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통건축의 좋은 느낌(1) - 병산서원

  • 발행 : 2001.03.05

초록

96년 미국과 멕시코로 루이스 칸과 바라간 등의 건축 답사를 다녀온 후로, 우리 전통 문화유산을 두루 보러 다녔다. 그동안 가까이 있는 것은 언제건 보겠거니 하고 미뤄 온 터라, 우리 것을 너무 도외시해 온 것 같은 자책감이 생겼기 때문이다. 그리고 건축관에 변화가 있는건 아니지만, 답사하면서 이따금 좋은 느낌을 만나 반가웠다. 솔직히 말해서 다 그런 것은 아니고 손꼽아 말할 수 있었다. 그러면서 필자는 건축적 가치의 획득이 고전과 현대 또는 양식의 차이에 의해서가 아니고, 자체의 성공 여부에 있다는 것을 확신하게 되었다. 건축의 본질은 변함없으며, 건축에 반영된 시대 상황이 다를 따름이라 생각한다. 우리는 훌륭한 문화유산을 많이 갖고 있다. 하지만 국가나 개인의 살림이 넉넉해서 그렇게 되어졌다고 생각지는 않는다. 종묘가 만들어진 것은 정신적 힘에 의해 이룩됐을 것이다. 그렇게 해서 지금 우리에게 위대한 모습으로 남겨 있는 것이 감사하다. 전통건축은 현대 사유 체계로는 추구될 수 없는 이상적인 모습을 띠고 있다. 그리고 오늘날 건축의 자본주의 행태와 대조되는 교훈도 느낀다. 도대체 우리 선조들에게는 구도하듯 짓는 어떤 전통이 있었기에 그렇게 훌륭한 건축이 남겨질 수 있었을까? 그 흔적을 나름대로 찾아보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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