럽게 형성할 수 있다. 4장에서는 이러한 내용을 토대로 각 사의 전시영상콘텐츠를 허버트 제틀의 영상의 기본 구성 요소들을 기초로 분석해 보고자 한다.
4. 사례분석
4.1 영상의 기본구성요소
본 장에서는 앞장의 전시구성에 따라 각 사별 영상콘텐츠를 관심유도영역, 제품전시영역 그리고 체험영역으로 구분하고, 허버트 제틀(Herbert Zettl)이 제시한 영상미학이론을 토대로 각 영상의 구성의 요소와 특징들을 분석하고자 한다. 그의 저서 ‘영상제작의 미학적 원리와 방법’에 따르면 영상의 기본적 구성요소를 5가지 즉 빛과 색, 2차원 공간, 3차원 공간, 시간과 동작 및 음향으로 나누고[13], 이것을 영화와 텔레비전에 적용하여 설명하였다. 그러나 영화나 텔레비전 외의 영상에도 이러한 요소들이 가지는 미학적 특성을 적용한다면 영상에 대한 기본적인 이해와 함께 보다 효과적인 영상을 표현할 수 있는 토대가 될 것이라고 사료되었다. 따라서 본 연구에서는 그가 제시한 영상의 기본 구성요소들 중 전시영상콘텐츠에 직접적으로 적용할 수 있는 ‘색’, ‘시간’, ‘동작’과 더불어 영상이 표출하고자 하는 내용과 유형을 분석함으로써, 각 영상을 구성하는 요소들과 그 표현적 특징을 살펴보고자 한다. 허버트 제틀이 말한 영상의 구성요소(색, 시간, 동작)와 콘텐츠의 내용 및 유형의 세부 분석내용은 다음과 같다.
1) ‘색(Color)’은 색상(Hue), 채도(Saturation), 명도(Brightness)로 구성되며, 컬러, 흑백의 색 정보와, 따뜻한 색, 차가운 색과 같은 색의 느낌 등을 특징으로 한다. 색은 정보의 기능과 감성 표현의 기능을 가지는데, 물체를 사실적으로 표현함으로써 대상에 대한 시각적 정보를 제공할 뿐 아니라, 보는 이의 감성을 자극하여 극적인 느낌이나 흥분을 유도하며 특정한 분위기를 조성한다.
2) ‘시간(Time)’은 객관적 시간과 주관적 시간으로 구분할 수 있다. 객관적인 시간은 장면시간, 샷시간 등 시계시간(Clock Time)을 말하며, 주관적인 시간은 보는 이가 느끼는 심리적인 시간(Psychological Time)을 말한다. 주관적인 시간은 몰입에 따른 질적 개념이어서 시, 분, 초와 같은 물리적 시간에 반드시 비례하는 것은 아니다. 본 고에서는 각 영상을 구성하는 장면의 길이를 중심으로 시계시간 및 느낌을 함께 분석하였다.
3) ‘동작(Motion)’은 영상 내에 ‘대상의 동작’과 ‘장면전환기법’으로 구분된다. 전시영상콘텐츠에서의 대상의 동작은 텔레비전이나 영화에서와 같이 ‘피사체’보다는 ‘오브젝트(Object,이미지, 텍스트 등)'의 움직임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즉 영상 내에서 강조하고자 하는 이미지나 텍스트를 빠른 혹은 느린 움직임을 통해 시각적 효과뿐 아니라 특정 정보를 강조할 수 있다. 장면전환기법(Transition)은 보는 이의 주의와 느낌을 좌우하고 기법에 따라 구조적, 시각적 통일성 및 다양성과 긴장감을 제공한다[7].
4) ‘내용(Theme)’은 영상이 표현하고자 하는 ‘주제’나 ‘소재’를 말하는 것으로, 각 사의 영상콘텐츠들은 시각효과위주의 영상과 특정한 메시지를 전달하는 영상으로 구분할 수 있다.
5) ‘유형(Type)’은 ‘콘텐츠유형(Content)’과 ‘매체유형(Media)’으로 나누었다. 콘텐츠는 내용에 따라 공공정보(Public Information, 뉴스, 기상, 관광, 교통), 일반광고(Advertisement, 쇼핑몰, 상점), 메뉴정보(Menu Information, 패스트푸드점, 레스토랑)와 각 사의 제품정보를 나타내는 제품영상(Product Movie), 체험위주의 엔터테인먼트(Entertainment) 및 아트영상(Art Movie)으로 구분하였고[6], 매체는 여러 대의 모니터를 사용하여 영상을 표출하는 멀티영상(Multi Display), 터치스크린 및 테이블(Touch Screen and Table), 프로젝션 매핑(Projection Mapping), 프로젝션 디스플레이(Projection Display)등의 형태로 나누었다. 이러한 구분을 통해 콘텐츠가 제공하는 다양한 유형의 정보와 커뮤니케이션 방식을 분석할 수 있다. 위와 같은 영상의 기본구성요소들을 바탕으로 각 사별 영상콘텐츠를 분석하였다.
4.2 각 사별 영상콘텐츠 분석
삼성(SAMSUNG)은 부스 전면의 비정형 레이아웃의 관문형태로 설치된 디지털 사이니지에 기하학, 추상적인 그래픽 영상을 역동적으로 연출하여 참관객들의 시선을 유도하였다. 패션쇼 및 화보 이미지와 같은 시각위주의 영상에서는 삼성의 블루컬러를 중심으로 강렬한 색상과 Wipe, Slide와 같은 빠른 장면 전환기법으로 다이내믹한 느낌을 연출하였고, 병원, 공항, 리테일샵, 학교 등의 다양한 장소를 연출하며 제품의 활용성 강조하였다. 정보를 표출함에 있어서는 중간 혹은 느린 속도의 장면전환 사용과 강한 색상, 명암대비를 주어 가독성을 높였다. 또한 필요에 따라 모니터 여러 대를 하나로 통합하거나 분리하여 영상을 표출하는 방식으로 역동적인 느낌의 이미지를 표현하고, 다채로운 화면구성과 다양한 장면전환 기법으로 시각적 즐거움과 극적인 효과를 주었다. 특히 삼성브랜드를 상징하는 블루컬러가 전시 공간 및 영상콘텐츠에 일관성 있게 적용됨으로 시각적 통일성과 브랜드에 대한 강한 인상을 심어주었다.
Table 1.Video contents analysis of each company
엘지(LG)는 삼성과 더불어 부스 입구에 현실세계에서 우주공간으로 이동하는 콘셉트의 3D 영상이 웅장한 사운드와 함께 연출되어 지나가는 참관객의 흥미와 참여를 유도하였다. 비교시연영역에서는 엘지와 타사의 제품을 나란히 디스플레이하여 같은 이미지를 지속적으로 재생시킴으로 기술의 차이를 시각적으로 쉽게 느낄 수 있도록 하였다. 특히 84인치 UHD 3대에 실제 인물사이즈의 모델이 패션쇼 런웨이를 워킹하는 영상이 비트있는 음악과 함께 연출되어 거대한 모니터사이즈와 실감나는 초고해상도를 표현하였다. 공간연출영역에서는 공항, 극장, 버스정류장등 다양한 장소연출로 제품의 활용성을 강조하였다. 또한 삼성과 마찬가지로 영상콘텐츠 전반에 브랜드를 상징하는 컬러를 일관성 있게 적용함이 돋보였고, 특히 타사에 비해 참관객이 참여할 수 있는 인터랙티브 콘텐츠가 많았는데, 참관객의 터치에 따라 재미있는 효과음과 함께 오브젝트들이 다양한 움직임으로 반응하였고, 다양한 장면전환효과를 통해 시각적 흥미를 주었다.
파나소닉(Panasonic)은 디지털 사이니지와 함께 다양한 프로젝터 제품군을 선보였다. 부스 전면의 피라미드형 설치물에 다양한 그래픽 이미지가 매핑되었고, 그 옆 대형 멀티영상에서는 광활한 자연과 세계 유명건축물들의 이미지가 느린 속도로 연출되어 감성적인 느낌을 연출하였다. 제품전시영역에서는 주로 제품의 정보를 제공하는 영상이 주를 이루어고 특히 공간연출영역에서는 옛 극장의 포스터가 상하로 슬라이드 되어 넘어가는 장면전환기법을 사용하여 아날로그적 느낌의 공간을 연출하기도 하였다. 파나소닉 역시 브랜드 고유의 다크블루 컬러가 전시공간 및 영상콘텐츠에 일관성 있게 적용되었다.
엔이씨(NEC)는 파나소닉과 마찬가지로 디지털 사이니지와 다양한 프로젝터제품들을 함께 선보였다. 부스 전면에는 가상쇼핑(Virtual Shopping)을 연출하여 참관객이 직접 의상과 장신구를 선택할 수 있는 경험을 제공하였고, 그 옆에는 타사와는 달리 유일하게 전시가 열리는 시즌을 고려하여 스포츠 용품 리테일 샵을 연출, 겨울 스포츠를 주제로 화이트와 대조되는 다양한 원색을 사용함으로서 역동적이고 강한 이미지의 영상을 표출하였다. 외부 비디오월에는 명화를 콘셉트로 한 예술적인 이미지를 표출하였다.
샤프(Sharp)는 부스 전면에 카페공간을 연출하여 영국 Photographer’s Gallery에 전시되었던 인물중심의 사진이미지를 느린 템포와 디졸브 위주의 장면 전환기법으로 감성적인 메시지와 느낌을 전달하였다. 이와 대조적으로 제품전시영역에서는 짧은 장면 길이와 컷, 슬라이드 등의 속도감 있는 장면전환기법으로 강렬한 느낌의 영상을 표출하였다.
크리스티(CHRISTI)는 브랜드를 상징하는 블루계열을 영상콘텐츠 전반에 일관성 있게 적용하였다. 관심유도영역에서는 부스 상부의 비정형 월에 다양한 컬러의 패턴들을 프로젝션 하여 기업의 역동성을 부각시키고 참관객의 흥미를 유도하였으며, 제품전시영역에서는 정보제공위주의 영상을 표출함으로써 관심영역을 제외한 영역에서는 시각적 효과보다는 자사제품에 대한 구체적인 정보를 제공하고자 하였다. 공간연출영역에서는 4개의 모니터에 4계절을 나타내는 이미지들을 느린 속도로 표출하여 어떠한 외부조건에도 상관없이 효과적인 디스플레이가 가능한 OOH미디어의 장점을 부각시켰다.
4.3 분석총괄
국내 2개사 및 해외 4개사의 영상콘텐츠를 영상의 기본구성요소인 색, 시간, 동작 및 영상콘텐츠의 내용과 유형을 토대로 분석한 내용은 다음과 같다.
4.3.1 영상콘텐츠 내용
영상콘텐츠는 시각효과위주의 영상, 일반광고 영상 및 제품사양에 대한 정보제공을 위한 영상으로 구분할 수 있다. 시각효과위주의 영상은 주로 관심유도영역에 연출되어 참관객의 흥미를 유도하였는데, 강렬한 색상의 기하학적, 추상적 패턴들이 역동적으로 움직이는 형식이 주를 이루었고, 드물게 특정한 메시지를 전달하는 콘텐츠가 연출되었다. 제품전시영역에서는 제품의 정보를 표출하며 타사의 제품과 비교시연하거나 다양한 공간을 연출하여 공공정보 및 일반 광고를 표출하는 내용이 주를 이루었다. 체험영역에서는 참관객이 직접 정보를 선택, 열람할 수 있는 다양한 인터랙티브 콘텐츠를 연출하였다.
4.3.2 주요 색상
국내기업의 경우 브랜드를 상징하는 대표적인 컬러를 영상콘텐츠에 전반에 일관성 있게 적용하는 모습을 보였다. 각 사들의 시각효과위주의 영상들은 색의 감성적인 표현기능을 고려하여 색의 강약을 조절함으로서 감성적 표현 및 역동성을 강조하였고, 정보표출을 위한 영상들은 가독성을 위해 배경이미지와 텍스트의 색상과 명암대비를 강하게 주는 양상을 보였다.
4.3.3 시간
시각효과위주의 영상은 짧은 장면길이와 빠른 템포의 장면전환기법을 사용하여 역동적인 느낌을 주었고, 제품에 대한 자세한 정보를 제공해야 하는 영상은 정지 혹은 장면 당 10초 내외의 느린 속도로 이미지가 표출되어 참관객이 정보를 습득할 수 있는 시간을 제공하였다.
4.3.4 동작
강조와 주목이 필요한 부분에서는 이미지나 텍스트가 빠른 속도로 나와 줌인·아웃 등을 통해 강조되고 사라지는 동작이 연출되었다. 영상의 내용에 따라 디졸브 등의 느리고 부드러운 장면전환효과나, 컷, 슬라이드, 와이프와 같은 빠른 리듬의 장면전환효과를 사용하였다. 또한 여러 대의 모니터를 활용하여 전체 혹은 개별적으로 이미지를 표출함으로써, 변화있는 화면구성과 다양한 움직임을 통해 시각적 즐거움을 제공하였다.
4.3.5 유형
관심유도영역에서는 제품의 정보보다는 시각효과 위주의 아트영상이 주를 이루었고, 제품전시영역에서는 공공정보, 메뉴정보 및 광고 등 정보위주의영상을 표출하였다. 체험영역에서는 참관객이 직접 참여 가능한 엔터테인먼트 콘텐츠나 E-Board와 같은 실제 제품을 전시하였다.
매체는 모니터를 여러 대, 많게는 수십 대를 사용한 멀티디스플레이 방식으로 3D나 멀티영상을 구현하였고, 터치스크린 및 모니터는 참관객의 흥미와 참여를 유도했다. 특히 투명디스플레이는 스크린 내부의 실물과 스크린 상의 역동적인 이미지를 오버랩시켜 시각적 즐거움을 주었다.
이 외에 허버트 제틀의 영상의 기본구성요소 중 5번째 요소인 ‘음향’은, 수많은 영상콘텐츠들이 한자리에 전시되는 상황을 고려해서인지 대부분의 콘텐츠에서 음향적 요소는 제외되었지만, 엘지(LG)의 관심유도영역의 3D영상에서는 웅장한 배경음악이 영상의 거대한 스케일과 몰입감을 극대화시켜주었고, 체험영역의 인터랙티브 콘텐츠에서는 배경음악 및 다양한 효과음을 영상과 함께 연출하여 참관객들의 흥미를 유도하였다.
5. 결 론
최근 무역박람회는 각국을 대표하는 기업들이 자사의 새로운 제품을 소개하고 홍보하는 차원을 넘어, 보다 감성적인 접근방법으로 참관객들이 브랜드에 대한 총체적인 경험을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따라서 제품 뿐 아니라 다양하게 표출되는 시각이미지들의 중요성과 그것이 브랜드 이미지와 제품의 판매에 미치는 영향이 날로 부각되고 있다.
비슷한 분야의 제품들을 생산하는 기업들이 한자리에 모인 가운데, 넘쳐나는 시각이미지들 속에서 참관객들의 눈길을 끌 수 있는 영상콘텐츠를 만들기 위해서는 영상을 구성하는 기본적인 요소들에 대한 이해와 활용이 요구된다. 이러한 의미에서 허버트 제틀이 제시한 영상의 기본구성요소들을 텔레비전이나 영화 외에도 시각위주의 커뮤니케이션을 목적으로 하는 다양한 영상들 특히 전시영상콘텐츠에 적용해 봄으로서, 영상을 구성하는 기본적인 요소들을 이해하고 이를 전시현장의 상황에 맞게 활용한다면, 영상이 전달하고자 하는 내용을 효과적으로 표현할 수 있을 뿐 아니라 보다 실제상황에 적합한 영상을 제작할 수 있을 것이다.
앞의 분석결과에 따르면, 각 사의 영상콘텐츠 중 ‘시각효과위주의 영상’은 짧은 시간 안에 화려하고 역동적인 이미지를 표출함으로서 지나가는 참관객들의 시선을 사로잡아 부스로 동선을 유도하는 역할을 하며, ‘제품정보영상’은 제품의 사양에 대해 구체적인 정보를 제공하였다. 대부분의 영상콘텐츠가 시각효과 및 제품에 대한 비슷한 정보와 방식으로 표출되는 가운데, 엘지(LG)의 관심유도영역에서 구현된 3D영상콘텐츠는 1분 30초 내외의 짧은 시간동안 비교적 단순한 스토리구성으로 지나가는 참관객을 부스 안으로 유도하였다. 또한 샤프(Sharp)의 갤러리 연출 콘텐츠는 사진이 예술의 한 장르로 인정받는데 도움을 준 영국의 한 갤러리에서 전시된 사진을 현장에 표출함으로서, 시각적 효과는 화려하지 않았지만 참관객들에게 잔잔한 감동을 주었다. 디지털적 요소를 추구할수록 서사적 측면 보다는 시각적 스펙터클에 치중하는 경향이 많지만[12], 수많은 시각 위주의 콘텐츠 속에서 복잡하지 않은 스토리라인이나 특별한 의미와 메시지가 있는 영상이 오히려 돋보일 수 있다는 좋은 사례였다.
또한 국내기업인 삼성(SAMSUNG)과 엘지(LG), 해외기업인 파나소닉(Panasonic)과 크리스티(CHRISTI)는 타사와 비교할 때 브랜드 고유의 색상을 영상콘텐츠 전반에 통일성 있게 적용한 예라고 할 수 있다. 색에 대한 반응은 정서적인 것이어서 쉽게 기억에 남기 때문에 브랜드 색상을 효과적으로 사용한다면 참관객에게 브랜드에 대한 강한 인상을 심어줄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색에 대한 선호도는 제품구매의사에 영향을 줄 수 있다. 이도 역시 개인적이고 주관적인 것이지만 지역, 민족, 문화에 따라 일반적인 색채 선호성향을 가지고 있다. 예를 들어 미국은 검정, 캐나다는 빨강을 선호하며, 파란색은 모든 사람들이 일반적으로 선호하는 색이다[8,9]. 즉 영상 기획단계에서부터 선호색과 기피색을 고려한다면 시각효과와 더불어 효과적인 메시지 전달에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실제로 전시가 열리는 지역이나 계절을 고려한 영상콘텐츠를 보여준 엔이씨(NEC)가 그 좋은 예라 할 수 있다. 그러나 몇 가지 색의 계열에 편중된다면 오히려 식상한 느낌을 줄 수 있고, 색으로 인해 얻게되는 정보에 한계가 있을 수 있으므로 이에 대한 이해와 적절한 활용이 요구된다.
무역박람회의 특성상 수많은 제품들이 전시되어 있는 만큼 개인적으로 특별한 관심을 가지는 제품이 아니라면 한 제품 앞에 머물러 있는 시간이 길지 않고, 주로 이동하며 보는 관람형태를 띤다. 이러한 상황을 고려하여 대부분의 영상들은 인터벌 없이 연속적으로 표출되었고, 드문 경우 영상 중간이나 끝부분에 브랜드 로고를 표출하거나 제품의 사양에 대한 정보를 포함한 이미지나 영상이 짧게 표출되는 방식이 주를 이루었다. 따라서 참관객들이 제품에 대한 구체적인 정보를 얻기 위해서는 각 사에서 제공한 브로슈어에서 해당제품을 일일이 찾아보거나, 전시제품 옆에 제시된 작은 크기의 텍스트를 통해 정보를 얻어야하는 불편함이 있었다. 현장의 상황을 고려할 때 제품전시영역에서 만큼은 시각효과위주의 영상이나 일반 광고영상과 조화롭게 제품정보에 대한 이미지나 영상이 교차로 표출된다면, 참관객들이 영상을 감상하며 좀 더 쉽고 편리하게 제품에 대한 정보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또한 각 영상들은 그 내용과 목적에 따라 다양한 장면전환기법을 사용하였다. 장면전환효과는 단순히 영상의 앞뒤를 자연스럽게 연결 또는 변화시키는 역할 뿐 아니라, 장면전환 자체의 고유한 감성을 관객에게 전달하고 구성의 다양성과 미적긴장감을 제공한다[7]. 그러나 많은 경우 단순히 정지이미지를 순차적으로 재생하는 방식으로 표출되었고, 비슷한 템포와 장면전환기법을 사용하여 마치 슬라이드 쇼를 보는듯한 느낌을 주기도 하였다. 정지이미지가 지니고 있는 여러 한계를 해결할 수 있는 것이 디지털 사이니지의 특성인 만큼, 다양한 화면구성과 효과로 지루하지 않은 변화있는 영상을 연출되도록 해야 할 것이다.
디지털 사이니지는 처음 광고를 목적으로 시작되었으나, 점점 교육 및 예술적으로 활용 가능한 미디어로 확장되고 있다[6]. 이러한 흐름에 따라 몇몇 기업에서는 여러 대의 모니터들을 조형적으로 배치하여 명화 등의 예술작품의 이미지를 표출하여 아트갤러리 연출을 시도하였다. 그러나 그 비중이 매우 작았던 만큼 예술적 표현매체로서 보다 적극적인 활용 가능성을 제시한다면, 참관객들에게 감성적인 경험을 제공하고, 기업과 제품에 대한 긍정적인 이미지를 심어줄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삼성(SAMSUMG), 엘지(LG), 엔이씨(NEC)는 인터랙티브 콘텐츠로 참관객의 참여를 유도하였지만, 전시 전반적으로는 관객이 참여 가능한 콘텐츠가 부족했다. 특히 디지털 사이니지의 네트워크 기술을 이용하여 모바일기기와 연동되는 콘텐츠의 연출이 부재하였다. 디지털 사이니지는 광고나 정보를 ‘보다’(Look) 라는 차원을 뛰어넘어 ‘경험’(Experience)하는 차원으로 발달하고 있다[11]. 양방향 커뮤니케이션 방식이 디지털 사이니지의 특징인 만큼, 터치센서, 키네틱 등 다양한 센서를 사용함으로 참관객과 활발히 상호작용할 수 있는 콘텐츠의 비중을 늘리고, 모바일 디바이스와 디지털 사이니지가 직접 연동되어 참관객이 광고나 정보에 쉽게 참여할 수 있는 콘텐츠를 연출한다면, 디지털 사이니지의 특성을 부각시키고 참관객의 체험을 보다 다양화시킬 수 있을 것이다.
일반 제품광고와는 달리 무역박람회라는 특수한 상황 속에서, 제품을 통해 표출되는 다양한 영상콘텐츠들은 그 구성 요소에 대한 깊이 있는 이해를 바탕으로 실제 전시 장소와 상황도 함께 감안하여 제작되어야 한다. 또한 ‘읽기’보다 감성적인 느낌을 수반하는 ‘보기’에 쉽게 접근하며, 이성적 분석보다는 감각적이고 체험적인 전시를 즐기고자 하는 변화된 관람객들의 성향[10]도 전시영상콘텐츠 제작방향에 고려 되어야 할 것이다.
본 연구가 어느 특정한 행사로 그 범위를 제한함으로 논지전개에 있어 한계가 있을 수 있지만, 단순히 새로운 제품과 기술의 홍보의 차원을 넘어 변화된 전시마케팅의 양상이 요구되는 현실에서 참관객에게 보다 효과적으로 제품을 홍보하고 다차원적인 경험과 감성을 유도하여 기업과 제품에 대한 신뢰와 이미지를 제고시킬 수 있는 전시를 위하여 영상콘텐츠가 지향해야 하는 바는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다. 이러한 영상에 대한 기본적인 이해와 분석이 무역박람회와 같은 전시영상콘텐츠의 실질적인 제작에 도움이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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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인용 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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