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선전화망 시대의 마지막 인공물, 시티폰의 출현과 몰락 : 실패한 기술 프로젝트의 흔적 찾기

The Emergence and Decline of the City Phone Project : Finding trace of failed technology

  • 오선실 (서울대학교 과학사 및 과학철학 협동과정)
  • 발행 : 2009.12.30

초록

실패한 기술은 대체로 성공을 위한 끊임없는 도전 중에 발생하는 몇 차례의 필연적인 시행착오의 과정으로 그려지거나 혹은 성공한 기술과 대비시켜, 애초부터 실패할 조건들을 가진 일종의 병리적 기술로 취급된다. 이렇듯 실패라는 결과를 통해 재구성된 서술들은 흔히 실패한 기술이 한때 다양한 행위자들과 관계 맺으며 복잡한 기술 네트워크를 구성했었다는 사실을 망각한다. 결국 실패한 기술은 기술 구현에 실패했을 뿐 아니라 기술사에서 정당한 평가를 받는데도 실패하는 경우가 많다. 이 글은 한국 정보 통신 산업에서 가장 대표적인 실패로 기억되는 시티폰 프로젝트를 한국 정보 통신 산업의 토양 위에서 시작에서 종결까지 전 과정을 추적해, 시티폰 프로젝트가 구성했던 기술 네트워크를 복원하고자 시도한다. 이를 통해, 처음부터 저렴한 가격, 낮은 기술을 지향했던 시티폰 프로젝트가 다양한 행위자들의 이해관계가 만나는 지점에서 한시적으로나마 안정된 기술 네트워크를 구성했으며, 이후 각 행위자들의 기술에 대한 의미부여가 달라지면서 변화했음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실패로 종결된 시티폰 기술 네트워크의 붕괴가 기술적 한계보다는 기술표준에 대한 불확실성, 우발적 환경 변화에 기인한 것임을 보일 수 있을 것이다.

Usually, Technological failures have been recognized as a mundane and inevitable process of trial and error for finally achieving success, or pathological technologies clearly different from success. These approaches easily ignore that a failed technology also constructed complex technological networks with various actors for some times. Consequently, failed technologies failed not only technological realization, but also got a proper evaluation. This paper explore the emergence and decline of the city phone project (CT-2 technology), the very typical failure cases in the telecommunications industry at Korea. This story shows that the city phone project with low-price and low-technology could constructed a stable network at agreement the result from interaction between various actors, and then, changed because various actors gave technologies different meaning and desire. Finally, it suggests that collapse of its technological network was attributed to uncertain future and contingent, rather than technological limi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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