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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명가요 가사의 정서통합과 선동성 - 총서『불멸의 력사』를 중심으로 -

Emotional Unity and Propaganda of the Lyrics of Songs of Revolution: - Focused on the Collected Works, Immortal History

  • 발행 : 20090000

초록

『불멸의 력사』총서는 김일성이 학창시절 결성한 <타도제국주의동맹> 시기로부터 항일무장투쟁 시기를 거쳐 한국전쟁 이후 북한 국가건설 초기에 이르는 건국사를 다룬다. 총서를 읽는 것은 북한정권 확립과정에 있어 당시 권력과 수용계층 간의 소통 메커니즘을 엿보는 일이다.『총서』의 매권에는 대부분 혁명가요가 삽입되어 있는데, 이들 혁명가요 역시 개별 서사와 발을 맞춰 공통된 문예원칙에 의해 필요한 역할을 담당한다. 총서에 등장하는 혁명가요는 상대적으로 적은 편수에도 불구하고 시기적 내용적 특성이 중시되어 건국 이후 활발히 창작된 수많은 혁명가요들의 원류로서 작용하며, 작품창작의 준거로 여겨져 왔다. 이 글은 혁명가요 가사의 표상성과 압축성에 주목하여 북한 국가정통성 수립 과정에서 채택된 통합기제의 일부로 혁명가요가 어떠한 변별적 역할을 담당하였는지 살핀 것이다. 먼저 혁명가요 가사는 대부분 단순하고 강렬한 이미지들을 이끌어내어 상상력을 증폭시키기 쉬운 단어들을 선택하고 있다. 이미지와 표상을 전면에 내세운 가사들은 자유와 혁명이 목숨보다 고귀한 것이며 고통, 피, 땀은 이를 얻기 위해 치러야 할 당연한 댓가라는 확신을 심어준다. 논리성 대신 비약된 추리를 유발시키는 이미지를 이끌어내는 것이다. 한편 혁명가요는 미래에 도달할 유토피아를 제시하는 효과적 도구이기도 하다. 이를 위해 혁명가요 가사는 민족 공동체의 신화를 차용한다. 민족주의에 대한 감정적 자극은 혁명이라는 궁극적 목적과 가치 저변에서 그 가치들을 구조화시킬 든든한 다리 혹은 메타신앙의 역할을 맡고 있다. 또한 혁명가요는 아득히 먼 과거로부터 무한한 미래로 이어지는 집단적 삶에 대한 민족 서사의 통합성을 제공한다. 이를 통해 혁명 주체로 각성시키려는 노동자․여성․어린이 구성원에게 자신이 노동계급으로 각성된 공동체에 소속되었다는 동류의식을 심어주는 역할을 담당한다. 총서 속 혁명가요의 언어적 특성을 검토하는 일은 이후 더욱 정교해지고 다양해지는 집단 설득, 효과의 상호 교류 양상을 확인하는 일이기도 하다. 항일무장혁명기 혁명가요들은 체제의 정당성을 설득하고 구성원의 동의를 이끌어내기 위한 효율적 기제로서 그 역할을 수행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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