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과 일본의 자명종과 시각제도

  • 이용정 (충북대학교 천문우주학과) ;
  • 김상혁 (충북대학교 기초과학연구소) ;
  • 이용삼 (충북대학교 천문우주학과)
  • Published : 2010.04.15

Abstract

17세기 이후 조선과 일본은 서로 다른 시각법을 사용하였다. 일본의 경우 서양의 자명종을 받아 들여 12시(時) 100각법(刻法)의 부정시법을 기초로 한 일식시계(和時計)인 자명종을 제작 발전시켰다. 이러한 자명종의 제작기술이 조선에 유입되었지만 조선과 일본의 시각법의 차이로 인해 정확한 기계시계임에도 불구하고 널리 보급되지 못했다. 현재 한국의 대표적인 자명종 유물은 고려대학교 박물관과 서울대학교 박물관에 소장되어 있다. 고려대학교 자명종의 경우 12시 96각법을 기준으로 하여 자명종 전면에 원형으로 12시와 1시진(時辰)에 8각(현행 1시간당 4각)으로 각인되어 있고, 그 밑 부분에 "구(九)", "팔(八)", "칠(七)", "육(六)", "오(五)", "사(四)"가 2회 반복하여 각인되어 있다. 타종장치는 파손되어 있고 구조와 형태로 봤을 때 일정한 시간에 한번 종을 치는 일정천부방식(一挺天符方式, Foliout) 자명종이다. 서울대학교 자명종은 시반에 12시와 숫자만 표기되어 있다. 이 자명종은 "구(九)", "팔(八)", "칠(七)", "육(六)", "오(五)", "사(四)"의 숫자 표기가 고려대학교 자명종과 일본 자명종 유물과는 다르게 반대의 방향으로 표기되어 있다. 이 자명종의 타종장치는 정해진 시각에 해당 시각만큼 타종하는 장치가 달린 이정천부방식(二挺天符方式) 자명종 형식이다. 서울대학교 자명종의 경우 일부 부품이 유실되고 개조된 것으로 보이며, 야간용 천부(天符)와 알람장치가 유실된 상태이다. 이는 일본의 부정시법 자명종을 조선의 정시법로 사용하기 위해서 개조한 것으로 여겨진다. 수차례에 걸친 국내와 일본의 학술조사를 수행하여 당시의 조선과 일본의 시각법에 대한 비교조사와 유물 및 문헌을 통해서 두 자명종의 구동방식을 알게 되었다. 또한 일본의 자명종 제작 기술 발달 과정과 비교하여 두 자명종의 제작시기 등을 추정하였다. 아울러 두 자명종의 파손된 부분에 대한 구조를 연구하여 기계적 작동원리에 대한 개념도를 제시하고자 한다.

Keywords