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장탐방 : 양지농장(산란계농장) - 무항생제 유정란 생산, 열정 하나로!

  • 발행 : 2010.07.01

초록

양계업에 늦깎이로 뛰어들어 좋은 계란을 생산하기 위한 열정으로 누구 못지않은 노력을 보이고 있는 농장이 있어 찾아갔다. 강원도 춘천시 사북면에 위치한 양지농장(대표 김구봉)은 3천평 부지에 유창계사 7개동을 지어 2만수 규모의 평사에서 유정란을 생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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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양지농장 김구봉 대표

늦깎이 양계인, 무항생제 유정란

양지농장 김구봉 대표는 원래 운수사업을 하다가 지인의 권유로 우연치 않게 양계업에 뛰어들게 되었다고 한다. 양계에 대해 지식이 부족했던 김 대표는 2005년 춘천 시내에서 무작정 계사를 짓고 산란계를 입식하기 시작했다. 막상 시작하고 보니 유정란에 눈길이 간 김 대표, 시작한지 얼마 안 된 농장을 과감하게 다른 사람에게 넘기고 춘천 시내에서 한참 떨어진 산악지대의 현재 부지로 옮겨와 유정란을 시작했다. 현재는 김 대표 부부와 직원 3명이 함께 땀 흘리며 농장을 꾸려가고 있다.

무항생제 사육은 이제 어느 정도 필수가 되다시피 했을 만큼 많은 농가에서 하고 있는데, 김 대표는 처음 양계에 뛰어들면서부터 무항생제를 추구했다. 친환경 인증(무항생제)은 작년 5월에 받았다. 김 대표는 소비자들의 요구에 적극부응하는 것만이 앞으로의 양계산업 발전에 밑거름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칼 같은 노계도태

김 대표는 일주일에 4~5회 직접 계란을 싣고 납품을 하러 나간다. 조인과 생협에 주로 납품을 하고 있고, 소상인들에게도 상당수 물량이 나가고 있다. 이 계란은 납품처에서 상당한 신뢰를 받고 있고, 가격대도 유정란 중 가장 높은 가격대를 받고 있는데, 여기에는 이유가 있다. 짧은 사육경력이지만 그만큼 철저하게 원칙을 지켜가는 김 대표의 꼼꼼함이 더해진 것이다. 그 중 하나가 바로 칼 같은 노계도태라고 할 수 있다.

양지농장은 도태일령을 50주령으로 정해놓고 철저하게 지켜가고 있다. 김 대표는 “알을 더 빼고 싶은 욕심도 물론 있지만, 품질이 우선”이라고 강조한다. 알이 나쁘다 어쩌다 말이 나오기 시작하면 그게 더 손해라며, 취재 당일에도 막 50주령이 된 계군을 도태하여, 계사 한 동을 비운 상태였다. 물론, 노계를 도태할 때 채란업 발전을 위해 자조금도 꼬박꼬박 납부하고 있다.

▲ 42주령의 닭들. 암수비율은 13대1 정도로 넣고 있다

김 대표는 판매처가 늘어나지 않은 상태에서 알만 많이 낳아서는 납품하는 계란의 품질에도영향을 주기 때문에 무리하게 사육수수를 늘리려고 하거나 노계도태를 지연하는 것보다는 제때에 도태하고 새로 입식하는 것이 장기적으로도 유리하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한다.

사양관리는 ‘정석’ 대로

양지농장은 노계도태 뿐만 아니라 다른 면에서도 철저한 관리를 하고 있다.

김 대표는 양계업에 몸을 담은지는 비록 얼마되지 않았지만, 오히려 잘 모르고 업계에 뛰어든 만큼 모든 부분을 ‘정석’ 대로 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이것이 김 대표가 질병치례 한 번없이 좋은 계란 생산을 지속할 수 있는 원동력이다.

유창평사 형태인 계사는 햇볕이 잘 들어 살균에 유리하고, 통풍이 잘 되어 한여름에도 시원하다. 여기에는 지역적인 특성도 상당부분 작용하고 있는데, 이 농장은 산악지역인데다가 골짜기에 위치하고 있어 한 여름에도 닭들이 더위를 모른다고 한다. 실제로 계사 안에는 습이 거의 없고, 실외보다도 시원했다. 물은 탁월한 수질의 지하 150m 암반수를 사용하고 있다.

이러한 탁월한 입지조건을 등에 업고 김 대표는 ‘정석’ 대로 농장관리를 하고 있다. 니플 청소와 소독의 경우 일주일에 2~3회를 실시하고, 소독할 때 먼지를 최대한 털어내서 쾌적한 계사환경을 유지한다. 환기는 풍량이 많은 지리적 이점을 이용하여 최대한 자연환기를 기본으로 하고 있으며, 겨울에는 휀을 이용해 강제환기를 시켜 계사내부 공기를 일정수준으로 유지해주고 있다. 특이한 것은 겨울철에도 열풍기를 많이 가동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개폐기만 내려주고 가스 때문에 강제환기까지 하는데도 추위로 인한 큰 문제발생 없이 산란율도 흔들리지 않는다고 한다.

가장 중요한 것은 역시 성적. 산란율은 피크 올라갈 때 96% 정도를 보이고 있으며, 큰 낙폭없이 도태할 때까지 90%대를 유지한다. 난각도 아주 좋아서 일명 ‘점박이’도 구경해본 적이 없다고 한다. 납품처에 계란을 꾸준하게 공급하기 위해 계군은 7개 동이 모두 다른데, 계군마다 산란율의 편차 없이 꾸준한 성적을 보이고 있다.

깨지더라도 일단은 부딪쳐봐야

김 대표는 아직 경험이 부족하기 때문에 이것저것 시도를 해보고 있다. 주위 사람들의 조언과 더불어 경험 또한 농장경영을 결정짓는 중요한 요인이 되기 때문이다. 김 대표는 이렇게도 해보고 저렇게도 해보면서 최상의 사육방법을 끊임없이 연구하고 있다고 한다.

첨가제의 경우에도 여러 가지를 사용하며 차이점을 살펴보고 있고, 가스억제를 위한 발효제를 사용하고 있으며, 일주일에 2~3회씩은 영양제를 음수 급이하고 있다. 또한, 황토를 가끔 사료에 섞어서 먹이는데, 호흡기 같은 것이 살짝 있을 때 한 번 씩 먹이면 좋아지는 느낌을 받고 있다고 한다.

주의사람들의 조언도 많은 부분에서 도움을 받고 있는데, 특히 정기적으로 농장에 오는 수의사로부터 많은 부분을 배우고 있다. 모르는 것은 이해가 될 때까지 계속 물어보는 그 열정에 수의사도 혀를 내두른다고.

계분은 거름으로 활용해 ‘일석이조’

김 대표는 처음에 자연방사를 고려하여 지금의 산악지형을 찾아 들어온 것이라고 한다. 처음 시작할 때는 6천수로 시작했는데, 납품처와 납품량이 늘어나면서 현재는 2만수까지 규모를 늘렸다. 관리사 뒤편으로는 자연방사를 하기 위해 마련한 과수원에 복숭아나무들이 즐비하다. 하지만, 김 대표는 단가가 맞지 않을 것으로 판단하고 자연방사에서 평사사육으로 선회했다.

현재 이 복숭아밭은 계분의 훌륭한 소비처가 되고 있다. 계사바닥은 계군이 빠질 때마다 갈아엎는데, 계분은 밖에 쌓아놓고 완전히 발효시켰다가 과수원에 뿌린다. 과수원에 따로 거름을 사서 쓰지 않아도 되고, 생산된 복숭아는 유기농 과일로 좋은 값에 나가니 일석이조다.

신선도 유지와 파란 검출로 신뢰도 상승

계란은 소비자한테 얼마나 신선도 좋은 것을 갖다 주느냐가 관건이다.

양지농장은 수도권의 대형 납품처로 일주일에 2회씩 납품을 하고, 그 외의 납품처에는 수시로 계란을 싣고 나가기 때문에 일주일에 4~5회는 계란이 출고된다. 계란이 길어야 하루이틀 정도 농장에서 머물다가 나가는 것인데, 출고 전까지 계란을 신선하게 저장할 수 있는 공간이 필요해 양지농장에서는 저온창고를 갖추고 있다.

또한, 오파란을 빨리 가져가지 않는 경우 재고가 되기 때문에 최근에는 오파란 때문에 저온창고를 증축하고 있다. 오파란을 최대한 줄이기 위해 오전, 오후로 하루 2회씩 집란을 실시하고 있으며, 오파란은 3% 정도 생기고 있다. 이들 대부분은 농장에서 선별할 때 자체적으로 걸러지고 있는데, 실금 같은 경우 기계로 걸러지지 않아 인력에 의해 대부분 걸러지고 있다. 이를 위해 이 농장은 패커를 사용하지 않고 선별기에서 나오는 계란을 농장 직원들이 난좌에 담으면서 일일이 파각을 잡아낸다. 이렇게 해서 납품하는 계란에는 파각이 거의 없게 되고, 납품처에서도 많은 신뢰를 얻게 됐다.

▲ 선별기에서 나온 계란은 직접 난좌에 담으면서 파란을 가려낸다

뿌린만큼 거두는 것이 채란업

김 대표는 채란업이 자기가 노력한 만큼 나오는 업종이라며, 남보다 빨리 움직이고 계사환경에 관심을 기울이며 사육하다보면 좋은 결과를 내는 것 같다고 전했다.

일례로, 양지농장은 안성의 한 중추농장으로부터 중추를 들여오고 있는데, 중추를 가져올 때도 가격을 전혀 논하지 않고 무조건 가장 좋은 닭을 달라고 해서 받는다고 한다. 김 대표는 싸게 사는 것이 능사가 아니라, 최고의 닭을 들여와서 키우는 것이 결과적으로는 더 좋은 결과와 수익을 가져온다고 강조한다.

김 대표는 농장 자체 브랜드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제 개척을 해야할 시기” 라며, 단순하게 납품만 바라보고 있으면 안된다고 말한다. 또한, 그는 농장의 증축도 조심스럽게 준비하고 있다고 한다. 증축은 사육수수를 늘리기 위한 것이 아니라, 사육환경을 개선하기 위한 방편이라며, 수수는 그대로 유지할 것이라고 전했다.

김 대표는 아무것도 모르고 무작정 뛰어든 채란업에서 많은 가능성을 보았다며, 앞으로도 소비자에게 사랑받는 품질 좋은 계란을 생산하는데 매진하겠다는 뜻을 전했다. 또한, 채란업의 발전을 위해 채란인들이 더 많이 ‘뿌려야’한다고 그는 거듭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