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 위기관리와 해법(Risk management & solution)
1) 위기관리란?
위기는 중요한 변화를 가져오는 불안정한 시간이나 상태(Fink, 1986), 명성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은 주요사건들(Fearn-Banks, 1996), 발생가능성은 적지만 생존에 위협을 주는 영향력이 지대한 상황(Pearson & Clair, 1998)을 말한다. 농장에서의 위기는 앞서 설명한 각종 이슈들에 동반되는 것, 예를 들면 곡물파동에 따른 사료가격 인상, 갑작스런 고병원성조류인플루엔자(HPAI)의 발생에 따른 살처분과 미래의 불확실성, 수입개방에 따른 가격의 하락, 갑작스런 법 혹은 제도의 변화 등과 같이 농가에서 능동적으로 대처하기 어려운 것들과, 일반적인 사양관리로 해결할 수 있는 사항이나, 국내에 항시 혹은 산발적으로 발생하고 있거나 발생할지도 모를 각종 질병과 같이 농장에서 충분히 혹은 어느 정도 대처할 수 있는 것들이 포함된다. 농장에서의 위기는 천재지변(天災地變)이나 갑작스런 이슈에 따른 커다란 경제적 손실과 같이 손실의 규모가 큰 것 뿐 만 아니라, 생산성에 굴곡(屈曲)을 줄 수 있는 크고 작은 요인을 모두 포함한 개념이다.
위기관리는 미리 예견되는 위험은 가능한 한 피하거나 대비하고 가자는 개념이다. 옛 속담으로 비유하면 ‘호미로 막을 일 가래로 막는다’라는 비유처럼 미리 위험에 대비해서 계획된 목표에 도달하기 위한 비용을 줄이자는 것이다. 성공적인 위기관리는 농장에 기회를 가져다준다. 농가들은 사실 각종 위기들에 대해서 어느 정도의 해결책들을 가지고 있다.
다른 각도에서 보면 농장에서 일어나는 일련의 관리들은 ‘예견될 수 있는 위기들에 대한 대응 행동‘이라고 볼 수도 있다. 각종 위기들에 대처하는 일반적으로 잘 알려진 사양 및 질병관리 등을 포함한 각종 방법들, 혹은 농장만의 노하우(know -how)들이 여기에 포함될 것이다. 그러나 농장에서 자체적으로 해결할 수 없는 위기, 즉 다양한 분야의 다양한 문제들도 많다. 이런 위기들에 대한 해법을 위해 농장들은 각 분야의 전문 인력들로 구성된 서비스팀을 통해 농장의 상황을 진단받아 해결책을 마련할 수 있다. 이것은 비단 질병 영역에서 뿐만 아니라 경영진단 등과 같이 포괄적인 범주를 모두 포함한다. 농장에서 손실과 이득이 어떻게 발생하는지, 우리농장의 기술은 어느 수준에 있는지, 다른 농장들을 포함한 외부상황은 어떻게 변해 가는지를 알고 적절한 분석과, 판단 그리고 해결책이 끊임없이 도출되어져야 한다.
최근에는 농장들이 전문 분야별로 전문가들에게 컨설팅을 의뢰하는 비율이 점점 높아져가고 있는 추세이다. 위기관리의 결론은 미리미리 대비하는 방식으로 농장경영의 핵심 경영요소이다. 그리고 적은 투자로 발생할 수 있는 큰 위기를 미리 진단하여 대비하는 해법이다.
2) 위기관리 해법을 마련하기 위한 선행요건
(1) 농장에서 발생 가능한 위기항목 나열하기
위기를 극복하는 해법을 마련하기 위해서는 먼저 사육 계군의 표준 생산성에 미치지 못하게 하는 모든 요인이 농장에서 계군 사육 목적인 수익 창출에 심각한 걸림돌이 된다는 위기의식과 함께 이러한 위기들에 대한 우리농장의 위기관리 능력을 냉정하게 평가하는 것이 선행되어야 한다. 이 때 기준이 되는 것은 생산성이다. 다시 말하면 생산성에 차질을 줄 가능성이 있는 요인들을 나열(리스트작성)하는 것이다. 위기는 생산성에 굴곡(屈曲)을 줄 가능성이 있는 내부적인 요인과, 농가의 수익을 줄일 가능성이 있는 외부적인 요인으로 크게 분류할 수 있으며, 농장에서 대응이 가능한 것과 그렇지 못한 것, 그리고 발생빈도와 손실규모에 따라서도 분류할 수 있다.
가) 내부적인 요인에 의해서 발생하는 위기
각기 농장별로 발생할 수 있는 내부사정에 의해서 발생할 수 있는 위기의 요인들은 각 농장에 따라 차이가 있을 수 있다. 이를 나열하기 위해서는 먼저 과거에 생산성에 굴곡을 가져왔던 경험적인 요인들을 먼저 나열하고, 다른 농장들이 겪고 있거나 겪었던 간접적인 경험적 요소들을 나열한다. 그리고 나서 미래에 발생할 가능성이 있는 위기발생 요인들을 나열 한다. 시설관리에서 발생되는 요인, 종사자와 관련된 요인, 질병발생과 연관된 요인, 사양관리를 통해서 나타나는 요인, 농장경영에서 비롯되는 요인 등이 농장 내부적인 사정에서 나타날 수 있는 요인들이다.
나) 외부적인 요인에 의해서 발생하는 위기
외부적인 위기 발생요인은 농장 내부사정에 의해서 발생하는 것을 제외한 각종 이슈(예 : 사료가격을 포함한 원자재의 가격 상승과 난가의 하락, 정책변화, 갑작스런 메스컴의 역할, 소비자들의 소비경향 변화 등)들에 의해 발생하거나 농장 스스로가 대처할 수 있는 범주를 벗어난 갑작스런 사건(천재지변 등)에 의해서 발생하는 요인들을 말한다. 외부적인 요인들에 의해서 발생할 수 있는 위기들은 농장 스스로가 대처하기 힘든 범주에 속하는 것들이 대부분이며 농장의 경영수익에 큰 변화를 가져오는 것들이 대부분이다.
다) 발생빈도와 손실규모를 기준으로 한 위기항목의 분류
농장에서 발생할 수 있는 위기 항목을 작성할 때 발생빈도와 손실규모에 따른 구분이 필요하다. 발생빈도가 생산성 굴곡의 정도(손실규모)와 비례하는 것은 아니다. 이를 세부적으로 설명하면 ㄱ) 발생빈도가 높고 손실규모가 큰 위기, ㄴ) 발생빈도가 낮고 손실규모가 큰 위기, ㄷ) 발생가능성이 낮고 손실규모가 작은 위기, ㄹ) 발생빈도가 높고 손실규모가 작은 위기로 나눌 수 있다. 발생빈도가 높고 손실규모가 큰 위기 요인에 대해서는 별도의 관리시스템을 마련하는 것이 필요하다. 예를 들면 질병은 비교적 농장에서 빈번하게 발생할 수 있고, 그 손실규모가 비교적 큰 위기 항목이다. 농장들은 이를 위해 백신프로그램과 혈청학적 모니터링을 운영한다. 백신프로그램과 혈청학적 모니터링은 일종의 위기 대응 시스템인 것이다. 또 하나의 예를 들면 쥐에 의한 피해는 사료허실과 질병전파에 관여하여 생산성에 굴곡을 주거나 경제적 손실을 유발하는 발생빈도가 비교적 높은 위기항목이다.
(2) 위기관리 대응팀 구성
농장에서 발생하고 있거나 발생할 가능성이 있는 위기들을 나열하고 나면 각 항목별로 대응할 수 있는 팀 구성이 필요하다. 위기항목에 따라 농장 자체팀이 대응할 수 있는 항목은 농장 자체 매뉴얼이나 절차를 통해 해결하고, 농장 자체적으로 해결하는데 한계가 있는 위기항목에 대해서는 항목별 전문가 그룹에 아웃소싱(Out Sourcing) 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아웃소싱은 위기에 대한 솔루션(Solution)을 비용절감, 위기관리 수준 향상 등의 이유로 외부 전문가 그룹에게 위탁하여 맡기는 것을 의미한다.
가) 농장에서 위기관리를 위한 아웃소싱(Out Sourcing)의 예
(가) 전기점검(電氣點檢)
최근 농가들의 규모가 커지고 무창형태의 계사가 늘어나면서 농장에서 사용하는 전기관리는 매우 중요한 관리사항이다. 특히 정전(靜電)은 발생빈도는 낮지만 농장에서 이에 대한 적절한 대응책이 부족할 경우 대형사고(손실규모가 큰 위기)로 이어질 수 있다. 대부분의 농장들은 정전 시 발전기의 원활한 가동을 위해서 정기적인 점검을 외부 업체에 위탁(Out Sourcing)하고 있다.
(나) 설치류와 해충관리
농장에서 쥐의 서식이 늘어나면 상당량의 사료의 허실과 살모넬라를 포함한 각종 질병이 확산되는 계기가 된다. 눈에 보이지는 않지만 사실 심각한 경제적 손실을 야기할 수 있으므로 쥐의 서식 증가는 농가의 입장에서 위기가 된다. 최근 농가들이 쥐의 서식을 줄이기 위해 외부 전문 업체에 위탁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다) 질병관리
발생빈도가 높고 비교적 피해규모가 큰 것 중의 하나가 질병발생이다. 질병은 생산성에 굴곡을 주는 가장 큰 요인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농장의 질병발생을 억제하기 위해 농가들은 백신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자칫 다른 농가들이 사용하는 백신프로그램을 흉내 내면 될 것으로 생각할 수 있으나 이는 상당히 위험한 생각이 아닐 수 없다. 또 질병관리는 계군의 면역상태를 확인하기 위한 정기적인 혈청 모니터링과 폐사체에 대한 부검, 그리고 구체적인 상담을 통해 농장에서 발생할 수 있는 각종 질병에 대한 해결책을 마련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오랜 기간 질병관리를 전문업체(가금전문수의사)에 위탁해 온 농가들은 질병으로 인한 생산성 굴곡을 겪지 않고 안정적인 생산성을 유지하고 있다.
(3) 위기관리 평가기준 수립과 PDCA cycle
위기항목의 나열과 대응방법을 수립하고 나면 위기항목별 평가기준을 수립하는 것이 필요하다. 다시 말하면 위기관리 항목별 발생 억제를 위한 계획이 수립되어 이를 실행한 후 계획된 해결책이 제대로 실행되었는지를 확인하는 과정이 반드시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여기에 PDCA(Plan, Do, Check, Action) cycle의 개념을 적용하면 반복되는 위기에 적적히 대응하는 대응기술이 늘어나고 발생빈도를 줄이는데 매우 효과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