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철 고온환경에서 배합사료 설계시 고려해야 할 사항 - 온도상승이 사료섭취량 저하 불러오지 않는다 - 아미노산 적정배합으로 문제 해결 -

  • Published : 2010.06.01

Abstract

Keywords

1. 서론

여름철 사료공장에서 배합사료 제조시에 가장 중요하게 다루어야할 사항은 사료원료의 철저한 관리와 가축의 영양소 공급적인 측면에서도 심도 있게 고려되어야만 한다. 양계 생산비 중 60~70%이상이 사료비가 차지하기에 양질의 배합사료 생산은 양계농가의 생산성과 직결된다고 볼 수 있다. 따라서 어느 한 가지도 소홀히 할 수 없다. 

양계산물(닭고기, 계란 등)을 생산하는데 소요되는 영양소(주로 아미노산)의 함량은 대체로 일정하지만 가축의 사료섭취량은 주위 환경온도에 따라서 달라진다. 겨울철과 달리 여름철 기온이 높을 때에는 더위 스트레스로 인하여 식욕이 저하되므로 사료섭취량이 감소하게 되는 것이다. 

이와 같이 양계산물을 생산하는데 필요한 영양소의 양은 일정한데 사료섭취량은 환경온도에 따라서 변동하므로 그에 따라 사료 내 영양수준을 달리하지 않으면 가축의 영양소 요구량을 보다 정확하게 충족시킬 수 없다.

한편 사료관리적인 측면에서 여름철 고온 다습한 환경은 곰팡이 및 살모넬라와 같은 유해세균이 번식하기 좋은 여건을 제공하며, 사료 내 곰팡이의 존재는 닭의 생산성에 치명적인 결함을 야기할 수 있다.

2. 본론

1) 기온의 변화에 따른 사료섭취량의 변화

겨울철 기온이 낮을 때 체온유지를 위해서 에너지 요구량이 증가하고 증가되는 에너지요구량을 충족시키기 위해서 사료섭취량이 증가할 때 에너지 섭취량과 함께 아미노산 섭취량도 동시에 증가하지만 가축의 아미노산 요구량은 비교적 일정하므로 결과적으로 아미노산을 과잉 섭취하는 결과를 초래한다. 따라서 이러한 경우에는 사료의 에너지 함량에 비해 아미노산 등 다른 영양소들의 상대적인 비율을 낮춰 주는 것이 합리적이다. 

반대로 여름철 사료섭취량이 감소할 때에는 에너지는 물론 아미노산 등 모든 영양소의 섭취량이 감소하므로 목표로 하는 계란 생산이나 체성장을 이루기 위한 필요한 영양소를 충분히 섭취하지 못하게 된다. 이때에는 사료의 영양수준을 높여 주어서 사료섭취량이 적더라도 필요한 영양소를 보다 많이 섭취할 수 있도록 영양소 비율을 조정하는 것이 양계의 생산성을 극대화 할 수 있다.

우리나라의 기후 조건에서 겨울철에는 사료의 영양수준을 낮춰 줄 필요가 없고 여름철의 사료 섭취량 감소에 대응하여 영양수준을 높여 주는 것이 필요하다.

표1에서는 18℃와 30℃에서 각각 사료의 에너지 수준을 달리했을 때 산란계의 사료섭취량 및 에너지섭취량을 비교한 것이다. 사실상 오래전 실험에서 얻은 결과자료로서 현실적으로 적용하는 것과는 괴리감이 있지만 기온에 따른 에너지 이용효율 측면에서 많은 정보를 제공한다. 적정기온에서는 사료의 에너지 수준이 변함에 따라서 사료섭취량이 반비례적으로 변동하여 닭의 에너지 섭취량은 거의 일정함을 볼 수 있다. 즉, 이 경우에는 사료의 에너지 수준에 관계없이 닭은 자신에게 필요한 만큼의 에너지를 섭취하도록 사료섭취량을 스스로 조절하였음을 의미한다. 그러나 기온이 30℃로 높을 경우에는 사료의 에너지 수준에 따른 사료섭취량의 변동폭이 좁아서 에너지 섭취량이 크게 변화됨을 볼 수 있다. 즉, 고온에서는 닭이 스스로 필요한 만큼의 사료를 섭취하는 조절기능도 저하된다는 사실을 말해주고 있다. 이 사실을 보더라도 산란계의 계절사양에 있어서 주 관심은 겨울철보다는 여름철의 관리에 두어야 함을 알 수 있다. 

표 1. 온도변화 따른 산란계 사료섭취량 및 에너지섭취량

2) 여름철 사료섭취량이 감소하는 이유

여름철에 사료섭취량이 감소하는 것은 외부기온이 높으니까 가축의 에너지 요구량이 감소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다. 그러나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 겨울철 기온이 낮을 때에는 체열(體熱)을 환경으로 많이 빼앗기기 때문에 체온을 유지하기 위해서 에너지 요구량이 증가하는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기온이 점점 올라가서 적정범위 내에서는 기온이 변화하더라도 에너지 요구량에는 변동이 없다. 그러나 최고임계온도 이상으로 온도가 올라가더라도 주위의 열을 가축이 생리적으로 이용할 수는 없다. 만일 주변의 열(에너지)을 생리적으로 이용할 수 있다면 그만큼의 에너지는 사료를 통해서 섭취하지 않아도 되므로 에너지요구량이 감소한다고 할 수 있겠지만 닭은 환경의 물리적인 에너지를 이용할 수 없으므로 환경온도가 올라가더라도 에너지요구량은 감소하지 않는다. 오히려 쾌적온도의 고온한계점 이상에서는 체온을 식히기 위해서 에너지 요구량은 반대로 증가하는 경향이 있다. 이것은 추운방을 덥히기 위해서(난방) 에너지가 필요하지만 더운 방을 식히기 위해서도(에어컨) 에너지가 소비되어야 하는 것과 같은 이치이다. 

그러면 고온에서 식욕이 감퇴되는 이유는 무엇일까? 닭이 사료를 섭취하는 행위 그 자체가 동작을 수반하며 섭취한 사료를 소화시키기 위해서 소화기관의 운동이 따르게 된다. 이러한 활동을 위해서는 에너지가 공급되어야 하고 이를 위해서 열이 발생된다. 어떤 영양소라도 대사과정에 100% 효율적으로 이용되지 못하므로 어느 정도의 에너지는 닭이 생리적으로 이용할 수 없는 열로 방출된다.

이와 같이 영양소의 체내대사과정에 열로 방출되어 손실되는 에너지를 열량증가(熱量增加, heat increment)라고 하는데, 열량증가로 방출되는 열은 닭에게 열에 의한 부담(스트레스)을 더욱 가중시키므로 닭은 더울 때는 사료 채식행위 자체를 기피하게 되는 것이다.

그림 1은 우리나라 월평균 기온에 따른 산란계의 사료섭취량 변화를 보여주고 있다. 그림에서 보듯이 여름철 (7~9월)에 사료섭취량이 다른 계절에 비해 상당히 낮은 것을 보여주고 있다. 그러나 요즘은 여름의 주기가 과거와는 사뭇 다르게 나타나는 양상을 보인다. 언제부터인지 봄 ·가을의 경계가 명확하지 않고 여름이 상당히 앞서 나타나고 오래지속된다는 얘기다. 따라서 사료의 설계도 이러한 계절변화를 고려해야 할 것이다.

그림1. 우리나라 월평균기온과 사료섭취량 변화 

3) 하절기 사료설계의 핵심

과거에는 고온 스트레스 기간에 사료섭취량이 감소하므로 충분한 양의 단백질섭취를 위해서 사료의 단백질 함량을 높여 주는 것이 보편적이었다. 결과적으로 열량증가로 인한 열발생이 증가하여 고온 스트레스를 가중시키는 결과를 초래하였다. 앞에서 여름철 사료섭취량 감소 원인은 사료섭취에 따른 열량증가 때문이라고 설명하였다. 그런데 섭취하는 영양소의 종류에 따라 열량증가로 손실되는 비율이 다르다. 단백질은 다른 영양소에 비하여 열량증가가 많고 탄수화물은 중간정도, 지방은 가장 적다. 따라서 고단백질 사료는 열량증가를 증가시키게 된다. 따라서 이때에는 조단백질 함량은 증가시키지 않고 필수아미노산의 균형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여름철 단위가축의 사료에는 적당량의 우지첨가가 바람직하다. 우지의 첨가는 사료의 기호성을 증가시켜 사료섭취량을 조금이라도 증가시키는 효과가 있을 뿐만 아니라 탄수화물이나 단백질에 비해 체내에서 열발생량이 낮기 때문에 여름철에 사료섭취량을 감소시키지 않으면서 높은 수준의 에너지를 공급할 수 있는 효과적인 에너지원이다. 

이 밖에도 여름철 사료섭취량 저하를 감안하여 비타민과 광물질 함량을 강화시켜 주는 것이 바람직하다. 특히, 적당량의 비타민 C 첨가는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티코스테론의 방출을 조절하고 당 신생합성(gluconeogenesis)을 감소시킨다. 고온 스트레스하에서 가축은 대사작용으로 생산된 열을 줄이기 위해 사료섭취량을 줄이고, 정상적인 생리기능을 유지하기 위해 체내에 저장된 에너지를 이용하게 된다. 산란계의 경우 고온 스트레스하에서 난백합성에 필요한단백질이 생리 작용에 필요한 에너지를 생성하기 위해 쓰여짐으로써 난백질이 떨어지게 되는데, 코티코스테론(corticosteron)의 합성 증가로 인해 비타민 C가 고갈되었기 때문이다. 또한, 여름철에 난각의 품질이 저하되기 쉬운데 그 이유는 고온으로 인한 호흡량의 증가로 HCO3의 배출이 늘어나기 때문이다. 난각의 95%는 탄산칼슘(CaCO3)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많은 양의 탄산배출은 난각의 형성을 방해한다. 따라서 중조(NaHCO3)를 사료에 첨가하거나 전해질 공급을 보강하는 것이 좋다.

4) 여름철 배합사료 제조관리

사료 영양적인 관리도 중요하지만 청결한 원료를 사용하여 가축에게 무해한 사료를 제공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축산물이 최종적으로 사람에 의해서 소비되기 때문에 이들 축산물을 생산하는 가축의 위생이 무엇보다 중요하게 인식되어야 한다.

일반적으로 여름철에 살모넬라와 같은 식중독 원인균에 노출되기 쉬운 원료로는 육분이나 어분과 같은 동물성 단백질사료 그리고 옥수수와 같은 에너지 공급원료는 곰팡이가 서식하기에 좋은 환경을 제공한다. 

곰팡이에 오염된 사료는 이들 곰팡이가 생산하는 2차 대사산물인 진균독소(mycotoxin, aflatoxin)가 생성되는데, 이는 산란계에 있어서 산란율의 저하를 가져옴은 물론 심할 경우 가축의 폐사를 가져올 수 있다. 이러한 유해세균을 억제하기 위해서 유기산과 같은 산성화제 및 여름철(5~10월) 한시적으로 항곰팡이제를 사용하여 예방할 수 있다. 또한 이미 생성된 독소를 불활성화시키는 톡신흡착제의 사용을 고려해 봄직 하다.

3. 결론

양계 영양관리 측면에서 체중이 무거운 산란말기에 난중이 너무 커질 경우에는 영양소 섭취량을 조절하는 방법으로 해결하는 것이 합리적인데 이러한 사료급이 방법을 기별사양(Phase feeding) 프로그램이라 한다. 그러나 여름철 고온 스트레스하에서는 무조건적인 영양소 섭취 감소만을 생각하지 말고 고온에 따른 닭의 생리적 환경을 고려한 급이프로그램을 적용해야 할 것이다. 닭의 체중, 증체율이나 산란율과 같은 생산성, 난중 및 기온 등, 이 모든 조건은 농장마다 다르다. 각 농장의 조건을 무시하고 획일적인 사료와 프로그램으로는 모든 농장을 만족시킬 수는 없다. 가장 바람직한 것은 농장마다의 특수성을 고려하여 그 농장에 알맞은 사양프로그램을 작성하고 그를 고려하여 사료를 개발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다. 그러나 지금과 같이 단위 사료공장이 대형화되어 있는 상황에서는 개별농장의 사정에 따라 축종별 상황을 달리한 사료와 프로그램을 개발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려운 일이다. 그러한 이유가 가격적인 이점인지 확실치 않지만 요즘은 단위 그룹별로 자가주문사료나 임가공(일명 OEM사료) 형태의 사료공급이 지속적으로 늘고 있는 추세다. 따라서 기존 사료회사의 판매전략에 상당한 혼선을 가져오게 만들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는 대체로 몇 가지 경우로 분류하여 사료를 설계해 놓고 각 농장의 사정에 따라 가장 적당한 사료를 선택하도록 하는 것도 사료회사가 선택해 볼 만한 전략이 아닌가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