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당구법순례행기』의 선박부재 누아에 대한 비판적 검토

  • 김성준 (한국해양대학교 항해학부)
  • Published : 2018.05.24

Abstract

왜(倭)는 15-20회의 견당사를 파견하였는데, 838년 견당사의 항해와 관련해서는 이에 동승한 엔닌(円仁)이 "입당구법순례행기"를 남김으로써 그 항해의 전말이 상세하게 남아 있다. 이 기록에서 특히 관심을 끄는 것은 엔닌이 승선한 견당사선이 중국의 양주 해릉현 연안에 표착하였을 당시 기사에 언급된 정체를 알 수 없는 '누아'에 관한 기사다. 여기에서 누(?)는 ?(괭이 누), ?(김맬 누)와 같으며, '낫'이나 '호미'를 뜻하지만, 아는 중국이나 일본에서 전혀 사용되지 않는 한자어여서 글자 그대로 무엇을 의미하는 지가 불분명하다. 따라서 누아가 무엇을 의미하는지에 대해 선저 결구, 횡강력재, 피수판 등 여러 견해가 제기된 바 있다. 이 논문은 "입당구법순례행기"에 기록된 선박부재 '누아'가 무엇인지 살펴본 것이다. 먼저 "입당구법순례행기"의 여러 편역본에 '누아'가 어떻게 번역 내지 해석되고 있는지 살펴보고, 왜의 견당사선의 선형이 어땠을 지를 검토한 뒤, 이 선형의 견당사선이었을 경우 '누아'는 선박의 어떤 부재였을지를 추정해 보고자 한다. 특히 누아를 '피수판'으로 보는 최근식의 견해와 '??(진복)'의 오기로 보아 '횡강력재'로 보는 허일의 견해를 비판적으로 재검토할 것이다. 결론적으로 누아는 녹복(??)(기댈 녹, 들보 복, 즉 지지용 들보)의 오기로 판단했다. 또한 일본학자들이 견당사선을 '중국형 정크선'으로 추정하는 것과는 달리, 중국형 선박에는 선저와 상부에 횡강력재가 각각 독립해 있는 부재가 없는 것으로 보아 견당사선은 화선형 선박이거나, 한선형 선박일 것으로 추정하였다. 결론적으로 엔닌이 언급한 누아는 화선형 선박일 경우 船梁(후나바리), 한선형 선박일 경우 가룡목과 가목으로 볼 수 있다.

Keyword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