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현지 소비행태 분석을 통한 국내 양계산물 대응방안 모색
지난 11일부터 14일, 3박 4일 일정으로 중국 허베이성 베이징 직할시(北京直轄市)와 산둥성 칭다오(靑島)를 방문하여 양계산물의 주요 생산지인 베이징 주변의 하북성, 하남성, 요녕성과 청도를 중심으로 산둥성, 강소성의 양계산업의 현황과 소비형태를 돌아보았다. 현지 시찰의 목적은 본회가 진행하고 있는 한중 FTA 대비 「양계산물 소비행태 및 소비촉진 방안 연구」 사업으로 중국 시장조사를 통해 국내 양계산업의 중장기 발전계획 수립, FTA 농어업 피해대책 수립과 정부에 실질적 지원 대책 건의, 관세 인하와 철폐시 해외 양계산물 유입으로 인한 가격 하락 대응대책 모색 등 국내 양계농가의 경영개선과 생산성 제고 방안 마련으로 국제경쟁력을 향상을 위해 진행되었다.
▲ 순의구 신발지 계란 도매시장
▲ 北京大風家禽育種有限公司 본사 방문(좌부터 한국 산업관계 연구원 강대붕 수석연구원, 베이징 다폰 육종회사 텬푸 대표이사, 본회 황일수 상무, 필자인 이상목 과장)
1. 수요 급증에 따른 지속성장
1) 계란(鷄卵)
첫날 우리 일행은 북경시 순의 구(順義區)에 위치한 신발지 도매시장과 대형유통 할인마트를 방문하여 재래시장과 대형 유통업체의 양계산물 소비자 판매 가격에 대하여 품목별로 비교해 구매처에 따른 가격 차이에 대해 조사하였다.
▲ 베이징에 위치한 대형 유통마트
우리 일행이 방문한 신발지 도매시장은 서울시 농수산물공사가 운영하는 가락농수산물 도매시장과 비슷한 구조로 중국 정부 농업부 산하기관이 운영하는 공영시장이다. 하북성(山西省), 산서성(遼寧省), 요녕성(吉林省)에서 매일 수많은 먹거리가 운송되어와 거래되는 최대 규모 시장으로 축산시장, 청과시장, 채소시장, 수산시장 등 많은 시장이 구획별로 나뉘어 운영되고 있으며, 농수산물을 출하하고 경매하는 농민과 전국 각지에 신선한 물건을 판매하는 도·소매상인들, 그리고 시장에서 직접 물건을 구매하는 일반 소비자들까지 모두 함께 참여하는 복합 시장이다. 그중 우리 일행은 축산시장을 방문하여 시장에서 직접 계란을 구매하고 판매하는 상인에게 중국 계란 유통에 대해 물어보았다. 계란의 중국어 발음은 지단(jidan)으로 하북성에서 계란이 많이 생산되고 있으며 양계농장이 많다고 하였다. 하북성에 생산된 계란은 하북농업대학(河北農業大學)을 통해 주변성 도매시장과 대형마트에 공급된다고 한다.
계란은 선물용 포장과 낱개 모두 구매 가능하며, 판매단위는(선물용 포장용 계란은 2판) 1근 (2.8kg)이 기준으로 가격은 45∼50원을 받고 있다(중국 환율 1원은 = 약 180원). 유통상인이 하루 가게에서 판매하는 양은 보통 3,000∼4,000kg 정도이며, 신발지 계란시장의 일일 계란 유통량은 4.5톤에서 5톤 정도가 매일 유통 되어지고 있다. 소비하는 계란의 색깔은 대부분 갈색란으로 주요 소비처는 일반식당, 가게, 기업 구내식당 등이며, 우리나라 같이 계란을 중량으로 구분하지 않고 근 단위로 계량하여 판매하고 있다.
외국계 대형 할인매장인 까르푸(Carrefour)는 중국에서 확고한 자리를 잡고 있는 대형 유통업체로 중산층과 부유층이 주요 소비계층이다. 포장 계란들은 의외로 많은 브랜드 제품들이 조립식 앵글 선반에 나열되어 있었으며, 한눈에 원하는 제품을 쉽게 찾을 수 있게 정렬되어 있고 가공 계란들은 맛과 가격에 따라 구분되어져 있었다.
계란 제품들은 낱개와 10구 포장제품으로 나뉘어 전시·판매되고 있었는데, 낱개 계란이 담겨져 있는 플라스틱 난좌는 계분과 지저분한 이물질들이 묻어 있어 위생상태가 의심스러웠다. 또한 난좌에 의한 재오염이 쉽게 예상되어져 마트의 위생관리 수준을 쉽게 가늠할 수 있었다.
계란 제품은 모두 일반란으로 우리나라 같이 유정란, 영양란, 기능성란 같은 특수란은 없고 등급란, 무항생제 계란, 친환경 계란 등과 정부기관 인증 계란은 현재 준비단계라고 한다.
가공 계란 제품은 중국에서 오래전부터 내려온 피단, 삶은 계란, 장조림 계란 수준 정도로 가공시장의 비율은 매우 작은 부분만을 차지하고 있다.
다양한 계란 제품이 깨끗이 전시되어 있는 나열대를 둘러보며 재류 시장보다는 다소 소비자 가격이 높지만, 허술한 신선식품 관리로 대부분의 계란들은 실온에서 방치하고 있어 품질 저하로 인한 변질 우려와 유해균의 증식의 염려 되었으며, 생산자로부터 최종 소비자에게 공급하는 저온유통 시스템(cold chain system)이 구축되지 않아 계란의 선도 및 고품질 유지, 규격화 등은 많이 미흡하였다.
2) 닭고기(鷄肉)
중국의 육계산업은 우리나라 계열화 사업 과거의 유사한 구조로 일부 직영농장을 제외한 육계 사육농장들은 위탁 사육방식으로 도계장으로부터 병아리, 사료, 약품, 연료비 등을 공급받아 닭을 계약 사육한다.
사육 품종은 로스와 에이비안이 주 품종으로 외국으로부터 GPS를 수입하여 PS농장에 병아리를 분양을 하고, PS농장은 도계장과 계약을 맺어 종란을 납품하고 있다. 도계장은 병아리를 계약농가에 공급하여 평균 생체중 2.1∼2.2kg까지 약 40일에서 45일 정도 사육 후 출하하고 있다. 출하중량은 지역마다 조금씩 차이가 있으며, 일본으로 수출하는 닭고기는 항구에 따라 약간의 차이는 있지만 냉장육의 경우 48시간, 냉동육은 72시간이면 도착한다.
중국 정부는 축산업을 중국 국가 경제의 기초 산업으로 육성을 위해 적극 나서고 있다. 이에 따라 농업농촌발전 계획을 수립하고 각 농업부문에 축산, 곡물, 채소 등에 대한 부문별 발전대책 등을 내놓고 있으며, 닭고기에 대한 연구과제로는 사육관리 향상을 통한 고품질 닭고기, 출하일 수 단축, 사료효율 개선 등 기술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또한 저렴한 농장 용지와 값싼 노동력으로 인해 기업적 농장들의 출현이 늘어나고 집약적, 대규모 사육이 진행되면서 계획적인 생산이 가능해져 중국 내 닭고기 시장은 점차 그 비중이 확대되고 있다.
중국은 오리 요리가 보편화되어 있어 우리 일행은 가금류 중 오리가 많이 소비될 것이라고 추측하였다. 하지만 중국인의 축산물 소비 순위는 돼지고기를 가장 선호하며, 두 번째는 닭고기 세 번째가 오리고기라고 한다. 닭고기는 오리에 비해 가격이 저렴하고 한 마리를 구매하여야 하는 오리고기보다는 부분육과 꼬치구이를 선호하는 중국인들은 닭날개, 내장, 닭발, 힘줄 등 비선호 부위를 가장 많이 소비한다.
닭고기는 신선육을 중심으로 유통되고 있으며, 냉동육은 거의 수입제품으로 대량 소비처에서만 일부 사용되고 있다. 우리 일행이 방문한 재래시장과 까르푸에서 식품 전용 냉장창고와 포장유통 의무화가 이루어져 있지 않아 상온에서 닭고기가 전시되어 판매되고 있어 유통과정에서 미생물 등에 오염으로 닭고기 품질 안전성, 도체 오염에 의한 식품 안전성이 우려되었다.
▲ 난가공 제품과 계란이 판매장 입구에 전시되어 있다.
2. 식량자급율 95%의 중국이 밀려오면 한국에 악영향 불가피
우리 일행은 Bejing Dafaun Poulty Breedin 사를 방문하여 Tian Fu 대표이사에게 중국 양계산업 현황에 대해 설명을 들었다. 중국은 개혁 개방 이전까지 소규모 축산농장들이 대부분이었다. 하지만 80년대 후반부터는 축산업에 전업농가와 규모화 농장이 늘어나기 시작하면서, 농장들은 점차 대형화 추세로 늘어났고 전문 계란 생산 농장과 닭고기 계열화 사업이 발전되었다. 더불어 수천·수만 수의 사육이 가능한 양계장이 새로 지워지고 전국적으로 전업농가의 비율이 증가하기 시작하였다.
또한 중국 정부는 농업생산 책임제를 시행하면서 일괄 수매 및 일괄 판매 정책을 중지하고 가격을 자유시장 경쟁체계로 개방하였다. 자율화 정책을 추진하여 중국의 축산업은 풍부한 노동력과 값싼 인건비, 안정적 사료곡물 확보 등 외적 요소와 부합하여 비약적으로 발전할 수 있어 중국의 GDP에 향상에 크게 기여하였다. 또한 20여 년 간 축산업의 생산기술이 현저히 발달되면서 계란, 닭고기는 집중된 주산지(성)를 형성해 나가기 시작하였고, 산동성과 하북성에서 생산하는 양계산물은 전체 소비물량에 3분의 1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중국은 전 세계적으로 계란을 가장 많이 생산하는 국가로 2010년에는 약 2천7백만 톤의 계란을 생산하며 세계 계란시장의 약 44.5%를 차지하고, 닭고기 생산은 미국 다음으로 많은 닭고기를 생산하고 있어 전 세계 닭고기 수출물량에 17.8%, 12.6백만 톤의 닭고기를 생산하고 있다.
도표 1을 보듯이 사육수수는 매년 해를 거듭할수록 증가하고 있어 명실공이 세계적인 양계산업 강대국임을 알 수 있다.
▲ 닭고기 부분육이 실온에서 전시·판매되고 있다.
<도표 1> 중국의 닭사육 규모 변화 (1990∼2008)
3. 맺음말
빠득한 일정을 소화하기에는 짧은 해외출장 기간으로 동행한 일행들의 고생이 이만저만 아니었다. 그러나 한중 FTA 협상 중단!, 협상 저지! 를 위해 농어민단체와 투쟁에 앞장서고 있는 본회 회원들 및 임직원들 지금도 식량주권과 생존권 수호를 위해 앞장서고 있는 양계농가들을 대신해 중국의 양계산물 소비 시장조사를 하여야 한다는 압박감은 우리 일행에게 한시도 지체할 수 있는 여유를 주지 않았다.
우리는 중국의 양계산업을 직접 목격하고 다양한 양계산업 관련 종사자들을 만나 직접 대화를 나누어 보면서 중국 양계산업은 이미 산업화로 정착되어 있어, 이제는 산업이 안정화 단계에서 점진적으로 성장해 나가고 있음을 알게 되었다.
중국은 개혁·개방 후 경제개혁을 농촌에서부터 시작하여 축산 장려와 농업개혁 정책 등을 통해 지속적으로 펼쳐 축산업을 지원 육성하여 왔으며, 기본적 축산물 유통과 시장 체계를 구축하여 생산농가는 생산력 극대화에만 집중적으로 노력할 수 있어 중국의 양계산업은 지금과 같은 가시적인 성과를 얻을 수 있었다. 지금도 중국 정부는 하북성과 산둥성에 양계농장에 대한 물적·인적자원 및 기술적 투자를 꾸준히 진행하고 있으며, 산학연 협력 공동 기술개발사업과 같은 공동 프로젝트가 진행되면서 생산비 절감과 양계산물의 국제적 수준의 품질 향상, 사료 원료 대체작물 재배 등 안정적인 생산기반 조성을 통한 경쟁력 확보를 위한 노력을 지속적으로 기울이고 있다.
중국의 대륙적 기질을 오해한 일부 사람들은 중국인 특유의 느림을 ‘만만디(慢慢的)’라고 표현하고 있다. 하지만 우리가 만나본 중국인들을 통해 갖게 된 생각은 신중함과 인내심이었다. 중국 다운 크고 웅장함 스케일을 추구하는 중국인은 세계 최고의 경제 성장 속도를 달리고 있으며, 한국인의 빨리빨리의 속도 문화와는 다른 여유와 느긋함으로 매사 신중하게 판단여 자유시장 체계를 탄탄히 만들어 가는 중국의 숨은 모습에서 감탄이 절로 나왔다.
우리 일행은 중국에 체류하는 기간 동안 지광하이 중국 사료연구소, 청도 농업대학, 중국 가금류 협회, 칭따오시청 등의 관계자들과 만나 친목을 도모하였으며, 앞으로도 서로 간 많은 정보협력과 학술정보 교류를 나누기로 약속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