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 농장관리(2)

  • 발행 : 2013.06.01

초록

키워드

종계장에서의 인력관리

인력 관리를‘관리란 목적, 목표, 바람직한 상황에 도달하기 위하여 유무형의 인적, 물적 자원을, 경제적 효율적으로 활용하는 것’이라는 관리적 측면에서 정리하면서 첫째 계사, 설비, 물, 사료, 환기 등 투입되는 물적 자원 못지 않게 인적자원이 중요하다는 점을 인식할 필요가 있다. 둘째로는 인적자원에서도 인재채용, 입·퇴사 관리, 관리자 수 등 수량적 관리보다 근무자의 애사심, 만족도, 목표달성 의지 등 질적인 관리가 중요 하다는 점을 밝히고 싶다. 그렇다면 애사심, 만족도, 의지가 충만한 직장, 웃음과 행복이 있는 직장이 목표라고 할 때 활용 가능한 인적, 물적 자원은 무엇인가?

열정과 목표의식, 그리고 리더십을 가진 농장장, 능력과 의지를 가진 조직원들의역량등을인적자원으로는들수있으며, 물적자원으로는 급여, 포상, 징계, 권한(직위, 직책), 업무 분담, 공정한 성과에 대한 평가와 보상, 휴식, 회식, 칭찬과격려, 교육등이있을수있겠다. 인력관리는이러한 인적, 물적 자원을 어떻게 경제적, 효율적으로 활용하는 것이 인력관리의 본질이 아닌가 생각하며 좀 더 구체적으로 살펴보고자 한다.

인력이란 한자를 풀어보면 사람의 힘을 뜻하고 산업현장에서는 현장에 투입되는 개개인의 사람을 뜻한다. 자동화 된 농장이라도 자동화 된 설비를 통제하는 컴퓨터 설비를 관리하는 것도 결국에는 사람이기에 모든 것을 자동화 한다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 최종적으로는 사람의 힘 즉 인력이 필요하다.

종계장에서 생산하는 품질이 우수한 한 개의 종란은 최적의 계사와 설비, 사료, 물 등의 물적 자원과 직간접으로 투입된 인적자원이 결합한 산물로 볼 수 있다. 글로벌 경쟁시대를 맞아 축산업계도 기계화 자동화 대형화하는 시설투자가 활발하게 진행되어 왔고 앞으로도 진행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과거와 달리 계획적이고 치밀한 관리가 따르지 않는다면 생산성 향상은 엄두도 못 낼 정도로 육종된 종계를 사육하면서 과연 투자에 비례하여 생산성 향상이 기대만큼 이루어지고 있는지 의문시 되고 있다.

종란 생산에 활용하는 물적 자원에 대해서는 수량과 품질, 경제성과 효율성을 분석하고 평가하면서도 또 다른 중요 요소인 인적자원에 대해서는 소홀한 것 같다. 인적자원에 대해서도 물적자원과 마찬가지로 수량과 품질을 분석하고 평가하여 좀 더 경제적이고 효율적으로 활용하는 것이 인력관리가 아닌가 생각한다. 인력관리도 현재 종사자, 미래 종사할 의사를 가진 사람의 수 등이 수량적 개념이라면, 품질이라는 측면에서는 연령, 성별, 기술, 의욕, 만족도, 충성도(애사심)등으로 분류하여 평가해 볼 수 있다.

수량적 개념으로 보면 비단 최근의 문제는 아니지만 3D업종으로 유능하고 젊은 인력유입은 감소했고 인력부족으로 외국인 근로자 고용이 늘면서 외국인들이 차지하는 비중이 절대적인 농장들이 많은 것이 현실이다.

수량적 관리는 인력을 탄력적으로 운영하는데 목적이 있으며 문제는 고정 인력을 확보하는데 있다. 이 문제는 산업현장에서 은퇴하기 시작하는 1950년대 베이비붐 세대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 세대의 성장기, 산업활동기, 그리고 은퇴 시점의 사회적, 경제적 상황 등 세대의 특성을 분석해 보면 서로 상생의 효과적인 활용 방안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종계장에서의 기계화, 자동화에 따른 대형화, 집약화 추세에 따라 농장 단위가 커져 관리인 수가 20인 내외의 농장이 많아 지면서 통솔과 갈등, 의욕, 만족도, 애사심에 대한 문제가 발생하고 그 질적인 관리의 중요성이 점차 증대되고 있다.

직장 내에서 상사와 부하, 동료의 종적, 횡적관계에서 오는 갈등을 해소하고 조정하여 조직의 목표를 달성 하는데 그 누구보다 농장장의 역할과 책임이 가장 크다고 할 수 있다. 그 동안 여러 회사, 여러 농장에서 농장장과 기술 지원의 경험을 바탕으로 추상적이고 포괄적이지만 인력의 질적 관리라는 측면에서 농장장과 농장장의 리더십, 그리고 회사의 시스템이 중요 요소라고 판단하여 살펴 보기로 한다.

첫째, 생산성 향상과 관련하여 가장 중요한 것이 농장장의 열정과 목표달성 의지이다

농장에서 리더는 농장장이다. 리더십이란 타인의 사고나 행동에 영향을 미치는 힘이라고 정의한다. 농장 분위기부터 성과에 이르기까지 농장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사람이 리더로서의 농장장이다. 실적, 사무처리, 인간관계에서 오는 스트레스로 인한 좌절이나 의욕상실, 부정적인 사고는 긍정적인 영향보다 더 빠르고 강력하게 전 직원에게 영향을 끼친다. 농장장의 리더로써 열정과 목표의식을 잃는다면 조직에 어떤 현상과 결과가 초래되는지 경험이 없더라도 상상해보면 끔찍할 것이다. 농장에서 업무 중 발생하는 문제에 대해 왜, 무엇을, 어떻게 활용하여 어떻게 해결해야 할 지 요점을 정리하여 단순화 하고, 계획 → 실행 → 평가 → 조정 → 실행하는 일련의 과정을 통해 업무를 효과적으로 처리 하면서 스스로 동기부여하고 열정과 의지를 유지할 필요가 있다.

둘째, 농장장의 리더십 문제이다

열정과 의지를 기초로 솔선수범은 리더의 기본이라 할 수 있고, 실제로 상당한 효과를 발휘 할 수 있지만 전부는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솔선수범의 리더십과 더불어 경청, 신뢰의 리더십이 요구되는 시대이다. 요즘은 세일즈에서도 품질이나 가격으로 경쟁하던 시대, 감성에 의존하던 시대를 지나 영혼에 의존한 마케팅 시대라고 한다. 인간은 여러 단계의 욕망 중 가장 본능적이고 기본적인 먹고 살기 위한 생존욕구를 충족하면 다음 단계인 인정받고 싶은 욕구, 배우고 싶은 욕구를 느낀다고한다. 하루종일 땀 흘리며 정신없이 일 해야만 하는 근무 환경, 더구나 1980년대 군대시설도 아니다.

농장도 지시나 명령을 받으며 땀 흘리며 정신없이 하루 종일 일에 몰두해야만 하는 작업이 아니라 기계화 자동화 시설로 인하여 어느 정도 자율적으로 일하면서 생각할 여유가 있는 환경으로 변화하였다. 사고능력과 감성이 있는 인간인 근무자가 ‘아이고 내 팔자야’하고 땅 꺼지는 한숨과 불평불만 속에서 일한다면 거기서 어떤 성과를 기대할수있을까? 인정받고, 배우고 싶고 보람과 만족을 느끼고 행복해지려는 인간의 욕구를 이해할 필요가 있다. 리더도 치어리더 개념으로 바뀌고 있는 시대이다. 우스꽝스러운 삐에로 복장으로 회사 로비에 서서 출근하는 직원들을 맞으며 웃음을 주었다는 어느 항공사 회장, 점심시간 식당에서 종업원들을 위해 노래를 부르는 동남아시아에 진출한 어느 섬유업체 회장을 TV에서 본 사람도 있을 것이다. 명령과 복종, 카리스마 운운하며 리더가 군림하던 시대는 지나도 한참 지났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인간존중을 바탕으로 경청을 통한 소통과 신뢰의 리더십을 발휘해야 할 시대이다. 소통과 신뢰가 없는 조직에는 조직원 사이에 대화가 단절되고, 웃음이 사라지고 출퇴근 인사마저 사라진 자리에는 온갖 종류의 불신과 뒷담화, 불평불만 만이 자리 하면서 조직은 급격히 붕괴현상이 나타나기 시작하는 것을 경험하였다. 나 혼자 모두 다 한다는 생각, 할 수 있다는 생각은 책임감이 아닌 오만이고 독선이다. 우매한 대중시대는 지나갔다. 지금은 집단 지성의 시대이다. 농장의 목표달성과 농장장이 원하는 바람직한 직장 분위기를 만들기 위해서라면 농장장의 카리스마, 자존심이 대수인가? 집단 지성을 믿고 입을 열게 만들고 그리고 경청하자. 경청이란 인간존중을 바탕으로 한 경건한 마음, 역지사지의 열린 마음가짐으로 낮은 곳의 소리를 들어주는 것으로, 특히 여성 직원들의 경우 정성껏 들어주는 것 만으로도 문제가 해결 된 경우도 있을 것이다.

셋째, 교육과 권한 위임이다

우선 농장장의 선발 과정부터 살펴보면 농장장은 조직 내에서 발탁하는 경우가 많고, 실제적으로 인력관리에 대한 교육 없이 농장관리자로 투입되는 경우가 많다. 자기보다 많은 연배의 부하직원, 다른 성별, 언어소통도 원활치 못한 외국인 근로자를 무난하게 통솔하여 목표 도달을 바란다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어느 일정한 수준의 경험을 축적하고 해결할 능력이 생길 때까지 조직관리에 시행착오가 불가피하며 생산성 향상은 고사하고 유지조차 어려운 상황에 빠진 경험도 있다. 영업부 직원들에게 사전 관련된 여러가지 스킬을 교육하고 훈련시켜 현장에 투입하고 있는 점을 고려하면 종계장에 투입되는 농장장의 경우 무기 없이 전장에 투입되는 것과 마찬가지다.

인력관리는 전혀 새로운 분야라는 것을 인식하고 관련 스킬을 교육하고 훈련 시켜서 농장에 투입하는 것이 필요하고, 중간에 점검과 지원이 절실히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전 조직원을 대상으로 상사의 지시 명령에 따르고, 업무의 협의와 경과, 결과에 대한 보고등 회사의 기본적인 룰과 사규와 사칙에 따른 복무 수칙등을 고지하고 교육하여 조직의 기강을 다지는 기초적인 작업부터 필요하다.

특히 직장을 봉사활동이나 아르바이트로 인식하고 있는 젊은 신입사원이 늘고 있다는 점에 주의할 필요가 있다. 사내 교육이 불가능하다면 외부 위탁교육을 적극적으로 이용할 필요가 있다. 속된 말로 알아야 면장을 한다라는 말도 있지 않은가? 농장 조직원을 통솔하는 농장장에게 부하직원을 평가하고 보상하는 적절한 수준의 권한이 부여되어 상사가 부하직원에 대한 급여, 인사에서 영향력을 행사하는 존재로 인식될 때 효과적인 통솔이 가능하다. 부하직원에 대한 급여, 전직과 승진에 대한 권한에서 배제된다면 말 그대로 손발이 묶인 채 통솔하는 것과 다름이 없다. 그리고 성과에 대한 보상을 공정하게 구체화해서 실행하여 성과 보상에 대한 믿음을 주어야 한다. 성과에 대한 적정한 수준의 보상은 조직의 목표달성 의지를 고취시킬 뿐 아니라 신뢰와 애사심을 고취시키는데 필수적이다.

직장은 여러 사람이 동일한 목표를 위해 함께 일하는 ‘일터’이다. 이성과 감정을 소유하고 있는 사람들이 모인 자리에는 필연코 갈등이 발생하기 마련이다. 직장인의 78%가 상사에 대해서 부정적인 견해를 갖고 있으며, 그 상사들도 부하직원으로 인해 큰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고 한다. 심지어 동료간에도 심각한 스트레스가 존재하여 이직하는 사원의 80%정도가 인간관계에서 발생하는 문제가 원인이라는 보고도 있다.

서점에 가면 자기계발, 인간관계, 리더십에 관련된 서적이 수십 종류씩 있는 것을 보면 종계장에서만 나 혼자만 겪는 어려움이 아니라 모든 조직, 모든 관리자들이 겪는 어려움과 문제라는 생각이 든다. 상사와 부하 사이 고민 문제는 내가 원하는 상사의 조건과 원하는 부하직원의 조건에 대해 항목별로 목록을 작성 해 보라고 하고싶다. 목록을 작성하다 보면 가장 기초적인 답이 보이지 않겠는가? 최소한의 답은 ‘상사에게는 내가 바라는 부하직원이 되어주고, 부하직원에게는 내가 바라는 상사가 되어주라’며 일찍이 2,500년 전 공자님께서 주셨던 역지사지의 가르침을 인용해 보고 싶다. 동료간에는 네가 원하는 직장이 내가 원하는 직장이고, 내가 원하는 직장이 네가 원하는 직장이 아니냐는 개방적 사고로 대화하고 소통하는 해결 방법이 있지 않을까? 조직의 구성원으로 한 사업장의 리더로 생활하면서 인력관리에 대해서 수없이 많은 어려움과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느낀 것은 중단 없는 배움이었다.

위대한 성현 공자님도 70까지 공부하고 배우셨다지 않은가? 배우고 실천하며 기쁨을 아셨던 공자께 웃으며 일하는 직장, 조직원 모두가 행복해 하는 직장을 만들기 위해 무엇을 어떻게 해야할 지 여쭙는다면 어떤 답변을 주실까? 그리고 그 답변을 실천하려면 어떠한 능력과 어느 정도의 열정, 노력으로 모든 조직원들이 웃으며 일하는 행복한 농장을 만들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