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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agination about Life in Postwar Poems of Jeon Bong-geon

전봉건 전후시에 나타난 생명에 관한 상상력

  • Published : 20110000

Abstract

1950년대 한국 전후 시인들에게 있어서 전쟁체험은 일종의 원체험이며, 시창작의 직접적 매개가 되었다. 실향민이라는 점 이외에 등단 시인으로서 실제 전투에 참여했던 전봉건은 전쟁현실을 생생한 리얼리티로 시화하였다. 본고는 전봉건 전후시에 나타난 특성 중 생명에 관한 상상력을 근간으로 고찰하였는데 전쟁체험을 통한 생명의식은 전봉건만의 독자적 출발점에서 1950년대 전봉건 시세계를 관통하고 있다. 전봉건의 전후시가 여타 전후시와 차별화되는 까닭은 성찰을 위한 자기 응시가 상상력에 의존하고 있기 때문이다. 시적 본질에 관한 인식문제와 함께 휴머니즘의 당위성에 치우치지 않는 전쟁 후 추구했던 이미지 세계는 전봉건의 문학적 상상력을 밝히는 중요한 실마리가 된다. 문학적 상상력의 근원인 내면화된 생명의식의 존재 발현을 위해 전봉건은 이미지의 실체를 세계 내 존재 안에서 밝혀내고 있다. 전봉건에게 생명 이미지는 수사적 제시가 아니라 합리적 자아를 해체하여 보다 근원적인 사유의 영역으로 엄연히 존재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생명 이미지 사유를 통한 새로운 존재 방식의 가능은 그것이 자아 정립에 기여했기 때문이다. 그의 이미지 사유는 억압적 전쟁상황 아래 삶의 욕망을 대상에 투사하고 이를 생명에 관한 상상력으로 구현하는 과정을 보인다. 본능적 충동을 맹목적으로 표출하거나 사회화된 의식을 기계적으로 답습하는 것과는 구별되는 것으로 궁극적으로 의식의 상징 지향적 태도와 관련된다. 전봉건에게는 전쟁의 파괴된 내면 속에서 새로운 자아의 생명력을 찾아 소통하고자 하는 이미지의 사유 과정인 셈이다. 전봉건의 시적 상상력은 자신과 모든 인간들에게 삶의 이유와 생명의 가치 부여에 그 의미를 둔다. 죽음과 허무 속에 생명이 유기된 시대 속에서 자신을 살리고, 무의미하게 내던져진 생명을 구원하기 위해 현재의 가치를 회복해 낸다. 전쟁 현실 속 인간의 무력함과 삶의 본능적 실제를 생명에 관한 상상력으로 구원해냈다는 데 전봉건 전후시의 시적 의의를 찾을 수 있다.

Keyword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