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영종계장 정병식 대표
현장근무 경험 살려 농장 빠르게 안정화
정병수 대표는 대학 졸업 후 하림에 입사해 현장근무부터 시작했기에, 농장의 사정과 업무에 대해 누구보다도 속속들이 잘 파악하고 있는 사람이다. 종계장과 부화장, 실용계 농장에 이르기까지 광범위하게‘공부’하며 경험 쌓기를 6년, 2003년 정 대표는 직접 농장을 마련하여 본격적으로 종계업에 뛰어들었으며, 무창계사 3개동에서 육용종계 2만수 규모로 사육을 시작했다. 당시 정 대표의 나이 35세였다.
정 대표 스스로도 “젊으니까 시작했다”고 말하는데, 그렇게 맨손으로 농장경영에 뛰어든지 7년. 이전에 했던 현장에서의 경험들은 농장을 빠른 시간 안에 안정적으로 돌아가게 만드는 원동력이 되었고, 지금까지도 많은 도움이 되고 있다고 한다.
맨손으로 시작한지라 초기 자금은 대부분 대출에 의지할 수밖에 없었을 터. ‘10년 정도 열심히 하면 못갚겠나’하는 마음으로 시작한 것이, 생각보다 일찍 갚을 수도 있겠다 싶더니만, 몇차례의 위기를 겪고 보니 이제는 꼬박 10년이 다 되어야 다 갚을 수 있겠다고 정 대표는 전한다.
▲ 도태를 1주일여 남겨둔 63주령의 종계. 도태일령이 다가오는데도 아직까지 50% 이상의 산란율을 보여 정 대표를 아쉽게(?) 만들고 있다.
우수종계장 선정 쾌거
최근 부영종계장은 농림수산식품부 ‘2010년도 가축개량사업 시행지침’에 의거한 종계장 종합평가사업에서 뛰어난 성적을 받아 우수종계장으로 선정되어 주변 농장들로부터 부러움을 사고 있다. 종계장 종합평가사업은 종계장의 사육환경, 위생수준, 종계능력수준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하여 종란생산지수 향상과 우량병아리 생산의 기틀을 마련하고 종계장의 수준을 향상시켜 대내외적인 경쟁력을 확보하고자 시행되는 사업이다. 우수종계장 선정에 대한 이야기를 꺼내자 정 대표는 “뭐 늘상 관리하던대로 한건데 뭐...”라며 쑥쓰러운 듯 말한다.
▲ 부영종계장은 지난해 12월 종축업(닭)으로 HACCP 인증을 받았다.
▲ 지난 7월 16일 우수종계장 현판전달식에서 농식품부 이창범 축산정책관(좌)과 부영종계장 정병식 대표(우)
부영종계장은 금강 상류를 막고 있는 용담댐과 가까운 곳에 위치하고 있어 각별히 깨끗하고 철저한 관리를 할 수밖에 없다고 한다. 또한, 정대표의 농장에 대한 애착이 끊임없는 노력으로 이어져 부영종계장은 안팎으로 우수종계장이 될 수밖에 없는 요건을 갖추고 있었다.
다만, 정 대표는 우수종계장 선정시 지원받을 수 있는 운영자금과 시설자금이 사용상 제약이 있어 이를 아쉬워했다. 특히 시설자금은 신축용도로는 사용할 수 없고 개보수용으로만 사용할 수 있는데, 우수종계장으로 선정된 농장들은 대부분 시설이 잘 되어있어 당장은 개보수 수요가 크지 않다. 정 대표는 우수종계장이라고 해서 받을 혜택이 중요하다기보다는 “내 농장을 잘 관리하고 있다는 자부심, 그것이 아닐까?”라고 말한다.
우수종계장의 사양관리…체중관리 가장 중요
우수종계장의 사양관리는 어떻게 하고 있을까? 정 대표는 누구보다 철저한 사양관리를 위해 만전을 기하고 있다.
부영종계장은 무창계사 3개동에 기본적인 자동화설비를 갖추고 있고, 환기는 크로스환기 형태를 취하고 있다. 방란없는 범진시스템의 난상을 설치하여 생산성을 극대화하고 있으며, 지난해 12월에는 종축업 HACCP 인증도 받았으며, 소독이나 차단방역은 굳이 말할 필요도 없을 것이다.
암수 비율은 9:1을 기본으로 하되, 수탉 비율이 떨어지면 조금씩 보충해준다. 첨가제로는 효소제, 생균제를 기본으로 사용하고 있고, 영양제도 정기적으로 투여하고 있다. 난각 개선을 위해 조개 껍질을 분쇄하여 급이하고 있는데, 암탉과 수탉이 분리되는 오후 4시쯤에 가운데에 뿌려주면 수정률이 높아지는 효과도 더불어 얻을 수 있다고 한다.
정 대표가 특별히 신경써서 관리하는 부분은 다름 아닌‘체중’이다. 예전에는 조금 크게 키웠었는데, 최근에는 표준매뉴얼보다 조금 작게 키우는 것이 전반적인 업계 추세이다. 과비가 되면 여러모로 생산성에 악영향을 끼치기 때문이다. 과비가 된 닭은 이미 사료를 많이 먹은 것이기도 하지만, 체중 유지를 위해 사료를 꾸준히 많이 먹게 되어 생산비가 증가할 수밖에 없다. 결정적으로 과비는 생식기능의 저하를 가져와 종란생산은 더뎌지고 수정율이 떨어진다. 특히 수탉의 과비는 수정률 저하로 직결된다. 또한, 지방이 많이 끼고 관절에도 좋지 않기 때문에 여러 가지 이유에서 닭을 조금 가볍게 키우는 것이 좋다.
종계의 생산능력이라는 것이 결국은 사료를 얼마나 적게 먹고 수정된 알은 많이 뽑는가 하는 것이기 때문에, 그런 면에서 체중관리는 가장 중요한 부분이라고 정 대표는 강조한다. 정대표는 닭이 과비되지 않도록 꾸준히 신경쓰고 있으며, 도태할 때까지 계속 계근을 하며 체중관리를 하고 있다.
우수한 농장의 우수한 성적
우수한 관리만큼 성적도 우수하게 나오는 것은 당연한 일. 부영종계장은 산란피크에 82~83% 정도의 산란율을 보인다고 한다. 64주령까지 사육하고 있는데, 도태 직전까지도 50% 이상의 산란율을 유지할 정도로 성적이 나오고 있었다. 여타 농장에서 도태직전에는 40%대까지 떨어지는 것을 감안하면 그 차이가 적다고 볼 수 없을 것이다. 다만, 작년말에 종계업계 전체가 전반적으로 생산성이 안좋았을 때에는 조금 부진했던 면이 있었다.
그 외에는 큰 질병만 없으면 성적이 아주 잘나오지 않아도 큰 무리없이 돌아가는 정도인데, 아무래도 생물이기 때문에 공장에서 척척 찍어내듯 성적이 일정하게 나오지는 않고, 계절적 요인이나, 육성농장, 질병 등의 영향도 받게 된다.
지원의 기준은 ‘면적’이 되어야
사양 이야기를 하면서 자연스럽게 주제가 면세유로 넘어가자 정 대표는 목에 핏대를 세우기 시작했다. 올해 초 면세유 배정기준이 사육수수를 기준으로 하도록 변경되면서 논란이 불거졌었다.
“닭 키우는 거야 똑같지만, 사육수수로 면세유를 배정해버리면 되겠어? 우리 농장에 2만수 키우지만 육계 넣으면 8만수는 넣을 수 있는데?”
면세유와 관련한 논란은 계종별로 차등된 기준을 마련하면서 일단은 수그러들고 있지만, 면세유 뿐만 아니라 가끔씩 지자체에서 지원해주는 왕겨, 소독약 등도 면적을 기준으로 배정하는 것이 아니라 사육수수로만 배정을 해줘서 불합리하다는 지적이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종계농가에는 크게 불리할 수밖에 없는 것. 똑같은 면적을 소독해도 종계농가에 대한 지원은 훨씬 적은 샘이 된다.
정 대표는 축산업등록증 상에 표기된 계사의 면적을 면세유 배정이나 소독약, 왕겨 등의 지원에 있어서 기준으로 삼아야한다고 강조했다.
아직 젊다!!
정 대표가 처음 농장을 시작할 때는 워낙 외진지역이라 길도 나쁘고 사료차나 겨우 들어올 정도였는데, 이제는 농장 앞에 도로도 나고 처음 시작할 때보다 주변여건은 많이 좋아진 편이다. 그는 넓은 부지를 이용해 앞으로 계사를 더 지을 계획도 갖고 있다.
정 대표는 이번에 우수종계장으로 선정된 7농가 중 가장 젊다. 그는 지난 7월 16일 서울 서초동 소재 축산회관 대회의실에서 있었던 우수종계장 현판전달식에서 또 하나의 목표를 다졌다. 잘 하고 있는 다른 여러 농가들을 보면서‘ 나도 언젠가는 저 사람들만큼 할 수 있을 것’이라는 다짐이었다. 현장에서 농장을 돌며 일했던 경험만을 가지고 맨손으로 시작한 종계장이었지만, 정 대표는 그렇게 꿈을 키우며 농장의 내일을 그리고 있었다. 그는 “아직 젊으니까 더 많은 것들을 도전하고 싶다”며 당찬 포부를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